2023년 하반기 사범회 및 보수교육 세번째 이야기

[이낙구]

2023년 마지막 시간, 정리와 셀렘으로 지내고 계신가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시간이지만 매순간 절실히 느껴지는 것이 시간인가 봅니다. 누구나 처음 맞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시간 앞에서 우리는 항상 초보입니다. 그 초행길을 함께 하시는 협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임옥희 옥천지회장님과 배경연 화성·평택지회장님께서 다기공양 해주셨습니다.

차생활을 시작하면 차와 다기는 당연히 필요하지요. 그만큼 가장 먼저 인연을 맺는 동반자입니다. 우리 정서는 이가 나간 그릇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꼭 그럴 수 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기물과의 추억은 물론이고 첫만남에 가졌던 느낌과 호감 즉 사랑이 듬뿍 담겨있기 때문이지요. 사용하며 내게 전해온 감촉과 무게 등 모든 상황들이 사연으로 남았을 겁니다.

이가 나가고 갈라짐 틈 사이사이로 찻물이 진하게 배여도 그렇습니다. 기어이 수리가 어려울 만큼 사용하지 못 할 정도가 되면, 그저 간직하거나 이별을 고하며 이제 차를 담을 수 없을 마음 아련한 때가 된 것이지요. 다시 한번 보듬고 살펴보며 공양을 합니다.

참석하신 사범님들도 바늘공양을 합니다. 두부의 남은 자리에 각자가 꽂은 바늘에게 수고와 고마운 마음으로 이별을 고합니다. 

뜨개질 코바늘도 있네요. 바늘과 다소 인연이 없는 선비 사범님 두분도 함께 하셨습니다. 멋쩍은 미소로 평소 바느질과 연이 없었음을 고백하시는가 봅니다.

참석하신 많은 사범님들 감사드립니다.

이제 원유 전재분 이사장님의 보수교육을 시작합니다.

원유협회의 기본은 차생활을 기반으로 한 우리 전통문화의 교육과 보급입니다. 모든 사범님들께서는 여러 해 차공부를 통해 이미 각지에 지부와 지회장으로서 차교육을 담당하고 계시지만, 주기적으로 이사장님의 보수교육을 통해 흔들림 없는 차정신과 다례의 기초를 반복하고 마음에 새기시지요. 초심이 무언지 많은 사범님들께 배웁니다.

또 다시 긴 듯 길지 않고, 짧은 듯 짧지 않은 이사장님의 보수교육이 시작됩니다(넝담넝담).

사범회와 보수교육 사이사이 목과 마음을 적셔 줄 찻자리를 준비하신 한기옥 이사님과 김용범 이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찻자리 행하시는 모습은 카메라에 담지 못했네요. 정성과 차향여정이 가득한 찻자리였는데, 굉장히 죄송스럽습니다.

이사장님께서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시며 보여주셨던 다구 수리를 한 옥찻잔입니다.

매끈한 옥잔에 어떻게 옻을 바르고 살을 입혀 수리를 마쳤을까요. 다구수리는 참 신기하고 흥미로운 세계인 듯 합니다.

많은 사범님들께서 정말이지 정성에 정성을 더 한 간식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너무도 많아 어느 간식을 어느 사범님께서 준비하셨는지 제가 하나하나 모두 알지 못 해,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안영희 사범회장님과 강민정 사범회 총무님께서 댓글로 감사한 사범님들을 협회원들께 알려드리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게시하는 제가 할 몫인데, 성대한 사범회에 혼을 뺏겨 놓치고 말았습니다.

준비하신 사범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많이 늦은 사범회 및 보수교육 소식을 마칩니다.

전문지도사 교육 중 일본차, 원유향도, 반가의 원유다례(원유보다례), 종강찻자리 등 몇가지 전할 소식이 남았습니다. 겨울 방학 중 까페가 심심치 않도록 사이사이 늦은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2023년 마지막 저녁시간 즐겁게 지내시고, 2024년 새해 더 그리운 마음과 반가운 얼굴로 협회원님들 기다리겠습니다.

(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