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발표된 미 국방부의 RFID 도입 정책으로 찬방 양론에 휩싸여 있는 RFID 기술이 다시금 대대적으로 도입 물결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사생활 보호 단체들은 RFID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보기엔 전례가 없는 감시 기술이라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RFID 옹호론자들은 이 기술이 재고 확인, 처리 과정을 훨씬 간편하게 해 SCM 시스템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큰소리 치고 있다.
스마트 태그라고도 통칭되는 RFID 칩, 또는 태그는 저장된 ID 정보를 무선으로 판독기에 전송한다. 따라서 물건이 가득찬 컨테이너를 열어보지 않더라도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황이 실제로 구현된다면 SCM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매우 높아지겠지만 구입한 의복이나 지갑속의 카드 등에 내장된 RFID 칩을 통해 원거리에서도 소비자들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오는 2005년 1월까지 모든 제품에 RFID 칩을 내장시키라고 납품업체들에게 요청했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포장 상자나 물건을 옮기는데 사용하는 받침대에라도 내장시키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정책은 모래나 자갈, 액체같이 칩을 부착하기 어려운 물건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미 국방부에서는 이로 인해 국방부의 SCM과 업무 처리 과정이 능률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에서는 내년 2월 관련 업계 수뇌부들을 모아놓고 RFID 계획에 대한 회의를 개최한 이후 6월까지 RFID 도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실현 전략을 최종 손질할 예정이다.
올해 월마트, 질레트 등에서 소매 제품에 RFID 칩을 부착하기 시작했으나 소비자 사생활 보호 단체로부터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월마트는 RFID 도입 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매 상품에는 칩을 내장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지금까지 RFID 기술을 비판해온 사람 중 가장 저명인사를 꼽자면 사생활 보호 단체 CASPIN의 대표 캐더린 올브레이트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의류 소매업체 베네통, 그리고 질레트에서 자사 제품에 RFID 칩을 부착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전세계적으로 양사 제품의 보이콧 운동을 전개하자고 외친 바 있다.
또한 올브레이트는 MIT 오토-ID 센터의 웹사이트에서 RFID 시스템의 반대 의견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기술된 문서를 발견하고 이 센터가 RFID 기술에 관련된 사생할 침해 이슈를 잠재우려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잇단 반론 제기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매장과 물류 센터에 RFID 시스템을 도입하는 계획을 계속 추진중이다. 월마트에서는 자사에 물품을 조달하는 수백개 하청업체들과 함께 대규모 RFI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막스 & 스펜서(Marks & Spencer)에서도 런던 지역의 한 매장을 대상으로 RFID 기술의 시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