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한달걷기 3일차
아침식사 후 센터 밖에 나갔다가 클린올레 하시는 분을 봤어요. 이렇게 제주올레를 사랑하시는 분을 만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네요
오늘은 8코스. 월평에서 대평까지 무려 19.6킬로. 그나마 지금 공사중인 구간을 빼서 약간 줄었어도 만만치 않은 거리입니다. 출발점까지 퐁낭 셔틀버스로 이동.
어제 종점인 아왜낭목 쉼터에서 출발합니다.
담앤루 리조트를 통과합니다. 이렇게 사유지를 내주신 고마운 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지나왔네요.
하귤. 어제 하논처럼 큰귤이란 말인 줄 알았는데, 여름 귤이랍니다. 유자처럼 껍질을 먹는데, 말려서 차를 우리거나 청을 담는다는.
동양 최대 규모의 약천사. 혜인스님께서 해인사에서 108만배를 행하시고 고향 제주에 오셔서 약천사를 창건하셨다 합니다.
108만배로 원력이 생긴 스님은 법문이면 법문 불사면 불사, 이루지 못한 게 없다 하시네요. 부처님의 가피가 두터웠던 모양입니다.
5백 나한상
바닷가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봄꽃이 지천입니다. 괴불주머니와 유채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잔잔하게 푸르고
하다못해 쑥갓 꽃도 예쁜 이 봄길을 걷습니다
한동안 바다에 정신을 팔고, 예쁘다 예쁘다 합니다. 통영바다는 올망졸망한 섬들이 가득해서 이쁜데, 제주바다는 광활한데도 이쁩니다
동글동글 몽돌 바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야자수 오솔길, 이순신공원에는 메타세콰이어 오솔길이 있고, 도천동에는 편백나무 오솔길이 있는데, 제주엔 야자수 오솔길이 맞아주네요
바다는 바다는, 제주 바다는, 아주 그냥 바다바다 합니다
사상자 꽃. 아주 작은 꽃잎들이 모여서 한 송이를 이룬 듯. 무릇 작은 것들은 무리를 지어야 합니다. 배릿내오름 오르내리는 길에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오름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귀포
정상에 올라 잠시 양말까지 벗고 쉽니다. 멀리 한라산을 배경으로 폴짝거리고 싶어지게 마음이 콩당콩당 ㅎ
실제로 몇몇은 여기서 펄쩍 뛰어올랐답니다, 꽤 높이 ㅋㅋ
오름 한 쪽에 무덤이 있는데 이상하게 비석이 상석 옆으로 서 있어서 여쭈었더니, 보풍수 때문이랍니다. 지관이 이 자리가 허하다 하면 그 자리를 보게 세우는..부모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자식의 안녕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집니다. 고맙습니다
길 사이 사이 보이는 바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계속 바다가 보입니다. 좋그로 ㅎ
이런 풍경마저 예뻐 보이는
쥐똥나무에도 꽃이 피고
오마나..코스모스까지
너무 작아서 보일란가요? 서퍼가 엄청 많아요. 바람에 파도가 밀려오길 기다리는 그들입니다. 색달 해수욕장
그 해수욕장이 보이는 이 절벽 위로 이런 카페가 있어요. 올레꾼들에게 길을 허락해 준 고마운 이들.
중문단지를 지나 걸으면 이런 잣밤나무? 터널이 나옵니다. 이런 거 아주 좋은데 좀 짧아요
다리가 아플 즈음에 도착한 탐라에일 수제맥주 집. 우와 다행이다.
순한 라들러부터 스트롱 바이젠까지. 탐라들러는 천혜향 과즙이 들어 순합니다. 근데 술 못마시는 제 입에도 페이레일 맥주가 더 낫더이다.모든 맥주를 양조장 안에 있는 탱크에서 조금씩 따라서 맛을 보여줍니다. 마침 양조탱크에 없어서 바이젠은 병에 담긴 걸로 한 모금 마셨는데, 설명 해주신대로 목넘김이 좋네요..제 원픽은 비록 도수는 높아도 바이젠으로!
낮술 네 모금에 알딸딸 ㅋ 기분 좋게 다시 걷기 시작. 예래생태공원, 넓직하니 푸르러서 좋았네요
부레옥잠인 듯 빼곡한 연못 가에 해당화 한 그루 꽃을 피웠고
그 공원 끝에도 바다가 있어요
바닷물 가두어 수영장 만들어 놓은 듯. 스노쿨링 하시는 분도 있었고, 조그맣게 족욕하는 곳 있었는데 먼저 오신 분들이 계셔서 우리는 그대로 통과
오랑캐 장구채
낮 달맞이 꽃
논짓골, 첫날 서명숙 이사장님이 잔잔한 바다 보며 "제가 여러분 오신다고 다려 놓았습니다." 하셨는데, 며칠 지났다고 바다가 구깃해졌네요. 린넨 바다. 린넨은 구겨져도 멋스러우니 ㅋ
우와 제주는 이국적인 곳이 참 많아요. 박수기정도 그중 하나..호주 뭐 이런 데 있는 절벽인 듯 보이는.
피자 맛있는 카페 앞 아마릴리스
투명한 듯 보이는 해녀 조각상도 꾸민 듯 안 꾸민 듯 있는 듯 없는 듯 보일 듯 말 듯 그런 멋을 아는 예술가의 작품인 듯
드디어 대평포구에서 8코스 마무리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고 시간이 제법 지나 어둑해서야 센터 도착
많이 걷긴 걸었나 봅니다.
고생을 사서 한다면서도 매일 전화해서 응원해주는 남편도 고맙고
간간이 전화해 주는 친구도 고맙고
뒤늦게 퇴사했다는 소식 듣고 전화해서 안부 묻는 지인도 고맙고
맑은 날 예쁜 구름 선선한 바람도 고맙고
올레꾼에게 길 내준 마음 넓은 사장님들도 고맙고
길동무 오셔서 종일 신경 써주시는 두 분 선생님도 고맙고
진행해주시는 스탭도 고맙고
서명숙 이사장님 이하 제주올레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 다 고맙고
그 길에 계신 모든 분들도 고맙고
맛있는 아침 저녁 식사 해주시는 셰프님과 센터 식구들도 고맙고
물집 생긴 발로 잘 걸어주는 내 발도 고맙고
같이 걸어 주시는 한달걷기 식구들도 고맙고
다~~아 고마운, 그런 마음만 들었던 하루!
고맙습니다~~~~~
오늘 아침은 이렇게
콘프레이크 조금 샐러드 식빵 바나나, 그리고 커피 한 잔. 알콜 뿐 아니라 카페인에도 취약하지만 어쩌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은 행복입니다
해녀 어르신이 직접 끓이고 나르는 전복죽 점심
올레쉐프가 준비한 오늘 저녁은 새우튀김과 카레라이스 콩나물 국. 오늘도 맛있게~
오늘도 많이 걸었네요!
첫댓글 발걸음 따라 함께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