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전문병원' 실버산업 중심으로 떠올라
우리나라의 실버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의료서비스는 물론 보건의료산업 전반에 걸쳐 실버케어의 수요가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상태. 통계청은 전체인구 대비 65세이상 인구의 비중이 오는 2020년 10.9%, 2030년 24.1%, 2050년에는 37.3%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도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노인전문병원 전환등 실버케어시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인진료등 실버케어 서비스 수요 폭발적 증가= 인구의 고령화로 가장 먼저 나타난 특징은 노인진료비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꼽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9월까지 집계한 요양급여 심사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65세 이상 노인진료비는 4조 4759억원에 달해 올 한해동안 6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2000년 2조 2555억원과 비교하면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고령환자의 증가로 노인진료비가 늘면서 노인전문병원이 올해부터 빠르게 느는 분위기다. 이미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 노인전문병원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한 데다 지방에서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립노인병원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9월 성동구에 250여병상 규모의 '시립동부 노인전문요양센터'를 개원한데 이어 내년 6월경 200여병상의 '북부노인병원'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노인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병상 수는 필요병상 수의 1/4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으며, 이를 반증하듯 병원컨설팅업체 마다 노인전문병원 관련 문의가 눈에띄게 늘고 있다. 병원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노인환자들이 빠르게 늘면서 내년을 기점으로 향후 2~3년간 노인전문병원이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노인전문병원간 경쟁 치열해져= 경영난 타개를 위해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하는 중소병원이 속속 생겨나는 가운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실버의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병원계에 따르면 도심속 노인병원 개원과 더불어 지자체 차원의 노인요양병원 건립이 잇따르면서 수도권에 위치한 노인전문병원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도권 지역 중 노인전문병원간 최대 격전지는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는 지난 2003년 노인진료를 표방한 분당서울대병원이 개원한 이래 보바스기념병원, 은빛분당병원 등의 노인전문병원 개원이 연이었다. 최근에는 성남시가 오는 200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뇌졸증 및 치매 등을 치료하는 노인보건센터 건립에 착수해 기존 병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 건립되는 노인보건센터는 지하3층 지상6층 규모에 치매종합센터 및 노인병 관리센터 등이 들어서며, 종합적인 노인요양 치료를 담당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성남시의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약 7%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며 "노인요양 치료를 위해 노인전문병원 설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근 수원에 아주대, 성빈센트병원 등의 대형병원이 자리잡고 있어 노인환자 이탈이 우려되는 데다 양·한방 통합진료를 표방한 경희의료원 새병원이 건립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보바스기념병원 관계자는 "성남시의 노인인구 비율이 비교적 높아 환자수급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향후가 걱정된다"며 "경기도 지역이 노인전문병원 개원자리로 각광받으면서 성남에도 노인병원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특징은 노인전문병원의 대형화다. 지난 9월 개원한 서울e병원의 경우 200여 병상에 달할 정도다. 시립노인전문병원의 줄이은 개원도 노인병원간 경쟁을 가속화시키는 한 요인이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성동구에 250여병상 규모의 '시립동부 노인전문요양센터'를 개원한데 이어 내년 6월경 200여병상의 '북부노인병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들 병원은 월 진료비가 70여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해 기존 노인전문병원과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 지역의 노인전문병원 개원이 증가하는 것은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노인환자들이 많아진 데다 데이호스피탈 개념의 노인병원 체제가 도입되는 초기 현상이라는 것이 컨설팅업계의 분석이다. 의료컨설팅업체 MDA의 김아영 팀장은 "노인환자들이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을 싫어해 도심속 노인병원 개원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2~3년 내 수도권 지역 노인병원은 치열한 경쟁체제에 내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 노인전문병원 위상 강화 나서= 노인전문병원이 급속히 늘면서 그 위상도 달라질 조짐이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노인병원협회가 최근 노인병원의 급속한 증가와 요양병원형 보험수가 시행, 노인수발 보장제도 등의 시행을 앞두고 협의회의 기능 강화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노인병원협의회에는 120여개 병원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협의회는 최근 노인병원이 빠르게 늘자 기존 회원병원은 물론 신설된 노인병원을 대상으로 회원가입 독려에 나섰다. 회원병원을 대상으로 연회비를 거둬 향후 협회의 사업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협의회가 이처럼 기능 및 역할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올 1월 현재 현재 노인병원 수가 2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증가한 데다 앞으로 노인병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권익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부가 지난해 7월부터 '요양병원형 보험수가' 개발 시범사업에 들어감에 따라 협의회 차원에서 수가지수 개발에 적극 참여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시범사업에는 광주인광치매요양병원을 비롯 대전노인전문병원, 파티마재활요양병원 등 28곳이 시범사업기관을 선정돼 '행위별 수가'와 달리 치매나 암 등에 걸린 환자가 장기간 입원해서 치료를 받을 경우 진료행위 전체의 평균 비용을 산출해 일정액을 요양기관에 선불로 지급하는 '일당정액제'가 적용되고 있다. 협의회는 "정부의 노인병원과 관련된 정책도입 및 시행과 관련한 변화되는 제반여건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협의회를 통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노인병원협의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병원의 회원가입과 회비납부로 협의회의 기능이 중추적으로 활성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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