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20240603)
사진 찍는다.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있어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다. 장소, 대상이 따로 없다. 음식을 앞에 놓고 사진 찍는 경우도 많다.
왜 음식 사진을 찍겠는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이런 메뉴를 먹는다’고 자랑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서민적인 음식인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먹는다고 찍어 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진은 기술이다. 잡티를 없애는가 하면 유색을 흑백으로도 바꿀 수 있다. 없는 것을 가져다 붙이기도 한다.
원래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신문기사에 쓸 사진은 원본 사진이다. 그럼에도 수정을 거친 사진을 보내줄 때면 다른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이런 나를 까탈스럽다고도 한다.
생소한 분야라도 반복해서 접하다보면 전문가가 되는데 사진도 다르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하루에도 수십장씩 찍는데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에도 '디카시' 장르가 있고 사진전에도 디카사진전이 별도로 있다. 그만큼 휴대폰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예전에 캐논 카메라로 사진찍는 사진작가를 본 적이 있다.
풀숲에서 노루귀를 찍는데 물뿌리개와 배경 가림막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작가가 그렇게 한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연출을 하는 것이었다. 노루귀에 물을 뿌려 이슬을 머금은 듯하게 하고 뒤에 가림막을 설치해 다른 풀들이 보이지 않도록 해서 오로지 노루귀만 주인공이 되게끔 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이후로 작가들의 사진에 대한 신빙성이 많이 사라졌다.
산부인과 소아과가 점차 사라지고 성형외과가 늘어난다고 하듯 사진도 성형(수정)하는 사진들이 난무하다. 지나치게 수정한 것보다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