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빵과 요구르트 과일 커피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했다. 짐 하나는 동키라는 배달 서비스로 보내고, 비가 와서 우의를 입고 론세스바예스를 향해 출발했다. 오리손 알베르게에서 따뜻한 우유와 빵으로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하고 론세스바예스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비가 진눈깨비로 변해서 내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사이에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몇몇 순례자들이 위험하다고 도로 내려온다.
남편과 체칠리아씨는 사진을 찍으며 마냥 행복해보인다. 나는 걱정이 되어서 지나가는 아무차나 세워서 타고 가자고 했는데, 두 사람은 태평이다.
이제 더 이상 차가 다니지 않는 갈림길로 들어선다. 허리통증이 심하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한다. 남편에게 나 혼자 차를 타고 갈테니 돈을 좀 달라고 했다. 남편은 나 혼자 보낼 수 없다면서 체칠리아씨는 한국인 순례자에게 같이 가라고 부탁하고. 우리는 거꾸로 오리손을 향해 내려갔다.
순례자들을 만나 도움을 청했다. 택시를 불러 달라고... 마침 자동차가 한대 온다. 순례자들이 그 차를 세워서 이 사람이 아프니 론세스바예스까지 좀 태워달라고 부탁해준다. '엘사'라는 딸 한명을 데리고 프랑스 여행을 하는 가족이 눈길에 차를 돌려 론세스바예스까지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헤어지면서 안아주고 등 쓰다듬어 주는데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