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저희 용왕산마라톤클럽에 올린 대회참가기입니다. 대회참가전에 여러고수님들의 (특히,김영근님의 전년도 중앙대회 서브쓰리 달성기)를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었습니다.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도 서브쓰리 달성하고 수기한 번 잘 써보겠다고 김영근님과 농담도 하고 그랬는데 막상 쓰다보니 저에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 회원님들의 성원에 감격의 서브3를 달성한것에 대해 감사드리며 간략하나마 저의 서브3달성기를 적어보았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6년 동아마라톤이 끝난지도 2주가 흘러가고 있다. 아직도 그날의 감격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삶의 활력소로서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서브3의 달성이 내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마라톤 서브3 !
42.195킬로미터를 3시간이내로 들어올려면 1킬로당 4분 15초이내로 달려야 한다. 이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먼나라의 얘기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 서브3 주자를 접한 것은 2004년 1월에 용클에 가입하고 얼마 안 되어 동아마라톤에서 서브3를 달성한 강붕석님이었다. 어느 용클 정모 모임에서 상을 받는 그 분의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한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 이후 말아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서브3를 달성 사실을 보고 또 한 번 감동의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어떻게 아마추어가 1키로를 4분 15초 페이스로 3시간동안을 계속해서 달릴 수 있을 까? 풀코스 기록이 3시간 50분대였던 2004년 가을 1키로당 5분 페이스였던 나로서는 키로당 1분이상을 단축해서 계속해서 3시간을 달린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이 안되었다. 정말 꿈의 기록이었던 것이다.
2005년 봄 동아마라톤 - 마라톤 시작한지 1년이 넘은 상태에서 나름대로 하프대회도 많이 나갔고 2004년도 가을에 풀코스도 2회나 출전했었고 겨울동안 매주 일요일 한강에 나가 20키를 달렸기 때문에 내심 3시간 40분대를 기대했었는데 결과는 3시간 52분 – 전년도 가을 기록에서 4분단축하는 데 그쳤다. 달리면서도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은 심정을 여러 번 느꼈였고 너무 힘든 레이스였기에 대회참가기를 쓴 적이 있다. 이 때 장용수형님과 김민기부장님이 서브3를 달성하였는데 장용수형님은 원래 잘 달리시는 분이라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였지만 김민기부장님의 서브3달성에 대해서는 많이 놀랐었다. 그 때까지는 목동운동장에서 열심히 동계훈련을 하였다는 사실을 잘 몰랐었기 때문이다.
2005년 동아대회이후 봄,여름,가을 – 나로서는 매주 목표량이 있었다. 일요일 새벽에 한강에 나가 혼자서 20키를 완주하는 것이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고 남들에게도 일주일동안 최소 이정도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그리고 하프대회를 한 달에 한 번이상 나가는 것하고 가을 춘천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일년동안의 목표였다. 그 즈음 목동운동장에서는 매일 새벽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과 용클의 여러 회원님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있었지만 나하고는 관계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5년 가을 춘천 대회에서 목표했던 3시간 40분대를 달성하였고 그것도 초반인 43분에 들어와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스스로에게 대견스러웠다. 많이 성장했구나. 무려 봄의 기록보다 9분을 단축했으니 기분이 너무 좋아 저녁회식때 소주를 많이 마셨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도 너무 많이 마셔 필름이 끊기는 사태가 벌어졌고 성기형님, 인규형님에게 그날 했던 한잔사겠다던 약속을 아직도 못 지키고 있으니 큰 누를 끼쳤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는 지키리라 생각한다. 그 약속을…. 그러면서 앞으로 기록단축해도 술 많이 안마시기로 본인과 다짐을 했다.
2주후에 중앙마라톤대회를 용클 단체 참가하기로 되어 있어 뛰기로 했다. 하지만 회사 체육대회때 심한 운동, 과도한 음주후유증으로 뛰기전부터 내심 불안불안하였는데 기록은 춘천기록보다 6분이 단축된 3시간 37분이었다. 기록단축에 기분은 좋았지만 술은 많이 마시지 않았다. 이 때 윤흥일, 이춘길형님이 새로이 서브3를 달성하였다. 두분이 한국관에서 축하받는 모습이 참으로 멋있었고 부럽기도 했다.
훈련부장이신 박인규형님이 그 때 내가 작성한 대회참가기에 댓글로 기록 단축의 행진은 3시간 29분에서 멈출거라고 하여 그 정도까지나 단축이 가능할 까?하고 의문을 가졌다. 3시간 20분대는 사실 힘들거라고 생각했었다. 잘해야 3시간 30분대 초반까지 내려가지 않을 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5년 12월 어느날 홍순진 기술자문위원님께서 2006년 동아마라톤대비 13주 프로그램 목동마라톤 교실이 12월 중순부터 열린다고 용클에서도 많이 참석했으면 하는 마음을 피력하셨다. 어느 날 통화하면서 소점석은 가능성이 있다고 하신다. 하지만 업무상 바쁘기도하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한다는 사실도 엄두가 나질 않아 많이 망설이다가 첫 날 한 번 분위기라도 보자라고 생각하고 나갔다. 용클회원님들이 많이 참석하였다. 홍순진위원님, 정하군형님을 비롯 서브3달성한 윤흥일, 이춘길형님과 김관수형님,양영호형님,강경재형님,김병용형님, 양희철형님,정태호형님,안정환형님,은양기형님,윤봉석님등 많은 용클님들이 참여하고 있어 외롭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일주일동안은 적응이 안되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매우 힘들었지만 일주일 지나니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임을 절실히 느끼면서 차츰 일찍 일어나는 것에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훈련과정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초반에는 언덕훈련으로 지양산을 많이 달렸다. 눈이 오는 새벽에 머리에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산속을 달리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계단오르기를 하면 다른 분들보다 내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리 근력이 부족하구나. 이래서 어떻게 서브3를 할 수 있는 기본 자질이 있겠나 싶었다. 그리고 이래 저래 지양산 달리기에 많이 참석하지 못한 것이 대회 임박할 때까지 내내 아쉬움으로 남게 했다. 2005년 12월은 유난히도 추웠다. 하루는 시계를 너무 세게 매고 달리는 바람에 추운 날씨에 손으로 피가 잘 안 통하니 손목이 얼어오는 느낌을 받아 얼른 시계를 풀었지만 약지손가락이 동상이 걸렸는지 그 때 이후 내내 느낌이 좋지 않았고 이러다 어떻게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었다. 지금도 완쾌되지는 않았지만 의사선생님을 찾아가니 시간이 흐르면 풀린다고 한다.
12월말부터 1월10경까지 해외 출장으로 훈련을 못했다. 다시 돌아와 참여하니 몸이 다시 풀어진 느낌이었다. 12월 2주간 단련시킨 것이 헛수고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허탈했지만 그 이후 별 탈없이 꾸준히 훈련에 참여했다. 물론 업무상 술 마실 약속이 많아 불가피하게 다음날 못 나간 적도 많았지만… 이래저래 1월의 훈련 거리를 보니 160킬로 정도였다. 이렇게 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훈련량이었다. 1월 중순이후는 지양산 훈련이 거의 없고 매일 목동운동장 트렉에서 다양한 훈련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일요일은 장거리 연습으로 상암동에서 진행되었다. 상암동의 40키로 장거리,30키로 장거리 훈련에서도 열심히 서브3를 목표로 하는 분들과 함께 붙어 훈련을 소화해 내고자 노력하였다. 2월은 그래도 열심히 참여하여 훈련량이 300키로를 넘었다.
추위와의 싸움과 지친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목동마라톤교실을 이끌고 계신 정성남감독님, 곽윤휘코치님을 비롯 40여명의 교우들이 함께 달렸기에 서로 의지하고 서로 경쟁하고 도와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훈련이 중반이후로 접어들면서 2월19일 고구려대회에 32키로 대회를 훈련용으로 참가하였는데 목표시간에 맞춰 들어왔다. 서브3페이스보다 5%다운하여 달린 것이었는데 목표달성은 하였지만 스스로 내심 이래가지고는 남은 10키로를 원하는 페이스로 달리기에는 힘이 너무 모자라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이후 5키로 전력질주를 18분 30초에 달리고 나니 주위에서 고수들께서 이정도면 서브3가 가능하다고 하신다. 그러나 내 자신은 여전히 서브3는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했다. 4분 15초 페이스로 어떻게 3시간동안을 달릴 수 있을까?
대회는 점점 다가왔고 훈련은 착실히 소화해 내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대회 일주일전까지 술마시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날 이후 머리속에서 꿈의 서브3를 더 크게 꿈꿔왔던 것 같다. 남들이 옆에서 이정도면 가능하다고 하니 어찌 생각하면 될 것 같기도 하고 달리 생각하면 아니고…..
드디어 일주일전 -- 식이요법에 들어갔다. 월화수는 고단백질섭취, 목금토는 고탄수화물섭취, 월화수 9끼니를 소고기 등심과 물만 먹었다.
아침에 운동하고 와서 등심 3백그램 와이프가 구워주면 먹고 3백그램은 구워서 보온도시락에 넣어 점심때 혼자서 먹고 저녁에는 약속을 안 잡고 일찍 집에와 구워 먹고… 마지막 수요일날은 고객과 식사를 해야 했는데 소고기 등심을 주문하여 나는 등심만 먹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 철저하게 식이요법을 준수하리라 다짐한 것이다. 다음날 목요일 아침 10키를 마져 못 뛰고 주저 앉았다. 몸무게는 4키로가 빠졌다. 이날부터 고타수화물 섭취… 날아갈 것 같다. 식이요법도 훈련이라 하니 따를 수 밖에 없는 법. 이래야 서브3를 한다는데… 서브3를 한다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목마교에 고수님의 서브3달성기를 읽고 또 읽으면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다.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식이요법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토요일 모든 준비 완료하고 잠도 잘 자고 일요일 대회장으로 나가 함께 훈련했던 목마교우님들과 워밍업, 스트레칭하고 각각 짜여진 조에 따라 출발. 나는 봉석씨와 같이 달렸다. 15키로까지는 서로 의지가 되면서 같이 달렸으나 그 이후 봉석씨가 안 보였다. 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혼자 달릴 수 밖에 없었다. 봉석씨는 훈련 3주를 남기고 갈비뼈 부상을 당해 다 잡은 서브3를 놓친 안타까운 용클의 인재이다. 그래도 3시간05분에 들어온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10키로, 20키로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 달렸다. 감독님이 초반 오버 페이스를 조심하라고 몇번이나 강조하시어 이를 지키려고 애를 썼다. 1키로를 4분12초페이스로 매 5키로를 21분 목표로 달렸다. 10~20키로 구간은 약간 초과되어 불안했으나 20키로 지나 약간씩 회복하여 30키로까지 목표대로 달린 것 같았다. 15,25,35키로 10키로 구간마다 에서 파워젤을 먹었다. 어느 분의 수기에 30~35키로에서 몸상태에 부상징후가 나타나 기록이 목표에 1분이상 떨어지는 바람에 이후 35키로이후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서브3를 놓쳤다는 내용의 글이 생각나 30~35구간에서 조바심을 가지면서 목표대로 달려 나갔다. 다행히 목표이내이다. 이상하게 힘이 예전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는다. 예전 풀코스를 뛸때항상 나타나던 힘의 급락현상이 없다. 35키로를 지나면서 이젠 서브3가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 든다. 춘길이 형님이나 흥일이 형님의 말씀이 35키로까지 목표대로 달렸으면 그 이후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정신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셨고 현재 몸상태도 과히 나쁘지 않고 이대로 달려나가면 3시간이내가 가능할 것 같았다. 아! 꿈의 서브3를 내가 이 소점석이가 해낸다는 말인가? 믿겨지지 않는다.
잠실대교를 지나면서 김민기님을 만난다. 힘을 외치고 치고 나간다. 거침없이 달려나간다. 38,39 40까지 달리니 누적 2시간 48분대인 것 같다. 남은 2키로 아무리 못 달려도 12분은 걸리지 않겠지. 40키로지점부터 맞바람이 거세게 분다. 날라가 버릴것만 같았다. 오른쪽 뇌가 마비되어 오는 느낌이다. 그래도 속도는 늦추면 안된다. 맞바람을 피하는 왼쪽 코너를 도는 순간 문수와 양기형님이 힘을 불어 넣어 주면서 같이 뛰었다. 마지막 힘을 더 낸다. 더세게 뛰어 본다. 운동장을 들어서면서 시계를 보니 2시간 53분. 트렉을 돌면 몇분이 걸릴까? 그래도 서브3는 가능하겠지하면서 힘차게 트렉을 돌면서 골인지점을 향해 돌진하였다. 아 !!!! 서브3다. 목마교 감독님과 감격의 포옹을 한다. 지난 힘든 과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먼저 들어온 A조를 확인하니 정하군형님이 3초차이로 놓쳤다 한다. 너무 안타깝다. 다행히 김기수형님과 양영호형님이 달성했다한다.
진정 서브3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님을 … 이는 단지 기록에 불과한 것이 아님을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인생에 가장 벅찬 감동의 순간임을 느낀다.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자세 . 꿈은 꾸는 자의 것이라고 . 꿈은 꼭 이루어 진다고….
용클에 처음 가입하게 해준 하광이, 문수 친구, 서브3를 가능하게 해주신 홍위원님, 목마교 감독님,코치님, 여러 교우님들, 항상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홍성전회장님을 비롯한 용클 전회원님들, 열심히 등심구워주고 찰밥해주고 흙탕물 튀긴 체육복 손빨래해준 집사람, 사랑스런 현서, 준원에게 이 서브3의 영광을 바치고 싶다.
소점석의 2006년 동아대회 구간별 기록표
구간 1~5 5~10 10~15 15~20 20~25 25~30 30~35 35~40 40~42 총계 실제 목표 차이 - 5.0 - 21 6 - 9 7 - 23 - 11 - 14
첫댓글 다시금 그때그감동이 스칩니다 마지막에서 3번째단락을 지날때 호흡이 달라짐을 느낌니다 소점석님! 조용하고 젠틀하고 드러나지않은 잠재력이 무한일것 같고.. 기억납니다 실내에서 준비운동마치고 계단내려가면서 어떤구간에서 분명 혼자가될꺼라고.. 그때부터 페이스를 잘지키라고.. 너무훌륭합니다 목표달성를 진심으
새삼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이 밀려오네요...잘하셨어요.잘하신거예요.제가 보는 눈은 있거든요..ㅎㅎ 후기를 읽으면 어떤 마음자세로 임했는지 전달되어져 공감하는 부분도 크고 배우는 것도 많은 것 같아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로 축하드립니다 근데 별로볼만한내용도없었던 저의 대회후기를 몇차레나 보셨다니 쑥스럽네요 금번 저의동마대비훈련도 중마때와 동일하게 딱한번 결석했더라고요(거의철인!) 1월,2월 400km씩 소화한 저와같은기록인데..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건지? 생의 첫 sub-3는 갈때까지 못잊을겁니다 소중히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요. 전 점서기님 목마교 가입이전에 동호회서 뛸때 알아봤다니까요. 차세대 섭쓰리주자라는것을요. 그동안 재능을 잠재우고 계셨던거죠! (업무상 잦은 음주와 더불어..) 하지만 잠들어 있는 재능보다 하겠다는 의지가 더 대단하죠? 항상 고수님들 보면 느끼는 거지만 의지력과 실천력에 고개가
숙여질 뿐입니다. 축하해요 다시한번. 근데 동호회에서 뛸땐 나하고 아주 쪼금 밖에 차이가 없었는데....우씨(버럭)!
훈련량만 더 늘어나면 기록 단축은 그냥 따라 오겠네요. 가을에는 목마교 고수님들과 자웅을 겨룰 듯 합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