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41·SK텔레콤)가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사용한 클럽과 볼은 어떤 것일까.최경주는 여느 선수보다 장비에 민감하다.자신의 스윙 특성이나 체형에 맞을 때까지 장비를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이번 우승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아이언도 그런 과정을 통해서 그의 골프백에 들어갔다.미국 골프닷컴과 골프다이제스트가 소개한 최경주의 골프백을 들여다본다.
◆KJ 골프백은 만국 브랜드의 집합소
최경주의 골프백은 유명 골프브랜드의 집합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드라이버와 하이브리드는 테일러메이드,페어웨이 우드는 핑,아이언과 웨지는 미우라,웨지와 볼은 타이틀리스트,퍼터는 캘러웨이다.골퍼들에게 알려진 웬만한 브랜드는 다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눈에 띄는 것은 일본에서 만든 수제 아이언 미우라이고,드라이버에 장착된 샤프트는 한국 MFS가 관여하고 있는 ‘매트릭스 오직’ 제품이라는 점이다.그 샤프트가 한국 골프장비 산업의 체면을 그나마 살려주고 있는 셈이다.
◆피팅 또 피팅…
최경주는 클럽에 관한한 ‘완벽주의자’다.미우라 아이언을 그에게 맞춰준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 있는 한 골프피팅숍 관계자는 “최경주가 2010년 3월부터 우리 숍에 와서 클럽을 맞췄다.현재까지 14개월동안 아이언은 10세트,드라이버는 25개를 피팅해 사용했다.”고 전한다.이 숍은 짐 퓨릭이 지난해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을 앞두고 우연히 들러 중고 퍼터를 산 곳으로 유명해졌다.퓨릭은 그 퍼터로 우승했고,페덱스컵 랭킹 1위가 되면서 우승상금 외에 1000만달러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최경주는 특히 2주전 취리히클래식을 앞두고 미우라 ‘CB-501’을 사용했는데,당시 그 클럽으로 세 차례 연습라운드를 했을 뿐인데도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특히 이번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승리를 안긴 9번아이언샷은 그의 뜻대로 볼을 그린에 안착시켜주었다.길이 130야드로 셋업된 17번홀에서 9번아이언 티샷은 홀을 지나 그린 뒤편 에지에서 1.5m지점에 떨어졌다.딱딱한 그린과 경사로 보아 까딱 잘못하면 굴러서 물에 빠질 수도 있었으나 볼을 그린에 잡아주었던 것.
미우라는 일본의 수제 골프클럽 메이커.45년 역사를 자랑하지만,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그러나 타이거 우즈가 프로데뷔 전후 5년동안 사용한 아이언이 미우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한국에는 2-3년전까지 미우라 총판이 있었으나 현재는 미우라 지사가 경기도 분당에 있다.관계자의 코멘트를 얻으려고 전화했더니 “일본 본사에서 최경주와 관련된 내용은 ‘노 코멘트’하라고 했다”며 말문을 닫았다.말 못할 사정이 있나 보다.일본 미우라클럽이 한국에 진출하기 전 한국에는 이미 ‘미우라골프’라는 유사상표를 쓰는 국내 기업이 있었다.
◆임기응변,그리고 굵은 그립에 대한 집착
최경주는 클럽에 대해 까다로운 반면 코스 셋업이나 기후 등에 따라 수시로 클럽 구성을 바꾼다.지난달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때에는 롱-미드아이언 대신 4,5,6번 하이브리드 클럽을 세 개나 갖고 나갔다.딱딱한 그린에 볼을 세우기 위해 롱-미드 아이언 대신 탄도가 높은 하이브리드 클럽을 선택한 것.그런데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린 소그래스TPC에서는 하이브리드 클럽은 종전처럼 하나만 갖고 나갔고 3~5번 아이언을 넣었다.바람이 많이 불어 고탄도 구질이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니었던데다 각각의 하이브리드가 손에 익숙지 않았기 때문.
최경주는 또 수 년째 다른 제품보다 굵은 퍼터그립을 장착 사용중이다.퍼터 그립이 일반 퍼터보다 2배 정도는 굵어 마치 홍두깨같다.그립이 굵으면 손이나 손목 작용이 억제된다.그래서 이상적인 팔·어깨 스트로크를 할 수 있는 것.승부를 결정지은 연장전 마지막 파퍼트에서 보듯,결정적 순간 손목 작용을 억제해 ‘클러치 퍼트’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그는 자랑한다.<끝>
2011/05/17 12:15 한경닷컴 취재기자 X파일>김경수
<최경주의 골프 장비>
※17일 현재,자료:미국 골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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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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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테일러메이드 R11(9도),매트릭스 오직 샤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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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우드 핑i15(15.5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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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테일러메이드 레스큐 TP(1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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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3~PW) 미우라 CB-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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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 미우라 웨지시리즈(54도)
타이틀리스트 보키디자인 스핀밀드(5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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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터 캘러웨이 오딧세이 화이트 핫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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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타이틀리스트 프로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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