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덕분입니다.
내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딸이라고 몹시 서운해 하셨다고 한다.
그 당시 정서를 이해한다. 아버지가 9남매 장남이었으니...
그런 할아버지께서 3일 후 내 이름을 지어 오셨다. 미정(美玎)이라고....
‘정’은 옥소리 정(玎)!
“고운 목소리로 좋은 일 하며 살으렴” 하셨다고 한다.
부모님도 감사히 받으셨다고 한다.
할아버지 덕분인지, 목소리 좋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았다.
할아버지는, 장남(우리 아버지)이 48세에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아빠 없는 손자 손녀 4명(나와 동생들3)을 극진히 위해주셨다.
늘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셨고 웃고 있어도 웃는 얼굴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를 보시면 말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미소를 지으시며
끄덕끄덕 하시곤 했다.
그 미소는, 그저 손녀가 사랑스럽다는 예전의 미소가 아니라,
휠씬 더 깊은 미소였다. 나는 할아버지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손녀 잘 하고 있제!”
할머니가 먼저 떠나시고 홀로 계신 할아버지를 자주 뵈러 갔었다.
언젠가 단추를 달으려고 바늘에 실을 꿰려고 하시기에 얼른 가서 해드렸다.
그 때 나를 한참 바라보며 말없이 미소 지으시던 그 미소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단추를 달아드리면서 나오는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 내 손을 잡고 말씀하셨다.
“할애비가 너한테 미안하고 부끄러운게 많다!”
“우리 기특한 맏손녀!”
할아버지는 나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셨다.
예쁜 이름 지어주신 덕분에 좋은 일 하며 살고 있으니,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첫댓글 김선생님 가정사 잘 읽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잘 이겨낸 한편의 인간 승리입니다. 그 이면에는 자상한 할아버지가 계시네요. 저도 할아버지인데 가족들에게 더 따스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상우 선생님, 공감해 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김미정 코치 교수님의 눈물겹고, 할아버지의 애뜻한 손녀 사랑의
아름다운 글 감동적으로 잘 읽었습니다.
음악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 감사합니다^^ 화이팅!!!
이 상일 선생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