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에게,
마포 포장마차 “이모네”, 그 다섯 번째 이야기
울지 않을 거예요.
떠나간다고 해도 매달리지 않을 거예요.
가슴 아파하지도 않을 거예요.
헤어진 후에도 절대 연락하지 않을 거예요.
이런 이별이 처음도 아닌데..처음인 것처럼 어리광부리지 않을 거예요.
담담하게, 고요하게..이별을 받아들일 거예요.
보름 만에 이 사람 얼굴을 보는 거예요.
이 사람 회사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 와서 내가 무작정 기다렸어요.
그랬더니 나와 주었네요.
이 사람이 요즘 참 멀리 느껴져요.
남자들이 이별을 준비할 때..내게 쌓았던 벽..그 벽이 느껴져요.
만나자는 내 말에 시큰둥하게 대답을 하고,
나무토막처럼 딱딱해진 말투로 내 전화를 받고,
애교 섞인 나의 투정에 피곤하다는 거친 반응을 보이고...
지금까지 많다면 많은 연애를 했어요.
하지만 다 반 년을 넘기지 못한 연애였어요.
처음엔 남자들이 나의 상냥함에 호감을 보이고 다가와요.
그래서 내가 그 손을 잡아주면..뜨거운 연애가 시작되죠.
난 연애를 하면 매일 매일 잠깐이라도 얼굴을 봐야 되고,
단 둘이 있는 걸 좋아해요.
처음엔 남자들도 나한테 다 맞춰줘요.
사랑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줘요.
그런데..시간이 갈수록 답답해하죠.
매일 매일 봐야하는 걸 구속이라고 생각하고,
나 때문에 친구들과도 멀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나와의 거리를 두기 시작하죠.
날 피곤한 여자라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편한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요.
그러면서 내 전화를 슬슬 피하고..그러다 결국 헤어지게 되죠.
매번 반복되는 나의 연애스타일이에요.
하지만 바보처럼 난..매 번 이 남자만큼은 다를 거라고 믿어요.
나의 사랑을 구속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나와 단 둘이 있는 걸..나보다 더 원할 거라고...믿어요.
그게..날 이렇게 상처투성이로 만드는 지도 모르고..말이죠.
이번에도 떠나가면..당분간 연애 같은 건 안할 거예요.
이제 나도 믿지 않을 거예요.
끝까지 처음 같은 남자가 있을 거라고..믿지 않을 거예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조금만 양보하라고,
사랑을 포기하지 말고 욕심을 포기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