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창작론>
詩 創作과 그 理解
秀峯 鄭用眞 詩人
1) 시를 찾아서
시 인
시인은
언어의 밭을 가는
쟁기꾼이다.
나는
오늘도
거친 언어의 밭을
갈기 위하여
손에 쟁기를 쥐고
광야로 나간다. <정용진>
인간은 우주의 주인이고 자연은 인간의 영원한 스승인 동시에 고향이다.
우리는 이 사물의 세계 속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만남을 통하여 서정을 배우고 시심에 젖는다.
“ 인간은 얼마나 위대한 작품인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한가, 그 형상과 동작은 얼마나 명확하고 훌륭한가, 행동은 마치 천사와 같고, 이해력은 신과 같다. 세계의 미요 만물의 영장이다.” <세익스피어>
이는 인간 의식의 뛰어난 표현이요, 인간 긍정의 당당한 선언이다. 분명 하나의 위대한 인간 예찬인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고귀한 자만심과, 명석한 두뇌와 부단한 추구력을 통하여 문학의 세계에 접하고 시를 낳고 또 서로 사랑을 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삶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시는 인간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예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모두는 시를 사랑하고 좋은 시란 천. 지. 인(天地人)의 아름다운 조화 속에서만 탄생될 수 있다.
2) 시속에는
시의 세계 속에는 순수가 있다. 영원이 있다. 인간의 적나나라 한 삶 그 자체가 내재되어있다. 생 노 병 사(生老病死) 희 노 애락(喜怒哀樂) 이 바로 그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시는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언어 예술의 표현형식이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노래다. 그러므로 시는 순수 무잡한 정신의 노래다.
시인은 진실해야 시를 쓸 수 있다는 깊은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언어를 통해서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세계를 봄으로서 시의 상상적 표현미를 성취하는 것이 시인의 사명이다.
문(文)이 인(人)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곧 글 자체란 뜻이다.
글이란 인식과 체험, 독서와 능력의 범위 내에서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이웃과 사물이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에 선인들은 “ 해와 달의 두 바퀴는 하늘과 땅의 눈이요, 시. 서 만권의 책속에 성현의 마음이 새겨있다. (日月兩輪 天地眼, 詩書萬卷 聖賢心)라 하였고, 옛것을 더듬어 새것을 아는 온고이 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강조하였다.
시를 읽고 나서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리 읽어도 감흥이 생기지 않는 시를 과잉생산 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시가 빠진 신문이나 잡지를 대할 때 눈이 없는 벽을 대하는 듯 답답하고 우리의 일상 속에 시가 없기 때문에 삶이 강팍해져 우리 모두는 허무하고 슬픈 것이다. 삶의 활력소가 빠져 생동감을 잃었다는 뜻이다.
낙화(落花)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세심한 손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낙화(落花)
정용진
늦은 봄날
울밑에 잠든
삽살개 잔등 위로
솔솔이는 실바람.
나무 그늘을 지나는
여인의 옷깃에
꽃물결 무늬가
일고 있다.
지금은
어느 계집아이의
어머니가 되었을
세월인데
뒷집 아이가 날린
연(鳶)이
높이 떠올라
이별이 아픈
골목길.
시들은 꽃을 버리고
떠나가는
나비의 몸짓으로
낙화가 일고 있다.
머얼리 서는
추억이 슬픈
강물 소리.
그대와 함께 거닐던
거리에
꽃노을이 붉은
이 저녁
몸살을 앓아
수척해진
너의 모습이
무척 그립다.
3) 시의 초대
배우고 제 때에 그것을 복습하는 것은 기쁘지 아니하냐.
벗들이 먼 곳에서 찾아오는 것은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남이 자기의 실력을 알아주지 아니하여도 노여워하지 하지 않는 것은
또한 군자답지 아니하냐.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論語>
여기에서 학습(學習)과 예습(豫習) 그리고 복습(復習)이 연유되어 학문연마에 기본이 되었다.
부모가 생존해 계시고 형제가 무고하니 첫 번째 기쁨이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고
사람을 향하여 고개 숙여 부끄러움이 없다면 두 번째 즐거움이며
천하의 영재를 얻어 이를 교육함은 세 번째 즐거움이니라.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得天下英材而敎育之 三樂也 <孟子>
오동은 천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번 일그러져도 그 본질은 남아있고
버드나무는 백번을 꺾여도 새가지가 돋아난다.
桐千年老 恒藏曲, 梅一生寒 不賣香
月到千虧 餘本質 柳經百別 又新枝 (천휴. 신지)
<象村. 申欽)
(조선 한문학의 사대가 月沙.李廷龜, 象村.申欽 谿谷.張維, 澤堂. 李植)
낙엽 하나가 땅에 떨어지니 온 천하가 가을이로 구나
오동잎 하나가 땅에 떨어지매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一葉落下 天下之秋, (准南子. 說山訓) 梧桐一葉落, 天下盡之秋 張良<張子房>(劉邦의 軍師)
나는 맹부자를 좋아하느니
그의 풍류 온 천하가 다 아는 것
젊은 시절에는 벼슬을 팽개쳐 버리고
늙어서는 송림과 구름 속에서 노니는구나,
달에 취해서 술을 마시고
꽃에 반하여 임금을 섬기지 않으니
아득히 높은 산을 어찌 감히 우러르랴,
오직 향 맑은 인품에 고개 숙일 뿐이네.
吾愛 孟夫子 風流天下聞 紅顔葉翰冕 自首臥松雲
醉月頻中聖 迷花不事君 山高安可仰 徒此淸芬.
<李太白 贈 孟浩然>
외로운 기러기는 어느 곳으로 가는 가
그 소리가 저문 구름 가운데서 끊어지누 나.
孤鴻何處去, 聲斷暮雲中 <孤雲 崔致原>
송인(送人)
비 개인 강 뚝 엔 봄이 오고요
임 보내는 남포엔 이별 곡 울려난다
흐르는 대동강 물 언제나 다 하리
해마다 이별의 눈물 물결 보태 네
雨歇長堤 草色多,
送君南浦 動悲歌,
大同江水 何時盡,
別漏年年 添綠波 <南湖 鄭知常>
연가(戀歌). 2
靜山不言 萬年靑
綠水晝夜 回山去
吾愛戀慕 日日深
今夜夢中 願相逢 <鄭用眞>
고요한 산은 말없이 만년을 푸른데
녹수는 주야로 산허리를 휘감고 흘러가네,
내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나날이 깊어만 가나니
오늘 밤 꿈에라도 임을 뵈올 수만 있다면...
청한(淸閑)
天山之氣 旭日勝
春夏秋冬 花開落
秀峯山莊 晴雨來
富貴貧賤 浮雲去 <鄭用眞>
하늘과 산을 우러르는 큰 기운은
끝 간데 없이 솟아오르는데
사시장철 꽃은 피고 지는구나.
수봉 산장에는 철따라 날이 맑고 흐리건만
부귀빈천도 한낱 뜬 구름같이 멀어져만 가네.
네다리 소나무 소반에 내어놓은 죽 한 그릇에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떠있도다.
그러나 주인은 미안하다 말하지 말라,
나는 물위에 비치는 청산을 사랑하노라.
(이 시는 김삿갓이 가난한 친구의 집을 찾았을 때 멀건 죽 한 그릇을 받고 쓴 시임)
四却松盤 粥一器, 天光雲影 共俳徊
主人莫道 無顔色 吾愛靑山 倒水來) <炳淵 金笠 김삿갓>
긴 성의 한편으로 강물이 넘쳐흐르고
너른 들판 동쪽으로는 점 점 점 산
(長成一面 溶溶水 大野洞頭 點點山 <金黃元>
내 귀는 한 개의 조개껍데기
그리운 바다
물결 소리여! <장. 곡토>
선인들의 권학의 글로
정전반수(庭前畔樹) 충천심(衝天心)
암하세천(岩下細川) 달해의(達海意) * 작자미상
뜰 앞에 서있는 우람한 나무는 하늘을 찌르듯 솟는 것이 그 마음이요
바위틈을 흐르는 가는 시냇물은 바다의 이르는 것이 그 뜻이다.
소불근학(少不勤學) 노후회(老後悔)
춘불경종(春不耕種) 추후회(秋後悔) *주자(朱子.朱憙) 십회문(十悔文) 중에서
젊어서 부지런히 배우지 아니하면 늙어서 후회하고
봄에 갈고 심지 아니하면 가을에 가서 후회한다. )
소년이로(少年易老) 학난성(學難成)
일촌광음(一寸光陰) 불가경(不可輕)
미각지당(未覺池塘) 춘초몽(春草夢)
계전오엽(階前梧葉) 이추성(己秋聲) *주자의 권학문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렵다.
일촌의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마라
뜰 앞 연못에 서린 봄꿈을 깨기 전에
섬 뜰 앞에 가을소리가 들여온다.
성년불중래(盛年不重來)
일일난재신(一日難再晨)
급시당면려(及時當勉勵)
세월불대인(歲月不待人) * 도연명의 면학시
젊음은 거듭 오지 아니하며
하루에 새벽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때를 맞이하면 서둘러야한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아니한다.
위에 명작의 시 몇 편을 옮겨 놓았다.
이는 하나같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명시들이다.
내가 시에 반한 연유는 바로 이런 시를 읽으면서 가슴이 떨렸기 때문이다.
4) 시란 무엇인가 (시의 정의)
시란 “자연과 인생에 대한 감흥, 사상, 등을 운율(韻律)적으로 표현한 글이다.” Stauffer 는 “시는 개성적인 시인에 의하여 가능한 한 믿을만하게 기록된 상상적 표현”이라고 정의 하였으며, Huddson은 “문학은 언어를 매개로하는 인생의 표현이요, 시는 사상과 감정을 통한 생명의 해석”이라고 역설 하였다.
라이나. 마리아. 릴케는 시를 정의하기를 “시는 체험이다.”라고 하였다.
초정(艸丁) 김상옥(金相沃)시인은 “시는 언어로 빚은 도자기요, 도자기는 흙으로 빚은 시”라고 정의 하였다. 분명 시는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언어예술의 표현형식”임이 분명하다.
나는 “시란 직관의 눈으로 바라다본 사물의 세계를 사유의 체로 걸러서 탄생시킨 생명의 언어인 동시에 영혼의 메아리”라고 생각한다.
“무소유(無所有). 설해목(雪害木” 같은 명 수필을 쓴 법정 스님의 “언어를 침묵의 체로 거르지 아니하면 소음이 된 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5) 좋은 시를 쓰려면
시를 쓰려면 기교가 필요하다.
문학성, 시학성, 창조성, 이해력을 기조로 목적과 의도의 형상화 그리고 사물과 사리의 적절한 표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작품이 탄생되어야 한다.
많은 작품을 쓰는 것을 자랑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작은 그 작품이 영혼의 휠터로 걸러지지 아니하여 졸작을 양산하기 쉽고, 여러 방면에 참여 하는 것을 기뻐하는 작가는 전문성이 결여되어 그의 작품이 시인지 시조인지, 수필인지 꽁트인지 장르의 분별이 가늠하기가 힘들다.
하나의 작품이 필자의 품을 떠나 독자에게 다다르면 나 자신의 사유가 아닌 우리 모두의 공유가 되기 때문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학문의 세계 속에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피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자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학문을 할 때 자신은 식사의 때가 온 줄도 모르고 (發憤忘食)하였다는 고사와 책표지를 가죽으로 씌워 세 번 닳도록 읽으라는 혁피삼절(革皮三絶)의 교훈은 문예 창작자들이 길이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명언이다.
한 작품을 써놓고 콩나물시루에 검은 보자기를 덮고 새싹이 움트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작품을 써놓고 즉시 발표하면 반듯이 후회가 따른다. 소설이 허구(虛構)를 주조(主調)로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시에 있어서도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알맞은 조화와 분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의 시
나의 시는
한밤중
야래향(夜來香)이 번지는
뒤뜰을 거닐다가
문득 마주친
연인의 가슴 속에서
건져낸 아픔이다.
빈들에
눈발이 덮이듯
낙엽이 쌓이는
늦가을
돌계단을 오르는
발자국 소리다.
나의 시는
한 겨울
동면의 시간들을
인내로 살다가
언 땅을 가르고 솟는
생명의 열기.
이제
가난한 마음속에
영혼의 깃발로
나붓기는 감격이다.
푸른
심원(深遠)에서
끝없이 출렁이는
물결 소리다. <정용진>
6) 시를 쓰는 자세
a) 시작(詩作)의 동기
시인이 시를 쓸 때에는 분명한 창작의 동기가 있어야한다.
현실적 동기와 관념적동기로 구분할 수 있고 관념적 동기는 다시 사물의 세계를 시인이 보는 관점에 따라 시인 나름대로 의미를 붙이려고 하는 경우와 시인의 정서를 형상화 하려는 경우로 구분하게 된다.
문학과 현실의 중요성을 의식한 나머지 문학을 통해서 사회 모순을 전달하여 대중을 각성시키려는 동기가 현실적 동기이고, 이들은 사회 모순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 이유를 찾아내어 구체적으로 형상화 하려한다.
관념적 동기를 중요시하는 시인들은 시와 사회 현실과의 관계를 용납하려 들지 않는다. 이들은 시로 사회적 모순을 타파하려는 시도를 거부하고 시가 인간이 이룩한 정신문화가운데 하나로 인간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본래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 작가의 세계에 있어서 불필요한 고집은 작가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독약이다.”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으로 자기 혼자 자신에게 스스로 묻고 답하는 독백(Monologue)과 나와 상대방이 서로의 의견이나 생각을 진지하게 나누고 수긍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진행하는 대화(Dialogue)의 방법이 있다. 작품이 생명성을 유지하고 남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어 오래 기억되기 위하여서 는 후자의 방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음은 지능(知能. I Q)이 있기 때문이다.
지능이란 학습능력을 말하고, 환경 적응 능력을 의미한다. 인간이 승자가 되기 위하여서는 실력(實力)과 능력(能力)과 저력(底力)의 3력의 힘을 길러야 한다.
b) 시 창작의 형태
시작에 있어서 작자는 어떤 자세로 창작에 임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창작에는 1) 머리로 쓰는 글, 2)재능(재주)로 쓰는 글, 3) 가슴으로 쓰는 글, 로 구분할 수가 있다.
머리로 쓰는 글이나 재능으로 쓰는 글은 사유(思惟)를 외면하고 직관(直觀)에 치우쳐 작가의 재능에 치우침으로 인하여 스스로 꾸밈이나 가식에 빠짐으로 독자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하여 그 작품이 단명하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이 창작의 이론서나 남의 작품을 읽지 아니하여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빠진 나머지 남과 비슷한 표현을 남길 수가 있고 이로 말미암아 표절의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짙다.
가슴으로 쓰는 글, 은 직관과 사유를 통한 심사숙고(深思熟考)끝에 탄생된 작품으로 나 자신이 먼저 감동하고 감격한고로 독자들의 공명 공감을 얻어 생명력이 길고 명작으로 남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명작이란 독자들의 가슴속에 깊숙이 파고드는 침투력이 곧 생명력이요, 영원성이기 때문이다. 문학세계에 있어서 울림(共鳴)은 작자에서 독자에게 전달되는 아름다운 대화이다.
c) 소재(素材)의 선택과 주제의 설정
시 창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의 설정과 소재의 선택에 있다.
집을 지으려면 어떤 재료를 써서 집을 어떻게 짖느냐에 따라 집이 크게 달라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좋은 소재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수집하여 평소에 체험과 관찰, 독서, 사색을 통해서 여과한 후에 사용해야한다.
시인이 일상적 생활 속에서 순수하고 자연적으로 느끼는 서정적 감정에 초점을 맞춘 서정시와 현실 생활을 소재로 한 시, 그리고 논리적 사고에 중점을 두는 이성적 차원의 관념시로 구분한다.
나의 연인 융프라우
님 그리워하는 마음
나날이 깊어
백옥장삼을 걸치고
억만년을 기다렸네.
기다리는 세월이 너무 길었다.
서있는 세월이 너무 길었다.
내 너를 찾아
구름으로 외지를 떠돌고
물결로 강산을 굽어 도는 동안
너는
고향마을 알프스 산록에서
주야 사시장철
춘풍추우(春風秋雨) 혹서동설(酷暑冬雪)을
온 몸으로 안았구나.
기다림의 세월이 너무 길었다.
서있는 세월이 너무 오랬다.
숱한 세월의 맥박 속에
바람이
구름이
별빛이
눈비가
네 곁을 스쳐 지나가며
마음을 흔들고
가슴을 두드리고
옷소매를 잡아당겨도
곧은 절개로 버티고 서서
처녀의 머리위에
백발이 서렸구나.
날마다 너를 찾아온다, 온다하면서
칠순을 넘어 너를 찾아
흰 눈이 펄펄 내리는 3,454 미터
알프스 융프라우 산정에 오르니
기다리다 지친 노여움으로
짙은 안개 커튼을 드리우고
얼굴을 숨기는구나.
타는 연정(戀情)의
불길 같은 사랑을 억누르고
발길 돌려 떠나오는 내 마음 애닯어
따라오며 차창에 부딪치는 눈물방울
차가운 빗소리!
너의 발소리로 믿으련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내 너를 일찍 찾지 못하여
네 가슴에
만년설이 덮혔구나,
내 너를 사랑하여
네 가슴위에 소복이 쌓인
흰 눈 위에
다섯 손가락을 펴서
나의 손도장을 찍어
카메라에 담아
울며 떠나가노라.
잘 있어, 또 올께
아! 아!
나의 사랑
나의 연인
융프라우.
*융프라우는 알프스의 영봉으로 처녀라는 뜻임. -정용진 <나의 연인 융프라우> 전문.
d) 이미지의 발굴
이미지(心象, 心像)란 감각적 체험의 재생이다. 시인의 마음속에 그려지는 역동적 구상화로 사진이 빛으로, 음악이 리듬으로, 미술이 색깔로, 무용이 율동으로 이미지를 구성하듯 시는 시인의 기억, 공상, 상상으로 그려지는 마음의 그림이다. 시의 형식이 리듬과 운율(韻律)의 음악성과 심상을 그림으로 그리는 회화성의 2대 요소로 구성되어 시 창작에 원동력이 된다.
시인이 어떤 이미지에 몰입되고 어떤 이미지를 발굴하며 그 이미지를 어떻게 형상화 하느냐에 따라서 시의 모습이 달리 나타나게 된다.
이미지는 감각적 이미지, 비유적 이미지, 상징적 이미지로 구분한다.
감각적 이미지는 정서와 사상을 통한 경험사실의 감각화 또는 육화라고 한다. 감각적 체험의 재생으로 시인의 오관 즉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취각적, 기관적, 근육 감각적 이미지로 나눈다.
비유적 이미지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에 따라 제유법, 환유법,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등 수사적 방법에 의한 비유적 형상의 획득을 의미한다.
상징적 이미지는 시인의 경험, 기호, 기질, 종교, 등에 의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e) 비유
비유는 유추를 통하여 사물 속에 숨겨진 한 대상의 성질을 다른 대상에도 비슷한 게 있으리라고 추정해내는 추리작용이다. 비유에는 추상, 구상, 사상, 감정, 등이 융합되어있다.
비유에는 직유(-와, 같이, -처럼, -인양, -만큼, -마냥) 은유(치환은유, 병치은유) 의유(擬喩)(의인법, 의성법, 의태법) 대유(代喩)(제유, 환유, 인유)가 있다. 직유는 장식적 효과를 은유는 조명적 효과를 지니나 각기 다른 두 개의 심상이 대등, 조화, 대적, 충돌, 하면서 서로 조화를 이뤄 돌연히 혼합의 빛깔을 이룬다.
청 자
솔의 향이
옷깃에 스며
흙이 옥 인양
그윽한데
천년의 꿈이
독경 소리로 번지고
주름진 세월이
호수로 고여
물빛이 차다.
가슴에 차오르는
아늑함
방금
물을 박차고 나온
앳된 몸매엔
칠색 무지개의
물결이 영롱하다. <정용진>
백 자
흰 모시적삼
차가운 눈매에
서린 애련
무명
도공의 손길이
여인의 숨결로 살아서
윤기 흐르는
앳된 살결.
빈인 가슴은
고요로 채워 두고
학의 울음으로
일어서는
천년의 바람소리
박꽃으로 피는
달빛. <정용진>
f) 상징(象徵)과 알레고리(풍유.諷諭)
상징이란 “어떤 관념이나 사상을 구체적인 사물이나 심상을 통해 암시하는 일” 이다. 이 때 은유는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
상징은 동일성, 암시성, 다의성(알레고리) 입체성, 문맥성 으로 구분한다.
풍유(알레고리)는 본래의 의미는 숨기고 다른 말 또는 이야기를 내세워 본래의 의미를 암시하는 비유법이다.
상징이 “한 심상과 한 관념을 상상에 의하여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 으로 시인이 시의 언어를 통하여 이미지를 형상화 시켜 전달하므로 서 심상이 지닌 언어적 한계를 초월하여 언어 이전의 본질적 세계로 유도하는 상징적 수법을 의미하며 이때에 시적 주제가 구체화 되고 심화되는 특성이 있다.
알레고리는 우화, 상징, 심상, 기호, 상징도, 비유, 경구, 은유, 번역, 등의 개념을 가지며 언어에 의해 하나를 말하여 다른 것을 의미할 때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있다.
g) 역설과 이이러니
시어의 특질이나 특성을 바로 나타내기 위하여 활용하는 방법에 하나다.
시에서의 역설이란 일상적 세계에서는 모순이 되는 진리가 그 모순을 초극함으로써 보다 차원 높은 세계에서 영원한 진리로 탄생되는 것을 의미한다.
키엘케고르는 인간 삶의 과정을 1) 쾌락적 삶을 추구하는 미적 단계. 2) 도덕적 선을 추구하는 윤리적 단계. 3) 신의 구원을 통해 이루어진 삶의 완성인 종교적 단계로 구분 하였다. 아이러니란 미적 인간의 단계와 윤리적 단계의 중간적 삶을 의미 하였는데 여기에 아이러니로서의 삶과 유모어로서의 삶이 있다고 하였는데 아이러니는 이때부터 부각되기 시작 하였다.
h) 카타르시스(Catharsis)
카타르시스는 작위적 행위로서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6장에서 “비극은 드라마적 형식을 취하고 서술적 형식을 취하지 않으며 연민과 공포를 환기시키는 사건에 의하여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행한다.” 에서 비록된 것인데 “정서 균형을 되찾았을 때 느끼는 쾌감과 비극과 같은 심각한 작품에서 고통을 통하여 얻어지는 지혜를 의미한다.”
인간은 누구나 시원스럽게 쏟아 버리고 싶은 욕망과 자기 자신을 비워 버리고 싶은 욕구와 충동을 지닌다. 시 창작의 세계 속에서도 이를 과감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가 있다면 그는 성공적인 작품을 남길 수 있는 명 시인이 될 것이다.
봄
이른 아침
새들이 깨우는 소리에
창을 여니
자두나무 가지위에
산새 가족들이
구슬을 꿰인 듯
쪼르르 앉아 있다.
하루 일과 훈시를 듣는 가
조용하더니
어미 새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새끼들도 창공에 무지개를 그린다.
활처럼 휘어졌던
자두나무 가지들도
겨울잠을 털고
시위를 당겨
봄을 쏘고 있다.
머 언 산 과녁엔
생명의 빛이 번득 인다
그들은 늦가을
열매로 익어 돌아오리라. <정용진>
7) 퇴고(推敲)
썻다 지웠다의 힘겹고 고된 반복, 이것은 시인의 운명이요 작가의 사명이다. 이것을 제대로 못해서 명작이 될 작품을 망치고 괴로워하는 것이 문인들의 반복되는 과오요 고통이다.
시인들이 작품을 완성해 놓고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트리면 반드시 후회한다. 한번 세상에 나가면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 되기 때문에 다시 거두어 드릴 수 없다. 시인이나 문인들에게는 창작에 버금가는 퇴고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나라 때의 시인 가도(賈島)가 장안으로 과거를 보러 갈 때였다.
어느 날 나귀를 타고 길을 가는데 문득 옛날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며 시상이 떠올랐다.
인가 드문 곳에 한적한 집이 있어서(閑居少隣竝)
물에 묻힌 길이 거친 정원과 통하고 있네(草徑入荒圓)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자고(鳥宿池邊樹)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들긴다(僧敲月下門)
이 시에서 마지막 절인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들긴 다”에서 두드린다(敲)보다 민다(推)고 하는 것이 어떨 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두 글자를 놓고 어느 것이 좋을지 곰곰이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는 시를 지을 때면 시간도 장소도 가리지 않고 눈으로 보이는 것도 귀로 듣는 것도 없는 그런 상태에 빠지는 버릇이 있었다.
나귀를 탄 채 두 글자를 놓고 “ 밀었다(推) 두들겼다(敲)” 하면서 가던 도중 귀인(貴人의 행차에 부딪치고 말았다. 행차는 공교롭게고 당송팔대가의 한분인 경조윤(京兆尹) 한유(韓兪)의 행차 길을 침범한 혐의로 한유 앞으로 끌려나온 그는 연유를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다. 한유 왈 “역시 민다는 퇴 보다는 두들긴다는 고가 좋겠군“ 하며 가도와 나란히 행차를 계속 했다. 그 뒤부터 두 사람은 문학적인 친구가 되었고 이 때 부터 글을 고칠 때는 퇴고(推敲)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故事成語에서>
* 당송팔대가(중국 당. 송 시대의 뛰어난 문장가 8인)
(당) 한유(韓愈) 유종원(柳宗元) (송) 구양수(歐陽修) 왕안석(王安石) 증공(曾鞏) 소순(蘇洵) 소식(蘇軾. 東坡居士)
소철(蘇鐵) 3부자.
가을연가.2
나는
이 가을
타오르는 단풍처럼
붉게 죽겠다.
사랑스러운
너의 뜨거운
눈물을 위하여. <정용진>
단풍(丹楓)
지금
줄리안 계곡에는
고목 가지마다
옮겨 붙는
불빛이 한창이다.
잎들은
그 영혼이
얼마나 깊고 투명하기에
한밤중
별들이 쏟아놓은
눈빛만으로도
연정의 타는 입술로
저리 붉었는가.
순간을 살아도
영원으로 물드는
나무들의
침묵의 언어들...
서릿발이
영그는 하늘
땅거미가 내리는
어스름.
다리를 절고 가는 여인의
발자국 위로
추억이
소리 없이 쌓이고 있다. <정용진>
* 줄리안은 샌디에고 북부에 있는 단풍이 아름다운 사과마을.
8) 창작의 중요성
시를 쓸 때 다작도 중요하지만 독자의 가슴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수작을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자신만의 독백으로 난해한 시를 쓰면 독자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서정과 은유가 없는 시는 짧은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시인이 시를 쓸 때 가장 중요시 해야 할 점은 시의 구성이
1) 명확해야한다.
2) 간결해야 한다.
3) 진실해야한다.
불분명한 표현은 시를 죽이는 첩경이고, 중언부언하여 군살이 붙은 시는 독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진실하지 못한 시적 표현은 필자와 독자를 함께 당황하게 만든다.
a) 이미지(Image)의 참신성
이미지란 심리학적 용어로서 “머리에 떠오르는 것으로서 감각적 성질을 지닌 것” 을 의미한다.
모방을 벗어난 창조와, 새로운 시상의 발굴, 나만의 고유의 시세계 구축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미지는 “감각적 체험의 재생”으로서 독자의 상상력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시인의 상상력에 의하여 그려진 그림(word pictured)이다. 어떤 사물을 바라보고 이를 시인의 시적언어로 그리는 사생화(寫生畫)가 곧 그 시인의 시가 되는 것이다.
b) 은유(Metaphor)의 서정성
자연과 나 사물의 세계의 아름다운 조화와 현상을 뛰어넘는 상상력의 늪 속으로 몰입되어야 한다.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유사성 또는 관련성에 의하여 성립되는 치환은유와 시구와 시구를 병치함으로써 그 병렬과 종합을 통해 새롭고 독특한 의미를 창조하는 병치은유로 나눈다.
c) 구성(Plot)의 합리성
문장의 구성이 체계적이고 강성을 벗어나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의 절묘한 표현과 같이 “문장이란 뱀이 풀 섶을 지날 때 그 등이 보일 듯 말듯 한 유연성과 고저장단의 묘를 살릴 수 있는 초사 회선법(草巳 回線法)”이 깊은 의미를 보여준다.
9) 시의 종류
시는 보편적으로 서정시, 서사시, 극시, 이야기체를 도입한 참여시(담시.Ballad)로 구분한다.
설한부(雪寒賦)
정용진
초겨울 눈송이들이
마른 가지 위로
고기비늘처럼
번쩍이며 내리는데
새끼들이 잠든 동굴
길을 잃은
늑대의 울음소리가
계곡을 가른다.
바람을 앞세우고
흰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산을 내려오는
차가운 달.
창틈으로 스며드는
한기에 젖어
옛 임의 숨결로 떨고 있는
촛불이 애처롭다.
한 세기를 잠재우고
새 시대를 일깨우는
여명(黎明)
지금쯤
어느 계곡에서
태반의 아픔을 찢고
또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는가. <한국 크리스챤문학 대상 수상작>
10) 시인의 사명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다. 각종 언어가 들어있는 광석을 수집하여 시인의 가슴 깊은 곳에 내장되어 있는 용광로에 저장하고 불을 지피고 풀무질을 계속하여 용암의 분출을 기다려 정금을 창조해야한다. 수필은 그 구성이 소박하고 간략하고 잔잔하고 솔직하며 진실해야하듯
소설이 언제 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를 통한 허구의 세계를 구축하여 문장을 작가의 구상대로 확장하는데 비하여, 시는 시인이 끌을 손에 쥐고 조각을 하는 심정으로 언어를 깎고 다듬어 언어를 절제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명작을 탄생시킬 수 있다.
시인이 영원히 사는 길은 모방이나 짜깁기가 아닌 피나는 노력의 창조뿐이다. 모방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지 못하면 표절시비에 휘말리기 쉽다.
시인의 생명은 정직성과 솔직함에 있다. 어떠한 현실적 문제나 역사적 물음이 그 앞에 부딧칠 때 이를 외면하거나 물러서면 뒤에 독자와 민중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된다. 왜정시대에 많은 문인들이 그에 동조하고 황성시민을 자처한 저들은 조국 광복 후에 민족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고 강산풍월이나 노래하면서 안일하게 처신한 시인이나 문인들은 그들의 현실 도피성적 나약성 때문에 크게 후회하였다.
더구나 독재자들 앞에 아부하거나 저두굴신(低頭屈身)한 시인이나 문인들은 후일 숱한 질타를 받았다. 춘원(春園). 육당(六堂). 우월(又月). 미당(未堂). 등이 그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시인은 사물과 자연의 세계를
a) 심안(心眼)으로 봐야한다.
b) 영안(靈眼)으로 봐야한다.
c) 천안(天眼)으로 봐야한다.
* ( 천안은 불가에서의 오안에 하나로 원근, 전후, 좌우, 상하, 주야로 보는 눈)
철인 데칼트가 지적한바와 같이 “일체를 회의(懷疑)하라”에 귀를 기우릴 필요가 있다.
가을 백사장
누가 걸어갔나
은빛 모래밭
외줄기
기인 발자국.
언제 떠나갔나
자국마다 고인
애수(哀愁)
가슴을 두드리는
저문 파도소리. <정용진>
시인은
1) 심미적(審美的) 세계를 볼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한다.
2) 언어의 유희(遊戱)가 있어야 한다.
3) 작품 속에 영원의 메아리가 서려 있어야 한다.
4) 운율적(韻律的)언어로 창작해야한다.
5) 거꾸로(삐딱하게) 볼 줄 알아야한다.
6)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상상의 여백을 남겨 두어야한다.
7) 세속적이거나 이미 다른 시인이 쓴 언어를 피해야 한다.
8) 타인의 작품을 많이 읽어야한다.
9) 정서와 사상의 절제와 압축에 심혈을 기우려야한다.
10) 퇴고(推敲)의 퇴고를 거듭하는 습성을 지녀야한다
연(鳶)
정용진
바람 부는 날
나는
너를 향해
연(鳶)을 띄운다.
내 연연(涓涓)한
마음을 띄운다.
티 없이 연연(戀戀)한
그리움이
창을 두드리면
너는
문을 열고 나와
창공에
휘날리는 깃발을 보아라.
오늘도 나는
연연(連延)한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
절절한 사연을
하늘 높이 띄운다.
KITE
by Yong Chin Chong
On a windy day,
I’m flying a love kite
for you.
My heart,
full of regrets,
I send up to you.
When the trickle of longing
knocks
at your heart’s window,
open the door, dear,
and come out
and look up at the flag
dancing in the clear sky.
Today, again, I let out
the extended string of love
and send my affection high up
into the heavens.
*필자는 이 시로 The Best Peoms & Poets of 2005에 선정되어, 20007년 7월 22일 Las Vegas Riviera Hote 에서 50여개국 2000여명의 시인들이 참석 한 세계 시인 대회에서 Outstanding Achievement in Poetry Award 를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Poets 로부터 받은 작품임.
11) 시나 글은 왜 써야하는가.
일생을 살아도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묻지 아니하고 조용히 살다 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철학자 싸르트르 같이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인간 존재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학자도 있는 것이다. 시나 글은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1) 숨은 나 자신을 발견하려는 노력이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
2) 나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다.
(思考性은 인간의 偉大性이다. 데카르트)
3) 남들로부터 나를 바로 평가받고 싶어서이다.
(네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네가 있다. 마틴 부버)
4) 역사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이다.
(역사는 과거 속에 살아 있는 오늘이다. 함석헌)
5) 너와 나의 진정한 대화를 위해서다.
(대화는 인간의 오해와 감정을 풀어주는 행복의 실마리다. 수봉)
맨 발
어물전 조개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
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
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 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
을 거두어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 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
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견디었으리라
아-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 벌 벌 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
아 오면
아-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 문태준 시 .맨발 전문. 근래 200여 한국 시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
빨 래
아내가
맑은 물에 헹궈
깨끗이 다려준
옷을 입고
세상 속으로 나간다.
바람이 불고
먼지가 일고
눈비가 오고
요설(饒舌)이 난무하는
스산한 음지(陰地)
세심정혼(洗心淨魂)의 마음으로
정결(淨潔) 해야 할 옷깃에
온갖 때가 달라붙는다.
박꽃 같은 마음으로
문을 나서
구겨진 빨래 감으로
되돌아오는 일상(日常)
오늘도
하늘에는
아침 이슬로 씻긴
한줄기 구름이
어머님의 손길로 바래진
옥양목 같이
희게 걸려있다.
<정용진 문학서재 최다 투표 작>
장미가시
정용진
장미농장을 경영하면서
제일 먼저 친해진 것은
사나운 가시다.
사랑을 받으려면 먼저
사랑을 보내야 하는 것처럼
껴안으면
가슴을 찌르고
어루만지면
손바닥에 박힌다.
그것은
미모와 향기의 이면에
깊숙이 숨겨둔 비수(匕首)
우리 내외는
밤마다 돋보기안경을 끼고
뾰족한 바늘로
나는 아내의 손에
아내는 나의 손에 든
가시를 파낸다.
어떤 한의사는
가시에 찔리면
수지침(手指針)을 맞는 효험이 있어
장수할거라고 위로하기에
우리 내외는 아픔을 꾹 참고
크게 웃었다.
오늘도
장미가시가
혼미한 세상 속에서
나를 파낸다.
ROSE THORNS
By Yong Chin Chong
As I farm the roses,
the first thing that I encounter
are the aggressive thorns.
If one wants to be loved
one should first send love,
painful as it is;
just as when I embrace the roses
the thorns pierce my chest,
or when I caress them,
they pierce my palms.
That is the pain
hidden behind the beauty and
fragrance of roses.
Each night, my wife and I
put on our glasses and
dig the thorns out from each
other’s hands with a sharp needle.
An acupuncturist comforted us
by saying that each time
we get poked by a thorn,
it has the effect of acupuncture
and will increase our lifespan.
And so we laugh loudly
and suppress our pain.
Today, the rose thorns
dig me out
from the uncertainty
of life.
*이 시는 International Society of Poets로부터 The Best Poems & Poets of 20007에 선정 되었고, Outstanding Achievement in Poetry 2008 Award 수상작.
아래 시는 나의 큰 아들이 아버지가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쓴 시다.
Fire
By James ChongI stared from the shadows at night, father,as you slumped at the old pine table, head bowed,quietly probing your soul.Each evening, you would dust off a hard day's laborand sink into the dining room chair and write --pouring forth lifeblood in dark blue inkacross dim yellow pages, hazy green lines.And the flame of your immersion into Artcast an amber blanket over the cornerinto which I had burrowed -- staring wide-eyed,aching to touch the fire, to plow into your inferno,but knowing, in the heart of hearts,that my innocence would char and crumbleand dissipate, like chaff in the wind of hardened age.And as days dissolved into months, and months, years,so I was nurtured in the shade of quiet influence;for, indeed, father, you spoke with your silenceas well as your tongue, words that crawledinto my mind and curled to sweet sleep,words that lay bare the truth of our darkened hearts --a shared secret passed on through shared blood.Yet, you have tamed your beast, father, have set it afire;you have found your Muse, awash in resplendence,and only she can stay the desperate hand.But I, father, am staked to the pyre,bruised and bleeding, smothered in smoke,
aching for a fire -- a small sweet flameto nurse my soul to sleep, staunch my dribbling wounds.Father, I no longer dwell in the dim corners of yourbrilliant blaze, in smoky haze; I am exposed and raw,trembling, seeking my own shelter --a wall to the wailing wind.
.Business Wire, Newsroom Supervisor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B.A. English
.Phi Beta Kappa
12) 시인(문인)은 투철한 작가정신이 있어야한다.
적어도 시인(문인)이 작품을 통하여 성공하려면 투철한 작가정신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삶, 자기의 작품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인이나 작가는
1) 나만의 고유의 생각인 시적, 혹은 문학적 작품의 표현이필요하다.
2) 남(독자)들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해야한다.
3) 미래의 인간들이 표현하고자하는 생각을 먼저 작품으로 표현해야한다.
결론적으로 시인은 고민하고, 소설가는 궁리(窮理)하고, 수필가는 솔직해야한다.
수필이 자연과 사물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라면, 소설은 픽션(虛構)을 통한 작가의 상상력으로 완성한 창조적 산물이요, 시는 시인이 자신의 고유의 언어로 그리는 영혼의 그림이기 때문 이다.
2009년 7월 9-10일 중국 서북부 창하이성(淸海省) 시닝(西寧)에서 한국 중국등 대표적 50여명의 시인들이 티베트족이 살고 있는 3천여메타 웅대한 고원 지대에서 개최된 한중작가회의에서 중국 단장 지디마자(吉狄馬加.창하이성 부성장)은 “시인은 세계의 양심이다” “시는 소통의 창‘이라고 설파한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랑
정용진
그대는 누구이길래
고요히 않아 있어도
속마음에 가득 차오르고
문을 닫아 걸어도
가슴을 두드리는가.
내가 찾지 못하여
서성이고 있을 때
그대 마음도 그러하려니
차가운 돌이 되어
억년 세월을 버티지 말고
차라리
투명한 시내가 되어
내 앞을
소리쳐 지나 가게나
골목을 지나는 바람처럼
바람에 씻기는 별빛같이
그대는 누구이길래
이 밤도 텅비인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가.
LOVE
By Yong Chin Chong
I wonder who you are,
you who fill up the depth of my mind
while I keep sitting alone in silence.
You knock on my heart
even when I lock it tight.
You might be doing the same
when I roam about
looking all around for you.
Instead of a cold rock
standing upright beyond time,
may you rather become
a clear river
passing in front of me
with a splashing sound.
Like the breeze moving along an alley
as the starlight shining in the wind,
you charge my
whole empty soul tonight.
Wondrous you are.
이 시는 The International Library Of Poetry로부터
Editor’s Choice Award(03) 를 받은 작품임.
나는 71년 미주에 와서 30여년 넘게 농부 시인으로 살아 왔다. 장미를 가꾸고, 채소를 키우고, 과일나무를 재배하면서 흙과 함께 살아오는 동안 절실하게 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그 동안 농사는 육신이 짓고 시는 영혼이 썻다 는 사실이다.’ 그래서 내 심중에서 솟아난 시의 정의가 ‘시는 언어로 그리는 영혼의 그림이다.’라는 진리를 얻었다
시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항상 가슴속 깊이 시서예화(詩書藝畵) 혼을 지녀야 성공적인 문인의 예우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옛 선비들이 사랑한 길이다.
* 참고문헌
시 창작론(오세영. 마광수). 시 창작법(홍윤기). 시 창작 강의 (홍문표).
오늘의 시작법(문덕수). 시 창작론(오세영 장부일). 역대 시조선(이기문).
E-mail yongchinchong@gmail.com
Homepage myhome.mijumunhak..com/chongyongchin/
cafe.daum.net/chongyongc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