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대 학부모님들께 드립니다>
* 1-2년 전에 한번 드린 내용으로 기억합니다만, 다시 한번 더 드립니다.
문뜩 옛 추억이 떠오릅니다. 벌써 40년 전의 일입니다. 1978년 한국해양대학에 입학하여 한학기가 지나면서 안정을 찾으면서 평생 배만 타야하는가? 선배님들은 어떤 길을 걸었는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정만영 선배님이라고 어떤 분이 10페이지 정도에 “해양대생의 진로(제목은 정확하지 않음)”라는 작은 책자를 만들은 것이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감독, 가수 윤항기, 행정고시를 합격한 공무원, 선박회사를 하시는 분등 다양한 선배들이 육상에 진출하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힘을 얻었고,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반드시 배만 타야하는 것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바다의 매골이라고 가르켰습니다. 바다에서 뼈를 묻어라는 것입니다. 장래가 암울했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 하나... 다른 분야로 나갈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공부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기본은 했지요. 졸업을 하고 제일 좋은 송출선사인 산코(Sanko Line) 에 입사하여 배를 탔습니다. 집안이 어려웠는데 봉급이 많아서 집에 보탬도 되고, 외국도 다니니 좋았습니다. 해운경영같은 것을 배에서도 공부하고요... 3년간 근무를 하여 의무승선을 마치고 바로 배를 내리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승선이 한해 한해 연장이 되고.... 1등 항해사까지 승진하고 나니 선장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 31살에 최연소 선장이 되었습니다. 우여 곡절을 그쳐서 ...33살에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에 합격을 하여 그 뒤로 승승장구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사회생활하면서 선장이라는 타이틀이 엄청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학교 때에는 승선생활이나 선박에서 하루빨리 떨어지고 떠나자는 분위기가 선후배사이에 가득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찾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니, 어차피 해양대학 해사대학에 들어왔으면 인생을 되돌릴 수 없다면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항해과를 다녔다면 선장을 해서 최고봉에 올라야합니다. 그리고 나면 육상에서도 인정받고 도선사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3-5년 정도 승선을 하다가 내린 사람들은 나이가 더 들어 늦게 서야 다시 배를 탔습니다. 육상에서는 선장이라는 경력을 너무나 크게 인정해줍니다. 왜냐하면 작은 조직이지만 선박에서 최고의 자리에서 경영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선장이라는 자리가 선주의 대리인이고 수백억원의 재산을 책임지는 자리이니, 선장의 타이틀을 달았다는 것 자체를 크게 인정해 줍니다. 이런 경험들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1999년 목포해양대 교수가 되고나서는 첫해부터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무조건 배를 장기근무해야한다고요. 3년 마치고 내려서 다른 일 할 수도 있는데 더 크게 보려면 선장을 하던가 아니면 최소한 1등 항해사 2년을 마치고 선장면허를 따서 가지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목포해대 출신들이 한국해대 출신보다 장기근무가 많습니다(목해대가 현재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2018년 6월 목포해대 항해과 출신이 이번에 고려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았습니다. 목포해대에서 처음있는 일입니다. 서울의 SKY대학에서 박사를 받는 것이.. 지난 어떤 모임에서 제가 가르킨 제자가 변호사 두명이 찾아와서 대학원에 입학하겠다고 하여 제가 찬성해주었습니다. 동부화재에 아주 잘나가는 제자가 또 있습니다. 선박금융회사에도 많이 다니고요.... 목포해대는 고등학교, 전문학교를 이어받아서 국회의원을 3명이나 배출했다고 합니다.
일단은 입학한 학생들은 주어진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첫 번째 일입니다. 그리고 선박회사에 들어가면 3년을 넘어서 1등 항해사 1등기관사까지는 최소한 해야합니다.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귀한 자식들인데 안쓰러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젊어서 이런 고생을 좀 하고 나면 2단계 더 업 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그래야 육상에서도 인정해주고 진로가 더 넓어집니다. 생활하면서 좋은 평판을 얻도록 하고요.... 학생들은 자제분들은 앞으로 40년은 해운분야에서 활동을 해야합니다. 좋은 평판이야말로 가장 큰 재산입니다. 학교생활에서부터 훌륭한 친구라는 평을 받아야할 것입니다. 착실하고 성실한 학생으로서요...
저희 때와 달리 해운회사의 육상근무자리도 많아서 괜찮습니다. 좀 더 큰 뜻을 품으면 저와 같이 33-34이라도 경영학이나 법학을 다시 해서(반드시 한국에서 가능하면 SKY에서, 영국은 차차선책입니다) 이를 같이 가지면 큰 소용이 될 것입니다. 고려대 법대 일반대학원에 이번에도 목포해 출신 해기사를 한명 석사과정에 받아주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에도 해기사출신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경영대 교수들과 상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법대에서 다시 공부하여 선장 +법학박사가 되었듯이, 선장 + 경영학박사가 되면, 크게 소용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제도를 잘 만들어주는 것은 선배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제가 1978년 저의 선배님이 해기사선배들의 진로를 조사해서 저희들에게 희망을 주었듯이 저도 목포해대 저의 제자들이자 후배들에게 진로에 대한 희망을 주기를 고대합니다. 학교에서 교수님들이나 선배들이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만, 저는 또 서울에서 해상법, 해상보험 쪽에 있으니까요. 작년 6월 11일 목포해대 특강을 한 바가 있습니다.
목포나, 서울에서나 학부모님이나 학생들에게 특강이나 좌담회나 모두 가능합니다. 고려대에 여러분이 몇분이 오시면 제가 강의자리, 서울에 잘 정착한 제자들과 자리 만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인현 드림(2019.4.6.)
첫댓글 교수님~
바쁘시고 귀하신분이 이렇게 까페에 좋은 정보
주셔서 깊이 감사합니다.
아들 생각하면 안쓰럽습니다.
배를 타야 하는 직업이요
주말상륙으로 집에 왔는데
과제가 있어 책을 몇 권 가져왔네요
1학년인데 학교생활 어떤가 물으니
"제가 적응 못해서 아니다 싶으면
벌써 나왔겠죠" 하는데
"해양쪽에서 일해야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실습 때 더 확실히 본인장래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비고비마다 교수님 글 잘 새길수
있게 지금 카톡으로 공유하기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아드님은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아직 1학년 학부모라 여러가지 어리버리합니다~
교수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올 졸업 후 대체 복무 대기 중인 아이는
3년 대체 복무 후 유학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글 아이와 공유하며
집약된 생각 다양성을 가져보길 기대합니다.
유학은 2차적입니다. 해대 해기사들이 무척 유학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사회과학을 할 것 같으면 우리나라 인맥이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먼저 공부를 더 한 다음에 유학을 가야합니다. 그렇게 유학을 다녀온 분들이 결국에는 우리나라 법률의 내용, 우리나라 경영학의 기본이나 인맥이 약해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외국유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순서의 문제입니다. 저는 고려대에서 먼저 공부하고,.. 교수가 되어서 미국에서 1년 공부했습니다. 순서가 바뀌었으면 저도 고려대 교수가 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김인현
@김인현 아!
정말로 많은 정보와 도움 감사드립니다
@김인현 시행착오 지름길
아이의 진로에 도움되는 글 감사합니다.
처음에 주변에서 열심히 사는 해대 출신들을 보면서 해대에 대한 정보를 줬는데 본인이 해대를 선택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보내 주시는 정보 아이와 공유 하겠습니다.
이번 입시에서 나, 다군을 모두 경영학과에 붙었었는데 특기를 가지고 MBA나 법학을 하면 더 인정 받을 거라 이야기를 했었죠.
교수님께서 제시 한 길과 일치해서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예, 선장 면허 소지 + 서울 유명 사립대 등에서 MBA(외국보다 국내 인맥이 중요함)를 하면 필승이라고 봅니다. ^^
교수님의
제자들을 아끼시는 마음
고스란히 다가옵니다
주시는 글 참고하면서
아이의 진로에 도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생각이 점점 깊게 많아지나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인현
저도 힘드니까 5년 정도 배 타고 육상으로 나오는 방향을 생각했는데, 선택한 길에서 최고가 되자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힘들지않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이가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3월과 4월이 다르게 부쩍 성장하는 아이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확실히 변화된 모습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 진로 고민에 도움되는 글.. 감사드립니다~^^
긍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목해대 제자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감동입니다.
제가 더 노력해야지요^^
해양계의 최고 학자이신 김교수님의 사이버 강의 덕분에 우리 카페가 날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예, 제가 더 힘쓰겠습니다.^^
현재 학생들이 교수님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을걸로 생각됩니다.
학생들도 부모님들도 이런 정보가 없으면
많은시간을 고민과 답답함으르 시간을 보냈을수 있겠다 싶습니다.
진로를 고민중일때 짜잔~~하고 교수님의
경험담을 풀어놓으시니 여러 방면으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나갈수 있겠다 싶어요.
교수님은 우리 아이들의 진정한 멘토 이십니다. 감사드립니다.^^
저의 보람입니다^^
원서접수전에 해양대 입학처를 방문했었는데 진로를 설명해주시더군요(교수님 영향을 많이 받으신것 같아요)
덕분에 아들은 적응을 잘하고 있는것 같습니다.꿈도 키워 나가고 있구요
다만,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걱정입니다. 고딩 때 가졌던 열공의 정신이 없어진것 같아요ㅠㅠ
아마 그랬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가족 단톡방에 교수님 말씀 공지해서 꿈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바라는 바입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저희 회사 대표이사님도 목해대 기관과 졸업 후 상위만 간다는 산코라인에서 십여년 승선 하였습니다..
제가 입사하였을때 과장이었는데 지금은 대표이사 입니다..
대표님도 시골출신 이신데 어려운 환경에서 목해대 졸업 후 승선생활 또한 하선 후에 육상직 생활..
해대 졸업 후 진로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그런저런 영향 때문에 우리 아이도 제가 졸라서 해대를 보냈습니다...
교수님 강좌에 꼭 참석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좌를 서울에서 열어달라고 여러분께서 부탁을 저에게 하시면 제가 주선을 하겠습니다. 김인현 드림
잘 알겠습니다. 늘 좋은 말씀을 받기만 하여 죄송하면서도 늘 감사드립니다.
좋으신 말씀 감사합니다^^
훌륭한 선배님들이 계시니 넘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후배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수님의 귀한 글 남겨주셔서
저도 아들과 공유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교수님의 강좌를 듣고 싶네요..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말씀 100% 공감합니다...
저희들 동기에 목사님이 10명 정도 됩니다.
그중 한명은 의무승선 끝나고 싱가폴에서 공부를 했는데 미국으로 박사공부 가기전
한국에서 석사 또 하고 미국으로 갔습니다.
인맥때문에...........ㅎㅎㅎ
좋은말씀 늘~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글 접할때마다
감동입니다
바로바로 아이에게 글 전달하여 읽히게하고있습니다~
존경합니다!!!!~~교수님()
감사드리고, 건강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