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6년이나 되었는데...왜 이렇게 처음 해보는게 많은지...
얼마전 결혼 6년만에 첨으로 극장을 다녀왔고,
지난 토요일 결혼 6년만에 첨으로 집사람과 둘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말이 여행이지 드라이브와 다를바 없지만...
결혼하여 서로 직장을 다니느라 주말엔 집에서 쉬는게 휴식이었고,
허니문 베이비로 큰애가 나오자 그때부터 둘만의 여행은 없었죠.
2살 터울로 둘째가 나오고 식구전체가 가는 여행은 많았으나,
단둘의 여행은 어린 애들때문에라도 꿈도 못꿨습니다.
얼마전 손선생님내외분 유럽여행이 어찌나 부럽던지...
토요일 저녁 애들을 처가에 맡기고 무작정 나왔습니다.
첨이라 그런지 발길이 안떨어지더군요...
차안에 앉아...."어디가지?"....."글쎄"
그래도 아직까지 여행하면 떠오르는 곳이 강원도라...
저녁 6시 무작정 영동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운전하면서 많은 얘기를 하고,
평창휴게소에서 떡라면도 사먹고...
우리 오늘 심야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나이트도 가자며 신났습니다.
예상했던거 보다 고속도로는 한적했습니다.
출발한지 세시간도 안되서 강릉IC에 도착하고,
표지판에 정동진이라고 써있는걸 보고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잘때가 있을까?" 아내가 걱정을 합니다.
"있을거야...모텔이라도"
차가 별로 없는걸로 봐서 추운날씨탓에 스키타러 가는 사람들도
많이 줄어든거 같았습니다.
기가막힌 해안도로를 따라...저는 정동진 첨이였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 크게 파도치는걸 구경하며...
몇개의 모텔을 지나고...
드디어 정동진에 도착했습니다.
눈앞에 크게 들어오는 언덕위의 배한척...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29.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oGR%26fldid%3D2Kex%26dataid%3D9719%26fileid%3D1%26regdt%3D20051219152738%26disk%3D22%26grpcode%3Dmercedesbenz%26dncnt%3DN%26.gif)
사실 우리가 갔을때는 밤이라 조명이 멋지게 비추고 있었죠.
얼마전 신문지상에도 떠들썩했던 썬크루즈랍니다.
"뭐야? 호텔이야?" 제가 물었죠.
"응. 되게 비싸겠다" 집사람이 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비싼건 둘째치고 방이 있을까?" 좀전에 호기를 부리던 제가 한발 뺍니다.
"그냥 앞에 가서 구경이나 하자" 집사람이 제가 겁먹은 걸 아는 거 같습니다.
"그래 들어가서 우리 칵테일이라도 한잔하지 뭐" 까짓 칵테일 한잔 얼마나 하겠어? 6년만인데...
가까이가서 본 썬크루즈는 장관이었습니다.
우리는 로비로 들어갔죠.
집사람이 화장실 간 틈에 가격이나 물어볼 요량으로 프런트로 갔습니다.
"어서오세요" 호텔직원이 묻는다.
"방없죠?" 당연하다는 듯...있으면 큰일나나?
"예약하셨습니까?"
"아뇨" 당당하다..예약을 안했으니 당연히...없을줄 알았는데...
"운이 좋으시군요. 마침 디럭스 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디..디럭스요?" 더듬는다.
예약이 꽉 찼으나, 추운날씨때문에 취소한 사람이 있단다.
디럭스실이지만 특별히 스탠다드 가격에 주겠단다.
이사람 내가 대답도 하기전에 키를 꺼내 내게 준다.
"427호실입니다. 해돋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격이...?"
"네. 14만원입니다."
"네...키 주세요"
사실 조금 안심했다. 관광지니까 모텔이라도 7~8만원은 받으리라 생각했는데,
몇만원 더 주고 이렇게 훌륭한 시설이라면 괜찮다 싶었다.
키를 받아들고 집사람을 기다린다.
내손에 쥐어진 키를 보고 집사람은 기겁을 한다.
"뭐야? 저지른거야? 얼만데?" 난리났다.
"괜찮아 운이 좋았어...싸게 했어"
20만원 이상 예상했다던 아내는 그래도 할인받아 좋은 방을
14만원에 했다는 말에 안심은 하지만 괜한 돈 썼다...하는 표정이다.
"6년만에 첨인데....이정도야 뭐...그냥 즐기자구"
멋진 바에서 칵테일, 노래방, 나이트 클럽....시설은 완벽했지만...
우리는 결국 다 포기하고 비싼 방에 조금이라도 더 있는걸로 결정했다.^^
새벽7시 약속한 듯 눈을 뜨고 9층 전망대가 좋을까, 그냥 방에서 보는 게 좋을까?
일출을 놓고 고민하다가 워낙 매서운 날씨에 그냥 방에서 보기로 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0.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oGR%26fldid%3D2Kex%26dataid%3D9719%26fileid%3D2%26regdt%3D20051219152738%26disk%3D35%26grpcode%3Dmercedesbenz%26dncnt%3DN%26.jpg)
날씨가 맑았는데도 수평선 끝에 거무스름한 무언가가 있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 떠오르는 태양을 본다.
"자 이제 가자..."
8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정동진을 빠져나와 무슨 어촌 (뭐였더라?)에서
해물된장찌개와 생선구이로 아침을 먹는다.
생선구이정식은 역시 강원도다.
9시 다시 서울로 출발...
문막을 지나 이천에 오니 눈발이 장난아니다.
일찍 출발하기 잘했지...ㅋㅋ
수서 처가집에 들어가니 12시...역시 올때도 세시간 걸렸다.
이거 주말여행 이정도면 갈만한걸?
좋아 이젠 다음 크리스마스 주말여행 계획하자...
이번엔 식구모두 온천으로...!!!
모두들 떠오르는 태양처럼 환하고 밝은 새해 맞으세요.
平道올림
첫댓글 손선생님내외분 유럽여행이 어찌나 부럽던지... 뒷 얘기는 못들으셨죠?^^;; 간만에 너무멀리 가면 후유증이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ㅜ.ㅡ
ㅋㅋㅋ그러세요? 이거 왠지 뒷얘기를 꼭 들어야 할거 같은데요...ㅋㅋ
손선생님도 평도님도 요즘 넘 유유자적 하시는거 아닙니까? 전 병원에 콕 쳐박혀서 꼼짝마라 하는데요 ㅜ.ㅜ
ㅠ.ㅠ 저 토요일밤 겨우 일박이었는데요...억울, 억울....
아이참 ! 3대 9년만에 한번 다녀왔는데 ... 또 가야지 ~~~ 이참에 저 술도 끊었습니다.^^;;남이 사주는 건 제외 .ㅋㅋㅋ(제 술값 한달 모으면 동남아고요.1년 모으면 가족 동반으로 유럽 일주도 되겠더라고요.계산이 ...)
영동선 스키부대 행렬 줄지어 서있을까봐 삼겹살이랑 소주 사들고 곧장 집으로 갔는데... 그 추운 날씨에 동해를 다녀 오시고 참 용감하십니다. ^^
그쵸? 무식하면 용감합니다..ㅋㅋ
이 추운날에 강원도 여행이라니........용기가 부러워^^
형님..잘계시죠..뵙고싶네요.
아우님...보통 조식포함 일텐데 아침 포함된거 아니었어? ...암튼 결혼후 첫 겨울 여행...부럽네...^^
앗...형님...진짜루요? 이런...대략 낭패!!
평도 형님 부럽네요..후후 조만간 뵈요~~
네...simple님.^^
와, 즐거운 주말을 보내셨군요....^^
네, 은동님...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