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아름다운 사람들]시-'부처골 풍경소리'
부처골 풍경소리
혜봉 스님
깊고 고요한 밤 소쩍새 울음소리 즐기는 이 여유로움의 공간 그대는 아는가
물이 흐르듯 구름이 가듯 어디에도 물들임 없는 자유로운 이 낙(樂)을 그대는 아는가
머뭄 없는 본래의 자리 티가 없으니 드러나고 홀로 드러나니
땡그랑 그랑, 땡그랑 그랑 바람소리 풍경소리 한 쌍의 꽃과 나비로다
**東山 혜봉 대종사 : 시인. 부처골 지장선원 주지.
<시해설>
풍경소리의 의미
-인간은 깊은 잠에 빠져들어도 밤이나 낮이나 깨어 울려퍼지는 풍경소리의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물이 흐르듯 / 구름이 가듯' 세월과 시간은 자꾸 앞 다투어 가며 뒤 안돌아보는데 인간은 내일로만 향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실의 온갖 탐욕의 끈을 그대로 지니고 살아가니 말이다. '깊고 고요한 밤 / 소쩍새 울음소리 즐기는' 현대인들이 몇 있겠는가.
이 시에서 소쩍새 울음소리는 풍경소리의 이웃이 되어주고 바람소리는 풍경소리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시공(詩空)을 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즉 때묻지 않은 무소유의 공간 다름 아니다.
인간이 혼자서 살 수 없듯 '풍경소리' 역시 저 혼자 소리를 퍼내지는 못한다. 시인은 이런 정황을 잘 인식하고 있기에 '한 쌍의 꽃과 나비'라는 절묘한 비유를 하고 있다. 이처럼 <부처골의 풍경소리>는 인간세상에서 들리는 소리임엔 분명하나 인간세상에서는 들리지 않는 스님만의 세계인지도 모른다.
비록 암흑의 밤이라 할지라도 진흙 속에서 찬연한 연꽃이 피어나듯 풍경소리는 인간세상을 향해 환하게 불사르듯 자신의 온몸을 바람에 내맡기는 것이다. 그게 귀막고 살아가는 중생들 옷자락 끝에라도 묻어 번져나간다면 그만한 중생제도도 없을 것이다.
보라, '땡그랑 그랑, 땡그랑 그랑' 이렇게 여유있는 리듬으로 들리는 풍경소리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땡그랑 그랑, 땡그랑 그랑' 이라는 반복적인 의성어가 더욱 실감나게 부처골에 메아리 치고 있다. 처음 들리는 소리 못 듣고 놓쳐버린 중생들이나 미물이 있는가 하여 바람소리는 풍경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고 풍경소리는 자신이 맡은 바 역할을 다해 온몸의 전율로 전하는 것이다.
중생이나 날으는 미물이나 온갖 생명 있는 것들을 제도하는 것은 스님만의 몫이 아니라 이처럼 주야로 풍경소리가 한 몫하는데 깊은 밤 오가는 길손 없어도 무료하지 않게 울려퍼지는 것이다. 자신을 알아주든 외면하든 아랑곳 하지 않고 이 세상에 나와 목 매달아 자신의 할 일을 다하는 풍경소리야말로 우리가 그냥 비껴가는 소리로 생각할 일이 아닌 것이다. (「맑고 아름다운 사람들」(2008.5월호) 徐芝月 詩人/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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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향연 아~그랬구나...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니카 떠날수가 없어요.. 음악도 넘넘 아름답구요... 아미산월아저씨께 제 싸이 드릴께요. http://www.cyworld.com.cn/piaoxiangyan2007 여기 놀러와서 말 남가요. 쵸쵸화남구면 나만 보고 남들은 못봐요...^^ 2008-04-20 23:08:55
-------------------------------------------------------------------------------- 아미산월 아니, 내가 스님이 아니구요. 스님의 시가 넘 좋아 우리 니카회원님들이 감상하라구요 원래 나도 스님으로 태어난 운명라는데 스님이 못 되고 그만 시인만 됐어요 조금전 장춘에서 전화와 통화했는데 오는 5월 15일 장춘 세미나 주제발표하러 가요.
**위 사진은 내가 살고 있는 곳 詩山房 南棲齋 동쪽 산위에 굴참나무 사이로 달이 뜨거든요 그 달을 비디오로 찍은 건데 캡쳐한 겁니다. 2008-04-20 23:18:37
-------------------------------------------------------------------------------- 청설 참으로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음악, 취하게 만드는 시, 그리고 취하게 만드는 스님이십니다. 2008-04-20 23:37:06
-------------------------------------------------------------------------------- 마음의 소리 참으로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근데 음악소리도 너무 듣기 좋네요. 흠뻑 취했다 갑니다. 서지월선생님, 또 수고하셨네요. 한국에는 시 쓰시는 스님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난 학기 저희들이랑 같이 시수업을 들으신 스님 한 분이 계셨는데요. 어찌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예술이 생활화되었는 것 같아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 중 이름있는 예술가나 문학인들 말하면 거의 다 알고 있으니까요. 2008-04-20 23:52:17
-------------------------------------------------------------------------------- 마음의 소리 근데 저 위에 연이 댓글보고 정말 웃겨죽는줄 알았다. 연이 정말 도투바이구나... ㅋㅋㅋ 2008-04-20 23:54:46
-------------------------------------------------------------------------------- helen 아름다운 시에 머물다 갑니다 ... 음악도 찐짜 마음을 여유롭게 하네요^^ 아미산월님 또 이렇게 좋은시를 소개해주셔서 넘넘 고맙습니다 ... 장춘에서 세미나주제발표가 있으면 또 우리 길림성에 오시게 되겠네요 ^ ^ 2008-04-20 23:56:35
-------------------------------------------------------------------------------- 이시은 좋은 시군요.. 물이 흐르듯.. 구름이 가듯.. 정녕 스님의 마음이 아니실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시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참... 저도 향연이님의 릿플보고 크게 웃다가 키보드우에 쓰러질번... >, <''' ㅋㅎㅎ 2008-04-21 00:32:08
-------------------------------------------------------------------------------- 이별리
역시 심금을 울리는 시는 서정시인가 봅니다 피안의 세계를 느끼게 합니다 대단하신 스님이시네요
누구나 맘에는 다 있지만 표현한다는게 어렵지도 않으면서 풍경소리의 깊은 의미를 새삼 느낍니다 잠이 오지 않네요
수많은 중생을 거느린 스님께서 이렇게 깊은 밤 소쩍새 소리 들으며 명상에 젖어 하룻동안의 온갖 번뇌의 때를 씻으시고 여유있게 시를 한 편을 전세계 니카 가족들에게 선물 하셨으니 고맙습니다 2008-04-21 02: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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