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위기.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아바타, 물의길’을 빼면 올해 관객 400만명을 넘긴영화는 ‘슬램덩크’ 와 ‘스즈메의 문단속’ 등 일본 에니메이션 둘 뿐이다.
일본영화가 선전하는동안 한국영화의 1분기 매출 점유율은 29.2%의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액 비교에서도 2019년 1분기 약2.994억원에서 올해 같은기간 789억원으로 4분의1토막이 났다.
그래서 영화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영화의 위기’ 다.
영화박스오피스 매출액 80%이상을 차지하는, 600개 스크린이상 대작영화 편수는 1분기 기준 2019년 한국영화가 15편, 외국영화가 9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영화가 8편으로 반토막난 반면 외국영화는 오히려 10편으로 늘었다. 한국영화는 관객을 끌어들일 대형영화 개봉자체가 안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가 끊겨 새 영화를 만들지 못하고있는 문제도 심각하다.
지금현재 코로나 시기에 50ㅡ100억원대의 자금이 투자된 90여편의 영화가 개봉도 못하고 쌓여있다.
투자금 회수가 장기간 안되어 신작투자도 끊켰다. 동맥경화에 걸린 격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작가, 배우, 감독, 스태프등이 개봉이 돼도 미래가 불안한 영화보다는 적어도 손해는 안보는 OTT로 대거 옮기고있는 현상이다.
박봉과 퇴고에 지친 작가나 스태프들도 영화보다는 OTT를 선호, 영화계는 인력면에서 더 빈곤하고 취약해지고 있다.
2018년 12.000원하던 티켓값이 코로나이후 3차례올라 15.000원이 되었다.
주말 아이맥스:4DX등 특수영화는 2만원을 훌쩍넘는다. 지난4월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697만명으로 2019년 대비 52%수준에그쳤다.
지금 한국영화 관객수는 173만명으로 3개월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의 작품성에 비해 관람료가 비싸다는 얘기다. 마동석이 주연한 ‘범죄도시3’ 이 지난7월1일 기준 1000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로는 처음이고 ‘범죄도시2’ 에 이어 쌍천만 기록이다.
지난 반년동안 한국영화는 모두가 죽을 쒔는데 범죄도시 시리즈는 왜 인기였을까.
영화시장 분석가인 김형호는 ‘우리가 이따금 콜라를 찾는것과 같은원리’ 라고했다. 콜라는 누구나 마시는 맛이다. 가끔 당길 때 마시는 그 시원한 맛.
액션과 개그를 섞은 이 오락영화는 결코 건강식은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찾게되는 시원한 콜라와 같다.
마스크를 벗은 금년여름, 여름성수기에 대한 영화가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제작비 200억원정도 들어간 빅4로 꼽히던 영화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다.
‘밀수’ 가 9월7일기준 509만명을 모았으나 286억원이 투자된 ‘더 문’은 재앙수준인 51만명,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366만명, 비공식작전은 105만명에 불과했다. 한국영화의 위기는 밖에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영화의 3대 요소는, 대본(시나리오), 배우, 감독(연출)이다.
외국의 유명한 영화제작자가 한 말이있다. ‘영화는 곧 대본이다.’ 좋은영화, 관객이 몰리는 영화, 돈을 벌 수 있는 영화, 즉 손익분기점을 넘는 영화를 만들려면 대본, 시나리오가 탄탄해야 하고 따라서 시나리오 작가를 우대하고 길러야 한다.
한국영화의 가장 큰 취약점이 곧 대본의 빈약성이다.
다음이 배우들, 대부분의 한국배우들은 내공이 부족해 자기가 맡은배역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가 받는 스포트라이트만 봤지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에 부실하기 때문이다.
연기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오버액션인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다.
먼저 인간적으로 성숙해야하고 배역을 소화해내는 피나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 사실 좋은영화를 만드는 것은 감독(연출자)이다.
같은대본과 배우를 가지고도 감독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된다.
감독은 연수과정이 길어야하고 영화전반에 대한 공부가 깊어야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좋은 감독이 크게 부족하다.
다른 하나는, 영화계의 자업자득이다.
‘대중의 영화취향을 표준화 시킨 것이다.’ 계속 조폭영화등 폭력물만 만들고 폭력영화만 수입하다보니 관객의 취향도 폭력에 중독되어 다른 장르의 영화가 설 자리가 좁아진 것이다. 이점 영화계는 깊이 반성해야한다.
2013년에 개봉한, 박훈정감독, 이정재,최민식,황정민 주연의 ‘신세계’ 는 관객 468만명을 기록한 영화다.
폭력물 이지만 악이 공권력에 승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분명한 수작(秀作)이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따라갈 수 없는 영화적 수준과 내용이 있는 영화였다. 대본, 배우, 연출모두가 수준급 이었다. 이제 좋은영화 한편을 소개해보자. 호주영화 ‘부력(浮力)’ 이 그것이다.
로드 라스젠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삼행이 주연한 영화로 2020년에 만들어 졌다.
태국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청년들이 더 이상 배를 타지않자 태국수산업은 평년기준 선원5만명이 부족했다.
이에 악덕브로커들이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출신들을 데려오는데, 그중 상당수가 배를탄후 ‘노예’가 돼 버린다.
영화는 그중 캄보디아출신의 용감한 한 소년이 기지와 용기로 이 노예선을 탈출하는 스토리로서 가슴에 남는 메시지가 분명한 수작(秀作)이다.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부엌이 한 지방의 문화전반을 담아내듯 영화는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릇이다.
영화발전을 위해 우리모두가 우리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큰 계기와 힘이 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ㅡ서양격언. by/yoro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