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님 !!
참 염치없는 이야기를 고할까 합니다.
그동안 당신님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했던 사람세상 무료급식소를
본의 아니게 끝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울분과 설움 속에서 쓰러져 햇빛조차 볼 수 없었던 시절을 넘어
땅을 짚고 일어서는 심정으로 시작했던 무료급식의 이름을 "사람세상"이라 칭한 것도
모자라 당신님의 한지 회원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액자에 담아 만인이 보는 앞에서
세워 놓고 노사모도 노빠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 나는 노무현 때문에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 지독한 노무현의 사람입니다" 라고 외치며 시작했었지요.
당신님이 후보시절 지자체 선거 지원유세 도중 저는 술로 인해 췌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하던 중 당신님의 모습을 보고자 링거 폴대를 끌고 유셎인 공원으로 나갔었고 이를 유심히 바라보시던 당신님은 병의 이모저모를 물으시고
곧장 입원한 병동으로 오셔서 바쁜 와중에 무려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을
저에게 할애 하셨던 게 당신님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당신님을 부끄럼 없이 사랑한 것이 이제껏 당신님을 향한 마음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일부 주민들에게 “빨갱이” , “노빠” 심지어 욕설까지도 감내해 해야 했고
그런한 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오히려 결기를 다졌습니다.
내부적으로 시기와 질시로 쓰는 글마다 신고를 눌러 한때는 신고마당에 까지 가야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무료급식소를 위하여 가족과 주위의 노골적인 반대에도 굴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지 호원님들을 비롯하여 만은 진보단체 회원님들의 성원과
당신님이라는 든든한 빽을 가지고 무모하리 만큼 이끌어 왔습니다.
어느땐 유치원생들이 찾아와 고사리 같은 100원, 200원의 후원금에
천지를 얻은 듯 기뻐했고 생각지 못한 거금을 주신 회원님들께 머리를 숙이다 못해
오래도록 감동을 가지고 살아야 했던 기억도 있었습니다.
처음시작 땐 50분에서 날이 갈수록 수가 늘어나 200여분의 어르신들이 오가는
세월이 흐른 지금, 사람세상 무료급식소를 놓아야겠다고 결심한 첫 번째 이유는
저의 "건강"이었습니다.
무료급식을 하기 전 날마다 반찬을 준비해 일흔 네 분의 어르신들께 나눠 드리다
야채 값 폭등으로 늘어가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여 중단을 하고
당신님의 운명 앞에서 눈물을 머금고 무료급식으로 바꾸면서
반찬을 나눠 드리던 어르신들 한 분 한 분께 죄송스런 마음이 하늘이요 땅이었는데
작금엔 바닥난 건강악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결심의 날을 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급식이야 목요일 하루라지만 재정을 충당하기위해 일주일 내내 뛰다보니
통증이 밀려오고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독한 진통제를 밥 먹듯 해야 했습니다.
체중도 18kg 이상 빠지는 이상현상도 겪어야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통제에 내성이 생긴 몸뚱아리는 웬만한 양으로는 조절이 쉽지 않았고
급기야 마약성 진통제까지 써야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정신줄을 놓고 병원으로 실려 가야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가정에 충실한다고 했지만 몇 안되는 가족들을
봉사라는 이름으로 외롭게 했다는 자책입니다.
그러기에 육신의 아픔보다 마음이 찢어질듯한 고통이 병원생활 내내 저를 괴롭혔습니다.
아직 몸을 추스르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병원 신세만 질 수 없어
결심과 동시에 하나하나 정리를 해 나가기 위해 퇴원을 했습니다.
눈물보다는 당신님을 잃었을 때와 같은 크기의 아픔으로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심정입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게 신세도 믾이 지었고 회원님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단 한가지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은 일은 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동안은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온 몸으로 뛰었으니
이제부터는 남은 빚을 청산하며 당신님을 위해 또 다른 정신적 계승을 도모하려 합니다.
사랑하는 당신님 그리고 고마운 한.지 회원님!
저는 그동안 너무 과분한 사랑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이제 "사람세상"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이어질 겁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말입니다.
이즈음 너무 죄송스런 말씀을 드립니다.
일전 비새는 천막 소식에 기꺼운 마음으로 모 단체에서 거금을 후원하셔서
새로 장만한 천막을 펼쳐 보지도 못한 죄스러움입니다.
언젠가는 새로운 천막을 들고 회원님들 앞에 설겁니다.
할 말이 참 많습니다.
고마운 말, 외로웠던 이야기, 힘들었던 시절에 용기를 주시던 말들을
한 장에 펼치기에 부족합니다.
기억하는 4년의 급식이야기와 봉사자님들의 이야기를 차차 드리려 합니다.
우선 제 소임을 다 하지 못하고 사람세상 급식이야기를 끝낸다는 소식을 먼저 드리고자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한지 회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노무현 당신님이 일으켜준 급식이야기는 또 다른 사랑 이야기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첫댓글 재단 산행갔다가 돌아오는 길 도중에 글을 읽고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무엇보다 건강과 가족이 우선입니다. 힘내세요. 386님 ㅠㅠ
어떻게 위로의 말을 해야할지,,,,건강부터 챙기세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꾸벅
이제는 어쩔수 없이 정리를 해야 하는 때가 되었네요.... 건강 하시고 가족도 평안해졌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이어온 것만으로도 대단하신겁니다.
먼저 건강부터 돌보길..
386님~~존경합니다
부디 몸부터 챙겨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있어야 세상이 있다는 것을 세삼 느끼며 저도 살아 가렵니다
386님 건강하셔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