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이고 쌓여서 굽어진 대를 그 누가 굽었다고 말하더냐? 쉽사리 굽을 절개라면 이 차디찬 눈 속에서 푸른 채로 남아 있겠는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추운 겨울철에 외롭게도 절개를 지켜 나아감은 오직 너만인 것 같구나!
대나무란 본디 굽을 줄 모르고 추운 겨울에도 그 잎이 마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하여 눈서리에도 변하지 않는 고절(孤節)로 소나무나 매화와 더불어 세한 삼우(歲寒三友)라 일컬어진다. 이 시조는 이러한 대나무에 비겨 자신의 굽힘이 없는 절개를 당당히 나타낸 것이다.
태종의 부름에도 끝내 응하지 않고, 고려왕조를 그리워하던 자신의 기개를 뜻하는 노래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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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문 제
정 답
주1
이 노래에서 '대'는 올곧은 □□를 의미하며, 관련된 한자성어로는 세한고절이 있다.
지조(절개)
주2
이 시조의 핵심어를 적으시오.
세한고절
1. 이 시조에 대한 감상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① 자신의 감정을 대나무에 이입시켜 표현하고 있다.
② 뜻에 맞지 않는 세상을 살아야 하는 탄식이 나타나 있다.
③ 자신의 변함 없는 지조를 당당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④ 강한 세력만을 추종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⑤ 충절의 노래이다.
원천석 (元天錫, 1330년~?)
고려 말엽의 학자로서 고려 말 조선 초의 학자·문인이다. 본관은 원주, 자는 자정(子正), 호는 운곡(耘谷), 원주 원씨의 중시조이다.문장이 아름답고 학문이 매우 깊었다. 고려왕조가 쇠망함을 슬프게 여겨 치악산에 들어가 몸소 밭갈며 지냈다고 한다. 조선 태종의 어릴 적 스승이었으매, 태종을 그를 불러들여 벼슬을 주고자 하였으나, 끝내 거절하고 나오지 아니하였다. 일찌기 경사(經史) 6권을 지어 궤 속에 감추어 두었던 것을, 후손이 열어보니 고려말의 정사를 기록한 것이었기에 후환이 두려워 태워버렸다고 하니 참으로 아까운 일이다. 그러나 남아 있는 시집 두 권에 '우왕은 공민왕의 아들이다'라고 정필한 것은 사적 가치가 있는 기록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