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들어온 한다는 말없이 가희옆에 앉아 시시한 케이블 TV의 오락프로를 지켜 보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남녀 출연자들의 사랑 경쟁을 보여
주는 러브 서바이벌 프로의 가식적인 내용을 눈살을 찌푸리며 보고 있던 가희가 결국은 TV를 끄고 쇼파에서 일어섰다.
자신의 방으로 가려다 말고 가희는 친구의 침실 방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 보았다. 한다는 침대에 누워있지 않았다.
“자는 거 아니었니? 불 끄고 뭐해?”
깜깜한 한다 방의 스위치를 켰다. 침대 옆 바닥에 고개를 무릎에 파묻은 채 주저앉아 있는 한다 옆으로 가희가 다가와 옆에 앉았다. 한다 귀에
꽂혀진 이어폰 한쪽을 빼서 자신의 귀에 꽂는다. 가희에게도 익숙한 가요가 들려왔다.
“이거 너가 좋아하던 노래 아니니? 웬일이야? 분위기 잔뜩 잡고 가을타니?”
한다가 고개를 들었지만 아무 대답이 없다. 가희는 귀로 들리는 익숙한 가요의 노래제목을 기억해내기 위해 정신을 집중해보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한다를 본다. 요즘 들어 부쩍 수척해 졌다고 느낀 한다의 두눈이 촉촉이 젖어 있었다. 가희는 머릿속에 드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길 바
라며 한다 앞에 놓인 상자의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살폈다. 태규와 한다의 다정했던 순간을 담았던 사진이 한눈에 바로 들어온다.
가희는 귀에 꽂힌 이어폰을 잡아 빼 바닥에 내팽개치고 한다 귀에 남아있는 이어폰마저 뽑아들며 당황스럽게 물었다.
“너 설마 태규를 그리워하는 거니?”
“가희야 나 여기가 너무 아파...... .”
한다가 가슴을 부여잡으며 힘겹게 말을 한다. 가희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당황스런 가희가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왜 미처 알아채지 못했을까? 옆집에 태규를 두고 그가 만나는 새로운 여자들을 마주치
며 자신의 친구가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을 하니 속이 상했다. 왜 눈치 채지 못했을까? 왜 혼자서 아프게 했을까?
“언제 부터니? 태규가 옆집에 이사 왔을 때부터야?”
“모르겠어. 생각해보면 난 그 아일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나봐. 잊었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 7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 아일 지우지 못했던거야.
그리고 그걸 이제야 알았어. 그 아이가 내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
“그래서 어떡할건데?”
“내가 뭘 할 수 있겠니? 그 아이가 내게 어떤 존재인지 알아버렸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태규를 보는 것 조차 마음이 아파. 너무 늦게 알
아버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 미워. 이렇게 만들어버린 내가 너무 후회돼. ”
자신을 자책하는 한다의 말들이 더 아프게 들린다. 그동안 말없이 혼자서 겪었을 마음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10년 넘게 지켜
본 한다였지만 이토록 약해보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자신의 충격적인 실연으로 미처 친구의 아픔을 눈치 채지 못한 자신이 너무 미안해 가
희는 차마 위로의 말도 꺼내지 못했다.
촉촉이 젖었던 한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요즘 들어 그녀의 눈물은 고장 난 수도꼭지 마냥 계속 흐른다. 그 눈물이 너무 힘들고 아파
한다는 쓰러질듯이 약해버렸다. 자신이 태규에게 어떻게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차마 품을 수도 없다고 느끼는 생각을 한다는 조심스럽
게 꺼내었다.
“내가 싫어. 그런데도 나...... . 그 아일 다시 사랑해도 될까?”
“아니.”
힘겹게 꺼낸 한다의 말을 가희는 단호하게 잘라 대답했다. 친구의 아픔이 가슴을 저리게 했지만 가희는 냉정했다.
“그러지마. 변한 건 아무것도 없어. 너가 태규를 버린 이유 그대로 태규는 지금도 너보다 5살이나 어려. 7년 전 20살의 태규는 우스운 어린놈
에 불과해서 안돼고 지금 너에게 27살의 자기 일이 있는 태규는 괜찮다는 것 그건 너무 이기적이지 않니? 난 너 친구고 그래서 너가 힘들어 하
는 것 보긴 싫어. 하지만 내가 너 친구이니깐 이런 말 하는 거야. 태규 분명 너땜에 많이 힘들었을꺼야. 내가 일방적으로 실연을 당하고보니
그 고통을 알 것 같애. 그 고통을 힘겹게 겪었을 태규를 다시 흔들어 잡는다고 해도 너가 자신에게 한 기억을 떨쳐낼 수는 없을꺼야. 그 기억
이 널 더 힘들게 할 수도 있어. 그리고...... .”
가희는 친구의 흔들리는 감정을 멈추게 하기위해 차갑게 말을 이었다.
“태규 유학간대. 지금 그 애 옆에 있는 능력 있는 여자가 태규에게 최고의 기회를 만들어줬데. 유학도 그 여자와 단둘이서 간다고 하더라. 그
게 무슨 의미 인지 모르겠어? 너무 늦어버렸다는 거야. 너가 정말 태규한테 한 잘못을 후회하고 미안해 한다면 이제 와서 그 애의 앞날을 붙
잡지마. ”
가희는 한다를 애써 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화장대위에 놓인 반지가 눈에 들어오자 가희는 힘들어 하는 친구의 모습이 오히려 바보같
이 느껴져 허탈감마저 들었다.
“ 수영씨한테 프로포즈 받았니?”
한다에게 대답을 들을 수 없었지만 그 무언의 대답이 곧 긍정이었다. 반지를 들어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훑어 본 후 화장대위에 다시 반
지를 내려놓으며 정답이라는 듯이 단호하게 말한다.
“점쟁이도 그랬잖아. 너 태규랑 안 돼. “
“너 내 친구 맞어? 아무리 그래도...... . 너, 너무해.”
가희의 매몰찬 말에 결국 한다가 서운함에 울먹이며 소리쳤다. 안되는 줄 안다. 안 될거라는 걸 알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자신을 원망하며 아
파했다. 그래도 한 사람만이라도 자신의 감정이 나쁘지만 않다고 자신에게 힘을 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그 한사람이 다른 이가 아니
라
자신을 가장 곁에서 많이 지켜본 가희이기를 바랬다.
“지금 너랑 어울리는 건 문 수영씨야. 그건 너가 더 잘 알잖아!”
그러나 가희는 자신에게 위로는 커녕 더 이상 태규에 대한 감정을 가질 수도 없도록 맥을 끊어놓았다.
가희가 나가버린 방에 덩그러니 혼자 남은 한다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의 지친 마음과 몸이 꺼질 것 같은 한숨
과 함께 바닥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이 힘없이 보인다.
[85]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가희 앞으로 다운이 지나쳐간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고스란히 드러난 탱탱한 엉덩이의 씰룩거림을 지켜보던 가희가 다
운을 불러 세웠다.
“거기 서봐!”
“저요?”
“그럼 여기 너 말고 또 누가 있니?”
“왜요?”
뾰로통한 표정으로 서있는 다운 앞으로 가희가 성큼성큼 걸어가 느닷없이 다운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눌러 자신 앞으로 허리를 꺾어지게 했다.
“어른을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동방예의지국 몰라?”
“이 아줌마가 무식하게 왜 이래?”
“아줌마가 아니라 선생님! 너 몇 살이냐?”
“그건 또 왜요?”
“넌 왜 이렇게 궁금증이 많냐? 어른이 물으면 즉각 즉각 대답을 해야지. 몇 살이야?”
다운은 가희의 어이없는 행동과 말투에 기가 막히고 화가 났지만 자신 앞에 흐트러짐 없이 강하게 노려보고 서있는 가희의 포스에 주눅이 들
어 어쩔 수 없이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을 했다. 그러나 가희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엔 어린 당돌함이 남아있었다.
“20살이요. 저도 어른이라고요!”
“어른은 무슨...... . 20살이면 내가 과외 하는 재수생하고 동갑이네. 앞으론 선생님이라고 불러!”
“내가 아줌마한테 과외 배워요? 나한테 왜 이래요?”
“선. 생. 님.”
“아이씨...... . 선생님,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요?”
“너 앞으로 저 집에 들락날락 거리지 마! 어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남자들 사는 집엘 건방지게 와?”
“아줌...... . 아니라 선생님이 뭔데 상관이에요?”
“선생님이니깐! 저 집 이웃사촌으로써 너 같은 어린애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써 충고하는 거니깐 새겨들어. 다시 한 번 너가 저 집에서 나오는
게 내 눈에 띄면 그 땐 그 허연 다리 못 내놓고 다니게 종아리에 빨간 줄 그어 놓을 테니깐 그렇게 알아둬! 뭐해? 알아들었으면 가봐!”
분에 못 이겨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도 다운은 결국 아무런 말도 못하고 억울한 심정으로 돌아섰다. 걸음을 옮기려는 다운을 가희가 다시 불러
세워 인사를 시킨다. 다운은 이를 악 물고 마지못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고는 가희를 피해 복도를 뛰어갔다.
다운이 복도에서 사라지자 가희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꺼내 한다에게 전화를 한다. 한다가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떠드는 가희의
목소리가 의기양양하다.
“내가 복수했다. 마지막 남은 한 년도 기회가 닿으면 내가 밟아 줄 테니깐 넌 딴생각 말고 수영씨나 만나. 그리고 나, 너 친구 맞어! 어떠한 순
간에도 난 널 제일 먼저 생각하는 너 친구야!”
딸깍!
한다는 일방적으로 말하고 끊겨버린 휴대폰을 알 수 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도대체 느닷없는 가희의 뜻 모를 말들이 해석 불가능이었다.
[86]
가희에게서 태규 유학 소식을 들은 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태규에 대한 마음을 쉽게 정리할 수 없는 한다는 가희에게 유학소식의 근원지
를 물었고 가희는 강인의 입에서 나온 정확한 정보라는 말과 함께 정신 차리고 자신의 위치를 똑바로 보고 행동하라는 냉정한 일침으로 태규
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임을 일깨워주었다.
그사이 수영은 한다에게 상의도 없이 그녀의 부모를 찾아 인사를 드렸고 수영을 본 한다의 어머니 영신은 수영의 훤칠한 외모와 세련된 매너
그리고 무엇보다 2억이 조금 안 된다는 연봉액수에 로또라도 당첨된 냥 쾌재를 불렀다.
영신은 수영에 대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는 적잖은 나이를 먹은 자신의 외동딸을 강력하게 설득하기 위해 남펵인 정혁을 끌고 한다의 오피
스텔을 찾았다. 오피스텔 회전문을 막 통과해서 로비를 빠르게 걸어가는 영신을 따르며 정혁이 못마땅한 투로 말을 꺼냈다.
“한다가 아니라는데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 한다 결정을 기다려보는 게...... .”
“아니 당신은 그게 무슨 소리에요? 개 나이가 지금 몇 인줄 잊었어요? 지금 그 나이에 이런 조건의 남자를 놓치면 이런 기회가 또 있을 것 같
아요? 아직도 지가 잘 나가는 줄 알고 콧대 높은 소릴 하나본데 어림없는 소리에요! 보아하니 그 문수영이란 사내 한다한테 완전 맛이 간 것
같던데 이럴 때 잡아야지. 이렇게 튕기다 그 총각이 정신 차리고 싫다고 떨어져 나가면 어떻게요? ”
“그래도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아참, 이 사람이 여기까지 따라와서는 지금 그런 밑도 끝도 없는 소릴 하면 어떻게요? 당신은 달랑 하나 있는 외동딸이 평생 혼자 외롭게 궁
상떨면서 늙었으면 좋겠어요?”
정혁이 아내의 기세에 우물쭈물 하자 영신이 더 이상 왈가왈부 할 일도 아니라는 투로 딱 잘라 말한다.
“어찌됐든 당신은 옆에서 시잘 데 없는 말로 한다 괜히 부추기지 말고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요. 이건 누가 봐도 봉 잡는 거라 구요. 봉! 봉! 봉!”
양팔을 공중에 치켜 올리며 노래하듯 봉! 을 신나게 외치는 영신의 눈에 낯익은 사내가 자신의 옆을 지나쳐갔다. 분명히 아는 얼굴인데...... .
올렸던 양팔을 내리고 빠르게 머리를 굴리자 그녀의 머리를 강타하는 기억이 떠올랐다. 영신의 얼굴이 떠오르는 기억과 함께 사늘하게 변하
더니 서릿발 같은 목소리로 사내를 불렀다.
“이봐요 총각!”
태규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 영신과 정혁에게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는 사내를 마주 대하자 영신은 자신의 예감이 적중했다는 확신에 놀라고 분노에 그녀의 얼굴 근육들이 움찔거리고 있었다.
영신이 태규를 알아보기 이전에 태규는 한다 어머니임을 기억해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한다를 배웅하기 위해 그녀의 집까지 갔다가 한다의
원룸 앞에서 반찬거리를 챙겨 청주에서 올라온 영신을 만났었다. 그때도 영신은 자신의 초라한 차림에 눈살을 찌푸리며 더 이상 볼 사이가 아
니라는 듯 서둘러 한다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었다.
한다는 자신의 어머니의 부끄러운 행동을 미안해했고 태규는 그것 또한 자신의 보잘것 없는 처지에서 비롯된 거라 여기고 오히려 자신의 어
머니를 책망하는 한다를 타일렀었다. 정식으로 다시 한 번 찾아뵈어 인사를 드리려고 하였으나 한다의 차가운 이별을 통보받으며 모든 건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었다.
한다의 어머니임을 알아차렸으나 자신이 먼저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모른 척 지나쳤는데 결국 영신이 자신을 알아보고 불러
세운 것이다.
“총각이 왜 거기서 나와요? 설마 아직도 우리 한다를 쫓아다니는 거에요?”
태규는 고개를 숙인 채였고, 정혁은 처음 보는 사내에게 얼굴을 붉히며 따져드는 아내의 팔을 잡아 말렸다.
“이 것 놔요! 당신은 이 총각이 한다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서 그래요. 어쩜 뻔뻔스럽게 여기에 총각이 있을 수가 있죠? 어떻게 아직도 한
다 주변에 총각이 있냐구요?”
영신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7년 전 신정 때 청주 집에 내려온 한다는 까칠한 얼굴로 활기가 없었다. 심지어 정혁이 집을 비운 사이 영
신은 홀로 방에서 울고 있는 한다를 보았다. 남자 때문에 우는 딸의 모습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본적이 없었었다. 더 더구나 맘이 상할 때로
상한 딸이 울먹이며 하소연한 이야기는 더 기가 막히고 화가 났다. 딸의 원룸 앞에서 잠깐 보았던 못마땅한 행색의 딱 보기에도 어려 보였던
사내가 아니나 다를까 미성년자인 것을 속이고 딸을 그동안 우롱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딸을 울게 만든 사내를 딸이 사는 오피스텔에서 보게 되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 지금 자신의 딸 옆에는 너무나도 탐나는
조건을 가진 남자가 대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내를 이 시점에서 만나게 되다니 영신은 설마 하는 불안감에 화가 복받쳤다.
“ 결혼 앞 둔 내 딸 주변에서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엄마! 지금 뭐하는 거야?”
얼굴이 하얗게 질린 한다가 다급하게 뛰어와 영신의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영신이 한다를 보자 자신의 팔을 잡은 손을 세게 뿌리치며 다그치
듯 묻는다.
“그래, 너 잘 만났다! 니가 한번 얘길 해봐? 이 사내가 왜 여기서 나와?”
“그런 거 아냐. 저 사람 우리 집 옆에 살아요.”
“허! 뭐라구? 옆에 살아? 왜 저 녀석이 너 옆집에 살어?”
한다가 이 상황에 너무 놀란 나머지 필요 없는 말까지 해버린 자신을 탓 할 새도 없이 영신은 핏발을 세우며 따져 묻다가 다시 태규를 무섭게
쏘아본다.
“뻔뻔스럽게 옆집에 살면서까지 뭘 어쩌자는 거죠? 나이가 어리면 그에 걸맞은 여자를 찾아 만날 것이지 주제도 모르고 감히...... .”
“엄마! 미쳤어요?”
한다의 찢어지는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영신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딸을 쳐다본다. 한다는 변명도 하지 않고 묵묵히 엄마의 분노에 찬
막말을 고스란히 듣고 있는 태규에게 미안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가 잘못한 것은 없는데 잘못이라면 도리어 자신의 이기적인 판단에 자신에
게 맹목적이었던 그의 마음을 돌아보지 못한 자신이 저지른 것일지도 모르는데 태규는 자신에게 당했 듯 또다시 자신의 엄마에게 당하고만
있었다. 미련하리만큼 착한 남자...... .
한다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그에게 창피하고 미안해서 태규를 향해 소리쳤다.
“가! 너가 여기 왜 있어? 왜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어? 어서 가!”
태규는 마지막까지 예의를 갖춰 한다의 부모님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사내에게서는 아무 말도 듣지 못한 채 오히려 자신이 걱
정한 딸이 소리치며 사내를 옹호하자 영신은 터져 오르는 분노에 이성을 잃고 태규의 뒷모습을 쫓으려 하며 소리친다.
“당장 내 딸 주변에서 떠나요!”
“엄마!”
한다가 영신의 팔을 세게 잡아 당겼다. 자신의 팔을 잡아 저지시키는 한다의 강한 힘에 영신이 당황하며 한다를 쳐다봤다. 간절하게 자신을
잡고 있는 한다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소리 없는 흐느낌이 섞인 듯 한 한다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만해. 제발 저 아이한테 그러지마.”
회전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는 태규의 뒷모습과 자신의 팔을 붙여 잡고 매달리는 딸을 번갈아 보던 영신은 기막힌 한숨을 어이없다는 듯 뱉
어냈다.
정혁은 언젠가 들은 딸의 안타까운 울음을 떠올리며 태규의 뒷모습을 끝까지 불편한 심정으로 쫓았다.
제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한 여자의 이기심에 대한 후회였어요. 후회하고 아파하고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깨우치는 ...그런 스토리가 어쩜 로맨스에 어울리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자꾸 두 주인공을 멀어지게만 해서 죄송스럽네요. 답답하다는 댓글을 보면서 많이 걱정했어요. 처음했던 구상을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제 얘기는 이어나가게 되었답니다. 이제 많이 남지 않은 나머지 이야기도 지켜봐주세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휴~~~진짜 맘아프다... 어머니 너무 하신다....태규도 안쓰럽고... 왤케 자꾸 어긋나는건지... 한다 어머님 말듣고 더 유학가는 쪽으로 결정하는건 아닌지.... 그래서 정말 떠날려고 하는건 아니겠죠? 한번에 두편 연속해서 읽으니깐 너무 기분 좋네요... 담편도 빨리 들고 돌아오세요^^
휴가 잘 보내셨어요? 와~ 정말 부럽네요. 전 휴가 아직 못 갔거든요. 그리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날씨가 무더워졌어요. 매미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려오긴 하는데 아아~ 에어콘 없이는 한 낮을 버틸 수가 없네요. 전기료가 어찌 나올지 아아 에어컨 전원을 킬때마다 손이 떨린답니다. ㅠㅠ
첫댓글 잘읽었어요.....한다는 수영이 반지를 들고 집에오지만..그래도 맘이 아픈가 보군요....가희가 태규이 유학간다는 말에 더 울음을...그리고수영이 너무한거아닌가요...어떻게 한다모르게 부모를 찾아가는지..한다알면 우째려고....마지막엔 한다부모를 만날줄이야....한다아빠는 몇칠전에 전화에 우는 딸생각에 태규 뒤따라 가는데.....다음편도
어머나 한다 아버님이 태규를 쫓아간것 처럼 글이 써졌나보네요. 그냥 걱정스럽게 쳐다본거랍니다. 아이고...지금 다시 글을 보니 미숙한 부분이 많네요. ㅠㅠ 다음편은 좀 여유를 갖고 써야겠어요. 근데 전 시간의 여유가 없는데 어쩌죠???
일찍 오셨네요. 근데 이젠 두 주인공 그만 괴롭히세요..ㅜㅜㅜ
제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한 여자의 이기심에 대한 후회였어요. 후회하고 아파하고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깨우치는 ...그런 스토리가 어쩜 로맨스에 어울리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자꾸 두 주인공을 멀어지게만 해서 죄송스럽네요. 답답하다는 댓글을 보면서 많이 걱정했어요. 처음했던 구상을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제 얘기는 이어나가게 되었답니다. 이제 많이 남지 않은 나머지 이야기도 지켜봐주세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휴~~~진짜 맘아프다... 어머니 너무 하신다....태규도 안쓰럽고... 왤케 자꾸 어긋나는건지... 한다 어머님 말듣고 더 유학가는 쪽으로 결정하는건 아닌지.... 그래서 정말 떠날려고 하는건 아니겠죠? 한번에 두편 연속해서 읽으니깐 너무 기분 좋네요... 담편도 빨리 들고 돌아오세요^^
휴가 잘 보내셨어요? 와~ 정말 부럽네요. 전 휴가 아직 못 갔거든요. 그리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날씨가 무더워졌어요. 매미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려오긴 하는데 아아~ 에어콘 없이는 한 낮을 버틸 수가 없네요. 전기료가 어찌 나올지 아아 에어컨 전원을 킬때마다 손이 떨린답니다. ㅠㅠ
정말이지 어쩌죠, 한다부모님의 반대 정말 주변에 방해작용이 너무 많네요, 정말 한다와 태규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ㅠㅠ 담편도 기다릴께요-
행복해 질지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이제 제 이야기도 서서히 끝이 보인답니다. 그리고 관심가져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