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누가누가 잘 하나'를 칭찬합니다.
'누가누가 잘 하나' 녹화 장면(가운데 황영택성악가).ⓒ방귀희
요즘 성인 트롯 경연대회에 어린이들이 나와서 트롯을 어른 못지 않은 감성으로 표현한다고 심사위원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동요를 부르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에서는 어린이 동요 프로그램 <누가누가 잘 하나>를 1954년부터 지금까지 방송하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그런데 <누가누가 잘 하나>장애인의날 특집 ‘함께라서 행복한 우리’(865회)가 오는 4월 20일 (목) 오후 4시 KBS2TV를 통해 방영된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성악가 황영택을 초대하여 참가 어린이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구성으로 의미있는 무대를 마련하였다.
대규모 오케스트라 반주로 황영택성악가는 ‘내 마음의 강물’을 불렀고, 참가어린이 15명과 함께 토크를 하면서 함께의 의미를 보여주었다. 황영택성악가는 어린이 7팀이 동요를 부르면 그 노래에 대한 소감을 말해주었고, 탈락자가 없는 평화로운 시상을 하며 어린이들을 축해해주는 연출은 시청자들에게 장애인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할 것이다.
황영택 성악가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이렇게 자기 소개를 하였다.
“사실 저도 초등학교 때는 우리 친구들처럼 두 다리로 운동장을 열심히 뛰어놀던 아이였는데요. 26살에 건설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발생한 사고로 걸을 수 없게 되었지만 정말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테니스도 배우고, 성악도 배우며 도전할 수 있었답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청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이런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장애인은 살아가는데 조금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불쌍한 사람들은 아니랍니다. 도형을 보면 삼각형도 있고, 동그 라미도 있고, 육각형도 있잖아요. 다른 환경을 살고 있을 뿐, 여러 분과 같은 고민을 하고, 함께 웃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란 걸 꼭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누가누가 잘 하나> 장애인의 날 특집은 황영택성악가와 참가 어린이들이 ‘봄 동산 꽃동산’을 합창하며 마무리를 하였는데 바로 이런 모습이 장애인예술이 갖고 있는 최고의 가치이다.
「장애예술인지원법」 제10조(장애예술인의 참여확대)의 모범적인 사례를 <누가누가 잘 하나>에서 앞장서서 보여준 것은 큰 성과이다.
황영택성악가도 어린이들의 맑은 영혼을 보며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고, 모처럼 동요를 부르면서 스스로 맑아지는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런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김효진PD와 김미성, 황지은작가의 공이 크다.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반 무대에 장애예술인이 참여하는 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것이지 장애인예술 행사에 비싼 출연료를 주고 인기 연예인을 초대하여 함께 공연을 하는 것을 콜라보라고 하면 안된다.
그것은 장애예술인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만 줄 뿐이다. 앞으로 <누가누가 잘 하나> 같은 진짜 콜라보 프로그램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
*이 글은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대표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