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을 둘러보다가 묘가 나란히 네 개가 붙어 있는 걸 보고
집안 어른께 어떻게 된 연유인지를 물었다.
저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세분이었다고 하신다.
세분이 같이 사셨는지 한분씩 따로 따로 사셨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봉분을 만들 정도면 자손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고
정부인임을 뜻하는 것이라 아마도 할아버지 팔자에는
세분의 할머니가 있었던 모양이다.
문제는 이 할아버지의 자손은 이미 우리 집안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이젠 거의 남남이라 연락조차 닿지 않는단다.
그래서 우리 집안에서 벌초를 해주고는 있다.
할머니가 세 분계셨으면 자손도 좀 있었을 텐데....
(우리조차 벌초를 않으면 결국 무묘가 될 것 같다...)
영천이씨 시조묘에 갔다가 ‘연아총(燕娥塚)’이란 종의 묘를 보았다.
난 첩의 묘인줄 알았더니 영천 이씨문중을 지키기 위해 죽은
최씨문중 18세 계집종이었다.
지금까지 영천이씨들과 경주최씨문중에서는 이 연아라는
하인종의 묘에 제사를 지내주고 있었다.
충성스런 하인을 ‘충비’라고 한다.
포항에는 충비를 기린 3기의 비석이 있다.
충비단량지비, 충비갑련지비, 충비순절지연 3기이다.
영천에서도 충노억수와 바로 이 제비의 무덤이 있다.
이야기가 좀 헛나갔지만 하인이 아닌 또 다른 여자의 묘....
요즘은 화장해서 산에다 뿌리는 것이 대세이라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옛날엔 할아버지무덤에
할머니 두 분 정도는 기본이었다.
그리고 약간 밑에 또 한분의 할머니....
원래 영웅은 색을 밝힌다고 했던가....
해주최씨 문중에 보면 홍랑의 묘가 있다.
우리 문종 경평공 묘사 지내러 파주에 가면
교하읍 청석초등학교 북편 산자락에 있다.
최경창이란 분과 정분이 있었던 기생이었던 모양인데
해주 최씨집안에서 지금까지 제사를 같이 지낸단다.
‘닥터스’라는 드라마에서 아버지 둘째부인과 싸우는
전처소생의 자식을 보게 된다.
둘째부인 자식도 보는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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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런 드라마가 굉장히 익숙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