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영문학과 편입학 과정을 마무리 지으면서 ...

[김도형(영문4)]

지난 일요일에 시행되었던 동계 계절학기 시험을 끝으로 해서 2년간의 영문학과 공부를 마무리 짓습니다. 다행히 평균은 정확하게 80점입니다. 목표로 했던 것보다 훨씬 저조한 성적입니다. 부진한 과목들에 대한 재수강 등등 여러가지를 생각했는데 최종 결론은 졸업하는 것으로 결정했답니다.

언젠가 심리학 책에서 이런 구절을 하나 봤어요.

만일 내 자신이 빵을 먹는데 쨈이 들어있는 부분은 그대로 두고, 가장자리부터 먹는다고 가정을 합니다. 이런 경우는 일을 할 때 중요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알지만 다른 것을 하면서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의 한 편에 두고 사는 유형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저 자신의 꼬라지를 들여다보게 되면서 이 내용에서 말하는 유형이 바로 저라는 사실을 알았지요.

말 그대로 정신이 확 ~! 깨었답니다.

처음으로 해본 인문학 공부로 발을 들여놓은 영문학과 공부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도 했고 조종사 생활을 하면서 영어를 충분히 활용하는 환경에서 10년간 일도 했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라고 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공부? 해야 하는데 ~

교재? 봐야 하는데 ~

강의? 들어야 하는데 ~

... 모두 단 한번의 실행도 없이 생각 속에서만 맴돌았습니다. 아마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만 가득차서 업무도 하는 둥 마는 둥이 되어 버렸고 영문학 과목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의 결과가 되어 버렸지요. 다행히 영미단편소설은 LMS 강의로 진행이 되어 15개 강의를 모두 들을 수 있었네요. 그래서 가장 높은 점수(94)를 받았답니다. 나머지 과목은 출석대체시험 2일 전, 기말시험 5일 전에 날벼락치기로 때웠죠.

이러다 보니 지난 학기에 미국문학의 이해를 F로 날리고 이번에 동계 계절시험에서 기본 점수(76) 정도로 겨우 매듭을 지었네요. 계절학기 수강신청할 때의 마음과 달리 역시나 계절시험 3일 전부터 날벼락을 치면서 "이 나쁜 습관의 벽은 정말 무너지지 않는 것인가?"라고 자문하면서 저조과목 재이수 없이 졸업하겠다고 마음을 정리했지요. 공부를 하고 안하고가 아니고 버릇을 혁명하느냐 못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진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2년간 단 한 번의 오프라인 행사, 학습, 수업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과정을 마무리 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사람을 배우는 人文學 工夫를 했는데 사람 人 이라는 글자(文)만 알고 만 터라 결과적으로 人門의 문턱도 못 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카페가 있었기에 여러 학우님들께서 올려주신 소중한 자료의 내공을 빌려서 2014년에 3학년으로 편입학하여 4개 학기를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비록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영문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영미시, 영국문학의 이해, 미국문학의 이해, 고급영문강독 과목을 모두 이수하게 되서 뿌듯합니다.

영연방의 사회와 문화, 미국의 사회와 문화, 현대사회의 이해와 영어듣기, 영작문, 영어회화, 영어의 역사 등의 전공과목도 앞으로 다시 봐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번 영문학과 공부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 죽을 때 까지 어떻게 살다 갈 것인지도 조금 정리된 것 같네요.

아마 언젠가 다시 영문학 공부를 재개하게 된다면 신현욱 교수님을 지도교수님으로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과목 평균이 딱 80점이 되어서 방송대 영문학과 석사과정으로 진학하는데에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부족한 점은 텝스 연속만점(만점에 가까운 ~~ ㅎ)으로 보상해서 기회가 되면 석사과정으로 또 한 번 공부를 시작하고픈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깨달은 방송통신대 영문학과 공부법을 정리한다면 이렇습니다.

1. 학습시간표를 짜서(구체적은 아니더라도) 전체 강의를 다 듣자. 반복해서 들을 때는 최대 1.6배속 정도로 듣자.

2. 과목별 노트를 꼭 쓰자.

3. 1강 시청할 때부터 기출문제를 함께 공부하고 반복하자.

4. 시험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人文을 깨닫는 것이다.

5. 그러기에 역사, 철학, 종교문화에 대한 기본 정리를 꼭 하자. <-- 인문학 공부에서 "수학"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부하면 최소 90점이상 성적도 만들면서 알차게 공부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2학년으로 학사편입을 지원했어요.

저에게는 2차 인문학 기행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기도 하구요. 합격하여 학기를 시작하게 되면 아마 이번 학기는 단 한 과목만 신청해서 들을 것 같아요. 여기 저기 해야 할 일들이 쌓여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중이거든요 ~ ㅎ

장남이 대전외고 2학년으로 올라가는데 요즘은 이녀석에게 그럽니다.

"방송통신대학교로 신입학해라 ~"

시험을 치르고 학점을 이수하는 과정이 국내 어느 대학교보다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깊고 깊음에서 끝을 알 수 없을 것 같았던 겨울인데 1월 첫째 주간의 중반을 넘기는 시간이 되고 보니 또 다시 활기차게 바빠지는 봄, 여름이 시간이 코앞에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학우님들 모두 즐겁고 알찬 겨울방학 보내시길 바라구요,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 시도하시길 바랍니다.

2016.1.6.水

ps. 스터디 모임 때 졸업생이라고 쫓아내시지 않을거죠? 다시 듣고싶은 과목들이 많아서 여건이 되면 오프라인 수업에 참석해서 듣고 싶어요.

[김 수연(제34대 영문학과 회장)]

안녕하세요. 김도형 학우님 졸업하신다니 축하드리고 소중한 경험담 읽고 저도 느끼고 많은 걸 생각하고 또 깨닫게 합니다.
무엇이든지 쉬운 일은 없지만 도전해서 목표를 향해 가시니 그 점이 벌써 성공하신거지요. 점수도 중요할 수 있으나 학우님은 벌써 그 이상을 넘어 성취하셨으니 값진 보배를 얻으신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귀한 소감과 경험담 같이 나눌 수 있게 올려주셔서 감사드리고 결국 한 번도 뵙지는 못하는 아쉬움이 남으나 가정과 직장생활 열심히 하셔서 그런거니 아쉬움은 뒤로 해 봅니다. 타과 공부도 재미있게 하시고 신현욱 교수님 대전에 혹 오신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기회된다면 도움드리고 싶지만 오시지 않으면

[김 수연(제34대 영문학과 회장)]

하하하 2016년 도 계획하신데로 잘 이루어 나가시고 스터디 하신다면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참석하세요.
법학과 공부도 잘 하셔서 보람된 학교생활 누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도형(영문4)]

감사합니다 ~~ ^^;
출석수업이나 스터디에 참석해서 복습하는 시간 꼭 가져볼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