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초인들!
박승일 21년 기적의 덩크슛
'니체는 절망의 상황속에서 희망을 꿈꾸며 스스로 위대한 가치를 창조한 사람을 초인이라고 했습니다.
박승일과 선 공동대표를 비롯한 승일희망재단 관계자분들이 바로 초인이라고 생각합니다.
2002년 루케릭병을 앓게 된 박승일 대표가 좌절하지 않고 같은 병을 앓고는 환우들과 그 가족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시작한 전문요양병원 건립의 꿈이 용인에서 시작된 것을 축하합니다.'
2023년 12월 13일 처인구 모현읍 다목적복지회관 강당, 용인특례시장의 목소리엔 깊은 감개가 서려 있었다.
2022년 박승일의 누나 박성자(승일희망재단 상임이사)가 용인특례시장을방문해 전문요양뱡원 설립에 관해 호소했고,
이후에 많은 이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맟미내 병원 착공식이 열렸다.
2005년 신문 1면 등장한 박승일 '안구마스크 메시지'
'루게릭, 눈으로 쓰다' 탐사보도에서 밝혔던 루게릭요양병원의 꿈을 이루다
21년 만에 꿈이 이뤄지는 공사 현장
용인 소식 취재팀은 지난해 착공식 직후인 12월21일, 루게릭요양병원 기틀을 잡고 있는 공사 현장을 찾았다.
'중증 근육성 희귀 질환 전문 요양병원 건립 공사'라는 용인특례시 안내 간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야트막한 산자락 햇살이 잘 드는 곳에 여유있게 자리 잡아, 병동이 들여설 건물의 뷰가 시원스럽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아직 터를 닦는 수준의 기초공사가 진행되는 중이었지만 취재진은 한동안 그곳을 거닐어 보며
이곳에서 희망을 찾을 이들의 표정을 떠올려 보았다.
무려 21년 만에 '박승일의 불굴의 희망'이 이뤄지는 현장을 거닐다 보니 문득 언론인 출신인 용인특례시장과의 깊은 인연이
떠올랐다.
2005년 가을 중앙일보는 국내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시도하는 '탐사보도' 시리즈를 선보였다.
한 언론이 보도한 '루게릭, 눈으로 쓰다'
4년쨰 루게릭 병마와 싸우고 있던 농구 코치 출신 박승일(1971년생)과의 대화 내용이었다.
그는 전 해인 2004년 인고옿흡기로 인한 손상으로 목소리를 잃었다.
시너지 중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유알하게 눈뿐이었다.
무려 넉달간 눈을 깜박이는 방식의 '안구마스크'를 활용해 글을 입력했다.
정상적인 소총이 불가능한 상태인 그가 대체 이 새상을 향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해당 기사는 그 메시지를 탐사하고자 하는 기획취재했다.
니이 기사 4회 시리즈로 크게 부각되어 실렸다.
첫 회가 나갈 때, 1면 머리기사 ㅈ목으로 '루게릭, 눈으로 쓰다'라는 인상적인 해드라인이 실리던 것을 기억한다.
이 기호기을 주도한 기자(탐사기호기팀장 )는 이후 JTBC 대표를 지낸 언론인 이규온이었다.
현 용인특례시장은 그와 중앙일보 동기로 그는 사회부에서, 시장은 정치부에서 주로 일했다.
이들이 착공식에서 함꼐한 모습에서 또 하나의 각별한 인연을 느끼게 된다.
이규연 전 대표의 루게릭 환자 탐사보도 시리즈 기사는 2005년 이다르이 기자상, 2006년 한국기자상을 받았다.
당시 취재기자는 임미진 기자였다.
이규연 당시 팀장은 이후 이 시리즈를 엮은 책 '눈으로 희망을 쓰다'를 박승일 대표와 공저로 펴내기도 했다.
처절한 환자의 내면 고백한 '안구마우스' 메시지
그때 박승일이 어렵사리 세상에 꺼낸 메시지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자신을 '물귀신'이라고 표현했다.
124시간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처지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다.
또 자신의 상황을 '샤프심'이라고도 했다.
누르면 누를수록 짜증이 튀어나오는 자신의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다.
'숨쉬기가 힘들다, 안락사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목에 인공호흡기를 달기 위해 뚫은 구멍이 헐거워지면서 30분 이상 이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안구마우스를 가리켜 '내가 살아가는 이유'로 표현했다.
소통만이 사람의 의욕을 돋우는 힘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그가 밝힌 중요한 메시지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겪는 루게릭별 환자를 위해 요양병원을 세우고 싶다'는 꿈이었다.
그토록 힘겹게 발설했던 메시지는 19년 만에 놀랍게도 용인에서 현실로 이뤄졌다.
이걸 '희망의 기적' 외에 무슨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착공식 날 박승일이 '이제 해방이네요'라고 한 까닭
요양병원 착공식 행사 때 휠체어에 앉은 2m2cm의 거구 박승일은 어머니 손복순 여사와 '글자란 대화'를 나눴다.
그 자판을 가리키면 눈꺼풀로 반응하는 소통이다.
그는 뭐라고 말했을까.
'이제 해방이네요.'
오랭 기간의 분투가 이뤄낸 결실에 대해 밝힌 감회였다.
박승일이 말한 '해방'은 무슨 뜻일까.
착공 행사가 있기 며칠 전 박승일이 글잪ㄴ 대화로 전한 메시지가 있었다.
'2002년 저는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희망, 기적, 장말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일 텐데!
그냥 사람이 만들어 낸 단어가 아닐 텐데'라고 말입니다.
2023년 저는 마침내 희망이었던 일을 기적처럼 보게 되었습니다.
환우와 가족 여러분! 이제 해방입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그리고 기부자분들과 제 꿈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꼐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운 가슴이 지핀 불꽃으로 피워올린 '희망의 금자탑'
33만 5239명이 203억을 기부한 '사랑의 대사건'
눈으로흐망을 쓰다'책 읽은 가수 션, 기부 챌린지로 바람을 일으키다
안구마우스마저 쓸 수 없게 된 절망
'희망의 기적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라면, 그것이 실현될 수도 있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품었던 박승일.
21년 만에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기적 앞에서 그는 문득 2008년의 그 지독한 수렁을 기억했을지도 모른다.
그해 안구마우스마저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눈에 이상이 생겨 마우스가 인식할 만한 초점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향한 그 가느다란 고통창구마저 잃어버렸다.
절망에 빠진 그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고 응급실에 실려 가 생명을 건졌다.
이후 그는 죽을 정도의 각오라면 살아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결심했다.
루게릭병 환우를 위한 희망의 등불이 되자.
그는 마우스 대신 글자판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대화방식을 다시 바꿨다.
박승일에 관한 책 읽고, 1억 원 들고 달려간 가수
가수 션이 용인에 있는 박승일을 찾아온 것은 그 무렵이었다.
션은 교회에서 '눈으로 희망을 쓰다'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저녁에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밤새 읽으면서 엉엉 울었다.
이후 션은 연료로 모은 돈 1억 원을 들고 박승일에게로 달려갔다.
이후 그는 박승일의 일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팔을 걷는 열혈지지자가 되었다.
그의 콘서트장에 박승일이 찾아왔다.
그는 너무나 반갑게 그를 맞았다.
곁에 있던 션의 딸이 물었다.
'아빠 친구는 왜 아프지?'
션은 이렇게 말했다.
'아빠 친구가 아픈 건, 다른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야.
어떻게 아픔을 희망으로 바꾸는지 알려주기 위해서지'
스스로 이렇게 말한 뒤, 션은 그 말이야말로 자신이 가야할 길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아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지 세상에 알려주기 위해, 그 또한 전심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션, 루게릭병 환자 돕기 국제 챌런지 3회로 40억 모금
2011년 박승일과 션은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하기로 의기투합했다.
목표는 박승일이 그토록 간절히 희망하는 루게릭요양병원의 건립이다.
션은 2014년 미국에서 시작된 루게릭병 환자 돕기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국내 대표로 지목받았다.
이 국제적인 챌린지에 나서면서 션은 많은 이의 주목을 받는다.
2018년과 2023년에도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유명연예인들도 함께 나왔다.
이 3회의 챌린지로 40억 원을 모금한다.
이런 분위기가 국민 기부행렬을 불렀다.
어린이도 있었고 기업도 있었다.
네오플(윤명진 대표)은 20억 우너을 기부하기도 했다.
무려 33만5239명이 동참하여 2023년 203억원의 모금탑을 쌓아올렸다.
그 기부금이 루게릭요양병원 착공의 숙원을 이뤄냈따.
박승일은 '건강을 회복한다면 나도 션처럼 평생을 기부하며 살고 싶다며 눈물을 죽죽 흘렸다.
이 요양병원은, 초인들이 일군 '비라클 스토리'
이 병원은 그냥 '요양병원' 건물 하나가 아니다.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더운 가슴이 한 올 한 올 지핀 불꽃들로 이뤄낸 공감과 사랑의 기적이다.
결코 넣을 수 없었던 절망을 떨치고 일어선 이 땅의 '희망금자탑'이다.
시장이 기공식에서 감격스럽게 말한 그대로 '위대한 가치를 창조한 초인들의 미라클 스토리(기적 이야기)'이다.
용인 루게릭요양병원은 전체면적 4995m2,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75병상)로 올해 12월 완공예정이다.
박승일과 루게릭병에 관해 알아봅시다
박승일
그는 문경은과 연세대 농구부 동기였다.
이상민, 우지원, 서장훈 등 스타들과 함꼐 뛰었다.
기아자동차 농구단에서 활동하다가 2000년 미국으로 농구 유학을 떠난다.
2002년 봄에 현대모비스 코치로 발탁되면서 귀국했다.
인생의 전성기가 막 열리던 떄 그해 6월에 루게릭병 선고를 받았다.
11개월 만에 후리체어를 탔고, 20개월 뒤엔 침대에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2004년 봄, 호흡기관이 마비되면서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절망의 삶이 일궈낸 것이 루게릭병요양병원이다.
루게릭병
공식 명칭은 '근위축성 측상경홛증'이다.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면서 근육이 차례로 마비되는 병이다.
하지만 감각(촉각.청각.후각) 신경과 의식은 멀쩡하다.
그 이전과 다름없는 정신이 굳어지는 몸속에 수인차럼 갇힌다.
1930년에대 미국 야구선수 루게릭이 38세에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영국의 스티븐 호킹도 이 병의 환자였다.
용인소식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