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큰 돈이 될 것처럼 믿는 것은 왜 일까요?
보리수가 제법 컸습니다.
재래종 보리수는 텁텁한 맛이 강해서 영 아니올시다인데
개량종이라서 알이 크고 달디 답니다.
달디달디달디단 보리수~~
열심히 심었는데 수확은 시들합니다.
몇개라도 따서 술이나 담글까 싶습니다.
매실나무는 당시 4~5년생 밭째 구입해서 트럭으로 실어다 날랐습니다.
어마어마하게 커졌습니다.
매실은 많이도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매실이 주인장 손을 기다리며 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백년 천년 붙어 있거라....쥔은 바빠서 니들 딸!! 수가 없다.
오디는 어찌나 많이 까만벌레처럼 땅에 뒹구는지 징그럽습니다.
열심히 심었다가 또 열심히 뽕나무를 베어냅니다.
석류도 빠질 수 없습니다.
왜 그리도 열심히 목숨걸고 죽자고 심었는지 모릅니다.
왜 그랬겠어요? 돈 될까 싶어 그랬지!!!
작년에도 어른 주먹만한 석류가 바닷바람에 말라갔습니다.
잎 떨어진 가지에 큼직큼직 매달려 있는 석류가 보기에는 좋더군요.
아참...올해는 열리는 대로 옆밭 아주마마께서 따가시겠답니다.
석류를 무지 좋아하신다네요?
사과대추나무도 가지를 쭉쭉 뻗으며 커나가고 있지만
열리면 열리는가 보다 할 것이 빤합니다.
심기만 하면 누군가가 돈보따리 싸가지고 와서
열매를 따갈 줄 알았을까요?
이리 무대책으로 왜 목숨걸고 나무를 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자두, 앵두를 심고 말라 죽을까봐
열심히 물을 퍼다 날라 줍니다.
열리면 또 소 닭보듯이 하겠지요.
왜 이리도 바보처럼 농사를 지을까요?
거참.....나는 왜 농사를 몸으로 짓지 않고
철학자 티를 내며 중얼중얼 말로 지을까요?
당장 노랗게 변해가는 매실을 따서
송정리 장날 길가에 펼쳐놓고 팔아 봐야 겠습니다.
어? 10키로에 2만5천원???
나 안해!!! 그거 따는 시간에 딴 거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낫겠어요.
으이구....그리 당해도 저렴한 땅이 나오면
구입해서 요만큼은 자두심고 요만큼은 가죽나무 심고......
아서라....어느 분처럼 현찰로 챙겨서 스위스나 다녀오는 것이 남는 장사다.
그래도 왜 그리 멍청한 짓을 반복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할 꺼리는 있어요.
밭에 한 번 갔다 오면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흔히들 하는 말로 힐링하는 것이지요.
힐링은 사교춤을 배워서 아줌마 땡기는 것이 좋을 듯한데.....
그러기에는 너무 늦어 버린 것 같습니다.
돈으로 연결지으면 스트레스 받으니
힐링했다 치고 나중에 땅값 오르면 땅값으로 땜빵하는 것이....
좋겠지만......아닙니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변두리 땅값에 목숨거는 것은 유실수심는 것보다 더 바보짓이지요.
나는 그래도 나무를 심습니다.
스피노자도 바보였나 봐요.
첫댓글 ㅎ많이도 심으셨나봅니다.저도 매화가 좋아 심었다가, 이맘 때는 늘 울고웃는 반복^^조금 달리는 해엔 땡큐땡큐~합니다.
올 보리수열매는 먹을만큼 땄습니다.
정말, 나무가 좋아 많이(?)심었지만, 자주 가지 못해(5~6시간 거리) 잘 가꿀 수 없고, 나이들어가니 약간 근심스럽기도요....ㅠ
생각해 보면 저 뿐만 아니라 옛 어른들도 그런 실수를 많이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들 낳으면 집안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에 아들 낳으려고 별 수단을 다 써보고....
그리 아들을 낳아서 몇 퍼센트의 집에서 성공을 맛봤을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