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제 계절학기가 끝났는데.. 성적은 A+인데 기분이 되게 찝찝하네요
왜그러냐면, 계절학기 끝나갈 무렵에 사건이 하나 있었음
교양영어 과목인데, 보통 수업 종강 무렵에 수업평가를 하잖아요?
근데 이 강사가 엄청난 노력파임 (아줌마인데 영어접한지 몇년 안된거같음. 방통대나와서 외대에서 영어로 석사따심..)
어떤 교수들은 수업평가 읽으면 기분 안좋아진다고 안읽는 분도 계신다는데 이분은 맨날 꼼꼼히 읽는다네요.
그러다가 끝나기 하루전(그니까 시험보기 하루전)에 이분이 되게 우울한 표정으로 오시는거임
말인즉슨, 이분이 수업평가를 봤는데 너무 안좋은평이 있었다 라고 하시는거에요.
학기중에도 안좋은평이 나온적 없었는데 이번엔 안좋은 평이 나왔다고 막 그러시는데, 전 솔직히 그럴수도 있다 라고 생각은 했죠
근데 웃긴게, 거기 있는 안좋은평이 막 주입식 영어교육이 이래서 안된다는둥 이딴식으로 써놨더라고요.
그것도 수강인원 20몇명밖에 안되서 (재수강이나 미수강한 사람들이 듣는 반이었음) 거기있는 사람중에 한명이란건데
참 웃기더라고요 ㅋㅋ
그리고 교수님이 단어 해석을 할 때 영영사전 풀이를 가져오시는데 영영사전 풀이를 해주는거 가지고도 뭐라고 한 것 같더라고요.
전 이 평듣고 어이없어서 웃음만 나왔는데.. 그게 왜그러냐면요.
아까 말했듯이 이반이 재수강/미수강 반이에요..
근데 학기중에도 재수강반이 따로 있는데, 여기에서도 C+이 뜨면 계절학기로 몰려요.
그래서 계절학기는 교양영어반의 막장 오브 막장 이라고 볼 수 있죠.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거나 아얘 안해요.
그런데 이런 영어못하는 반의 학생이 그 교수한테 주입식교육의 문제점이 어쩌니 저쩌니 한거에요.
수업평가가 익명이라고 해서 그냥 막 내뱉은거같은데 좀 아닌거 같더라고요.
도대체 얼마나 영어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으면 주입식 영어교육의 문제점까지 얘기할 수 있는거며
영영사전 풀이는 교수법의 차이일 뿐인데 왜 이거를 가지고 뭐라고 하는건지 이해가 안갔네요.
솔직하게 까놓고말해서 그사람이 유명 토익학원같은데 가서도 이게 주입식 영어교육이라고 얘기할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사실 따지고보면 해커스나 파고다 등등 유명한 토익학원들도 다 주입식교육 사용하는건 맞는거 같거든요..
그리고 영영사전으로 단어풀이 해주는거는 교수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그 얘기 듣고 그 강사분이 자기가 영어공부한 단어장같은거 들고와서 막 얘기해주시는데
뭔가 짜증나면서도 안쓰럽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신념이 하나 있는데 어떤 사람의 노력은 인정받진 못하더라도 무시당하진 말아야한다 이런거거든요
근데 그거 보면서 저분이 한 노력이 해보지도않은 이상한 애한테 무시당하는 기분이더라고요.
그날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는데 제가 끝나고 바로 가봐야해서 교수님께 제 생각은 말씀은 못드렸고
다음날 시험이어서 시험지 옆에다가 저 위에 내용을 그대로 다 썼어요.
주입식 교육이라고 하는데 그 학생이 얼마나 공부를 했는지 궁금하다.
그럼 유명 토익학원 등의 교수법도 다 주입식 교육인건 맞는데, 그 앞에서는 주입식 교육이라고 얘기 못할꺼다.
영영사전 풀이는 교수법의 차이이고 실제로 효과 본 사람도 많고 동음어를 많이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앞으로도 좋은 강의 많이 부탁드린다.
대충 이런식으로 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네요. 그 교수님한테요.
시험지에 쓴 말 잘 봤고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맙다.
그리고 자기가 지금 성적평가를 다 했고 올려놨는데 확인이 되는지 좀 알아봐달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아 교수님이 그 수업평가 보고서 되게 실망을 많이 하신거같았고
그냥 이건 제 의견일 뿐이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써 놨었다. 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성적확인 되는거 보고서 잘 된다고 문자하나 남겨드렸어요.
사실 전 영어를 꾸준히 공부를 하던 사람이어서
수업시간에 배워갈껀 많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도 않았죠.
물론 시험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요. 그래도 출석은 다했네요.
그래서 그런지 교수님이 직접 전화를 하시는데 좀 뭔가 미안하면서도 기분이 안좋더라고요.
시험때도 공부 거의 안하고 그냥 평소실력으로 봤는데 음.. 거기 반 학생들이 워낙 못해서 제가 좋게 나온거같기도 하고..
뭐 그러네요. A+ 받고서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깝치는 한 사람때문에 기분이 많이 안좋아서 올려봅니다
첫댓글 교수님이 마음이 여리시네요 보통 강의평가 얘기는 그렇게 학생들 앞에서 안하는데 아무튼 글쓴이 좋은 일 하신듯!
교수님이 들이신 노력이 엄청 많으신 듯 한데 좀 울컥하셨을 듯
공감가네요 교수님이 님 덕에 위안좀 되셧겟어요
굿맨
굿가이!
굳뽀이
영어 가르치는 입장에서 영영사전 풀이는 굉장히 좋다는데 한표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