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p><span data-ke-size="size18">다시 풀담 </span></p><p> </p><p> </p><p>김재현</p><p> </p><p> </p><p>성북천 분수광장에서</p><p>청계천을 만나는 비우당교</p><p>3.6km 오천오백팔십구 걸음</p><p>자전거로 십오 분 거리를</p><p>물길 따라 한 시간 걷는다</p><p>시작되는 여름에 가을 기억</p><p>마른 가을 마른 풀 정취 잘라내면</p><p>겨울은 어김없이 찾아와 다시 봄</p><p>물가 뿌리만 남긴 갈대숲 자리</p><p>비 오고 꽃피고 싹트더니</p><p>다시 풀 담장 만들어</p><p>살만하고 볼만한 세상 성북천하</p><p>철새에서 텃새로 자리 잡은 청둥오리</p><p>뒤통수에 청홍색 긴 털 왜가리</p><p>노란색 발 쇠백로 피해</p><p>갈대 사이 송사리 우글대고</p><p>여름 도시 실개천 흰 나비</p><p>물빛에 반사된 하늘 구름 바람</p><p>주택들 작은 건물 아파트 단지</p><p>건물 사이 떼 지어 다니는 송사리</p><p>샐러리맨 소소한 삶 지켜보기만 했는데</p><p>잠자리채 휘두르는 아이 그물에</p><p>하루 먹고 하루 사는 인생</p><p>애꿎은 송사리들 걸려들었다.</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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