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서적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도(3.7%). 가장 낮은 제주도(1.9%)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서울시내에서 종교서적 주문이 가장 많은 곳은 용산구·은평구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두 지역 모두 유독 기독교 서적의 비중이 높았다. 용산구는 대형 교회인 삼일교회·온누리교회의 주문이 많았고, 은평구는 숭실고 등 미션스쿨이 많아 단체 주문이 많았다는 게 예스24의 설명이다. 반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는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전 분야에서 골고루 많이 팔렸다. (조선일보 6월 23일자 기사 중)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적을 구입하는 서울특별시의 25개 구 중 용산구와 은평구가 종교서적 주문 1,2위를 차지했다. 이들 구들은 기독교 서적 구입이 주를 이뤘다. 종교서적의 대세가 기독교 관련 서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불교계 공히 모두 말한다. “돈 주고 불교서적 사서 보는 사람들이 없다”고. 왜 그렇게 됐을까? <고승열전> <불교를 알면 평생이 즐겁다>등을 저술한 윤청광 작가를 6월 26일 본지 사무실에서 만나 현재 불교와 불교출판의 문제점을 들었다.
6월 26일 본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한 윤청광 작가. 그는 "불서를 우습게 여기는 스님들의 태도가 변해야 불교출판이 활성화 될 수 있다"며 "스님들이 신도들에게 책을 권해야 한다. 재가자들도 질 높은 우수한 작가를 양성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이라도 사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찰은 제사로, 교회 성당은 말로 밥 먹고 산다
“사찰은 제사로 먹고 살고, 교회와 성당은 말로 먹고 산다. 법당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법당은 제식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대로 교회와 성당은 교실용 구조이다. 제사보다 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시작부터 불교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한 윤청광 작가. 그의 지적을 계속 들어보자.
“목사와 신부는 설교와 강론에 목숨을 건다. 설교와 강론을 한번이라도 잘못하면 신도들이 떨어진다. 헌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고, 박수를 쳐야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책에 몰두한다. 불교서적도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설교와 강론 때 불교서적에서 봤다는 말은 다 생략하고 자신이 생각한 것처럼 말한다. (사)한국기독교출판협의회 소속 출판사만 2백여 개가 넘는다. 3백 평 이상 대형서점도 40여 개에 달한다. 기독교출판협의회에서 발행하고 있는 ‘기독교 출판소식’이 전국 교회와 성당에 배포된다. 목사, 신부들은 여기에 실린 서적을 구입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를 불교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
기독교 출판의 현황을 통해 불교출판의 문제점을 지적한 윤 작가. 그는 “스님들이 ‘불립문자(不立文字)’를 핑계로 책을 우습게보기 때문에 불자들마저 불교서적을 멀리 한다”고 꼬집었다. 부처님 말씀을 담은 경전, 조사들의 어록을 담은 불서들이 있었기에 불교가 존재하는데 이를 신도들에게 권장해야할 스님들이 책을 멀리하고 있는 것이 불교출판의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법복을 입고 하루 종일 집단체면에 걸린 듯 선 수행에 몰두하는 불자들을 흔히 목격한다. 참선이 뭔지, 불교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얼 깨닫겠다고 그렇게 돌부처처럼 앉아 있는지… 우리 불교의 결정적 약점은 바로 책을 읽지 않는 것이다”
고학력 시대…마냥 기도하고 수행하라하면 따를까?
서양의 종교학자들은 서양사회가 ‘고학력 정보사회’로 들어서면서 카톨릭과 개신교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윤 작가의 생각도 이와 다를 바 없었다.
“성경을 읽다보면 12살에서 29살까지 예수님의 무엇을 했는지 기록돼 있지 않다. 17년간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과거에는 ‘다 하느님의 뜻이다’라고 말하면 됐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그런 말로 통하지 않는다. 일 년에 고등학교 졸업 이상 고학력자가 100만 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에게 마냥 앉아서 기도하고 수행만 하라고 하면 될 것 같은가. 어림없다. 불교도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면 불교출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불교출판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역 수준인 불경의 우리말화가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불서는 한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 줄 모르는 불서를 누가 읽겠는가? ‘목침’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Long Day's Journey into Night)에 나오는 대목이다. 부둣가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식모가 저녁 장사를 위해 테이블을 청소하고 있다. 유명한 건달인 식당 주인 남자가 식모가 청소한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훔친다.
남자는 테이블에 먼지가 있다며 식모를 나무란다. 식모는 말한다. “I did my best. master” 우리말 번역에는 이 대목을 이렇게 번역했다. “주인님, 나는 최선을 다 했어요”라고.
윤 청광 작가의 지적이다. “‘식모가 주인에게 최선을 다 했어요’고 말하는 것과 ‘주인님, 나도 할 만큼 했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어느 것이 좋은 표현일까. 우리 불서의 대부분은 ‘할 만큼 했어요’ 가 아닌 ‘최선을 다 했어요’라고 번역한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다. 쉽고 편하게 느낄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 불서가 생명을 얻어 살아날 수 있다”
“법정 스님처럼 신도들에게 책을 권하라”
그는 질적 개선과 함께 불서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디자인’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족사, 불광출판사 등에서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투자해 껍데기를 확 바꿔야 한다. 독자들이 갖고 싶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 책을 읽고 안 읽고는 그 다음 문제다. 서점에서 눈에 뜨지 않는데 어떻게 팔릴 수 있나. 이미 불서들은 여기서 기독교서적들에게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지하에 위치한 불교전문서점 내부. 300평이 넘는 대형서점을 40여 개 소유한 기독교와 큰 대조를 이룬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이와 함께 그는 “무엇보다도 스님들이 책을 신도들에게 권해야 한다. 법정 스님처럼 말이다. 법정 스님은 법회 때 마다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했다. 스님이 책을 권하는데 신도들이 책을 읽지 않겠는가. 마냥 기도하고 시주나 하라고 하면 안 된다.조선왕조 5백 년 동안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보니 한국불교는 본래의 불교에서 벗어나 샛길에서 방황하고 있다 빨리 정도의 길에 올라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웃긴 얘기하나 할까요? 부처님 내각에서 교육부장관은 문수보살이죠. 그런데 보건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약사여래가 모셔져 있는 갓바위에서 불자들이 자식들 대학보내달라고 기도를 하고 있어요. 그래도 대학을 잘 가니 기적이죠. 한 마디로 코미디인 거죠. 그래서 교육이, 책이 필요한 거예요. 불교서적들은 이미 일반 출판 시장에서 배제되고 있어요. 사찰에서 나서지 않으면 안돼요. 기념품만 팔지 말고 서점을 내야 합니다. 한권의 책이 포교사 10명보다 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해요”
끝으로 윤 작가는 불자 작가 양성을 위해 스님들은 물론 불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검증이 된 작가들이 쓴 책을 불자들이 많이 읽고 권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작가들이 양성될 수 있죠. 요즘 아이들에게 마냥 절에 가자고 하면 갈 것 같습니까? 강제로 끌고 오지 말고 아이들에게 불교 만화책, 동화책을 선물로 주세요. 책을 읽고 불교에 관심을 느끼면 할머니, 엄마 손을 잡고 절에 올 겁니다. 불교 출판이 잘 돼야 불교가 살 수 있는 겁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명심 하세요”
첫댓글 요즘 아이들에게 마냥 절에 가자고 하면 갈 것 같습니까? 강제로 끌고 오지 말고 아이들에게 불교 만화책, 동화책을 선물로 주세요. 책을 읽고 불교에 관심을 느끼면 할머니, 엄마 손을 잡고 절에 올 겁니다. 불교 출판이 잘 돼야 불교가 살 수 있는 겁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명심 하세요”
윗글에서 ,,,,
절대 동감
동감!!!
스님과 대화 시도 했다가 불립문자 소릴 듣고 바로 입다물었다는...
윤작가님 말씀이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십니다.
전 불교 입문하고 난 후론 불서가 가장 재밌기에 오직 불서만 읽습니다.
공감 합니다.
각종불교 해설서적 들이 좀 더 다양하게
접해볼수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