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이재명·정진상 공범”... 이재명 민주당 대표 기소할 듯

[정외철]

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이재명·정진상 공범”... 李대표 기소할 듯

공소장에 공범 적시

송원형 기자

이세영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2.10.02 21:21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성남시 전 공무원과 두산건설 전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네이버, 분당차병원 등 10여 곳을 압수 수색하며 전면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대표를 같은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2015년 두산그룹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해 주고 2016~2018년 두산건설이 성남FC에 50억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로 이모 전 두산건설 대표와 김모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두 사람의 공소장에 ‘(김 전 팀장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과 공모했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FC는 성남시 장애인체육회가 대주주로 참여했으며 스포츠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법인이다. 검찰은 사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두산건설로부터 부정한 청탁(용도 변경)을 받고 ‘제3자’에 해당하는 성남FC에 이득을 주기 위해 김 전 팀장과 공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경찰에서 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성남FC에 후원금을 냈던 네이버, 분당차병원 등 10여 곳을 압수 수색하며 사실상 본격 재수사에 나선 상태다. 이 기업들도 성남FC에 후원금을 내고 각 사 현안과 관련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경찰은 두산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일부 기업에서 제3자 뇌물죄와 관련한 혐의를 발견해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기업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대표 등을 기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도 이 대표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바 있다.

한편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2013년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구속기소)가 ‘위례 사업을 같이하자’며 수익성 검토 자료를 보여주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구속기소)이 “이 자료를 출력해주면 이재명 시장님께 올라가 보고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사건으로 유씨, 남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을 추가 기소하며 법원에 낸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었다고 한다. 검찰은 또 유씨가 남 변호사에게 “너희들이 위례 사업을 위한 팀을 구성하고 사업 계획도 수립해 오면 성남시에서는 너희 원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주겠으니 돈을 좀 만들어 달라”고 말한 사실을 파악했다. 위례신도시 사업은 2013년부터 성남시설관리공단(성남도개공 전신) 주도로 추진한 민관 합동 공동주택 개발 사업이다.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이들의 동업자인 정재창씨 등 3명은 2013년 11월 성남시의 인허가를 받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고,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등 대장동 사업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검찰은 유씨가 실제 남 변호사에게 위례 사업과 관련된 자료를 받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에게 보고했는지, 이를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다.

송원형 기자
2009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와 디지털뉴스부, 산업1부, 스포츠부를 거쳐 다시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세영 기자
진실은 불편한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