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여수 구간 1
한려수도(閑麗水道)는 경남 통영시 한산도(閑山島)에서 사천·남해 등을 거쳐 전남 여수(麗水)에 이르는 남해안 연안 수로이다. 1968년 문화재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통영에서 한산도를 바라보며 출발한 여정이 거제, 사천, 남해, 하동을 돌고 돌아 여수에 이른 것이다. 그러니, 이 구간은 한려수도를 중심으로 긴 리아스식 해안을 조망하며 걷고 또 걸었던 긴 여정의 결과이다.
남해안은 이순신의 해안이다. 아무리 칭송해도 그 끝없는 충무공의 업적은 어떤 미화에도 이의를 달 수 없을 것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유성룡의 ‘징비록’, ‘조선왕조실록’ 등 그 어느 것에서도 폄훼할 수 없는 호국충절, 백의종군 등 성웅, 인간 이순신을 꾸밀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해안 구석구석을 돌며 현재까지도 남겨진 이순신의 흔적들을 직접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회수한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가 귀환했다.
월·일 절기를 적은 책력(달력)으로 유성룡(1542~1607)이 1600년(경자년)에 직접 쓴 기록이다.
A4 용지 16장 분량 중 83자가 이순신에 관한 글이다.
“전쟁하는 날에 직접 시석(矢石. 화살과 돌)을 무릅쓰자 副將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을 만류하며 말하기를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듣지 않고) 직접 출전하여 전쟁을 독려하다가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하셨다. 아아(嗚呼)!”
위험한 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에 나선 이순신을 부하들이 말리는 장면이 선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미래와 조선의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희생의 길로 들어섰던 것은 아닐까. 嗚呼!
남파랑 52
-일시 : 2022년 11월 16(수) 오전
코스 : 율촌파출소-조화리 사무소-여수 공항-덕양역-덕양시장-소라초등학교
# 농로를 따라 덕양시장의 풍물을 접하다
이 코스는 옛길 여순로와 확장된 17번 국도 그리고 전라선 KTX 철길과 여수 공항의 하늘길 등을 피해 안전을 고려한 시골 농로와 마을길을 돌고 돌아 여수시 소라면에 도착하는 구간이다. 멀리 광양만과 여수국가산업단지를 바라보며 걷는 역동적인 묘미도 느낄 수 있다.
덕양시장 곱창전골 거리는 1930년대 열렸던 덕양장에서부터였다, 지금은 주차장 자리로 쓰이는 곳이 옛날 우시장과 도살장이었다. 덕양 곱창골목에서는 소와 돼지곱창, 새끼보를 한데 끓여낸다는 것이 다른 지역의 곱창전골과 다른 점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곱창축제가 열렸을 정도로 유명했단다. 여수 10味에 추가될 만한 특징 있는 음식으로 손색이 없단다. 1인분은 팔지 않아 소주 한잔에 맛볼 수 없었던 점이 못내 아쉬워 몇 번을 두리번거리다가 발길을 돌렸다.
남파랑 53
-일시 : 11월 16일(수) 오후
-코스 : 덕양시장-여천동 주민센터-미평공원-여수종합버스터미널
# 전라선 폐선로를 활용한 도시 문화공간
이 구간은 전라선 폐선로를 공원화한 구간이다. 공원의 중심에는 미평공원이 있다. 옛 역사를 문화 공간과 체력증진의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마산의 ‘임항선 철길 공원’, 부산 거제역의 ‘부산참그린길’, 송정에서 미포간 옛 ‘동해선 공원화’ 등 도시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우수한 사례를 경험할 수 있다.
남파랑 54
-일시 : 2022년 11월 23일(수) 오전
-코스 : 여수종합터미널-충민사로-여수엑스포 광장-오동도 입구-자산공원-거북선대교-하멜등대-여수해양공원
# 섬, 힐링, 그리고 낭만... 안녕 여수!
여수의 핫 플레이스! 여수 구간의 백미 54코스와 55코스는 여수관광과 트레킹의 핫 플레이스이다. 여수 밤바다의 명성과 더불어 감성, 먹거리, 볼거리가 즐비하여 남녀노소, 국적불문의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여수 엑스포를 통한 사회간접시설의 확충, 천혜의 자연환경, 이순신 장군의 유적들이 발길마다 맞닥뜨려지는 곳이다. 한려수도 구간의 해양도시인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과 ‘남해안 거점도시 미항’ 여수라는 해상문화의 정수가 어울려 빛나는 두 해양도시를 견주어 걷고 있는 것이다.
남파랑 55
-일시 : 11월 23일(수) 오후
-코스 : 여수해양공원-이순신광장-돌산대교-국동항-웅천 이순신마리나-장도 입구-이충무공선소유적-소호동 동동다리-소호요트경기장
# 이순신 광장에서 소호동에 이르다
# 소호 동동다리 및 2022 여수동동북축제
옛날에는 소호동 지역 일대를 장생포라고 하였는데 고려 공민왕 원년에 왜구가 침입하였다. 이 때 전라도 만호였던 유탁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나타나자 왜구가 혼비백산하여 도망쳤다. 이를 기념하여 군사들이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동동’이라 하였다.
여수에는 고려말 왜구를 물리친 고락산과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이순신의 종고산이 있다. 동동은 북소리를 의미하는 데 전쟁터에서 북소리를 울려 전진을 의미한다. 우렁찬 북소리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을 담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남파랑 56
-일시 : 2022년 11월 24일(목) 오전
-코스 : 소호요트경기장-용주마을-화양면 나진마을-안포마을-원포버스정류장
# 나만의 퀘렌시아를 찾아서...
나에게 ‘평온의 안식처’는 국토순례와 답사기행이다. 과거 찾았던 경험을 회상하고, 현재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듣고, 미래의 답사지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재미...
여수해양마라톤대회 참가가 과거 경험이요, 현재 그 길을 걷고 있음이 견문이며, 미래에 다시 찾을 기약을 하는 것이 미래의 답사지일 것이다. 여수해양마라톤은 두 번 참가를 했다. 1월 중에 개최되는 대회이기 때문에 상당히 추웠다. 바닷가의 특성상 코스가 난코스이다. 현재 걸으며 그때를 회상하는 마음도 트레킹의 즐거움이다. 에너지가 남아 다시 찾을 여수를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움이자 희망사항일 것이다.
가막만은 북쪽 여수반도, 동쪽으로 돌산도, 서쪽의 고돌산 반도, 남쪽으로는 개도를 비롯한 섬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남북 15km, 동서방향이 약 9km인 타원형 내만이다. 멀리 소호동과 웅천항이 조망된다.
갈등은 번민을 낳고 번민은 고통을 수반한다. 갈등이 많을 때는 빠르게 판단해서 벗어나는 일이다. 57코스를 향하려는 마음의 갈등이 깊어진다. ‘갈까 말까’, 이러다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후퇴를 선언했다. 여수 26-1번 버스로 회군(?)하는 길이다. 이진원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오랜 지기 김00 선생님 부인이 별세했단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26-1번 버스 안에서의 부음은 당혹케 한다. 그렇게 갈등과 번민으로 회군하는 징조의 결과가 이런 것이란 말인가. 종합터미널 앞 식당에서 굴국밥에 잎새주 한 잔으로 일단 마음을 진정시켜 본다. 부산 사상행 우등 버스가 못내 묵직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