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로 얻은 명당
집필자 김미숙(金美淑)
정의
부귀공명을 얻기 위해 꾀를 써서 남의 명당을 획득한 풍수설화.
줄거리
어느 남매가 살고 있었다. 누나는 풍수에게 시집을 가서 잘살고 남동생은 가난하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사를 치러야 하여 자형을 찾아갔더니 풍수 일을 하러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
누나에게 좋은 묏자리를 알아내 어머니를 그곳에 모셨다.
자형이 돌아와서 보니 그 자리는 아내의 사후공간(死後空間)으로 잡아 놓은 자리여서 불쾌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 후 동지섣달 추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남동생은 아내에게 무명 베옷에 풀을 세게 먹이라고 하여
그 옷을 입고 자형을 찾아갔다.
그리고 추위에 무명 베옷을 입어 발갛게 부은 다리를 보이며 나귀를 빌려 달라고 하였다.
자형의 나귀를 타고 가니 나귀가 자형이 자신의 사후공간으로 준비해 놓은 묏자리로 안내해서
그 자리에 아버지를 모셨다.
이를 안 자형은 자기 부부의 묏자리를 다시 잡고, 남매는 부자가 되었다.
내용
꾀를 써서 명당을 얻는 행동은 명당을 얻어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욕망이 매우 강렬하지만,
명당을 얻는다는 것은 감히 엄두도 못 내는 가난한 사람들이 즐겨 쓰던 방법의 하나였다.
원두표(元斗杓)가 주인공인 설화를 보면, 상을 당했지만 돈이 없어 지관을 청하지 못할 처지에 놓이자
원두표가 지관을 폭행하고 그의 형이 다시 지관을 구출하면서 그 대가로 명당을 받는다.
특징
명당탈취담 중 하나인 <꾀를 내어 얻은 명당>은 쟁송(爭訟)의 주요 원인이 될 소지가 있음에도,
인간이 원망(願望)하는 부귀공명에 대한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출한다.
이 유형의 설화는 부모를 위한 일이고 가까운 관계에서 벌어지며,
은혜를 입는 상황이므로 갈등 요소가 적다는 특징이 있다.
의의
풍수설화는 당대의 시대 상황이나 문화적 여건을 보여 준다.
이 설화 유형에서 가장 주된 관심사는 부모를 명당에 안장하는 것이지만,
명당에 대한 관심은 죽은 부모가 안주할 내세보다는 후손이 복을 받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므로 지관을 고용할 형편이 안 되면 꾀를 써서라도 욕망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화를 통해 남을 속여서라도 복록을 얻고 싶어 한 힘없고 가난한 민중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2-2, 61; 5-5, 290; 6-3, 453; 7-16, 93; 8-6, 683.
참고문헌
구비설화에 나타난 공간과 인간의 관련성 연구(김미숙, 아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1),
설화에 나타난 한국인의 풍수의식(최운식, 한국어문교육10, 한국교원대학교 한국어문교육연구소, 2001),
풍수설의 국문학적 수용양상 연구(강중탁, 중앙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7), 풍수설화(신월균, 밀알, 1994).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