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회암사지 & 천보산 김삿갓길 2021년 3월 27일 (토요일) 주말마다 비가 온다 가랑비에 옷 젖고 낙숫물에 바위 뚫는다고 했던가 5시간 내내 걷다 보면 아무리 봄비여도 속옷은 땀에 젖고 비를 맞으면 온몸에 한기가 든다 게다가 손은 꽁꽁 얼어서 뼛속까지 시리다 전 주 아차산을 걸을 때 그랬기 때문에 오늘은 핫팩도 챙기고 우의를 입어야 해서 겉옷은 조금 얇은 옷으로 단장하고 출발한다 양주 천보산은 멀리서 바라볼 때 마치 티아라 같아 보였다 머리 단장하고 왕관처럼 쓰면 참 예쁘겠다고 생각했었다 ㅎㅎ 회암사지 박물관에 도착 일행보다 조금 일찍 와서 천천히 관람할 생각으로 먼저 입장했다 서방은 무료고 난 2천 원을 냈다 박물관은 아담하게 2층으로 되어 있었다. 제1전시실엔 회암사지에서 발굴된 유물 중 다양한 기와가 인상 깊다 범자무늬기와는 인도의 글자인 옴 마 네 반 메 훔 여섯 글자다 효리네민박 시청할 때 효리가 새벽에 요가 할 때마다 들은 듯하다 ㅎㅎ 관음보살을 부르기 위해 외우는 주문이다 봉(수컷)황(암컷)은 상상 속의 신비한 새로서 기와 무늬로 신기했다 꽃무늬 기와는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에 기와라 국화와 모란을 화려하게 묘사되어 있다 명종 어머니 문정왕후의 후원을 받아 400점의 불화를 그렸는데 우리나라에 약사여래삼존도가 유일하게 남아있다 밖에서 기다리는 일행들이 있어 제2 상설 전시실은 다음을 기약하고 대충 보고 나왔다 사회적 거리준수 하여 4인 3인 나누어 출발한다 (12시) 회암사지에 도착하여 구석구석 걸으면서 무학대사가 머물면서 왕실의 후원을 받았고 친구인 태조 이성계가 상왕으로 물러나 궁실을 짓고 살아 왕의 행궁 역할을 하고 그 후에도 왕실 인물들의 후원을 받아 왕실사찰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조선은 숭유억불 정책을 폈었는데(???) 본격적으로 천보산을 오르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 본다 양주시와 포천시 경계가 되는 산줄기 중앙에 솟아있는 천보산(336.8m) 우린 능선 바위 봉우리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경치 좋은 곳을 택해서 오른다 초입에서부터 빗방울이 비쳐 단단히 준비하고 걷는다 사회적 거리를 두고 조별로 걷다가 천보 약수터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중간 고지에 도달하니 무학대사비와 부도와 그 앞에 쌍사자석등이 있다 비는 종일 내릴 심사인 듯 빗방울 소리는 안 나지만 눈 내리듯 조용히 내린다 회암사 경내로 들어서니 초파일을 앞두고 형형색색 연등이 달려 있다. 많은 불자의 소원이 달려 있으니 나도 부처님께 살짝 소원을 끼얹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ㅎㅎ~~) 노란 개나리 환영을 받으면서 오르니 고려말 공민왕의 왕사인 나옹선사 부도비가 숙연하게 한다 꼭대기에 용이 틀고 있는데 한 마리인지 두 마리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진달래가 피어 있는 산길을 구불구불 걷는다 스릴 만점이라고 하면서 오르는 첫 번째 바위 능선 나는 간이 떨렸다 무서움이 몰려와 잠시 숨을 가다듬기 위해 뒤로 돌아앉는다 회암사와 양주시가지가 평온함을 준다 큰 바위 능선엔 철로 계단을 두문 두문 만들어 놓았다 두 번째 세 번째 간이 콩알만 해진다 앞선 사람들은 멋있다고 사진을 찍는다 고고하게 바위틈에 서 있는 소나무가 내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정상 가까이 오니 바람은 세차고 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내린다 옷을 껴입을 수가 없어 정상에서 고생한 보람을 찾는 듯 멋진 포즈를 남기고 서둘러 하산한다 아~~ 천보산은 하늘 아래 보배로운 산 이기도 하지만 진달래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곳이구나~~ 내년 봄엔 비가와도 좋아 바람 불어도 좋아 꼭 다시 오리라 김중연은 양주 회암동에서 태어나 방랑시인 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주옥같은 많은 시를 남긴 풍류 시인이다 김삿갓 김삿갓 노래로 더 익숙하지만 어느 부대 긴 담벼락에 김삿갓 일대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었다 다시 와서 김삿갓 풍류길(21km)을 걸어 보리라 원점 회귀해 회암사지 곳곳을 돌아보았다 오늘 수고 많으신 관산님 고맙습니다 함께한 7명의 님들이여 또 다른 길에서 만나길 고대합니다 산이나 산속이나 구름이나 하늘이나 꽃을 더 사랑하며 즐길 줄 알았다(김삿갓)
옴 마 니 반 메 훔(범자무늬기와)
봉황무늬기와
꽃무늬기와
약사여래삼존도
무학도사탑과 쌍사자석등
무학도사비
선각왕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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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이야기
양주 회암사지&천보산 김삿갓길
감꽃목에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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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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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방님, 정말 대단한 서방님입니다. 좋은 곳 다녀왔네요. 천보산은 한북정맥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산이지요. 수도권에 이런 좋은 트레킹 코스가 있군요. 이제 늦기전에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목표를 삼았던 백두대간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산은 늘 어렵고 때론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도 정상에서 모든 걸 보상받으니 또 다른 산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백두대간!!
더 늦기 전에 도전해 보고 싶지만 ~~
아직은 서울 근교 산을 다니는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강화도 삼산을 도전하려고요~~
늘 응원해 주시니 용기 내 보렵니다
감사합니다 ^^!
오.. 천보산 정상에 오르셨군요. 저는 회암사라는 절로 오르지는 않았지만 회암사는 알고 있습니다. 나름 유명한 절입니다.
이제 서서히 정상에 오르시네요.. 장하십니다.
말씀하신대로 천보산맥은 티아라처럼 곱게 휘어져 있습니다. 다른 한쪽 끄트머리도 천보산인데 두 개가 헤깔릴까봐 그쪽은 빡빡산이라고 불리웁니다. 제가 좋아하는 종주 코스 중에 하나인데, 여름에는 힘든 코스입니다. 단풍이 가득한 가을에는 한번 걸어볼 만한 산입니다. 암릉이 크게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오래간만에 보는 천보산 반갑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바위 틈새로 오르고
큰 바위를 보고 오르니
또 비도 오고 저만이 늦기는 공포가 엄습해 와도 진정하는 노하우가 생겨서~~
단풍 가득한 가을에 재도전해 보렵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