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테니스가 주 종목인 남자는 중고등학교때 탁구를 많이 쳤어요.
당시 탁구는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금메달로 인기가 상당했어요.
동네 탁구장에 가면 줄을 섰어요. 전교 50위까지 랭킹이 있었어요.
고등학교땐 탁구로 짱이 되요. 넘 의기양양해요.
역시 난 라켓운동은 다 잘해~
그러다 세월이 흘러 직장에 들어가요.
어디 활동할 때 없나 기웃거리다 탁구동호회에 들어가요.
남자는 당연히 탁구는 가장 잘 칠 줄 알아요.
자신감이 하늘을 찔러 명왕성까지 와 있어요.
직장이라 다들 막탁구라고 생각해요.
드라이브만 걸 수 있어도 최고라고 생각해요
드디어 처음 직장동료와 탁구를 쳐요. 뭐 폼을 보니 별거 아닌거 같아요.
충분히 이길거 같아요. 5점 잡아줄까 하는 허황된 생각을 해봐요.
첫 게임이 시작 됐어요.
왠걸 이상하게 게임이 안 풀려요, 리시브는 네트에 쳐 박히고, 상대방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예요.
개박살나요. 떡실신되요. 창피해요
또 다른 동료와 게임을 해요. 결과는 마찬가지여요.
옆에 있던 아줌마가 젊은 총각 한게임하자고 해요.
돌아보니 60대 아줌마예요. 살살 쳐도 이길거라 생각해요.
남자는 아직까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해요.
아줌마가 남자의 공을 받아서 패데기 스매시를 날려요. 무서워요. 비참하게 깨져요.
탁구에 회의가 와요. 예전엔 잘쳤는데...
이쯤에서 과거를 회상해 봐요.
이왕 탁구치기로 한거 동네 탁구클럽에 등록하러 가요.
등록하러 가서 깜놀해요. 전부 탁구복에 탁구화까지 풀세트로 갖추고 있어요.
남자는 라켓 하나 딸랑 들고 갔어요. 탁구에 용품이 이렇게 많은 줄 꿈에도 몰랐어요.
전부 장난이 아니예요. 드라이브가 안보여요. 서비스 폼부터가 틀려요.
난생 처음 레슨까지 신청해요. 주2회 30분에 13만원이래요.
우와 남자는 탁구가 이렇게 비싼지 처음으로 실감해요.
처음엔 살살하더니 2달째 들어가니 풋웍을 해요. 숨이 턱턱 막혀요.
하늘이 노래지고 현기증이 나요.
체력단련인지 탁구레슨인지 구별이 안가기 시작해요.
그래도 6개월하고 나니 동네 아줌마들에겐 개망신은 안 당해요.
이제 기본기도 잡혔다고 자화자찬해요.
만족감에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해요.
하위부 통합경기라 아줌마들이 다수예요.
경기에 들어가요. 리시브를 했는데, 공이 떠요... 이런 덴장 돌출러버예요
폼도 엉성하고 파워도 없는데, 이상하게 내 공이 이상한대로 가요.
패데기 스매시로 떡실신 당해요.
탁구의 갈 길이 넘 멀게 느껴져요. 6개월 레슨 했는데 예선 탈락해요.
이제 용품 탓을 하기 시작해요. 라켓을 바꾸고, 탁구관련 용품들도 모두 구비해요.
고슴도치클럽, 핑퐁조아 등의 카페와 참피온, 탁구닷컴, 타토즈 용품사를 전부 가입해요.
즐겨찾기도 해두고 매일 방문해서 이론과 용품에 대해 질문하고 배워요.
회원들의 탁구에 대한 전문지식에 또 한번 깜놀해요.
미친듯이 탁구사이트를 돌아다닌 대가로 가는 곳마다 우수회원이예요~~
탁구실력이 향상되는거 같아요.
이제 탁구에 대한 정보는 전국 1부 안 부러워요.
이제 탁구전형에 대한 갈등이 몰려와요.
펜홀더에서 반전형, 중펜....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라켓을 수시로 사고 팔아요.
남자는 탁구에 점점 미쳐가요. 그동안 사고판 라켓만 한 트랙이예요.
새로 나온 러버는 꼭 사서 써 바야 되요.
한참의 방황 끝에 중펜으로 전향해요. 왕하오를 보면 저게 사람인가 싶어요.
외계인이 틀림없어요
이면 드라이브를 걸어요. 무척 멋져 보여요. 실수가 더 많아요.
하지만 한번 들어가면 초보자들은 다들 “우와” 감탄을 연발해요.
역시 중펜으로 전향하길 잘 했나 바요. 우쭐~
다 좋은데 중펜은 엘보가 와요. 그래서 또 갈등을 해요.
코다리가 있는 한국형 중펜으로 라켓을 구입해요.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에도 이 라켓으로 굳혀야지 하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2달을 못 넘겨요.
이제 남자는 어느 정도 실력도 쌓이고, 대회도 많이 나가요.
탁구가 참 안 늘어요. 한계 극복이 어려워요.
그래도 3년 동안 연습하니 직장에선 2짱 됐어요. 뿌듯해요.
머릿속이 온통 탁구 생각이예요. 탁구는 하면 할수록 넘 재미있어요.
길 가다가도 스윙 연습을 해요, 사람들이 돌+아이로 생각해요.
그래도 전 탁구가 넘 사랑스러워요.
집에선 탁구로 많이 깨져요. 그래도 남편이 운동한다고 하니 이해는 많이 해줘요.
남자는 가족을 사랑해요. 하지만 오늘도 탁구는 치러 가야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