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링하다보면 꼭 두어번은 킬 사고를 당한다. 급할수록 빠져나올 수 있는 옵션(options)을 알고
있는게 도움이 된다. 킬 접지 사고 대처 요령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빠르게 달리다가 킬이 암초나
모래바닥에 걸리면서 서 버렸을 때와 천천히 움직이다가 살짝 얹혀을 때...
A. 버스가 급브레이크 밟으면 승객이 앞으로 쏠려서 다칠 수도 있듯이 세게 박았을 땐 보트에서도
충격에 의해 부상자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1) 맨 처음 누가 다쳤는 지 먼저 알아내야 한다. 그 후 응급조치를 한다.
2) 다음으론 킬과 헐 연결 부분이 깨졌을 수도 있으니까 물이 새어 들어오는 지 확인해야 한다.
3) 수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들어오면 배에서 탈출해야 될 지 결정한다.
4) 수리를 할 수 있으면 준비를 하고, 그 자리에서 보트가 빠져 나올 수 있는 지 방도를 찾는다
(살짝 얹혔을 때 방법 참고).
5) 보통 뒤로 후진해도 되고 옆으로 크게 돌아도 빠져 나올 수 있다 (방향 결정을 할 때 밑바닥이
보이지 않으면 챠트나 수심계 등을 보고 판단을 잘 해야 함).
B. 약하게 살짝 얹혔을 땐
1) 엔진 시동을 걸어 후진한다. 하지만 보트에 따라 상황에 따라 프로펠러나 구동축이 바닥에 닿아
있을 수 있으니 이 경우 엔진은 도움이 안된다. 그러면 세일을 써야 한다.
a. 잘못하면 후진 넣는 순간 스크루나 기어 등이 상할 수 있으니 잘 판단해야 한다.
b. 후크나 스핀 폴 등으로 스턴쪽 바닥이 얼마나 깊나를 살펴 본다.
c. 킬 깊이와 스크루의 위치 등을 판단한 후 확실히 clear하다면 후진으로 빠져 나온다.
d. 선외기 등은 물속으로 나오지 않을만큼만 약간 들어서 후진한다.
e. 잘 가다가 더 이상 후진이 안되면 엔진 흡수구가 모래나 뻘 등에 막혔을 수도 있으니 시동을 끈다.
2) 보통 킬 사고가 나면 바로 세일을 내리고 엔진으로 빠져 나올 궁리를 한다. 하지만 아래 경우는 세일을
써서 빠져 나올 수 있다고 한다.
a. 클로즈 홀드로 달리고 있었으면 풍상쪽으로 메인 붐을 밀어 뒤로 가게 시도해 본다.
b. 바닥이 모래나 뻘로 부드러울 경우 가능하지만 암반이었다면 이 방법도 안될 수 있다.
c. 킬이 암반에 얹히면 우선 바우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억지로 돌릴려고 하면 킬이 더
상할 수 있다.
3) 보트를 힐시킨다. 킬이 들리면서 엔진이나 세일로 빠져 나올 수 있다.
a. 모든 크루가 한쪽으로 가서 하이크 아웃한다. 물론 보트는 반드시 더 깊은 쪽으로 힐시키도록 한다.
b. 큰 보트일 경우 메인 붐 끝에 몸무게를 얹으면 힐을 더 효과적으로 시킬 수 있다
(크루가 못하겠다고 할 수도 있지요?).
c. 딩기가 있으면 저어서 깊은 쪽에 앵커를 던지고 그 줄을 메인 핼랴드 등에 묶고 핼랴드 다른 끝을
윈치로 감는다.
4) 위 방법으로 되지 않으면 딩기나 수영으로 앵커를 깊은 물에 던져놓고 자리를 잡으면 보트를 끌어낸다.
이를 Kedging(또는 warping)이라고 한다 (따로 정리 필요함).
a. 앵커 줄을 바우 쪽으로 통과시키면서 윈치로 감아본다. 바우가 돌아가면서 보트가 깊은 바다로
향하게 되면 OK.
b. 안되면 앵커 줄을 스턴 쪽으로 통과시켜 윈치로 감아본다.
5) 위 방법 모두 되지 않으면 밀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혹시 큰 배가 지나가면 VHF로 불러서 끌어달라고
사정한다. 또는 진짜 큰 배가 지나가면서 파도가 한번 쳐 줄 때 보트가 들릴테니 그 순간을 노려도 된다.
날도 저물고 춥고 배고프게 되면 할 수 없이 해경을 불러야 한다^^ (122).
6) 만약 심한 파도나 바람이 해안 쪽으로 보트를 밀고 있으면 (난감하죠?), 역시 여러 옵션을
미리 알고 있어야 상황에 가장 적합한 탈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안되면 앵커를 바로 내려야 한다.
참조: 1) What to Do if You Run Aground in a Sailboat by Tom Lochhaas, About.com > Sailing
2) What to Do When You Run Aground, by Captain Earl MacKenzie, Cruising World
에필로그: 공교롭게도 2번 다 J24협회 보트를 빌려서 쓸 때 킬이 얹혔는데 두번 다 고무보트로 끌어서 빠져 나왔다. 그 때 쉬라우드에 매달려 힐 시킨게 조금 도움은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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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 볼보 오션 레이싱 레그 2. 팀 베스타스 보트가 인도양의 조그만 산호섬에 좌초된 장면.
밤에 챠트를 안보고 다니다가 저렇게 되었다고 함. New Yorker에서 가져옴.
첫댓글 요트를 그냥 타고만 다니는게 아니구나. ㅋ 알아야 할것도 배워야 할것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