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방 [유식소현] 2565년 1월 11일
진행자
삼보에 예경올립니다.
교수사스님, 그리고 톡톡방에 상주하고 계시는 스님들께 3배 예경 올립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모두 무탈하신지요? 겨울철에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면서 들이닥치는 추위를 한파寒波라고 합니다. 한파로 인해 우리 몸은 한랭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물질적인 재산피해를 입어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합니다.
•보일러, 배관, 난방기구 등은 사전에 정비하고
• 화재에 주의하시고,
• 동파 방지를 위해 보온 조치를 철저히 하시고,
• 외출할 때는 방한물품 등을 준비하시고,
• 단수에 대비하여 생수와 생활용수를 준비하시어,
불편함을 최소화 하셔서 꽃피는 새 봄 맞을 준비를 잘 하시기를 부탁드리며, 불기 2565년 1월 11일 톡톡방 문을 엽니다.
교학과 수행 중 믿음, 이해, 닦음, 깨침의 과정에서 궁금하신 부분 질문과 또 답변을 여러 불자님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불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권유합니다.
종진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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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닥치면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지 실감합니다
삼보에 의지하니 다행입니다
몸맘 청안한 하루되시길 빕니다~
은조 수마나 상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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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은조 수마나 상담님께서도
청정 안락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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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진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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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질의 올립니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며칠 동안 이런 곳이 한빙지옥이구나 하며 씁쓸한 웃음을 삼켰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지옥에 대한 글과 자료들을 뒤덕이턴 중 법주도성관&자주선림의 불보사경반에 불심 법연문 상담님께서 올려주시는 성엄선사의 「바른 믿음의 불교」 중 19. 불교는 염왕閻王의 존재를 믿는가?라는 소제목의 글을 읽어보다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질의 올립니다.
아래 첨부한 글의 하단에 나오는 '유식소현'의 도리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19. 불교는 염왕閻王의 존재를 믿는가?
대체로 말해서 불교는 염왕閻王(염라왕)의 존재를 믿는다. 왜냐하면 많은 불경에 염왕閻王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교가 염왕을 먼저 발견한 것이 아니라, 고대 인도의 종교적 관념을 받아들여 이것을 불교화한 것일 뿐이다. 고대 인도의 베다에서는 우주를 천계天界ㆍ공계空界ㆍ지계地界의 셋으로 나누는데, 천계天界에는 천신天神이, 공계空界에는 공신空神이, 지계地界에는 지신地神이 있다. 불교의 삼계三界, 즉 욕계·색계·무색계도 베다의 이 세 가지 개념에서 일부 영감을 받고, 관찰하여 분류한 것일 수 있다. 베다에서 염왕은 야마(Yāma)로 불리며, 본래 천신이었다가 나중에 모든 인간들의 최초 조상, 즉 최초로 죽은 사람이 되었지만, 죽은 뒤에는 천상에서 살았다. 그래서 [리그베다]에서는 사람이 죽고 나서 처음 만나 알현하는 신이 야마와 사법신 바루나(Varuna)라고 말한다. 그 뒤에 나온 [아타르바베다]에서는 야마가 인간의 죽음을 관장하고, 동시에 사후死後 재판권을 행사한다고 말한다. 천상의 이 야마는 기독교의 하느님과 약간 비슷하다. 이 야마가 불교에 들어와서 천상의 야마천왕耶摩天王과 지옥의 염라왕閻羅王으로 나눠지게 되었다.
염왕은 죽은 자에 대한 심판ㆍ관리ㆍ처분을 관장하며, 지옥에서 그의 지위는 천상의 하느님 지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하느님을 숭배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염왕도 숭배하지 않는다.
더욱이 불교에서는 교화의 방편상 염왕의 존재를 믿기는 해도, 본질상 염왕의 독립성을 긍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부파불교 교파는 염왕과 그 옥졸들이 지옥중생들의 업력의 소산이라고 믿었다.
불교는 '유식소현唯識所現', 곧 현상들이 식識의 소산일 뿐임을 믿는다.
게다가 바른 믿음의 불교는 사람이 죽은 뒤 반드시 염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체로 아귀餓鬼들과 지옥중생들에 대해 염왕이 어떤 권능을 가졌다는 것만 인정할 뿐이다.
염왕이 옥졸들을 보내어 죽어가는 사람을 붙들어 간다는 것이 민간의 속설이지만, 불교는 '유식소현'의 관점에서 그런 속설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 사람의 식識의 변화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불전佛典에도 비슷한 내용들이 나온다.
청나라 때의 기효람紀曉嵐은 그의 [필기筆記]에서, 지옥과 염왕의 세계에 대해 자신이 그것을 믿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다고 했다.
세계는 크고 사람들은 동양인과 서양인이 있는데, 저승에서 전해오는 소식에는 왜 중국인들만 있고 외국인들은 보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설마 중국인들의 저승과 외국인들의 저승이 관할이 다른 두 세계이기야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만약 기효람이 불교에서 말하는 '유식소현'의 도리를 이해했다면 그런 의문은 쉽게 해소되었을 것이다.
중국인들의 마음속에는 중국형의 저승만 있으니, 당연히 연합국형 저승은 출현하지 않는 것이다.
종진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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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1
저도 불교를 공부하면서 의문이 생기면 유식적인 견해에서 이해가 되곤 합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지구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굉장히 사적인 개인의 전생 내지 현생의 업의 소산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범부라고 여깁니다
같은 조건에 있는듯 하지만 업에 따라 다른 식의 세계관으로 살아갑니다
이는 본성의 차원에서는 왜곡된 시각으로 색안경을 쓰고 있는 것을 인지 못하는 것과 유사해 보입니다
유식은 모든 현상은 오로지 식일 따름이라는 해석이고 식을 마음으로 본다면 불교를 마음공부라고 하는 맥락과 일치한다고 봅니다
극락도 서방정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자리가 극락이 될 수 있는 것은 일순간 식을 어떻게 발현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식소현이란 입장에는 적극 동의합니다
불교는 식의 발현을 참성품을 근거로 하느냐,업식에 근거하느냐에 따라 성인과 범부로 나눠진다고 여깁니다
있는 그대로,여실지견으로 나투느냐 전도몽상으로 왜곡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사람은 자기의 의도대로 세상을 나툽니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을 ,불자는 부처를 믿음이라는 것으로 만들어내지만 결국 모든 것은 식의 작용으로 사유합니다
그래서 살불살조의 정신으로 업이 만든 상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접촉이 생기면 내안의 인식을 점검하고 미세한 왜곡을 짚어내는 수행이 지관이라고 여깁니다
모든 것이 인식이기에 인식의 단속이 중대하기에 고양이가 쥐구멍을 지키듯 참성품에서 벗어나는지 인식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눈이 올 것 같은 흐린 월요입니다
업식은 우울모드로 이끌지만 제자리를 지키려 애써봅니다
은조 수마나 상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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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훌륭한 답변에
머리 조아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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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진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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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2
유식소현
초등학교 3학년 10살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곁을 떨어져 친척집에 놀러를 가게 되었습니다. 진이 빠지게 실컷 놀고 잠자리에 들려고 누워 잠을 청하는데 안방 위쪽으로 난 조그만한 창문으로 들어오는 불빛에 공포심을 느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난생 처음으로 밤을 꼴딱 새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밖으로 나가 그 창문이 아무도 들어올 수 없을만큼 작고, 또 높이 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날밤은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언니 오빠들도 많았고, 어른들도 많았기에 전혀 무서울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난생 처음 느껴보는 그 공포심에 밤을 꼴딱 새운것입니다.
그렇게 십 몇 년이 흘러 직장동료와 해남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같이 가기로한 동료가 일이 있어 다음날 온다는 말에 혼자 모텔을 구하고 잠을 청하는데 10살 때 느꼈던 경험을 그대로 또 하게 되었습니다. 모텔밖으로 난 작은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불빛에 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날을 꼴딱 새웠습니다
제 평생에 이런저런 고민으로 잠을 설친적은 몇 번 있었어도 온몸을 전율하는 죽을것같은 두려움으로 잠을 설친 기억은 이 두 번이 다입니다.
그러다 늦게 시작하게 된 수행에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젊은 한 여자가 마른 우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사방이 막힌 서늘하고 차가운 공간에 그렇게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줌의 밝은 빛이 들어와위로 고개를 들어보니 6~7명의 사람의 머리가 동그란 원 안으로 보입니다. 아마 저를 이 속에 넣었던 사람들 같습니다. 그때의 그 여자가 느끼는 감정인 분노, 무서움, 원망등은 수행을 하는 나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마 제 전생에 가지게 된 한 조각의 편린이 아닐까 합니다.
수행중에 우물 벽을 타고 밖으로 나가 그 6~7명의 얼굴을 보려고 하는데 힘이 없어 보지는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 출장을 가서 경험했던 것이 어느 시절인지 모를 그때의 경험이 지금 현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러나 우물에 빠져 죽은 나는 이제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때의 나라는 존재를 우물에 넣었던 사람들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식안에는 버젓이 살아서 숨을 쉬고 있지요. 그래서 식이 무서운 것입니다. 한 순간의 잘못 생각이 무서운것이고, 한 순간 쾌락과 이익을 위해 한 행동이 그대로 이 식에는 저장이 되어 언젠가는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상당히 무서운 것입니다.
그 경험이 있고난 후 제 인식의 세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 났습니다. 그 동안 인간관계의 트러블이 생기면 타인에게서 찾았고, 어떤 상황에 불만이 생기면 그 이유를 밖의 것에서 찾았던 것들이 모든 것들을 내 안의 식에 의해서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밖에 인연에 시시비비를 가리며 혼자 독립열사가 되어 옳고 그름을 따지며 피곤하게 살던 나를 내려놓고 어떠한 것들이 올라올때는 내가 모르는, 내가 알지 못하는 예전의 나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보다라며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식소현~~
어느 생에 경험한 내 인식은 내 안에서만이 나라는 존재에 의해서만이 사라지고 생기게 할 수 있습니다. 남에 대한 미움도, 사랑도, 원망도 모두다요.... 결국에 염라왕이 있든, 하느님이 있든 다 내가 만든 인식의 세계이고 또 어느순간 싸그리 없던 것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겠지요. 이 몸이란 죽어 땅에 묻히면 산산히 없어질 것이고 나중에 나중에 이 식이라는 것도 어떠한 인연에 의해 산산히 부서지거나 그 생성과정을 여실히 보고 알게 되었을 때 눈 녹듯이 모든 것이 다 녹아 내려져 그대로 공이 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해서 긴 글이지만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모두들 몸조심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선다향 불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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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참 1
세분의 질의응답 잘보고있습니다
여러모로 수행하는 일상에 도움을
주시는데 함께 동참하지 못함은
알아야 질문도하고 지식이 있어야 답변도 할텐데
아직은 눈뜬봉사마냥 배움의 자리에서
정신 바짝 차리고 청강하는 입장이라
늘 송구한 마음입니다
지혜로운 마음안에 맑고 향기로운
세상도 함께함이라 사유하며
겨울 혹독한 한파도 무서운 코로나도
좋은 세상에 살고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중생들에게 좀더 조심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날씨는 흐리지만 추위가 조금 풀린듯하내요
건강 잘 챙기면서 매 순간 좋은시간되세요
이정 연화심 상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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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선다항 불자님
수행 체험담을 곁들인 유식소현의 쉽고 상세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 했는데, 쭉 읽어내려가다 보니 업식과의 싸움도 꽤 재미날 듯 합니다.
치열한 수행중에 일어난 체험담과 자세한 답변의 공유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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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진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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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늘 관심으로 지켜봐주시고 톡톡방의 발전을 위해 마음을 보내주시는 이정 연화심 상담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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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진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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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동지가 지나서인지 낮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만, 여지없이 밤은 찾아오고 밖은 어둑해지고 있습니다.
낮에 비해 기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체온 관리 잘하셔서 오늘도 편안한 저녁시간 맞이하시길 빌면서 숫타니파타 뱀의 경 중 제2장 '소치는 다니야' 게송 중에서 한 게송을 읊으며 2565년 1월 11일 톡톡방 문을 닫겠습니다. 모든 불자님 다음주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 놓았고, 마히강변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고, 내 움막은 지붕이 덮이고 불이 켜져 있으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숫타니파타」전재성 역주 2. '다니야의 경' 중에서
종진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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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종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