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겨울의 끝자락, 찬바람에 어깨를 움추리게 하는 2월의 마지막 토요일.
다시 겨울로 돌아선 느낌이었지만 봄을 마중하러 서울의 남쪽에 위치한 관악산을 오르기 위해 정부과천청사역
10번출구에 산우들이 모였다.
9시35분경 도착해서 우정이님을 만나고 잠시뒤 열분의 산우들이 함께 올라와 1주일만의 만남으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3호선에서 4호선으로 환승해서 오신 박새님, 쟌님, 고은님, 에스텔님, 초록님, 경희님과 2호선에서 환승해서 오신
구의동님, 4호선으로 오신 베네딕도님, 우정이님, 5호선에서 4호선으로 환승해서 오신 신태양님, 거산님과 꼴통대장,
모두는 1시간여를 달려서 왔다.
12명이서 10시경 과천 소방서앞을 출발하여 아름다운 단독주택이 즐비한 골목을 돌고 돌아, 과천향교를 지나 kbs
삭도장부근에서 스틱을 꺼내고, 등산복을 고쳐입고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하였다.
산우들은 모닝커피가 궁금한 모양이었지만 30여분을 오른후 커피를 마시기로 하고 올랐다.
바위와 돌이 많아 악산이 된 관악산의 높이는 629m로 자갈밭처럼 돌이 많은 등산로는 일부 데크가 놓여서 예전보다는
오르기가 수월하였으며 좌측에 위치한 계곡에는 물이 거의 마른채 돌무덤으로 우리를 맞이 한다.
예전에는 관악산을 오르는 주등산로가 과천이었다.
과천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거리가 짧은 대신 계단이 많은 단점이 있다.
10시40분경 대피소에 도착하여 커피를 타서 마시는데, 꼴통대장이 서툴다보니 산우들은 바다총무님이 그리운듯
총무님은 직접 타서 저어주었는데, 자신들이 저어 마시게 되었다고 투덜거린다.
그래서 "들어온 자리는 표가 안나도 비워진 자리는 표가 난다"는 옛말이 있는 듯 하다.
커피를 마시고 콜라비, 일일견과, 영양바로 간식을 먹고 출발하여 11시25분경 약수터를 지나 12시15분경 연주암에
도착하였다.
정상인 연주대부근까지는 15분정도 오르면 되었지만 산행시간을 고려해서 연주암 식당건물의 뒷쪽의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산우들이 정성들여 가져온 간식을 풀어 해치니 산해진미가 따로 없다.
에스텔님의 삶은 달걀, 고은님의 꽈배기와 사과, 베네딕도님의 떡, 과일과 막걸리, 박새님의 시루떡, 쟌님의 센드위치,
막걸리, 우정이님의 막걸리, 초록님의 어포와 맛동산, 압권은 경희님의 삶은 수육과 번데기, 거산님의 삶은 오징어,
20년된 더덕주였다. 산우들은 "경희님은 다음산행부터 절대 빠지면 안된다"고 압력을 넣는다.
역시 산행의 묘미는 먹는것도 일조를 하는 것 같다.
가장많은 유머는 쟌님이 했다. 자니윤을 닮은 어투로... 가끔은 썰렁개그다~ㅋㅋㅋ
오늘의 유머 장원은 경희님이 터뜨렸다.
쟌님을 바라보며 "처음에 만났을때는 이상한 사람 같았는데, 두번째 만나니 정상적인 것 같다"고 ㅎㅎㅎ
박새님께는 구파발역에서 만나서 같이 가자고 하니 그냥가면 된다고 했다고 티박을 하고....ㅋㅋㅋ
모두는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며 때로는 동심으로 돌아가며 오늘도 우정을 쌓았다.
꼴통대장도 흥에 겨워 한마디 읊조린다.
우리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오늘이었습니다
우리가 오늘 나눈
가장 큰 기쁨은
행복이었습니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 순간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연주암에서 단체 인증샷을 찍고 시간관계상 13시15분경 원점회귀 하산을 하였다.
14시45분경 과천향교에 도착하니, 저녁장사에 바쁜 경희님은 이미 과천역으로 출발하여 아쉬웠다.
11명이서 전철을 타고 사당역에서 뒤풀이를 하려고 하니, 반대방향인 우정이님은 안산 집으로 가겠다고 한다
10명이서 사당역에 15시40분쯤 도착하여, 맛집을 많이 아시는 구의동님의 안내로 명동칼국수집에 자리를 잡았다.
닭칼국수와 해물파전, 왕만두를 먹고 나니, 22일에 손녀가 태어난 신태양님께서 득녀 기념으로 본인이 쏘시겠다고
해서 박수를 받았다.
신태양님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건강한 손녀의 출산을 축하드립니다.
거산님께서는 약속이 있어 먼저 자리를 뜨면서 뒤풀이 비용을 낸다고 해서 자주 내시면 산우들이 부담스럽다고
말렸다. 우리산우님들은 정말 좋은분들이 많은 것 같다. 누구나 먼저 비용을 내겠다고 하고, 맛있는 간식도
정성스레 가져오시니 꼴통대장은 복이 많다는 말씀이 맞는 것 같다. 행복한 하루였다.
흥에 겨운 산우들이 여기에서 멈추면 될것인가?
노래방에 가자는 제안을 받고 거수로 두명밖에 없어 없던일로 하자고 얼버무리는 꼴통대장을 압박하는 산우들이
다시 거수로 하자고 해서 이번에는 다수가 노래방에 가자고 한다^^.
약속이 있는 고은님과 베네딕도님이 돌아가고, 7명이서 노래방으로 고고.....
등산을 한건지 놀러온건지 꼴통대장은 햇갈렸다.
이왕 버러진일 살컷 놀고 스트레스를 날리자고 마음을 바꿨다.
오늘따라 노래방 기기 점수가 안나온다. 똥줄(?)이 탔다. 돈이 안걷힌다.
40여분이 지나니 그때서야100점이 연짱 터졌다. 쟌님과 구의동님이 오만냥씩 쐈다.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점수가 안나오니 노래를 하지마시라고 구의동님께 농담했다가 한마디 들었다. 오만냥 냈다고.....
쟌님은 어부인께 전화해서 퇴청시간 5시를 8시로 바꿨다고 자꾸 이야기한다 의도를 모르겠다. ㅎㅎ
막차는 오늘의 히어로 신태양님이 일만냥을 냈다. 노래는 백만송이 장미를 부른 에스텔님이 앤딩을 끊었다.
엄청 즐거운 하루였다. 바다총무 대신 총무역할을 기꺼이 해주신 초록님께도 이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렇게 오늘이라는 소중한 하루가 어제로 바뀌었다. 산우님들 감사했습니다. 끝
첫댓글 대장님 후기글을 읽으면서 너무 재미있고 행복합니다.산우님들 모습이 환하게 떠오릅니다.후기글을 즐겁게 잘쓰시는 대장님도 멋지시고 마음이 넉넉하신 산우님들도 멋지십니다.대장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총무님! 감사해요~
총무님 같은분이 많으면, 재미있고 신나게 산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리딩에 사진에 후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구의동님! 감사합니다~
꼬박꼬박 댓글을 달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댓글에 인색한 6070산악회에 돌연변이가 나타나셨네요^^.
북한산가는 전철에서
몇년만인지.. 10여년만에 오른 관악산은 시작점은 달랐지만 관악산만이 주는 느낌은 금새 익숙하게 다가 오더군요 저에게 산은 언제나 지우개이자 열쇠입니다 복잡함은 지우고 결정이 필요한 시기엔 최선의 답을 얻으며 하산합니다 젊은 시절 산을 열심히 찾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뒤늦게사 함께 하는 산행의 즐거움도 알게 되고 함께 하신 회원님들 모두 점점 익숙하고 다정하게만 느껴 집니다 대장님이 말씀하신 오늘이란 선물을 곰곰이 되새기면서 또 다른 다가오는 오늘들을 맞이할 채비를 해 봅니다
초록님! 감사해요~
정성을 다해 댓글을 달아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초록님댁에 좋은일이 많으실거예요^^.
하이고 경희는 죽을맛인디 ㅎㅎㅎ
내일까지는 고통이 따른답니다
한강 트레킹 할땐 안 아프더니 왠걸 이 관악산은 바위라 그런지 엄청 댓가가 따릅니다요 ㅎㅎ
비명소리만 ㅎㅎㅎ근육이 생기는 거라시는데 ㅎㅎ진짜에요? ㅎ
난 은제나 노래방을 가보나 ㅎㅎ아마도 불가능일듯 ㅎㅎ
툐요일이 잴바쁘니...그림의 떡이 아닐수 없네요
바다언니표 커피가 그리웠지만 대장님이 똑 같은 커피를 사와서 빈자리를 메꾸려고
울 대장님 고생했으요 ㅎㅎ바다언냐 담부턴 아프지마요 모두다 언니의 빈자리를 서운해했으니
담 산행땐 꼭뵈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경희님! 즐거움뒤에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죠^^.
늘상 긍정적인 사고와 생활에 저도 힐링이 되는 기분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자주 산에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