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삼척의 어느 낚시방
귀에 솔깃한 이야기를
낚시방 주인이 한다
그 귀한 대구를 오육십 여수씩을
한다고
세명 정도가 장비를 사며 바람을
잡는다 (이 분들은 그 이후 한번도 다시 보지못했다)
그럼 형
나도 장비 준비해줘봐요
성격상 이야기 한마디면
끝나는 성질이다
기계는 시마노사의 트윈파워8000pg와
지깅대는 국산대를 마련하고
합사는 다이나마합사로 백미터당
4만원씩 주고 구입했으니 합사값만도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지그는 마리아지그로
그 당시에 개당 3만원씩을 주고
열개를 구입하니
장비값만도 장난이 아니다
촌골에서 살았으니
전동릴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대구가 잡히면 케블라줄 아니면
목줄이 끊어진다고 구라를
하도 쳐서 케블라줄로
바느질도 엄청했었다
모든 용품이 돈지랄의 수준이었고
쇼크리더 가격도 10미터를 4만원씩이나 했으니
전체적인 가격은 서민인 나로서는
천문학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장비를 다 마련하고 출조만 기다리고
있는데 40여일이 지나도 가물치 콧구멍이다
그래 장비를 팔아먹고
40여일이 되도록
출조배를 섭외를 안시켜줘
낚시방주인 니가
안시켜주면
나혼자라도 한다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임원항의 낚시점에
전화를 걸었다
선비가 40만원이라는거다
그럼 내일 몇시까지가죠
내일 몇시까지오세요
낚시방으로 오면 선장님이
낚시방으로 오신다는거다
예약을 하고 도대체
잠이 오지 않는거다
밤새 잠도 못자고 새벽4시쯤
라면 끊여서 밥에 말아 먹는둥
마는둥하고 임원항에 출발
도착하니
4시50분쯤
낚시점에 도착하니
몸이 불편하신분이 주인이다
낚시방주인과 이런 이야기
저런이야기를 하던중
선비를 달라고 하신다
40만원의 선비를 주고 커피를 한잔
하던중 50대 중반쯤 되신분이
선장이라고 나타나신다
사람좋게 생기신 황선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권광홉니다
잘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속으로 황 선장이건
호박씨 선장이건 고기만 많이 잡게
해달라고 속으로 중얼거리고
신분증을 달라기에 주니 출항신고를
하려 가시고 드디어 출발
약 1시간을 항해하여 도착한곳은
호랑짬 (지금은 엔진을 개조해 일부배는 30분쯤에 도착하더군요)
지금이야 호랑짬이란걸 알지만
그때는 호박씨짬인지 배추짬인지 알게뭐람...
GPX에 동그란 작은원을 그린대로
배를 접근시키더니
채비를 입수시키라고
말씀을 하시고
나는 배앞 자신은 배의 키를 잡으며
뒤쪽 선장님의 채비는 낚시줄이 40-50호나
되고 줄이 두꺼우니 가라앉으라고 미터당
납이 하나씩 거의 40-50여개의 납이 달렸고
거의 오징어 반만한 오징어인지 꼴뚜기인지
생긴 오징어루어로 그안에 납을 넣은 채비를
물에 입수시킨다
선장님왈 수심이 140미터이니
채비를 넣어란다
300그람짜리를 수심 140미터에 가라앉히려니
한참이나 들어간다
도대체 대구가 물긴물까하는 하는 생각으로
고패질을 시작했다
선장님 왈 지형이 험하니
채비가 땅에 닿으면 세바퀴를 감아서 바닥으로부터 들어라신다
140미터가 들어가니 채비가 뻑뻑한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한 20여분쯤 채비를 오르락 내리락
하시더니 회심의 미소를 짓고
고기가 물었다고 얼굴로 싸인을 하신다
그 순간 나도 무언가 걸었는데
도무지 올라오지 않는다
한참을 낑낑거리고 있는데
선장님이 키는 똥짜루만한 놈이
배는 산만큼 부른 대구를 한마리
올리신다
속으로 어린것이 조숙해서
동네 어떤 대구오빠하고
눈이 맞았구나라고
생각하며 낑낑거리고
무언가 묵직한것을 낚시대가
아닌 장갑낀 손으로 어영차 어영차
올리고 있으니 선장님이 딱했는지
거들어 주신다
요것이 무얼까
한참이나 씨름하다 올린것은 말미잘이
3-4키로 바위를 안고 올라온것이었다
저것을 죽여 살려
말미잘은 못먹는다고 생각했지만
동네에 어부아저씨들은 깊은데
말미잘은 먹는다고하니 대구가 안될경우
안주거리나 한다고 생각하고
잘 보관해두었다
이동을 여러번하며 선장님은 두마리를 더
추가했지만 난 여전히 꽝이다
수심층을 바꾸어 100미터권이다
수압으로 뻑뻑하던 감이 사라지며
제법 바닥을 잘탐사한다고 느낄때
채비를 내렸다 드는 순간 묵직한
생명체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한손으론 트윈파워 스피닝릴을 감고
버팅기는 힘이 대단해 나의 자세는
좀 덜앉은 똥싸는 자세가 되었고
외대구 4킬로짜리는 나의 힘을 쑥빼놓았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군대시절 주특기 105의
4.2인치 똥포의 분대장이 아닌가
포판 백이점육킬로를 등에매고 나르고
걸침대 76.6킬로를 매고 구보를 하던
나였는데...
전투지원중대의 무식한
가진건 무식함과 힘밖에 없던 내가
그깟 대구 한마리에 나가 떨어질순 없지
선장님이 한마리를 걸어내면 나도 한마리
하여튼 열에 일곱마리가 배가 이상할 정도로
튀어나온 우리나라 토종의 외대구였다
우리나라의 토종이란 사실은 그로부터 3-4년이
지나서 안사실이었고 그 당시엔 어린것들이
단체로 바람이 난줄알았었다
한시쯤 선장님이 철수하자고 하신다
나도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자고하고 장비를 챙겼고
호랑짬에서 연안으로 들어오면서
낚시를 하였기에 철수시간은 30분밖에
안걸렸다
항구에 도착하니
선장님이 자기가 잡은 대구를
나의 아이스박스에 다 넣는게 아닌가
내가 일곱마리 선장님이 열한마리
58리터 박스를 채우고도
정부미푸대에 따로 넣어야했고
몇마리 국이라도 끓여 드시라는 나의 말에
선장님은 한사코 거절을 하셔서 원래 독배를 타면
선장님이 잡은 고기는 손님거란걸 나중에 알았다
각설하고
둘이 아이스박스를 드는 순간
손잡이가 무게때문에 깨어지는게 아닌가
어떻게 어떻게 나의 애마 ef쏘나타에
소가 아닌 대구를 잔뜩태우고
콧노래를 부르며
철수의 길로 들어서면서
아버님의 손을
장을 지질 생각에 유쾌했었다
막내 자식놈이 납덩어리를 가져와
이것으로 대구를 많이 잡는다하니
이걸로 대구를 잡으면 내손에
장을 지진다고 나를 놀리셨거든요....
그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고 있지않음
집에와서 대구 18수를 바닥에
풀어놓으니 부모님도 놀라고
누나들도 놀라고
출조비 40만원에 지그 일곱개
합사 100미터를 잃어 버린지는 모르시고
좋아만하신다
65만원쯤이 날아가 버린줄은 모르시고
그런데 대구 해체작업을 하던중
알이 나오는 놈이 있고
하얀것이 잔뜩 들어간것이 있고
그래서 아버지 저 하얀거는 뭐예요
라고하니 10년간 외항선을 타시고
나중엔 객지에 다니시기 싫타시며
어선을 7년정도 타신 아버님이
곤지라고 알려주시고
이건 약이라고 알려주신다
원래 퍼주는걸 좋아하는 성격은
결국 네마리를 집에 남겨둔채
누나와 이웃으로 나눠주고
그날의 대구탕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후로도 독선을 20번이나 더 탔으니...
그러한 베짱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보험회사에서 근무해 연봉이 꽤
되었으니 망정이지 제대로 망할뻔 했다
낚시가 서투르니 바닥을 자꾸 긁게되고
목줄을 케블라줄을 쓰니 지그의 손실과
합사의 손실때문에
3번째 출조에는 나이론 낚시줄 목줄10호와
비싼 쇼크리더줄은 합사와 이쁘게 매듭이 잘안돼서
써본게 나이론줄 14호
그래서 출조를 해보니 지그와 합사의 소비가
반 이상이 주는게 아닌까
그리고 비싼 지그를 자작할 생각으로
시멘트회사에 근무하는 아는분께
구해달라고 한것이 흑연브러시 였는데
방에서 조각도로 이작업을 하니
방을 한달을 청소해도 흑연가루
깜정이 묻어나오니 한달간
어버님이 걸레질을 할때마다
욕을 얻어먹었다
결국은 지그를 꾸준히 연구한 결과
지금은 어떠한 지그도 부럽지않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황선장과의 인연은
5개월간 계속되었지만
그 후론 그 배를 타지 않았다
왜냐하면 12시만 되면 들어갈려고
별핑개를 다 갖다붙이는거다
나중에 안사실은 고스톱매니아
였음을 나중에 알았다
그후론 지깅꾼들이 삼척에도
동해에도 생겨나 주로 장호항으로 출조를 하였지만
경험없는 선장들에 의해
한동안 빈작을 면치 못했고
그러던중
눈에 번쩍뛰는 정보를 인터넷검색을
통해서 알 수있었다
강릉 안목항의 배한척이
상상도 할수없이 많은 대구를 잡질않는가
그래서 5명을 섭외하여
안목항으로 출발
선장은 마르고 나보다 2살이 어린사람이였는데
포인트에 도착하니 카리스마가 대단한 분이였다
5명이 선장의 채비투하지시에 한명이라도
빠르게 투하하거나 늦으면 무조건 채비회수와 동시에
배를 다시 항해하여 한바퀴를 다시돌아 지시에 순응했을때
낚시가 이루어지는 거였다
하지만 그 건방진 자세에 우리 일행 어떤분이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채비를 바닥에 내려 저킹동작을 시작하면
마이크로 4초후에 배선두 1번부터 입질이 옵니다라고
말하면 1번부터 5번까지 0.1초도 틀리지 않고
전원이 히트였다
또한가지는 1번이 히트를 하였다면
절때 또다시 채비를 입수시키지 못하게했다
한포인트에 세바퀴를 돌아 전원 세마리의 조과를
얻고 또다시 그 포인트에 채비착수 지시를
하였을때
1번 2번만 물겁니다라고 마이크로
안내 멘트를 하는거였다
그 사이 선장의 카리스마에
기가죽어 꼼짝도 못하고 낚시를 하였지만
그 멘트는 하도 기가막혀
지가 뭐 바닷속을 휜히 다들여다보나라고
비아냥거리고
있을때쯤
정말 1번 2번밖에 히트가 되지 않는게 아닌가
주로 낚시장소는 안목앞 바다와 정동진 앞이었는데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최고의 선장이었다
강릉에는 짬이 큰게 없이 정밀한 낚시가
필요해서 그렇게 까다롭게 굴었고
히트를 하면 채비를 또다시
못내리게 한이유가
균등한 조과를 위해서 였으니
현명한 조사출신의 명선장이었다
하여튼 그날 우리의 조과는
적게는 8수에서 많게는 11수정도
이 선장과의 인연은 1년6개월정도
지속되었지만
강릉 전체의 몰황과 기인같은 그분의
행동으로 (전화를 몇일씩 안받음)
결국은 그후 그쪽으로 출조를
안했는데 어떻게 사시는지...
아마도 임원쪽에 배가 있었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선장이 되었을텐데
어떻게 사시는지.
첫댓글 뭔 얘기가 전개 될까요 궁금 궁금...
이젠 조행기도 진화하여 씨리즈로 가는군요!!
2부가 무쟈 기대됨니다~
돈지랄2부 ㅋㅋ!!
무자게 궁금허네요........ ㅎㅎ
투자가치는확실하고 손맛과 입맛도듁이네요 부를 기대하면서 한수 배우길 청합니다
독배선비가 지금도 40만원인데.... 11년전 독배선비가 40만원이라니 갸우뚱.........
11년전이나 지금이나 선비가 똑같았으며 지금은 어떤배는 4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그건 임원이나 장호항의 선장들께 물어보시면 아실것이고 11년전에 40만원이 독배 선비였으니 삼척의 모 낚시점에서 대구낚시배를 마련하고 장호항에 선단을 구성했고 그물질로 생계를 때우던 어부들이 낚시로는 대구는 한마리도 안잡아본 선장들때문에 낚시꾼은 한동안 봉이었고 경험이 없는 선장들에 의해 몰황을 많이 기록했죠 11년전의 40만원은 어민들로서는 큰돈이었고 그물 손실이 있나 하여튼 꽤 괜찮은 어민들 소득거리였답니다. 지금도 11년전의 경험없는 선장들의 안좋은 추억때문에 장호항으로 출조는 안한답니다
우왕~ 한번 출조에 65만원이면...이건 완죤 부르조와 낚시인데요...ㅋㅋㅋ.. *^__^*...재미있는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강릉 안목항 그배 ... 아직도 있나요?
집안의 사정과 남쪽의 풍어로 인해 6-7년정도 연락을 안해보았는데 안목항의 해양호란 배이고 5년전엔가 6년전에 디낚에 어탐에 대해서 글을 쓴적도 있으니 한번 찾아보세요.
즐감 했습니다.
대단합니다. 아직 미숙한 낚시인에게는 .....
글을 읽다보니 그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는것처럼 자세하네요,, 잼있게 잘읽었습니다~^^
글이 이어져서 올라온줄 모르고 2편을 기다리고 있었네요~ㅋ
비싼 조행기 재밌게 읽었읍니다.^^
제가 아는 대구낚시인중엔 마우짱님이 최고의 대구킬러라고 인정합니다.^^
즐거운 출조 계속 하시구요~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을 정도로 한편의 소설 같은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옛날 옛적 이야기지만 저도 공감이 무척이나 갑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릴을 접하셔서 그런지 릴과도 띨수 없는 인연이 되셨나 봅니다.
차후 시간이 되실때 지나간 재미난 이야기 많이 올려주십시요^^
더운데 건강 유의하시구요^^
우럭사이님 다니엘님 낚꽝님 줌머님 대머리독사님 댓글 감사드리고 여름에 피서 오시면 꼭 연락하이소 ___
흠... 첫사랑의 열정 같은게 느껴집니다. 매니아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글... 잘 읽었습니다.
와우!!!!~글 솜씨도 대단하시네요~^^
아니 지금 시간이 몇시여유^^*
잼난 조행기에 릴수리한내용보다가 이거 밤 꼬빡새것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