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안경테 속에 너무나 평범한 모범생 같은 외모를 가진 존 레논(John Lennon)은 사실 비틀즈
(Beatles)의 멤버들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철저하게 음악에
몰두한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 정치적인 이념과 사상을 반영하기도 했던 존 레논은
지극히 자기 고백적인 가사에 선율이 아름다운 곡들로 그 작곡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동시에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은 로큰롤 음악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실력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때문에 그는 비틀즈에서의 엄청난 업적에 비해 솔로로서의 활동은 비교적
간과되기도 했다. 비틀즈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이미 상업주의의 최고봉에 올라있었을
당시에도 그의 반전주의적이고 기존 권위에 대한 적개심은 여전했으며, 66년 한 잡지
와의 인터뷰에서 '비틀즈는 예수 그리스도보다 유명하다'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한때 기독교도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비틀즈 활동 중에도 솔로로서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존 레논은 68년, 그의 연인이자 전위예술가인
오노 요코(Ono Yoco)와 실험적인 사운드로 이루어진 [Unfinished Music, No. 1: Two Virgins]를
발표했다. 두 사람의 누드를 실은 앨범 자켓으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킨 이후 그는 요코와 결혼하고
그들의 신혼 여행지인 암스테르담에서 반전시위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에 반전사상을 담은
'Give Peace a Chance'를 포함한 [Unfinished Music,
No. 2: Life with the Lions and The Wedding]을 발표한 그는 오노와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톤(Eric Clapton) , 베이시스트 클라우스 부먼(Klaus Voormann),
드러머 알란 화이트(Alan White)와 함께플라스틱 오노 밴드(Plastic Ono Band)를 결성해
'Cold Turkey'를 발표하지만 미국과 영국 어디서도 톱 텐에 오르지 못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에게서 받은 MBE 훈장을 반환하고 영국과 미국의 비아프라(Biafra), 베트남 참전에
항거한 존은 요코와 함께 12개 도시를 다니면서 'War Is Over! (If You Want It)'이라는 슬로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