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出る는 사전에 나온 뜻 풀이를 보면 '나오다', '나가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家いえを出でる 같은 문장이 있을 경우, '집을 나가다', '집을 나오다' 중에서 어떤 게 더 정확한 번역인가요?
저는 지금까지 이런 문장이 있을 경우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번역을 해 왔는데, '나오다'를 자꾸 '나가다'로 고쳐 놓는 사람이 있더군요.
'집을 나가다'나 '집을 나오다'나 전체적인 맥락에선 큰 의미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엄격히 구별해야 하는 말인가요? 한자어로 하면 둘 다 '가출'인데 우리말로 풀려니까 저런 고민이 생기네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말에서 이런 게 은근히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ちかづく라는 말도 사전을 보면 '다가가다', '다가오다' 라고 두 가지 뜻 풀이가 있는데,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다가온다'라고 번역을 해 놓으면 이게 '다가간다'로 바뀌어 있더군요.
둘다 한자어로 표현하자면 '접근'에 해당되는 상황인데 그래도 뭔가 다른 건가요?
또한 抜ぬける 같은 동사가 있을 때도 이런 고민에 빠집니다.
예를 들어 トンネルを抜ぬける 같은 문장이 있다면, '터널을 빠져나가다'이나 '터널을 빠져나오다'이나 의미 자체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제가 '빠져나오다'라고 하면 다른 사람이 '빠져나가다'로 고쳐 놓아요.
둘다 '통과'라는 한 단어로 통하는데 우리말로 풀면 뭔가 둘 중 하나는 그른 것처럼 보이는 것 같네요.
여기서 이런 말을 하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제가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가다'와 '오다'를 제대로 구분해서 말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종종 받았거든요. 예를 들면 밖에서 어머니에게 전화할 때 '7시까지 집에 올게요'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모든 '가다'를 '오다'로 바꿔서 말하는 건 아니고, 꼭 이런 상황에서만 그랬어요. 어머니께서는 그건 이미 집에 도착한 상황에서나 쓸 말이라고 여러 번 지적하셨는데, 그 순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자꾸 그렇게 말하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의식적으로 조심하는 편입니다. 근데 영어에서는 저처럼 말하는 게 맞는 표현이라 하더라고요.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있는 쪽으로 이동하겠다는 표현을 할 경우에는 Come이라고 하는 게 영어에서는 옳습니다. 이런 것만 보자면 저는 생각조차 완전히 영어식으로 하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외국 생활 경험도 전혀 없고, 영어를 잘하지도 못합니다.
왜 이런 부분에서만 혼란이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무의식적으로 제가 드라마 '별그대'의 도민준처럼 그 장소로 순간 이동을 하는 상상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앞서 예를 든 단어의 의미 구분을 제가 어렵게 느끼는 것은 저만의 독특한 시공간 개념 탓인가요? 아니면 원래 그 단어의 의미 구분이 애매한 것인지요.
첫댓글 과교정인가 싶었는데 맞게 고쳐 놓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말에선 사실 나오다와 나가다의 구분을 분명하게 하지는 않지만 일본어에서 出る의 경우 집을 나가다 의 出る와, 티비에 나오다의 出る 두가지 뜻으로 구분해놓은것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말도 1인칭 시점일때 나오다를 쓰고 3인칭일때 나가다를 쓰는게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나 집나왔어" "그가 집을 나갔다" 처럼요. 近づく의 경우에도 내가 상대방에게 치카즈쿠 할 때는 다가가는가고 상대방이 내게 올때 다가오는게 맞는 것이므로 정확히 구분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그가 내게 다가간다"는 말이 이상하죠.トンネルを抜ける의 경우 역시 내가 1인칭으로 차에타고 있는경우 빠져나가다를 쓰면 될거고
3인칭 전지적작가 시점인 경우 그가 터널을 빠져나왔다 또는 나갔다 둘다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위에 나오다 나왔다의 3인칭인 경우도 생각해보면 나오다 나갔다 둘다 상관없을 것 같네요. 다만 1인칭인 경우는 구분짖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번역하는 건 소설이 아니라 기사 형식입니다. 예를 들면 '위기 상황 빠져나오기' 같은 식의 글인데, 이걸 '위기 상황 빠져나가기' 이런 식으로 고쳐 놓는다는 것이죠. 이 경우 둘 중 어떤 게 맞는 건가요? 그리고 기사 형식이다 보니. 1인칭 시점 문장은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아요. 저도 일상생활에서 '그가 내게 다가간다'라는 말은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그게 이상하다는 건 알겠는데, 제가 지적받은 문장은 거기에 해당되는 케이스가 아닙니다. '직원이 다가오자 거부감을 보이며 매장을 빠져나가는 손님들'이란 문장이 '직원이 다가가자'로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graiai 물론 직원이 기준이라면 이 문장에서 치카즈쿠는 '다가가다'가 맞지만, 글의 저자는 직원도 아니고 손님도 아닌, 제3자입니다. 어느 기업체의 대표가 쓴 마케팅 관련 기사인데, 저는 이 글이 서비스 직종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굳이 구분지어야 한다면 서비스를 받는 손님 관점으로 번역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보았거든요. 그 글을 쓴 기업체의 대표는 직원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손님의 한 사람으로서 그 글을 썼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정자는 직원을 기준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충돌이 빚어진 듯 합니다. 이런 경우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는 게 옳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