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암 칼럼]기초과학 잡는 “R&D 카르텔 타파”… ‘노벨상 0’ 국가의 자충수

[귀암(龜巖) 김재형]

동아일보|오피니언

[천광암 칼럼]기초과학 잡는 “R&D 카르텔 타파”… ‘노벨상 0’ 국가의 자충수

천광암 논설주간

입력 2023-08-28 00:03업데이트 2023-08-28 01:26

정부, 내년 기초연구 등 R&D 예산 14% 삭감
‘암흑기’에 전폭 지원, ‘AI 메카’ 된 캐나다
하이테크선 목표·결과 불일치 비일비재
‘기초과학 없는 첨단산업’은 모래성 쌓기

천광암 논설주간

인공지능(AI) 바둑 ‘알파고’가 선보인 것은 2016년 초다. AI 반도체로 유명한 엔비디아의 당시 시가 총액은 약 160억 달러. 전 세계 반도체 기업 가운데 13위였다.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난 지금 엔비디아의 시총은 75배인 1조2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중 1위. 인구 2억7753만 명의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금액이다.

바야흐로 AI 붐이다. 포털, 자동차, 유통, 반도체, 바이오, 미디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사활을 건 AI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AI 인재 확보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미국에서는 ‘연봉 12억 원’ 공개 채용공고까지 나붙었다. 어디든 ‘AI’라는 수식어만 붙으면 사람이 몰리고 돈이 붙는다.

하지만 AI가 처음부터 이렇게 화려한 봄날을 누렸던 것은 아니다. 약 반세기에 가까운, 길고도 추운 ‘겨울(AI winter)’이 있었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신경망 AI’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57년이다. 신경망 AI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당시 주류 학자들의 반응은 대단히 부정적이었다. 그런 데다 눈앞의 성과도 보이지 않자 초기 AI 연구 지원의 ‘큰손’이었던 영국과 미국 정부는 이후 수십 년간 자금줄을 끊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돈도 안 되고 가망도 없는’ AI 전문가들을 데려다가 “마음껏 연구하라”고 지원해준 나라가 캐나다다. 그곳으로 향하는 행렬 속에는 제프리 힌턴 교수(토론토대)도 포함돼 있었다. 힌턴 교수는 토론토대에 뿌리를 내린 지 19년 만인 2006년 ‘심층신경망(딥러닝)’을 개발해 ‘AI 혁명’에 결정적 돌파구를 열었다.

연구자들의 순수한 호기심을 조건 없이 지원한 캐나다 정부 덕분에 오늘날 토론토, 몬트리올, 에드먼턴 등은 세계적인 ‘AI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토론토는 2016∼2021년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서 ‘테크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도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9월 ‘AI 강국’에 대해 ‘한 수’ 배우기 위해 달려갔던 곳도 토론토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인물이 힌턴 교수다. 힌턴 교수는 당시 만남에서 ‘AI 암흑기’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캐나다 정부의 노력을 거론하며 AI 발전의 결정적 키워드 중 하나로 “정부 지원”을 꼽았다. 힌턴 교수가 인터뷰 등을 통해 꾸준히 밝혀 온 내용을 보면 그가 강조하는 것은 지원 중에서도 학자의 호기심이 바탕이 된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다. 구체적인 성과를 닦달하는 ‘목표 중심형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은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정부가 22일 발표한 내년 R&D 예산안을 보면 힌턴 교수의 조언과는 거꾸로 가는 듯하다. 우선 총액에서 내년 주요 R&D 예산은 올해보다 3조4000억 원이 깎였다. 혈세 낭비는 막아야 한다지만 ‘선거용 토건 사업’은 마구 끼워 넣으면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R&D 예산부터 손봐야 했나. 특히 구체 내역을 보면 기초연구 분야에서 6.2%를 깎았고, 정부 출연연 예산에서 10.8%를 삭감했다. ‘R&D 카르텔 타파’가 명분이다. 대신 바이오, AI,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 즉 ‘목표 중심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다.

힌턴 교수의 경우도 그렇지만 하이테크 분야에서 ‘의도나 목표’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많다. 어디서 ‘잭팟’이 터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챗GPT를 발표해 AI 붐에 불을 댕긴 오픈AI의 출발은 “인공지능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순수한 꿈들이 모여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엔비디아만 해도 처음부터 작정하고 AI용 반도체를 만들었던 것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컴퓨터 게임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에 특화된 반도체 기업이다. 엔비디아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처음에는 암호화폐 채굴꾼들이, 다음에는 AI 혁명이 엔비디아 GPU의 쓰임새를 ‘발명’했다.

AI를 앞세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과학과 과학,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 기업과 기업 간의 다양한 조합과 융합에서 나온다. 그 공통의 토대가 되는 기초과학을 죽이는 것은 모래 위에 성 쌓기다. 한국은 아직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오랜 염원을 이루려면 다른 예산을 확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기초과학만큼은 긴 안목에서 집중 지원해야 한다. ‘노벨상 0’ 국가의 자충수는 한시라도 빨리 바로잡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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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골

  2023-08-28 04:21:05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문제는 연구비 그 자체보다도 그걸 운영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시스템에는 1) 장비/시설, 2) 인력구성, 3) 협력체계 등을 꼽을 수가 있는데, 연구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그동안 투입된 연구비로 장비/시설의 수준은 높아졌으나 이를 공동으로 효율적 활용하기 위해서는 운영요원이 절실한데 특히 대학의 정규직 기능인력이 거의 전무하다. 일본, 호주가 어떻게 2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냈는지 협력, 운영체계를 보라 (일일이 열거 불가). 그 외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면 (제대로) 우리의 문제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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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en

  2023-08-28 05:57:38

  이넘 저넘 먼저 쓰는넘이 임자로 전락한 각종 연구비지원금 연구비보조금 등은 국민혈세 낭비. 그야말로 혁신적인 연구결과가 기대되는 참연구원들에게 집약적으로 투입되도록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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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ul리(뽀리영감)

  2023-08-28 06:32:04

  대한민국은 인재양성,기술개발이 없으면 망하는 국가다. 그래서 교육과 기업에 대한 규제타파 만이 대한민국을 세계5위권 안에 진입시킬 것이다. '우주시대'를 위해 한미일 동맹이 얼마나 중요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포석인지 모른다. 현, 윤석열 '셕열노믹스' 박수를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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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rimRunaway

  2023-08-28 07:04:10

  과학 데이터 센터는 전기료가 부족해 가동중단, 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수십억씩 정부 보조금 증액. 나라에 돈이 없는것이 아닙니다, 개념이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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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사랑

  2023-08-28 06:36:09

  문재인때는 뭐하다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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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디자이너

  2023-08-28 08:16:02

  지금 국내외 연구소들이 개발에 어떤 식으로 나눠먹기하는지를 알면 기가막힙니다. 건수로 모든걸 판단하다보니, 연구 실적에 이름만 슬쩍 얹지는 선임 후임들, 논문, 특허 건수로 보면 엄청난 데, 실제 상업에 성공하거나 관계회사들이 기술이전하는 건수는 거의 없는 무늬만 논문, 특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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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디자이너

  2023-08-28 08:18:45

  특허, 논문 건수로만 평가하는 한심한 제도..
  거기다 이름만 슬쩍 얹어서 가는 선임 후임들 간의 커낵션..
  민간에 기술이전, 상업화 거의 없는 수많은 특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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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담시티

  2023-08-28 06:48:55

  기초과학이란 언제 어떻게 응용과학으로 발전해서 산업화될지 알 수 없는 과학이다. 따라서 어마어마한 투자가 없으면 효과가 안난다. 미국 중국 정도만 투자 효율을 거둘 수 있다. 일본이 기초과학으로 노벨상 20개 이상 받았지만 경제에 아무 도움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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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8 08:18:43

  이미 남들이 오랜 기간 애를 쓰고 기를 써서 이루어 낸 알려진 몇 개의 숫자로, 얘기를 엮는 것은 노벨상 깜이 될 수 없다. 현실의 밑바닥을 보면 왜 R&D 예산을 더 깍지 않는지 의아하다. 우선 지원받는 단체를 줄이고, 구성원을 줄 세워 추려내어 줄이고 예산을 다시 편성하게 되면, 지원금을 왕창 줄여야 향후 더 나은 결과가 예상되는 합당한 얘기가, 엮지 않아도, 자연스레 언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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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똥개문재앙

  2023-08-28 08:49:31

  개똥아의 개기레기 똥광암이의 돌머리에 암덩어리가 가득하구나.. 돌머리가 뭘 안다고 졸필 끄적이냐.. 한심한 개똥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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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js11

  2023-08-28 08:39:54

  수백억, 수천억 하는 연구과제 부터 들쳐 봐야 한다. 아무런 성과가 없고, 연구비로 학회 빙지한 여행 간다. 새만금 저리 가라다. 새만금 유람선은 귀엽게 보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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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js11

  2023-08-28 08:36:00

  알앤디 카르텔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특히 요즘 같이 급속하게 바뀌는 세상에 5년, 6년, 9년 짜리 연구는 카르텔이라고 봐도 된다. 그런 연구과제가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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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ny5887

  2023-08-28 08:43:45

  천광암인지 돌인지 모르겠지만 당신도 국가예산을 도둑질하는 놈들중 하나인가? 헛소리 말고 입닥치고 가만히 있거라 정신머리 없는 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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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수

  2023-08-28 08:13:12

  내넌도 국가R&D 사업예산 14%를 줄인다는 정부의 결정은 잘못된 결정이다. 잘못 사용된 R&D는 바로 잡아야 하지만, 예산 자체를 줄여서는 안된다. 어려울수록 국가 R&D는 늘여 나가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