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발급 빙자한 사기에 주의합시다.
김도현입니다.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는 중국연변 조선족 전화사기에 대한 실화를 공개합니다.
이는 제가 지난 토요일(22일 11시 경)에 직접 경험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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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이 신청하신 카드가 반송되어왔습니다.
집 전화벨이 울려온 건 아내가 있는 병원에 가기 위해서 몇 가지 밑반찬을 준비해서 막 아파트 문을 열고 나가려 할 때였다.
수화기를 들었다.
"김도현 님께서 발급 요청하신 우체국 신용카드가 수신자 부재로 반송처리 되었습니다. 현재 고객님의 카드는 서울 은평구 신사동 우체국에서 보관 중이니 상담원에게 확인을 바랍니다. 다시 들으려면 1번, 상담원과 연결을 원하시면 9번을 눌러주십시오"
우체국에 카드를 만든 적이 없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나도 모르게 내 명의로 카드가 만들어 졌다니 의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9번을 눌렀다.
"은평구 신사동 우체국입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 조금 전에 우체국 안내 전화를 받고 상담을 하고자 합니다. 나는 우체국 카드를 발급 신청한 적이 없는데 우체국 카드가 만들어져 배달하였으나 수신인이 없어서 반송되었다는데 무슨 말이죠?"
"잠깐만요,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고객님 성함이 김도현 님 맞습니까?"
"예, 그렇소만"
"본인이십니까?"
"본인입니다."
"2월 중순에 우리 우체국에 우체국 비씨카드를 신청하셨군요. 그리고 우리 우체국에서 카드를 발급해서 등기로 배송을 했는데 수취인이 없어서 되돌아 왔습니다. 카드는 현재 저희가 보관 중입니다."
"여보시오. 난, 우체국에 카드를 신청한 적도 우체국에 카드 일로 간 적도 없어요. 무언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군요"
"전화번호가 053-321-0000번 아닙니까?"
"전화번호는 맞소만 난 그런 적이 없다니까요"
"참 이상하군요. 그렇다면 누군가 고객님의 정보를 도용해서 카드를 만든 것 같습니다. 혹시 최근에 백화점에 가신 적이 없습니까?"
"없어요"
"대형 할인마트에 가서 포인트카드를 만든 적은 없습니까?"
"그런 적도 없어요"
"정말 이상하군요. 누군가가 김도현 님의 정보를 도용해서 카드를 만든 것이 틀림없군요"
"우체국에서 본인 확인도 안 하고 카드를 만들어 줍니까?"
"아닙니다. 본인 확인 후에 발급합니다. 우선 신고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명의도용 카드발급이 많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신고를 해야지요. 그런데 상담원 누구십니까?"
"그건 왜요?"
"아 내가 전화 통화 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야 하잖아요? 그리고 신고는 누가 합니까?"
"예, 그렇군요. 저는 서울 은평구 신사동 우체국 김현민 상담원입니다."
나는 이 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우체국이면 토요일 근무가 없는데 토요일인 오늘 이 시간에 상담을 하고 있다는 것이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꼈다.
"참, 우체국에서 배달을 왔다가 집에 사람이 없으면 우편물 안내 통보서를 두고 가는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뭐 이상한데요?"
"우편물 안내 통보서를 받은 적이 없어요?"
"글쎄 그렇다니까요"
"어쨌든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지금 신고를 하면 한 5분 후에 경찰이 집으로 전화를 할 것입니다. 그 때 말씀을 하십시오"
내가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만들어져 남의 손에 있다는 데 대해서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내 정보가 유출되어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더욱 불안해졌다. 지난 한 달 동안의 내 행적을 스스로 확인해도 정보를 유출한 적도 없고 카드 발급을 신청한 적은 더더욱 없었다. 이런저런 상념에 잡혀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감사합니다. 김도현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 수사대 강일구 형사입니다. 김도현 씨 본인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지금 서울 은평구 신사동 우체국으로부터 팩스에 의한 명의도용 카드발급사건이 접수되었습니다. 우체국과 전화한 적이 있습니까?"
"예, 조금 전에 했습니다. 내가 카드발급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내 명의로 카드가 발급되어 배달하였으나 수취인이 없어 배달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명의도용이라 하며 경찰에 신고를 해주었지요"
"선생님 최근에 명의도용 카드 발급이 많습니다.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사건 접수가 되었으니 처리를 하겠습니다. 우선 몇 가지 참고사항을 질문할 테니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합시다"
"선생님 최근에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에 가셔서 포인트 카드를 만든 적이 없습니까?"
"전혀 없어요"
"명의도용 카드발급이 확실합니다"
"어떻게 처리합니까?"
"지금부터 수사에 들어갑니다. 수사에 들어가면 선생님께서 현재 사용하고 계시는 모든 카드는 최소 3개월 간 사용이 중지됩니다."
"그게 무슨 밀입니까? 기존의 카드와 무슨 관계가 있어요?"
"수사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중지를 시켜야 됩니다."
"그렇습니까?"
"선생님께서 지금 사용하고 계시는 카드는 뭐 뭐가 있습니까?"
"그건 말 할 수 없는 데요"
"이야기를 해주셔야 수사를 진행합니다."
이제야 사기단의 본심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완전 서울 말을 쓰다가 내가 자꾸 말을 시키니까 말의 액센트가 중국 연변의 조선족 말투가 포함되어 있음을 직감하였다. 또 대화 중에 상대에서 잡음이 들렸는데 아까 우체국 상담원과 이야기 할 때의 잡음이 같음을 알게 되었다.
"서울경찰청 강일구 형사라고 했어요?"
"예, 그렇습니다."
난 거짓말을 했다. 그들의 의중을 떠보기 위함이었다.
"조회를 하니 우리 청에 강일구 형사라고 없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깜짝 놀라며 그가 되물었다. 순간 최근 전화를 이용한 중국 연변 조선족 사기단임을 확신하고 한 술 더 떴다.
"여보쇼, 내가 서울청에서 근무를 했어요. 서울청에는 강일구란 이름의 지능범죄수사대 형사가 없어. 당신들 사기단이지?"
순간 전화기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야 이 00놈아"
욕을 한 녀석은 내가 뭐라고 말 할 틈도 주지 않고 이내 전화를 끊어버렸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세상이 무서운걸 다시 느꼈다. 자칫했으면 내가 내 정보를 유출할 뻔했다. 다행이 미리 낌새를 알아채고 역공을 한 것이 맞아떨어져서 놈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놈들은 전화번호부 책에서 대상을 무작위로 선발한 것 같았다. 전화번호부 책에는 가입자 이름, 주소,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알고 있다.
'전화요금 환불' '각종 세금 환불' '과잉 징수된 의료비 환불' 등에서 이젠 '명의도용카드 발급'으로 대상의 정보를 캐내어서 통장의 현금을 인출해 가는 사기단의 수법이 놀랍다. 사기단의 전화번호 추적도 어렵다고 한다. 세상 무서움을 느끼며 다음의 교훈을 남기고 싶다.
1. 카드나 금융관련 전화가 오면 일단은 의심을 해야한다.
2. 자신이 직접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대처해야 한다.
3. 사기단의 말투는 중국 연변 조선족 말투가 섞여있다.
4.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모든 금융기관에서 업무를 처리하지 않는다.
5. 상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짜여있거나 지극히 틀에 박힌 내용임을 직감할 수 있다.
6. 금융기관이나 관공서에서 세금이나 카드 등 금융관련 업무는 전화보다 서면으로 통보한다.
7. 의심받을 삶을 살지 말아야한다.
위 실화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늘 당장 우리의 주위에 일어나는 일이니 주위의 가족이나 친지에게도 알려줘서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글쓴이 푸른물 김도현
첫댓글 정말 조심해야 겠구나. 어째 한번도 아니고 몇번씩이나 김형사한테...... 한참 잘못찍었구먼
돈이면 모든게 다 해결되는 금전만능주의에 사는 우리들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암튼 다행이다. 정신차리고 살자///////
나도 몇달 전에 똑같은 일을당했는데 다행히 전화가 끊어져서 당하지는 않았다
그래 우리항상 조심하며살자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