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 마켓/ 정경화
0원, 잔고를 보며 통각마저 잃었다
대박을 바랄 수 없는 영원 마켓 개업 날,
눈치껏 뒷걸음질 쳐도 어느새 맨 앞이다
바람아 등 떠밀지 마 난 아직 스무 살이야
쌀, 라면, 견과류와 온기의 꽃방석까지
마음껏 담은 바구니, 눈물값만 내민다
공짜는 없다는 옛말, 영원히 공짜란 여기
허기의 끝이 무는 손길의 막다른 곳에
갈대숲 다 빼앗기고 서성이는 청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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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틀은 늘 봄이다/ 정경화
자개농 구석 자리 아직 등을 숙이시네
발밑에 묶인 자존, 한 올 한 올 끌어 올려
땟물진 누비바지에 꽃샘 안부 물으시네
날마다 맞서야 할 난장의 교차로에서
박음질로 달린 생애, 봄맞이 오시는지
올 풀린 블라우스에 꽃망울로 앉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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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감
정경화 시조집/ 눈물값/ 목언예원/ 2023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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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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