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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집 나가면 개고생)
지난 7월 26일자로 32일간 한 달이 넘도록 계속된 지루하고 긴 장마가 끝이 났다
장마가 끝나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긴 장마로 습기를 머금고 있던 땅에서
수증기가 올라와서 날씨는 습하고 체감온도는 훨씬 더 높아서 불쾌지수가 매우 높다
어제는 7월의 마지막 휴일 날이라서 해운대의 경우 일 년 중에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날 이었다
하루 종일 거리마다 차량들이 밀리고 정체되어서 경찰들이 나서서 교통정리를 할 정도였다
요즘은 없는 사람들이 피서철에 오히려 더 멀리 여행을 떠나거나 살갖을 검게 태운다고 한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피서철이 되어도 옛날처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집에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든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든지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예전에는 마라톤과 등산과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마라톤은 전신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지구력과 폐활량도 엄청 늘어난다
특히 기상이 악조건인 한여름 혹서기나 한겨울 혹한기에 풀코스를 완주하고 나면
성취감과 자신감이 더욱 커진다
그러나 마라톤은 격한 운동으로 사람을 겉늙게 만들어서 그만 두었고
지금은 사계절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한다
나는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산악동우회를 통해서 전국에 있는 유명한 명산 대첩은 모두 다녀올 정도로
등산 애호가였다
가까운 산은 당일치기도 있었지만 휴일 주말 공휴일이 끼는 날은 2박3일로 울릉도나 제주도 같은 먼 곳에
위치한 산들을 다녀온 적도 있었다
등산을 하다보면 흐르는 계곡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도 좋았고
봄에는 개나리 진달래 철쭉과 아카시아꽃 여름에는 붓꽃 나리꽃
가을에는 불게 타오르는 단풍나무들과 억새 군락지들
겨울에는 온천지가 하얀 눈으로 변해버린 산들이 너무너무 좋았다
나는 마라톤을 해서 그런지 높은 산이나 험악한 지역을 등산할 때는 숨이 차지 않고 속도가 빨라서
날다람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었다
그러나 장시간에 걸쳐서 등산을 하다보면 선크림을 발라도 얼굴에 기미 주근깨가 많이 생겨서
장거리 등산은 피하게 되었다
낚시 갈 때는 언제나 사시미 칼과 도마를 챙겨가서 즉석에서 회를 떠서 동료들과 함께 즐기곤 했는데
요즘은 바닷고기도 자원이 고갈되어 예전처럼 먹을 만큼 잡는 것이 쉽지 않다
낚시 가서 고기가 안 잡히면 지루하고 재미도 없고 얼굴만 새까맣게 타버린다
그래서 뙤약볕에서 힘들게 낚시하는 것보다는 집근처 횟집에 가서 사 먹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
이렇게 변하는 것도 세월이 흘러흘러 나이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변화가 아닌가 싶다
못 먹고 못 살 때는 내가 못하고 남들이 하는 것들이 부러워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더니
막상 형편이 나아지고 보니 그런 욕심들이 오히려 사라지는 것 같다
인간이란 원래가 없을 때는 더 많이 소유하고 싶어지며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막상 꿈이 이루어지고 나면 아주 별 것도 아니다
그저 아프지만 말고 근심걱정거리 없이 마음 편하게 조용히 사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옛날에 정치를 하거나 학자였던 선비들이 은퇴 후에는 산 좋고 물 좋은 시골로 내려가서
산과 계곡물과 나무와 바람소리 그리고 온갖 지저귀는 새들과 밤하늘의 별들을 벚 삼아
자연을 노래하고 시를 쓰시던 분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옛날에는 우리나라보다 중국의 시인들이 자연을 노래하는 한 시를 더 많이 쓴 것 같다
나 역시 어린 시절 부터 책을 읽거나 글 쓰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매일매일 책을 읽다보면 책을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마음의 양식이 풍부해지며
매일매일 글을 쓰다보면 오래된 기억들도 많이 되살아나서 쓸 거리가 점점 많아진다
특히 글을 쓸 때는 젊은 시절에 읽었던 책들이 도움을 많이 준다
중학교 시절엔 밴드부에서 악보를 익히고 악기를 연주하는 법을 배워서 음악도 좋아 한다
요즘은 피서 철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즐거운 여행이 되기보다는 짜증이 난다
우선 가는 곳마다 교통이 혼잡해서 불편하고 더운 날씨에 남의 나라에서 잠을 자는 것도 불편하고
먹는 것도 여러 끼니를 현지에서 먹다보면 집 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유럽 쪽을 가려면 비행기 안 비좁은 의자에 앉아서 12시간이 넘도록 버티는 것은 정말 오랜 시간
지겹고 답답해서 견디기가 힘들고
나이 들어서는 현지에 도착해서 시차 적응하는데도 젊은 시절보다 오래 걸려서 애로가 있다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막상 가서 보면 TV나 매스컴에서 자주 보았던 것과 똑같아서
새롭거나 신기하지도 않고 경이롭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결국은 뜨거운 여름철 집 나가면 개고생 한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생고생만 하고 돌아온다
이제는 장거리 이동은 즐거운 여행길이 아니라 고행길이다
요즘은 누구나 해외여행을 다녀오기 때문에 여행을 다녀와도 지인을 만나면 자랑거리도 없고 할 말도 없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여행 초보자와 단골 여행자는 금방 알아볼 수 있다
해외여행 초보자나 후진국 여행자들은 여행용 가방이 엄청 크며 짐보따리가 많다
그러나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과 부유층은 소지품을 최소화해서 짐이 아주 간단하다
나는 이제 여행하고 싶으면 굳이 먼 곳으로는 가지 않는다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해서 겨우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일본을 주로 다녀온다
일본은 젊은 시절부터 직장에서 자주 출장을 다녀서 낯설지가 않고 친근감마저 든다
일본은 치안이 세계에서 가장 잘 되어 있는 나라 중에 한 곳이다
그래서 일본은 혼자서 어느 곳을 다녀도 신변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고
거리의 웬만한 이정표에는 한국말 표기가 되어있으며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한국말로 안내방송까지 해 준다
식당에 가도 메뉴판에 한국어 표기로 된 곳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일본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다녀가는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오사카는 인구 800만 명 중 150만 명이 제일교포이거나 한국 사람들이라서 부산 시내 같은 느낌이다
요즘은 환율 때문에 물가가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비싸다는 느낌도 전혀 안 든다
가는 곳마다 일본사람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다 여행을 다녀와도 전혀 피곤하지 않다
오사카는 아침 7시 비행기로 갔다가 낮에는 관광지를 돌아다니다가 저녁에는 유명한 번화가들을 관광하며
맛집에서 식사와 사케도 한잔 하고 밤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오면 자정 무렵 이전에 귀가할 수 있다
오사카는 당일치기 해외여행도 가능하다
같은 선진국이라도 미국은 빈부차가 아주 심한 나라이고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살고 있으며
위험한 총기까지 소지할 수 있어서
혼자서 여행을 다니기에는 매우 위험한 나라이기도 하다
흑인들이 사는 빈민촌에 잘못 들어섰다가는 어느 순간 권총강도가 나타나서 돈을 빼앗기거나
잘못 대응하다가는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
지금은 멀리 떨어진 유럽이나 남미 쪽은 장시간 비행기 속에 갇혀 있어야 되고 시차적응도 해야 되고
피곤해서 다녀오기는 힘들 것 같다
아무리 유명한 해외 관광지라 할지라도 막상 가서 보면 해운대와 별반 다른 게 없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해운대 지역에도 외국인들이 아주 많이 다녀가는 곳이다
나는 예전에 직장에서 구매부장 시절에 해외출장을 떠나면 언제나 몇몇 납품업체 사장님들이
함께 동행해주셔서 외국 기업들 공장도 함께 견학시켜드리곤 했는데
그 대신에 함께 동행했던 사장님들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비교적 여유롭게 많은 나라를 다녀올 수 있었다
내가 여행을 가기 전에 가장 많이 설레이던 시절은 어린 시절 엄마랑 외갓집에 간다고 할 때 였다
내가 근무하는 초특급 호텔에도 예전에는 일부 상류층이 대부분 이용했지만
요즘은 원룸이나 달세 방에 사는 젊은이들도 매달 월급의 일부를 모아서 초특급 호텔을 이용한다
그래서 룸메이트들이 방청소를 해보면 팁도 안 나오며 냉장고 물건들은 비싸니까 전혀 이용하지 않고
마트에서 사온 것들을 가져와서 이용하기 때문에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인증샷을 찍어서 동료들이나 지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오는 손님도 많은 모양이다
그래서 이제는 특수계층들이 주로 이용하던 초특급 호텔의 고객층도 매우 다양해졌다
나는 내 자신이 해운대에서 살고 있어서 그런지 해운대가 그리 멋있는 관광지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든다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관광지를 다녀 봐도 나는 자주 볼 수 있어서 그런지 좋은 줄을 모른다
매일 보는 광안대교와 매일 보는 해수욕장과 파도가 왜 좋은지 나는 모른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라톤 연습을 하던 동백섬도 관광객들로 붐비는 걸 보면 볼 것도 없는데 신기하다
해운대는 물가도 비싸고 도로에 차량도 밀리는데 무엇 때문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몰려드는지
알 수가 없다 굳이 이유를 찾아본다면 군중심리와 유명세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바로 집 앞에 백사장이 있고 해수욕장이 있어도 뙤약볕 때문에 물속에 들어가 본 적이 거의 없다
차라리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장산 계곡으로 들어가 숲속 그늘에서 폭포소리와 매미 소리를 들어가며
음악을 듣는 편이 더 좋다
해운대 주변 식당이나 술집과 유흥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이용하지 않는다
밤이 되면 그냥 편의점에서 시원한 맥주 두 세 병과 맛있게 구운 반 건조 오징어 한 마리를 사서
백사장으로 내려가면 족하다
백사장에 앉아서 밤하늘의 별들과 부서지는 하얀 파도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고 노릇노릇하고
물렁물렁하게 구운 반건조 오징어를 마요네즈에 찍어서 입에 넣고 씹으면서 7080 포크송을 듣고 있노라면
맥주의 시원함과 오징어의 고소함으로 입이 즐거워지기 때문에 그것으로 대만족이다
요즘은 피서철이라 그런지 제주도 물가는 해운대보다도 더 비싼 것 같다
예를 들어서 횟집에 들려서 주문을 하려고 가격을 알아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비싸기로 소문난 해운대는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주도를 여행하는 비용이라면 그 돈으로 동남아나 일본으로 다녀오라고 추천하고 싶다
일본은 환율인하로 예전에 비해서 비교도 안 될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다
일본은 절대로 여행객들에게 비싸게 대하는 경우가 없다. 친절해도 너무 친절하다
차라리 그 돈으로 가까운 일본을 관광한다면 구경 잘하고 실컨 먹어도 제주도 다녀오는 돈으로는 남아돈다
그냥 보편적인 기준으로 삼아도 제주도 다녀오는 돈이라면 그 돈으로 일본을 다녀오는 편이 낫다
요즘같이 혼잡할 때 제주도 여행은 경제적 효용가치 측면에서 제고해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징조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어 시끌버끌한 장소는 피하게 된다
그래서 매년 연말에 100만 명이 넘는 구경꾼들이 몰려드는 광안대교 불꽃축제를 할 때도
그것을 보러 일부러 외출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부산 시내를 움직일 때도 웬만하면 운전대를 거의 잡지 않는다
대부분은 공짜로 타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더 마음 편하다
지하철은 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준다. 신경 쓸 일도 전혀 없다
피곤할 때는 지하철 의자에서 잠시 눈을 붙일 수도 있고 폰을 검색해보거나 책을 볼 수도 있다
예전에는 호텔 숙박과 호텔 음식이 너무너무 부러운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는 아무리 조망권이 좋고 고급스럽게 잘 꾸며져 있는 객실이라 할지라도
장소를 옮기거나 잠자리가 바뀌면 성격상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일반고객들이 가장 흔하게 많이들 이용하는 550,000원 짜리 객실보다는
비록 허름하고 볼품이 없을지라도 우리 집에서 자는 것이 더 편하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시골에서 채소만 먹고 자라서 그런지 호텔음식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육류와 빵 종류는 물론 케익이나 스파게티 카나페 역시 속이 미슥거려서 잘 먹지 않는다
파스타나 스파게티 보다는 열무 국수가 더 좋다
어릴 때 엄마가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을 밀어서 애호박 썰어 넣고 만들어주신 손칼국수 맛이
최고 인지라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여름철 시원하게 먹는 샤벳, 크레페, 파르페, 보다는 그냥 아이스케키가 더 좋다
부르게스타, 타파스,핑거푸드,카나페, 아란치니처럼 아름다운 모양은 젊은 사람들의 취향일 뿐
나는 오히려 젊을 때 돈이 없을 때 간절히 사먹고 싶었던 크림빵이 더 먹고 싶다
가끔씩 아침밥을 못 먹고 호텔에 출근할 때는 카프레제나 갓 구운 바게트 정도는 먹는다
호텔 지하 제빵 코너를 지나다가 밀가루 반죽에 버터와 설탕을 수없이 들어붓고 섞는 걸 보면
속이 니글거려서 빵을 먹고 싶은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다
밀가루 반죽 비율에 비해서 버터와 설탕을 정말로 너무 많이 섞기 때문에 먹으면 바로 넘어 올 것만 같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빵을 주식으로 하거나 빵을 자주 사먹는 식습관을 가진 분들은 설탕과 버터를 다량 섭취하므로
어쩌면 비만과 면역력 저하로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가끔씩 연로하신 엄마를 만나러 고향에 갈 때면 대전역 성심당에 들려서 학창 시절에 먹고 싶었던
빵을 몇 가지 사오곤 한다. 그러나 예전에 친구에게 얻어먹던 그 맛이 안 난다
예전에 돈이 없어 사먹지 못한 빵 중에 주전자로 멀건 반죽을 부어서 만든 국화빵은 지금도 맛있다
요즘 같으면 보리밥에 시원한 열무김치에 고추장과 들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비벼먹으면
붉은색 핏 국물이 보이는 스테이크보다 훨씬 더 맛있다
스테이크는 살균을 위해서 겉부분만 살짝 태우고 쇠고기를 날로 먹는다는 것 자체가 거부감이 온다
한국 사람들은 고기에 기름이 촘촘하게 골고루 박힌 것을 좋아하는데 스테이크는 완전 살고기로만 되어 있다
스테이크는 1인분 120,000~230,000원 사이
식사 후 입가심으로 먹는 빵과 비스켓으로 이루어진 디저트는 75,000원
라면 1개 주문하면 12,000원 계란 1개 추가하면 15,000원
콜라 사이다는 작은 사이즈 1캔에 10,000원
클라우드 캔 맥주 제일 작은 거 1캔 12,000원
참고로 호텔에서 판매하는 양주와 와인은 숙성기간과 향에 따라서
한 병에 77,000원부터 천만 단위까지 다양하다
커피는 한잔에 12,000원부터 48,000원까지 다양한데 빵조각이나 비스켓이 추가되고 안 되고 차이이다
나는 호텔 라면보다 집에서 대파 양파 고춧가루를 추가해서 내 입맛에 맞게 끓인 라면이 더 맛있다
음료수와 맥주는 마트 것이나 호텔 것이나 가격차이만 날 뿐 맛은 똑 같다
호텔 음식과 일반 음식이 같은 메뉴일 경우 인테리어와 서비스의 차이로 가격만 다를 뿐 맛은 똑 같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자라난 여성과 결혼을 했다
연애할 때는 전혀 몰랐는데 함께 살면서 결혼 초기에는 선호하는 음식이 서로 달라서 트러블도 생기고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이제는 오랜 세월을 함께 하다 보니 식성이 많이 비슷해졌다
호텔에서 한식은 이용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라서 밥은 직접 짓지만
김치종류와 밑반찬 종류는 호텔에서 만들지 않고 모두 납품받아서 사용한다
겨울에 팔리는 찐빵과 만두류도 납품받아서 주문이 들어오면 찜통에서 찌는 일만 한다
그러나 궁전 같은 인테리어에 고가품 그릇용기에 보기 좋게 음식을 담고
고학력과 외국어에 능통하며 아주 잘 생긴 미녀 직원들이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가격은 그만큼 올라간다
나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음식보다는 차라리 사찰 음식이 훨씬 더 좋다
사찰음식은 육류와 생선 종류만 없을 뿐이지 있을 건 다 있다
요즘은 사찰 음식 전문점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사찰음식점에 가보면 음식이 수십 가지에 이른다
그릇 종류도 다양해서 옛날 나무 그릇으로 상을 차리기도 하고,
방짜유기 그릇으로 고급스럽게 차리는가 하면, 생활자기나 옛날 바가지로 담은 음식도 있고
보리밥 숭늉이나 막걸리는 옛날 표주 바가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각종 유기농 채소로 만든 반찬류와 나물종류, 정갈한 장아찌 종류,버섯과 애호박 가지 부침개, 빈대떡 종류
이루 해아릴 수가 없을 정도로 모두가 건강식품들이다
전라도에 여행을 가보면 전통가옥도 많고 판소리 명창과 유명한 서예가나 시인도 많으며
전라도에는 유명한 전통고추장 간장 된장 판매점도 많고
식사로는 콩나물 국밥, 비빔밥도 있으며
특히 백반을 주문하면 적은 비용으로 아주 많은 반찬 가짓수를 맛 볼 수 있다
그 중에 전라도 한정식을 주문하면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60여 가지가 나온다
대통밥에 토하젓, 갓김치, 간장게장, 그리고 막걸리에 톡 쏘는 홍어회는 아직도 먹고 싶다
지금도 피자보다는 동래파전이 훨씬 더 맛있다 파전은 막걸리와도 잘 어울린다
사람들은 대부분 양념 치킨을 좋아하지만 나는 닭 한 마리를 통째로 푹 고아서 뒷다리를 들고
후추가루가 섞인 굵은소금에 찍어먹는 백숙을 더 좋아한다
양념 치킨은 닭고기 고유의 맛이 안 나고 국물이 없다 양념치킨은 젊은 사람이나 애들의 취향이다
그러나 백숙은 쭉쭉 찢어서 조선간장이나 소금에 찍어먹으면 닭고기 맛이 제대로 난다
마늘 대파 무 황기 대추를 넣고 닭을 삶아낸 진한 국물에 파를 잔뜩 썰어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닭국물을 먹어야 닭고기를 제대로 먹은 것 같다
진한 닭 국물에 소금으로 간을 해서 밥을 추가해서 말아먹어도 맛있다
예전에 집에서 해먹던 민물 매운탕은 물고기마다 서로 다른 고유한 비린내 맛으로 먹었는데
요즘은 식당에 가서 매운탕을 주문하면 어떤 매운탕을 먹어도 냄새를 모두 제거하여 똑같은 맛이 난다
물고기 마다 다른 고유의 맛은 안 나고 물고기 종류와 관계없이 똑같은 양념 냄새와 조미료 맛만 난다
그래서 매운탕을 다른 물고기로 주문을 해도 똑같은 양념으로 조리해서 맛은 있지만
원래 매운탕은 이 맛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매운탕 국물 맛만 보고는 도대체 무슨 물고기가 들어간 건지 알 수가 없다
실제로 요즘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 추어탕 전문집에 가보면 수입 미꾸라지와 장어새끼를 섞어서 끓이는데
미꾸라지 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장어새끼의 비율이 더 높다
요즘은 주류도 수입하는 것들이 많아서 술 종류가 다양해졌다
그러나 위스키, 보드카, 브랜디, 럼, 데킬라 같은 양주나 여러 가지 와인 종류보다는
쌀로 만든 맑은 청주나 시원한 막걸리 같은 탁주가 더 좋다
일본 정종도 고급 쌀로 빚어서 좋아한다
나는 오로지 쌀로 만든 주류를 좋아한다.
배고프던 시절 밥 사먹을 형편이 안 될 때 적은 돈으로 왕대포 한 대접 사서 들이키면
포만감도 있고 요기가 되곤 했었다
나에게 막걸리는 젊은 시절 배고픔을 잊게 해준 고마운 음식이었다
문득 어린 시절 이맘 때 부엌 천정에 매달려 있던 식은 보리밥 소쿠리가 생각한다
소쿠리에 새까맣게 앉은 파리 떼를 내 쫒고 보리밥을 찬물로 여러 번 행구어 낸 다음
보리밥을 찬물에 말아서 앞마당 텃밭에서 따온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서 반찬으로 먹던 일들이
생각난다
그래도 배탈이 나거나 소화가 안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로지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 밖에는 없다
나는 내가 자란 후 생활 형편이 좋아졌어도 값비싼 양식이나 호텔 음식보다는
가공하지 않은 곡물류와 유기농 채소와 신선한 과일류
그리고 발효시킨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류가 더 좋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맛있고 판다곰은 대나무 잎을 먹어야 맛있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 자주 먹어본 음식들이 제일 좋다
나는 어린 시절 남들이 놀러 다닐 때 무더운 여름날 고추밭에 앉아서 하루 종일 풀을 뽑거나
무거운 소독 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농약을 치다보면 농약 냄새가 코를 찌르고 얼굴은 벌겋게 익어버리고
땀범벅이 되어서 집으로 돌아와 우물가 냉수 한 대접을 숨도 안 쉬고 들이키면
냉수가 꿀맛같이 느껴진 적도 있었다
우물가에서 퍼 올린 물로 등목을 하다보면 온 몸이 차가 와서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폭염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는 집 밖으로 나가서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없다
폭염이 푹푹 내리쬐는 한 여름에 여행을 한다면
어린 시절 눈부신 뙤약볕 아래 땅콩 밭에서 풀을 뽑고 있을 때처럼 개고생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는 그냥 시원한 실내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더 좋다
이제는 긴 장마와 무더웠던 7월도 다 지나고 내일이면 8월로 접어든다
아무리 더워도 8월15일 광복절이 지나면 조석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처서가 지나면 귀뚜라미도 울기 시작한다
무더위를 조금만 더 버티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곡식과 과일이 따가운 햇살에 익어가면서 가을이 시작된다
모두가 건강하게 여름을 지내고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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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나이엔 집에서 쉬는 것이 최상일세
글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