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뚱이밖에 없는 수캐 꼬추 자랑하듯이
고단한 인생사 자랑할 거 하나 없는 비루한 아저씨의
뜬금없는 자랑질 ㅋㅋ
월욜날
기럭지 1 미터 넘는 넘, 6키로짜리 아까다이를 걸었습니다.
숨통이 막히는 20여분간의 사투를 벌이며 이놈을 랜딩 했습니다.
아까샤 피는 5월 어느 날, 살아있음이 황홀한 계절입니다.
시간은 어제에서 와서 내일로 흘러가지만
기억은 어제에서 와서 흘러가지 않고 가슴에 쌓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기억속에서 추억은 사라지지 않고
가슴에 가라앉아 있다가 봄날 덜컹덜컹 솟아 오릅니다.
그러므로 오랜동안 낚시를 다니다 보면
절반은 기억 속에서 비몽 사몽 낚시를 하게 됩니다.
실력 없는 낚시꾼의 살림망에는
반쯤은 시간의 기억들이 담겨 있어서 세월을 낚는다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때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가라앉은 기억 속에는
봄날 어우러진 꽃과 기러기 무리 지어 날아가는 가을저녁과
낚시터서 만난 5월과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낚시의 대상어는
낚시터에서 만난 사람과 시간을 달래준 세월이 아니었을까?
아쉽게 또 한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5월은 황홀한 시간입니다.
사람을 홀리는 낚시의 손맛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반영한다고 합니다.
이 주체할 수 없는 몰입과 유혹의 기술에는
오래전 인간의 사냥 본능을 담았습니다.
인간의 DNA에는 인간이 아메바로부터 진화하는 동안의
모든 생명의 흔적이 남아있어서.
4천 년 전 5천 년 전 반구대 암각화에서 조각배를 띄우고
고래를 잡던 우리 조상의 사냥 본능이 유전적 충동으로
우리한테 남아 있는 게 아닌지
토사구팽,
사냥터는 사라지고 사모님과 일터에서 주눅 들어 사는 옛날의 전사들은,
아직도 남아 있는 사냥 본능을 달래기 위해서
바다를 찾아가 낚시를 드리우고 으르렁 거립니다.
사냥의 원초적 본능을 달래는 낚시는
대상어를 불문하고 세월에 주눅 든 싸나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원초적 본능 회복 프로그램입니다.
대어를 꿈꾸는 아저씨들,
세월에 지친 한물간 전사들이여,
봄날이 다 가기 전에 피아노 줄 터지는 소리 핑핑 울리며
그대들에게 문득 대물이 닥치기를
사업에 한방을 기다리며 몸과 맘은 지치고,
나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세월의 고비길마다,
잠시 쉴 곳을 찾아 헤매는 건 중년들의 숙명 같은 일과입니다.
그럴 때마다 바다를 바라보며 거친 세월을 달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낚시는 일종의 삶의 회복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흔히들 기억은 의식을 지배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주말 대박 친 기억들은 다음 한주 거래처 사장님의
진상을 견디며 일주일을 버틸 수 있는 활력을 주기도 합니다.
주말 대박의 기억으로 한 주 잘 버티시길 바랍니다.
사랑을 낚거나 물고기를 낚거나
그 몰입과 유혹의 기술은 똑같은 것이라서
탐스런 미끼를 주렁주렁 달고 날카로운 바늘을 숨기고 몰입하지만,
길고 긴장된 싸움이 끝나고 가야 할 때가 되면, 애지중지 모셔둔 살림망에
고기들을 나눠주고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혹시 인생의 마지막도 이런 거 아닐까?
불안해지는 나이에, 저녁에 닥친 지는 노을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첫댓글 선배님~~
사진속 물고기 정말 크네요.
인생도 낚으시고 대어도 낚으시고
참 멋지십니다.
비어있는 망을 들고 귀가할 때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자랑 많이 하셔도
이야기 하고 또 해도
신이 날것 같아요.
강태공~~~
짝짝짝!!!
개선행진곡 이라도 올려드리고 싶은데...
아쉽게도 저는 신청만 할줄알아서
계절인사 나눕니다
반갑고요 오랜만입니다
개선행진곡은 제가 알아서 듣는 걸로.. ㅎㅎ
자랑하고 계십니다 ㅎ
손맛하니까 생각나는 저의 낚시 이야기 입니다
참고로 저는 낚시해 본 적이 그동안 99%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시골 또랑에서 뜰채에 몰아서 잡아놓은 물고기들을 바게쓰에 넣어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붕어 미꾸라지 등이 들어 있고요
어른들 고기 잡을 동안 나무에다 낚지줄 묶어
통안에다 넣고 계속 넣었다 뺐다 장난하고 노는데 미꾸라지 한마리가 빈낚시를 입에 물고 들려 나왔을 때 그 기분 아십니까
어린 인생 최고의 환희 감격 놀라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얼라의 손맛 ㅎ
미꾸라지와 아까님이 잡아 올리신 대어
손맛의 비교가 될까요
어떻게 측정을 할 수도 없고요 ㅎ
한동안 안보이시더니 시간을 낚고 오셨네요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이런 고기가 낚시로 잡히긴 하네요
대단합니다
저도 어릴 때는 물가로 돌아다니며
붕어. 미꾸라지 엄청 잡았죠 .
바다가 없는 충청도 깡촌이라 큰 고기는 없었고
내 인생에서 그때가 젤 행복했던 시절이었어요.
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시간
1미터가 넘는 참돔은 연안에서 오다가다 물어 주는 놈이 아니라서 자랑할 만 하지요.
먼거리를 차타고 배타고 달려가 포인트에 이르는 것 만으로도 전문가 아니겠습니까?
감축드립니다.
저도 차 지붕 짐칸에 잘 갈아 놓은 장검 처럼 정성스레 채비를 해놓은
루어, 원투, 찌낚이 가능하게 장르별로 몇대의 낚시대를 늘 가지고 다닙니다.
채비만 보면 무슨 도시어부 인 줄 알 정도지만 장식용 인 듯 합니다.
결국은 발판 좋은 방파제에서 민장대로 두어 시간 학꽁치나 잡다가 방전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양양의 파란물에 대를 담그는 것만으로도 힐링은 충분 합니다.
낚시를 알고 처음 같이 간 갯바위 포인트..
그 포인트에 혼자 가서도 밤을 세워 풀치 낚시를 한 친구가 있었답니다.
산이며 봉우리며 폭포상단 그리고 계곡마다..
하다하다 바닷가 갯바위 까지 왠 흔적을 그리도 많이 남기고 살았는지..
문득 비슷한 어느 곳 어디에 가면 끊었던 술생각이 날 때가 많습니다.
저도 안인진과 묵호 방파제서
같이 학꽁치를 잡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월은 가고
기억만 남는 거 아주 싫어라!!!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한다는 말을
그때야 어찌 알았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