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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도 앞 해운대 산책로에서 볼 수 있는 광안대교.
반대방향에는 누리마루와 Western Chosun 호텔이 보인다 >
부산 여행을 계획한건 작년 12월경이었습니다.
팬클럽에서 알게 된 한 친구가 에니어그램 상담을 받고 싶다 했고,
마침 휴가기간동안 여행이 필요한 저는 그 친구가 사는 부산에 가겠다 했지요.
사실 부산에는 수많은 외갓집 친척들이 삽니다.
어릴때부터 수차례 오간적이 있지만,
친척집 행사에 가면 말 그대로 행사만 하다 옵니다.
부산이 아니라 누구네 집에 가는것이기 때문에,
여행지처럼 타지의 멋을 즐길 시간이나 여유가 없지요.
통영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름다운 바다도시 부산을 느껴본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통영은 저에게 제사를 하는 도시일 뿐이에요. 언젠가는 통영국제음악제나 소매물도에 가고 싶어요.)
이번 여행은 [많이 돌아다니지 말고, 잘 쉬다 오자]가 목표였습니다.
여러가지를 짧은 시간이 많이 보는 여행은 충분히 했기 때문에,
아름다운 곳에서 머무름의 미학이 절실했었지요.
친구가 추천해준 곳이 오르듀 레지던스( Haeundae Ordew Residence )라는 곳입니다.
1박 예산을 8만원으로 잡았습니다. 너무 싸면, 모텔이나 여관같을것 같았습니다.
이왕 가는거 처음에는 호텔로 하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콘도형 숙소로 기준을 내렸지요.
호텔패스 (http://www.hotelpass.com)에서 리뷰를 읽고 예약을 했습니다.
카드로 결재했습니다. 16평(2인실)가격이 86000원인데,
지금 다시 들어가보니 78,300원이네요. 비수기라 더 내린듯 합니다.
부산 지하철 2호선 동백역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입니다.
오르듀 레지던스라 말하니 아무도 모르더군요.
막상 가보니 한일 오르듀라고 간판을 걸었더군요.
역시 여기는 한국, 어려운 영어로 이름 정하면 안됩니다.
내부 시설은 깨끗하고 단정하고, 조명도 예쁘고, 식탁이나 가구도 깔끔했습니다.
제일 좋은것은 바다가 보이는 전망.
아침에 해가 방에 들어와 눈을 떴습니다.
눈이 부셔 눈을 떠보니
진주황 해그림자가 방구석에 멍울져 있더군요.
노트북을 가져가시면 랜선을 연결해 인터넷을 쓰실 수 있습니다.
저는 TV대신 인터넷으로 라디오 클래식 채널을 틀어놓았습니다.
제가 있던 15층에선 다른 방에서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들리더군요.
꽤 연주를 잘한터라 귀기울여 들었습니다.
수영만이란 이 지역은 이제 막 개발된 신흥도시라 하더군요.
전망을 보면 오른쪽에는 광안대교와 요트경기장,
왼쪽에는 누리마루와 웨스턴 조선호텔...
한켠에는 국제부산영화제를 개최할 시설을 짓고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수많은 30여층이 넘어가는 아파트와 콘도들이 있고,
그 건물들 1층,2층에 들어선 세련된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습니다.
겨울이라 바람이 세고 찬데,
바깥으로 나온 탁자나 의자가 무릎담요를 덮고 앉아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갔었던 호주 시드니 풍경을 연상시키더군요.
첫번째 날은 한숨자고 저녁먹고 에니어그램 상담을 하고,
둘째날은 친구가 찾아와서 콘도 안에서 뒹굴뒹굴 하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12시 체크아웃해서 작고 예쁜 카페에 들려 또 수다...
카페 안에서 바다가 보이니 기분이 좋더군요.
바닷가는 다른 도시보다 햇살이 더 눈부신것 같습니다.
바다 물결에 비친 햇빛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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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예쁜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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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히 앉아 몇시간이고 쉬었다 왔던 카페.
서빙하는 청년, 만화책에 나온것처럼 얼굴 작고 키 크고 서울말 쓰더군요>
동백역은 해운대역 전 정거장입니다.
해운대는 너무 사람이 많은데,
이곳은 같은 바다를 봐도 한가해서 좋더군요.
최민수님 부인께서 한가롭고 조용한곳을 원하신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부산토박이 친구말로는 이곳이 연인들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도로변에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더군요.
딤섬, 버거, 베트남 국수, 와인 바 등 신기한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바람만 좀 덜 분다면, 한가롭게 산책하고 차 마시기에 좋았습니다.
모쪼록 부산의 아름다움을 맘껏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이만, 끝!
첫댓글 덕분에 고향생각이 나네요.명칭도 낯이 있고 제가 해운대 여고를 나왔어요.졸업하고 속셈학원을 운영했는데 지금 광안대교가 훤히 보이는 수영만자리였어요.삼진속셈학원이라고.친정집도 우2동이고...지금의 벡스코자리였지요.그 언저리 까페서 덕현샘이랑 연애도 했고(딴 남자였나?) 수영시장자리에서 엄마가 미역장사를 거의 20년을 했고 ..갑자기 그립고 눈물나는 도시..과거의 나를 있게 해준 도시..힘들때 수영만 바다를 보며 소리쳤던곳..첫아이 임신해서 올랐던 오르막길...열씸히 살았네..안젤라님 덕에 감성이 살아나는 순간 고마워요.
앗! 우리 엄마는 부산 혜화여중과 혜화여고를 졸업하셨어요. 제가 간 수영만근처가 명덕선생님 아지트였군요~! 재작년인가 어린이집 샘들이랑 기장미역이 유명한 해동용궁사에 해맞이를 하러 갔었는데, 명덕선생님 어머님도 기장미역 구하러 그 절에 가시진 않으셨나요?
저도 저의 고향에 대한 심층적인 리뷰를 읽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저는 저쪽 아닌 서구쪽에 살았습니다. 동신초등학교, 대신중학교, 동아고등학교 그리고 구덕운동장 등지가 주로 놀던 곳이라 광안대교쪽은 전혀 모르고 지냈지요(부산도 제2도시라 나름 굉장히 넓은 곳이랍니다!) 더욱이 부산 영도를 가면 저의 부모님과 누님 그리고 남동생이 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숙박해본 일이 없지요. 언젠가 부산의 재발견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군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도 모르는 서울지역이 많은걸요~ 꼭 한번 부산의 재발견해보세요~왕추천!
지난 여름 광안대교 야경을 바라보면서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 유난히 아름다웠던 부산밤바다 ,,,또 가고프다~~~
아하? 피서를 광안대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