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firstlook magazine] Vol.55 정경호

[도도정경호]

ARE YOU READY ?

스스로를 ‘아직 어린 배우’라고 소개하는 서른한 살의 배우 정경호.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에 힘을 싣는 이 배우가 묻는다. 웃을 준비가 되었느냐고.

 패턴 베스트와 재킷은 모두 존 쉽 by 쿤 위드 어 뷰, 체스터필드 코트는 헌치 맨 by 쿤 위드 어 뷰, 팬츠는 PT01 by 쿤 위드 어 뷰, 보타이는 바니티 by 쿤 위드 어 뷰.

 스리피스 브라운 체크 슈트는 란스미어, 화이트 셔츠는 앤드 지 by 지오지아, 타이는 콜록, 브라운 스웨이드 슈즈는 락포트, 삭스와 행커치프, 회중시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셔츠는 마이클 바스티앙 by 쿤, 투 버튼 재킷과 베스트, 팬츠는 모두 라디니 by 쿤, 그레이 퍼 코트는 질 샌더, 브라운 슈즈는 에스콰이어, 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터틀넥 니트는 랑방, 다크 그레이 슈트는 라 피규라 by 더 스튜디오 케이, 그레이 코트는 발렌시아가 by 무이.

체크 셔츠는 앤드 지 by 지오지아, 그레이 스트라이프 슈트와 네이비 스트라이프 롱 코트는 모두 로리엣.

화이트 셔츠는 라 피규라 by 더 스튜디오 케이, 블랙 체크 슈트는 블랙 플리스 by 무이, 블랙 코트는 버버리 런던, 블랙 태슬 로퍼는 마우로 그리포니 by 쿤 위드 어 뷰, 블랙 페도라와 삭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대세 하정우의 페르소나 정경호. 하정우가 감독 데뷔의 중차대한 순간에 정경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생 시절 선후배로 만나 10년 동안 그를 지켜본 하정우는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의 욕쟁이 한류 스타 ‘마준규’ 역에 정경호를 기용했다. “젠틀하고 스위트하고 로맨틱한 정경호를 바라는 대중도 많을 거다. 하지만 내가 아는 정경호의 이미지, 날것의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정경호는 오로지 ‘정우 형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욕심 하나로 이 배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 결과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된 <롤러코스터>는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얻었고, 배우 정경호는 주가가 급상승 중이다. 영화 초반, 기관총을 난사하듯 대사를 빠르게 내뱉는 정경호의 연기를 보면, ‘원래 저렇게 연기를 잘했나’ 새삼 놀라게 된다. 드라마 <무정도시>에서 조각 같은 식스팩과 잘게 쪼개진 이두박근을 드러내며 마약 조직의 중간 보스 ‘정시현’을 연기할 때와는 백팔십도 다른 캐릭터. 제대 후 누아르와 코미디 두 장르를 섭렵하며 마초 캐릭터와 코믹 캐릭터를 선보인 정경호가 <퍼스트룩>의 카메라 앞에 섰다. 근육질 배우답게 저녁밥 대신 호두를 씹으면서.

정경호 씨가 이처럼 대중에게 주목받는 건 데뷔 이후 요즘이 최고인 것 같아요.

정우 형의 감독 데뷔작이고, 제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이 시너지를 일으켜 대중의 기대치가 높은 것 같아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솔직히 많이 긴장됩니다. 부산에서도 평이 좋았고, 오늘 언론 시사회에서도 반응이 괜찮아서 기분이 좋지만, 그만큼 더 떨리네요.

제대 후 복귀작으로 <롤러코스터>를 선택했는데, 이 작품이 복귀작으로 선택할 만큼 매력적이었나요? 아니면 배우 하정우와 감독 하정우라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컸나요?

그냥 저는 정우 형과 함께 일해 보고 싶었어요. 지난 10년간 스케줄이 안 맞았고, 여러 사정도 맞지 않았죠. 그런데 이런 황금 같은 기회가 온 거예요. 마다할 이유가 없죠.

하정우 씨는 어떤 말로 정경호 씨를 캐스팅했나요?

제가 말년 휴가 나왔을 때예요. 정우 형이 “제대하면 작품 결정하지 말고 잠깐 기다려봐”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전역을 하자 시나리오를 건넸어요. ‘캐릭터는 욕쟁이 한류 스타야, 비행기를 타, 그런데 태풍을 만나, 죽을 뻔해, 그런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재미있지?’라는 설명이었어요. 그 말만 들어도 재미있겠더라고요.

욕 잘하는 한류스타 마준규 역할에 반한 건가요?

저도 연예인이지만 어떤 친구들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될 때가 있어요. 일명 ‘연예인병’이라고 하는데, 스타랍시고 거드름 피우는 배우도 많고, 누가 봐도 눈치채도록 가식적인 인사를 하는 연예인도 있고, 대중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애들도 있고. 그런 ‘밉상’ 캐릭터를 한데 모아 ‘마준규’라는 캐릭터가 탄생했어요. 배우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다 하는 캐릭터죠. 한류 스타가 쌍욕을 한다? 사실 있을 수 없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더 재미있었어요. ‘연예인병’에 걸린 스타를 풍자하는 역할을 하니 제 속이 다 시원했어요.

정경호 씨의 아이디어가 더해진 부분도 있나요?

많죠.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 정우 형이 워낙 저를 잘 알아요. <롤러코스터>에 출연한 모든 배우가 ‘하정우 사단’으로 불릴 정도로 친한 지인들이지만, 저 역시 열아홉에 정우 형을 만나 지금까지 10년 동안 알고 지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대중이 모르는 저의 어떤 면을 가공해서 제게 딱 맞는 대본을 선물해준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편했어요. 연습 기간 3개월과 촬영 1개월까지, <롤러코스터>와 함께한 지난 4개월이 제겐 정말 잊지 못할 시간이에요. 제대하자마자 얼마나 연기가 하고 싶었겠어요. 그때 제 갈증을 풀어준 작품이 <롤러코스터>예요.

하정우 씨가 끄집어낸 정경호 씨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날것의 이미지? 좀 거칠게 얘기하면, 양아치스러운 이미지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토록 에너지가 강한 캐릭터는 처음이에요. 폭발적으로 욕을 쏟아내고, 절박하게 기도하고, 눈물을 흘리고, 코피를 흘리고, 오줌도 싸고. 언론에는 ‘욕하는 배우’로 주로 홍보되었지만, ‘마준규’는 그 외에도 많은 감성을 보여주는 캐릭터예요.

그러고 보니 하정우 씨가 부산영화제 한 행사에서 정경호 씨를 ‘핑크 마초’라고 표현했는데, 정경호 씨의 캐릭터와 마준규 역할을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저도 그 단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느낌이 확 오잖아요. 저를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어요. 친한 형 하정우나 배우 하정우가 아닌, 감독 하정우는 어땠나요?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현장에서 감독이 ‘오케이’ 사인을 주면 배우들이 모니터 앞으로 가서 자신의 연기를 확인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하정우 감독님이 “좀 와서 봐”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모니터를 확인하지 않았어요. 정우 형이 ‘오케이’한다면 믿을 수 있었으니까요.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것은 아닌가요?

정우 형이나 저 자신에 대한 믿음보다는 팀워크에 대한 믿음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 촬영 전 3개월 동안 <롤러코스터> 팀 모두가 매일 아침 6시에 모여 대본 리딩과 리허설을 했어요. 극의 30% 정도는 우리끼리 VCR로 촬영해서 모니터링했고요. 그래서인지 <롤러코스터> 촬영 현장은 여느 촬영장보다 집중도 높게 진행됐어요. 제 연기에 대한 자신감? 3개월 동안 이렇게 열심히 리허설을 했으니 솔직히 자신도 있었죠. 앞으로 10년, 20년, 죽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은 형들과 일하는데 ‘얘 연기 이상하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어요. 어린 후배로서 선배들에게 믿음을 잃고 싶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제가 앞장서서 더 열심히 했어요.

<롤러코스터>는 하정우식 코미디다’라는 평이 많은데, 동의하나요?

하정우 감독님처럼 엉뚱하고 독특하고 창의적인 영화예요. 영화 속에서 쏟아내는 대사가 엄청 나요. 실신한 여자를 진찰하는 의사가 알고 보니 안과 의사예요. 문신한 기장은 만취 상태에 기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스님은 씨스타가 부른 ‘있다 없으니까’로 염불을 외워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지는데, 그 장면이 다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이고 정말 유쾌해요. 사실 욕쟁이 한류 스타부터 기상천외한 캐릭터죠. 다 웃기자고 만든 거니까요.

<롤러코스터>를 촬영할 때 이 영화가 이토록 화제가 될 거라고 짐작은 했나요?

정우 형은 항상 이렇게 얘기하죠. “시작은 미약하되, 끝은 네가 생각하는 만 배 이상이 될 것이다”라고. 그게 현실이 되었네요. 이번 영화를 통해 제 꿈이 현실이 되었어요. 7년 전에 정우 형과 함께 부산영화제에 초대받아서 갔어요. 그때 정우 형이 “우리가 연기하고, 직접 만든 영화를 부산영화제에서 상영한다면 얼마나 신날까?”라고 예언처럼 툭 던졌는데, 그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어요. 꿈이 이뤄진 지금, 기분이 얼떨떨하고, 마음이 설레고, 만감이 교차해요.

<롤러코스터> 이후 출연한 <무정도시>에서는 묵직한 캐릭터를 맡았네요. 누아르를 좋아하나요?

누아르라는 장르를 좋아해서 <무정도시>를 선택한 건 아니에요. <롤러코스터> 촬영 이후 여러 대본을 받았는데, 공중파 드라마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캐릭터는 방송사에서 안 시켜주겠다고 했고요. 그러던 차에 <무정도시> 대본을 받았어요. 솔직히 대본만 보고는 그다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죠. 그런데 이정효 감독님 작품이라는 거예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를 즐겨 봤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을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인간의 심리를 그토록 디테일하게 묘사한 이정효 감독님이 그리는 남자들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했던 거예요. 그래서 만났고, 출연을 결정했죠.

<무정도시>가 케이블 드라마여서인지 정경호 씨가 이 드라마에 출연한 걸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대중에게서 멀어진 데 대한 불안감은 없었나요?

어떤 배우라도 2년 공백 이후엔 불안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죠. 대중적 이미지를 다시 만드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해요. 게다가 요즘은 어리고 잘생긴 배우들이 연기도 잘하니까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실제로 출연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일도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부터 쌓아가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중에게 보여줄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아요. <무정도시>와 <롤러코스터>를 통해 관객이 기대할 수 있는 배우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이 <롤러코스터>를 봐주기를 바라요.

이제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어떤 장르의 작품이 가장 많이 들어오나요?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가장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로맨틱 코미디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욕심은 나지 않아요. 그래서 작품을 선택할 때는 항상 뒤로 밀리는 것 같아요.

사실 외모로는 실장님이 잘 어울리는데….

제 외모가요? 실장님? 실장님은 한 번도 안 해봤네요. 이제 실장님 역할이 들어오면, 고민해보겠습니다.

데뷔 10년 차네요. 데뷔할 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신중하고 진지해졌어요.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이 무서울 정도로 나 자신에게 엄격해졌습니다.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이 관객과 시청자의 ‘오케이’ 사인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니, 촬영 전 준비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죠. 이제는 ‘이번 작품은 실패했네’라고 여유 있게 생각할 상황은 아니니까요.

어릴 때부터 배우를 보고 자랐으니, 어쩌면 연예인이 되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저는 배우 말고는 다른 꿈이 없었어요. 어릴 때부터 친구들이 동화책 읽을 때 저는 집에 널려 있는 대본 읽고 비디오테이프 보고 아버지 드라마를 보면서 자라왔어요. 중학교 때는 항상 남들 앞에 서는 걸 좋아했고, 고등학생일 때는 나보다 더 재미있는 아이를 때릴 정도였죠. 대학 다닐 때 정우 형을 만나 연기의 매력을 더 크게 느꼈고, 공채 탤런트에 뽑혀 배우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금의 소속사인 판타지오에서 10년째 배우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직업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농사도 못 지어요. 광부나, 요구르트 아줌마가 될 수도 없을 테고요.(웃음) 배우 외에는 대안이 없어요. 운동을 특출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밖에 길이 없다면 배우로서 승부를 걸어야 하잖아요. 매 작품에 임할 때마다 절박했을 것 같네요.

항상 실패할 것을 걱정했죠. 하지만 제 나이가 이제 서른하나인데요. 열정도 많고요. 다만, 언제나 남보다 더 노력하자고 마음먹어요. 책과 영화를 끼고 살고요.

배우의 가장 큰 덕목이 성실이라고 생각하나요?

네. 노력과 공부가 가장 중요하죠. 요즘 재능만 있는 배우는 오래가지 못해요. 한 작품에서 다 보여주고 끝나버리니까요. 그래서 더 무섭고 욕심만큼 책임도 커져요.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사람을 만나고 작업하는 과정에서 지적으로 감성적으로 성장해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롤러코스터> 홍보 활동을 마치면, 아버지와 여행을 하고 싶어요.

셔츠는 커스텀멜로우, 네이비 니트는 유즈드 퓨처, 퍼플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글 박훈희

에디터 이상민
포토그래퍼 유영규

[하늘이시리다]

우와~~~~넘 멋지다~~♥도도 너~~무 고마워 ♥♥♥♥ 간지 쩐다~~~

[커아이]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음...내가 좋아하는 컨셉 다들 올리브영으로!!

[멋지다]

월래 멋있는줄 알지만 이토록 멋진 가을남자가 되어
순간 누구~~이케했네요 행복합니다^^

[herolucky]

헐.....화보진짜..............보면서 악질렀어요.............♥

[이밤의끝을잡고]

도도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