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깁니다.
A4 40쪽 쯤 될 거예요.
근데... 엄청 공 많이 들인 부분.
4년전 우연히 떠오른 생각이 올 여름 850쪽 짜리 드라마시나리오로 탄생했죠...
그 동안 나무하나땜에 행복한 걸 생각하면...... ^^;;
평~~~ 꼭 날려주세요^^
2006년 10월 20일 금요일, 양양고등학교 강당
사람들이 부글부글 거리고 있다. 작년 축제보다 훨씬 많다. 학생들 + 부모님들 + 선생님들 + 군민들 + Etc. 강당이 가득차서 소란스럽다.
무대 구석, 커튼 사이로 빠끔히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는 희준, 수연, 성현, 정호.
정 호 열나게 많네.
성 현 (침 꿀꺽) 잘 할 수 있을까?
희 준 연습했던 대로만 하면 돼.
수 연 근데 어린왕자는 어디 갔어? 아침부터 안 보여.
정 호 아, 그 새끼 이제 어린왕자 아냐.
성 현 어?
네 사람, 커튼 다시 치고는 뒤를 돌아본다.
아이들이 무대 뒤에 있는 통로로 부산스럽게 왔다갔다 거리며 준비하는 게 보인다.
인형이 울상을 지으며 모습을 드러낸다. 머리 스타일이 바뀌었다!!
사자갈기 같던 황금색 번개머리에서 (‘어린왕자’랑 좀 비슷했음) 좀 얌전한 갈색 머리로.
인형 뒤에서는 싸바라(광범은 콧수염 기르고 있다)가 킬킬거리고 있다.
희지와 아람,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른다.
희준, 수연, 성현, 바뀐 헤어스타일과 울상인 표정 보고는 웃음 터뜨린다.
인 형 웃지 마!! 오늘 하루만 이 헤어스타일 할 테니까.
희 준 뭐 괜찮은데?
수 연 맞아. 멋져.
성 현 좀 더 조숙해 보인다, 야.
희 지 이러니까 얌전해 보이고 좋은데, 뭘. (인형 머리를 쓰다듬는다)
인 형 그만 해, 바가지 씨!
건 우 (쏘옥 나타나서) 성현아, 너희 부모님이랑 형 왔어.
성 현 형이??
희 준 미국에서?
성 현 (투덜투덜) 못 올 거라고 했는데…….
건 우 희준아, 니 엄마도 오셨어. 지금 탈의실 쪽에 계신데, 수연이더러 빨리 오래. 옷 맞는 지 한 번 입어봐야 한다고…….
정 호 드레스 가지고 오신 거 아냐?
인 형 (환한 얼굴로 고개 쏘옥 들며) 드레스??
희 지 으이그, 으이그!!
희지, 인형을 밀어버린다. 통로로 사라지는 희지와 인형.
수 연 나 잠깐 갔다 올게. (돌아선다)
희준, 약간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 끄덕인다. 정호와 건우도 사라지고, 성현과 희준만 남는다.
희 준 (성현 어깨에 팔을 걸며) 긴장?
성 현 어, 어?
희 준 (씨익 웃으며) 걱정하지 마, 잘 될 테니까.
성 현 (한숨 쉬며) 근데 어떡하냐, 나 아직도 마지막에 키스씬 못하겠던데……. 수연이 얼굴 볼 때마다 얼굴 빨개지고 심장 두근거려서 차마 못 하겠단 말야…….
희 준 (차분히) 너 그 거 무슨 징조인 줄 아냐?
성 현 어?
희 준 너 수연이 좋아하는 거야.
성현, 벙찐 얼굴로 희준 바라본다.
성 현 어??
이현아t (문에서 고개 내밀며) 준비 됐니? 주인공들?
희 준 네에~ (성현 어깨 잡고 끌며) 가자! 연극 시작할 시간 다 됐어.
성현, 아직도 어벙한 표정이다. 목 긁으며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희준을 따라간다.
두 사람, 무대에서 내려가(문이 무대 양 옆과 가운데에 나 있다), 아이들이 부산스레 왔다 갔다 거리는 통로로 향한다.
* ♬♩♪ 클래식 OST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깔린다. 연극 시작하자 서서히 fade out ♬♩♪ *
★☆★☆★
무대 위. 선생님役의 진우가 칠판을 지휘봉으로 탁탁 두드리고 있다.
옆에는 성현이 어물쩡하게 서 있다. 책상 앞에 앉은 아이들은 상관 않고 저희끼리 떠든다.
교복 차림이 아니라 그냥 자유로운 사복 차림이다.
아이들: 수연 정호 혜선 예은 건우 미영 정미 찬우 이훤 등. 연기가 매우 매우 능숙하다.
진 우 (선생님 役) 전학생이 한 명 있다!
애들, 여전히 상관 않고 와글와글 북적북적 수군수군댄다.
진 우 (교탁을 두드리며) 오늘 우리 반에 전학생이 한 명 있다!!
아이들, 떠들던 것 멈추고 진우를 바라본다.
진 우 서울에서 왔고, 이름은 이지훈이다.
성 현 이, 지, 훈이라고 해. 잘 부탁해. (약간 긴장한 듯 고개를 숙인다)
혜 선 (앞자리 수연에게) 가영아! (반응 없다) 가영아~~! 쟤 진짜 잘생겼다? 그지? 완전 킹카네~ (뿅 간 상태)
수 연 (별 관심 없단 듯이) 아, 뭐, 그러네…….
★☆★☆★
희준, 무대 옆에 커튼 뒤에서 긴장된 태도로 팔짱 끼고, 연기하는 친구들 바라보고 있다.
옷을 갈아입은 상태다.
★☆★☆★
진 우 지훈이는 시골생활 처음이니까 잘 도와줘라. 그런데 정진이 이 녀석 또 학교 안 나왔어? 또 데모하나? 도대체 무단결석 투성이구만. (쯧쯧) 자, 모두 교과서 52쪽 펴라!
진우, 책을 화르륵 편다. 아이들도 (대부분) 시큰둥한 태도로 책을 편다.
열심히 지켜보는 관객들.
★☆★☆★
무대 위. 진우는 나가 있고 아이들은 가방을 챙기고 있다.
수 연 (가방을 한 쪽 어깨에 둘러매고 큰 소리로 말한다)
우리 오늘 정진이 도와주러 산에 가. 혹시 같이 가고 싶은 사람 있어?
아이들 외면한다. 건우가 흘낏 눈치를 보고, 예은과 정미는 망설이며 서롤 바라본다.
수 연 없어? (실망) 그럼, 가자!
수연, 앞장서서 나간다. 그 뒤를 정호가 따른다. 성현, 나가려는 혜선에게 묻는다.
성 현 어딜 가는 거야?
조명 두 사람만 비춘다. 다른 아이들은 이미 나가고 없다.
혜 선 (신난 표정, 진지하질 않다) 친구, 정진이네 산에. 어떤 건설회사에서 산을 허물고 고급 맨션을 지으려고 해. 그걸 막으려는 거야.
성 현 (어리둥절하다) 왜?
★☆★☆★
* ♬♩♪ Nick Carter - I Stand For You ♬♩♪ *
무대 위. 전체 백그라운드 - 산 풍경. 무대 왼쪽에는 간부들(광헌, 동윤, 호)이 곤란하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있다. (기기 가동소리 낮게 깐다)
희준(정진役)과 인형(정우役, 정진 동생), 울타리 밖에서 플랜카드를 들고 ‘물러나라’를 외치다가, 수연과 정호가 뛰어오자 다가간다.
수 연 정진아, 아직 괜찮아?
희 준 응, 하지만 겨우 버티고 있어.
정 호 (인형 머리 만지며) 정우야, 넌 이제 들어가. 여긴 위험해.
인 형 응! (희준 보며 걱정스럽게) 형, 너무 위험한 짓은 하지 마, 알았지?
희 준 (서둘러) 걱정 마, 넌 빨리 들어가!
인형, 겁먹은 눈길로 재빨리 무대 밖으로 간다. 세 사람 모두 플랜카드를 들고 외친다.
희수정 (열심히 외친다) 물러나라! 물러나라! 자연파괴 물러나라! 애써 가꾼 남의 산에 개발업자 웬 말이냐!
혜선, 기분 좋은 듯, 성현 보고 씨익 웃고는, 다가가서 큰 소리로 (다소 방정스럽게)외친다. 성현도 망설이다가 같이 따라한다. 웬만큼 지나자 모두 울타리를 넘어가 플랜카드를 집어던지고 노래(소리 커짐)에 맞춰 춤춘다. 성현, 어색해 하다가 좀 지나면 따라 한다.
희준, 수연, 성현, 정호, 혜선, 다섯 명이서 엄청 파워풀하고 멋진 춤춘다. 관객들 환호.
조금 있다가 광범이 열 받은 표정으로 등장한다.
광 범 (고함지른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조용히 해, 이 놈 새끼들아! (전혀 먹히지 않는다. 열난다. 간부들 보며) 쟤네 좀 어떻게 할 수 없어?
광 헌 아, 사장님, 그게... 좀처럼..
광 범 시끄러! 도대체 저 녀석들 때문에 진행이 안 되잖아! 지금 손해가 얼마나 막대한 줄 알아?
동 윤 하지만 애들이라고 막 대할 순 없어서요.
광 범 (벌컥. 기계소리, 데모소리 더 커진다) 너 바보냐? 기껏 열여덟 살 먹은 애 몇을 못 당해? 대충 얼러 보내든, 학교에 끌고 가든 빨랑 처리해! 알았어? (획 나가버린다)
호 아이 씨발,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광 헌 뭘 어떡해. 야, 너 기사들 좀 조용히 하라구 해. 쟤네랑 말 좀 해보자. (호, 무대에서 달려 나간다)
기계소리 꺼진다. 호, 다시 온다. 광헌, 동윤, 호(간부들) 수연이네에게 다가간다.
수연이가 친구들에게 멈추라고 한다. 댄스 멈추고 간부들 바라본다.
수 연 무슨 일이시죠?
광 헌 너희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
혜 선 (앞으로 몸 내밀고 건방지게) 몰라서 물어요? 자, 연, 파, 괴!
광 헌 뭐라구, 이 기집애야? (벌컥)
혜 선 (건방지게) 제 이름 기집애 아니에요. 제 이름은 강주희라구요. 강, 주, 희.
수 연 주희야, 가만히 있어 봐. (혜선, 혀 내밀고 뒤로 물러난다)
지금 아저씨네 회사에서 하려는 일이 어떤 건줄 아세요? 멀쩡한 산 하나 무너뜨리고 여기서 잘 살던 사람 집 잃게 하려는 거잖아요.
동 윤 야, 그건 아니지. 기껏 이런 산 하나 없어져봤자, 야, 그리고 생각해 봐라. 서울에서 바쁘게 막 살던 CEO들, 정치가들, 직장인들이 이런 곳에서 편하게 쉴 수 있지 않겠냐?
호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기업성장률에도 도움이 되는 거야, 이거.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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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보는 관객들. 수연 부모님과 희준 어머니, 삼촌도 보인다. 옆에는 성현 부모님과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미국인) 성현의 형, 성진도 보인다. 짙은 금발에 갈색 눈동자의 잘생기고 훤칠한 젊은이다. 옆엔 성진의 매니저가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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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준 (열 받은 표정으로 한 발짝 앞으로 나가며) 도대체 지금 땅을 팔 수 있는 형편이라고 생각해요? 농민들 가뜩이나 돈도 없고 집도 제대로 없어요. 그나마 우리 가족한테 있는 건 이 산 뿐인데, 아니 땅을 팔면 그 돈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너무한 거 아녜요?
간부들 얼굴 붉으락푸르락. 광헌 주먹이 떨린다. 주먹 치켜들자 동윤, 호가 말린다.
수 연 기업 이미지 좋게 하려고 몇 조씩 쏟아 붓죠? 그래서 뭐해요? 사실은 자기네 이익만 챙기는 심장 없는 얼음덩어리일 뿐인데. 농민들 말아먹고, 자연파괴해서 남는 게 상처밖에 더 있어요? 얘들아, 계속해!
플랜카드 들고 물러나라 다시 계속하는 친구들. 간부들 밀린다.
광 헌 아 씨발 그래 너희 맘대로 떠들어봐라! 어차피 개발은 진행되니까! 니네 같은 피도 안 마른 새끼들이 설쳐봤자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간부들, 거친 몸짓으로 퇴장. 수연이네, 플랜카드 들고 물러나라 외치다가 댄스 다시 시작.
조명, 소리 차차 fade out. 양쪽에서 커튼이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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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어두컴컴한 가운데, 정호와 싸바라, 재용, 이훤 등 무대담당들이 재빨리 배경그림을 설치하고 소품 들을 갖다 놓는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무대로 나오는 문에서 수연이 나온다. 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희준, 서둘러 달려간다.
희 준 (속삭) 준비됐어?
수 연 응.
희 준 자, 그럼 시작!
희준, 무대 구석으로 달려간다. 아이들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커튼이 열리고 조명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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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후. 수연과 성현, 모형바위에 걸터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뒤 배경으론 연못과 숲 등이 보인다. 새, 물소리 흘러나온다. 관객들 열심히 본다.
* ♬♩♪ 핑클 - 날 기억해 줘요, 낮게 깔린다 ♬♩♪ *
수 연 사실, 이 일 정진이 땜에 시작한 거야. 정진이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족들 다음으로 사랑하셨던 게 바로 이 산이라구.. 아버지가 묻혀 계신 이 곳을 절대 팔 수 없다는 거야. 이 산은 정진이의 생명 같은 곳이거든..
성 현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희준, 무대 한 쪽에서 나타난다. 수연과 성현 모습 보고는 나무 뒤에 멈춰서 지켜본다.
성 현 근데 정진이가 너 좋아하는 것 같더라?
수 연 뭐? (믿지 못하겠단 표정)
성 현 응,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던데.
수 연 (웃음) 에이, 설마……. 농담하지 마! (지훈 살짝 민다)
성 현 (장난기) 아, 진짜라니까!
수 연 아니야. 그럴 리 없다니까. 근데 어떡하냐. 난 너를 좋아하는데?
성 현 (당황)뭐? (얼굴 빨개진다)
수 연 (박장대소)당황하는 것 좀 봐. 야, 농담이야, 농담.
성현, 뻘쭘해서 목 긁적거린다. 희준, 그런 수연과 성현 모습 빤히 바라본다.
수 연 근데 너 저번에 처음 치곤 잘 하더라? 제법이던데? 나 감동 했다니까!
성 현 뭘……. (부끄러움.. 목 긁적인다)
수 연 (미소, 잠깐) 휴, 그나저나 건설회사 사람들이 이제 포기한 거면 좋겠는데……!! (일어선다) 나 이제 가봐야겠다. 내일 학교에서 보자!
성 현 어, 잘 가…….
수연 무대 한 쪽으로 사라진다(희준과 반대쪽). 성현은 수연 뒷모습 보다가 희준이 있는 쪽으로 다가온다. 희준, 얼른 나무 뒤에 몸을 숨긴다. 성현은 희준 눈치 못 채고 무대 밖으로 나간다. 희준, 나무 뒤에서 나온다. 바위 위에 앉는다. 어두운 조명 희준만을 비춘다.
희 준 나는 정말로 가영이를 좋아하는데……. 가영이는 알지 못한다. 잘 된 걸까? …… 난 내가 가영이를 좋아할 자격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가영이에게 뭔갈 해주고 싶은데…… 주는 것 없이 항상 도움받기만 해서……. 난 고맙지만…… 마음이 아프다.
관객석에서, 희준 바라보고 있는 희준 어머니. 고민스러운 희준의 얼굴.
★☆★☆★
* ♬♩♪ HOT - 전사의 후예, 앞부분 깔린다. 불길한 분위기 조성 ♬♩♪ *
교실 장면이다.
진 우 자, 수업 끝! 모두 집에 가! 그런데 정진이 이 녀석은 한동안 잘 나오더니 왜 오늘 또 안 나온 거야?
진우(선생님役), 나간다. 수연, 친구들끼리 불안한 눈빛 주고받는다.
희준 뛰어 들어온다. 옷차림이 엉망이다.
정 호 정진아!
수 연 정진아!
희 준 얘들아, 큰일 났어! 밤중에 포크레인이 와서 산을 무너뜨리고 있어. 할 수 있는 만큼 막아봤는데 도저히 나랑 정우 힘으론 안 되겠어. 엄마는 서울 가셔서 안 계시구. 산 아래쪽부터 공사 시작했어.
수 연 (놀란다) 뭐라구?
희 준 빨리!
수 연 알았어.
정호와 성현, 혜선도 얼른 일어선다. 수연이 나가려다가 아이들을 둘러본다.
수 연 우리들 힘만으론 무리야. 아무리 노력해도 역부족이야. 얘들아, 제발 좀 도와줘. 자칫하다간 몇 시간 내에 정진이 집이, 정진이네 산이 송두리째 없어져. 너희의 도움이 꼭 필요해. 도와줘.
앉아 있던 친구들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흐른다. 관객들, 긴장해서 지켜본다.
건우가 벌떡 일어서서 나온다. 정호가 건우의 등을 두드린다.
예은와 정미도 나왔다. 조금 있다가 친구 찬우, 이훤, 미정도 나온다.
희 준 (감동) 모두들 정말 고마워! 이만큼이면 희망이 있을 거야!
수 연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건 한 마음으로 합치는 거야. 그러지 않고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어. 자, 모두 가자!
정 호 정진이네 산을 지키러!
무대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
★☆★☆★
잠시 후, 어두운 무대에 집중조명 밝혀지며 수연이 걸어 들어와 노래 부르며 가운데로 온다.
* ♬♩♪ 한에스더 - 주님만이 (정종원 사/곡) ♬♩♪ *
1절: 수연솔로
홀로는 할 수 없는 것 너무-나도 많아 나 혼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말아
더 이상 홀로 씨름 않을래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어 하나의- 힘을 믿으며 다 함께 나아갈 거야
우리함-께 할 수 있어 모두 함-께 힘을 합쳐 하나라-는 이름으로 우리하나
1절이 끝나자 양 옆에서 희준과 성현이 다가온다. 한 소절씩 노래 부르는 희준과 성현.
수연, 두 사람 얼굴 보며 미소 짓는다. 조금 있자 정호, 예은, 인형, 건우, 정미, 찬우, 미영, 이훤도 차례로 양쪽에서 들어와 같이 노래 부른다.
2절:
희준) (오른편에서 노래하며 걸어 나온다) 홀로는 할 수 없는 것 너무-나도 많아
성현) (왼편에서 노래하며 걸어 나온다) 나 혼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말아
수연보컬+합창) 더 이상 홀로 씨름 않을래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어
하나의- 힘을 믿으며 다 함께 나아갈 거야
우리함-께 할 수 있어 모두 함-께 힘을 합쳐 하나라-는 이름으로 우리하나
3절: 수연보컬+합창
우리함-께 할 수 있어 모두 함-께 힘을 합쳐 하나라-는 이름으로 우리하나 (반복)
‘∨’ 꼴로 무대에 서서 노래 부르는 아이들. 보컬 수연의 탁월한 가창력이 눈에 두드러진다.
관객들, 압도되어서 숨죽이며 듣고 있다.
Dissolve to 거의 마지막 부분. 아이들 합창 마친다. 관객들 큰 소리로 박수 보낸다.
★☆★☆★
아이들, 서둘러, 하지만 질서 있게 재빨리 무대에서 내려온다.
싸바라가 무대로 이어지는 통로에 서 있다가 아이들을 반긴다.
광 범 (엄지 치켜들며) 죽였어.
수 연 (미소) 고마워. 휴~
동 윤 이야, 역시 지옥훈련이 빛을 발하네.
희 준 (땀 닦아낸다) 이제 시작이야. 빨랑 준비해!
싸바라 네엣!!
무대 담당들 바삐 움직이기 시작한다. 수연, 희지가 내민 수건을 받아들고 얼굴을 닦는다.
★☆★☆★
무대 위. 관객들, 열심히 보고 있다.
준혁(포크레인기사 役)이 모형포크레인을 운전하는 척 하고 있다.
간부들과 사장(싸바라)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갑자기 무대 한 쪽에서 터져 나오는 아이들. 와~ 소리 지르며 달려든다. 인형(정우 役)도 끼어있다. 멍한 간부와 사장. 아이들 나와서 포크레인 앞에서 물러가라 시위를 벌인다. 목소리 장난 아니게 크다. 포크레인 멈춘다.
광 범 뭐야? 씨발 왜 떼거지로 몰려와서 난리야? 기사! 계속 작업 진행해!
하지만 아이들에 둘러싸여 옴짝달싹 못한다. 광범, 열 받는 표정 짓는다.
광 범 비켜!
준혁을 몰아내고 자기가 포크레인 운전대를 잡는다. 앞으로 밀고 가자 아이들 비킨다.
하지만 수연과 성현, 희준이 앞을 가로막는다.
광 범 죽고 싶어? 이 새끼들이 보자보자하니까…….
광범, 내려서 수연이의 얼굴을 때려 넘어뜨리는 연기를 한다는 게…… 잘못해서 정말 치고 만다. 수연의 비명소리. 수연 넘어진다. 광범, 뜨아아~
관객들, 그 리얼함에 눈을 크게 뜬다.
희 준 (눈 부라리며 낮은 목소리로) 야 이 호빵새꺄 진짜 치면 어떡해!!
광범이 더 말할 새도 없이 성현이 달려 나와 주먹 날린다. 연기가 아니라 정말 날린다.
성 현 (정말로 화나서 소리 지르며 주먹 날림) 야 이 새끼야!!! 니가 뭔데 수연일 쳐??
아이들, 깜짝 놀란다. 광범, 비틀거린다. 관객들, 그 리얼함에 다시 놀란다. 근데, 수연이?
희준, 성현을 심각하게 바라본다. 혜선도 성현 본다. 관객석에서, 성진 눈썹을 치켜 올린다.
성현, 씩씩거리고 있다가 정신 차리고는 당황한다. 희준이 서둘러 수연에게 다가간다.
희 준 가영아, 괜찮아???
그제야 다시 재빨리 연기하는 아이들. 간부들(광헌, 동윤, 호) 달려온다.
하지만 아이들이 소리 내지르며 달려들자 사장과 간부들, 기사 다 꽁지가 빠져라 도망간다.
욕하면서. 아이들 좋아라 박수친다. 성현과 희준은 그다지 기쁜 얼굴은 아니다.
혜 선 (흥분) 와, 지훈아, 너 정말 정말 멋있었어!
성 현 (무시, 수연에게 다가간다) 가영아, 괜찮아? (혜선, 삐진 척)
수 연 (일어서서 고개 끄덕인다. 볼 잡고 있다)
희 준 다친 덴 없어?
수 연 (웃음) 응, 없어. 모두들 너무 잘했어. 고마워. 하지만 그 사람들 또 올 거야.
정 호 그럼 그냥 날려버리지 뭐!
아이들 웃음. 성현과 희준도 웃는다. 혜선만 샐쭉한 표정. 아이들 하나둘씩 돌아간다.
혜선, 가는 척하다 구석에 남는다. 수연, 성현은 그 사실 모른다.
수 연 지훈아, 정말 고마웠어.
성 현 (고개 끄덕인다) 뭘, 아무것도 아냐. (머리 긁적인다)
수 연 학교에서 보자. (인사하며 나간다)
성현, 배우로서가 아닌 남자 이성현으로서 수연이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얼굴표정이 평소 수연이를 다를 때완 사뭇 다르다.
성현 혼자 남았다(+숨어 있는 혜선). 조명 어두워지고 성현만 비춘다. 독백 흘러나온다.
성현소리 처음엔 몰랐는데……. 가영이가 계속 좋아진다. 난생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래서 그런지……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가 없다…….
성현, 고개 숙이고는 반대편으로 나간다. 숨어있던 혜선을 비추는 조명.
혜 선 역시나, 지훈이도 가영이만을 좋아한다. 가영이 잘못이 아닌데도, 난 자꾸 그 애에게 화가 난다. 지훈이가 밉다. 내 마음도 몰라주고…….
★☆★☆★
무대 뒤. 성현, 벽에 기대어 숨 몰아쉬고 있다. 광범이 다가온다.
광 범 야, 미안하다. 척만 한다는 게 그냥 나가버렸지 뭐냐.
성 현 (고개 들고는, 애써 웃으며) 아냐, 내가 미안하지. 무의식적으로 주먹 나가는 바람에 대사도 꼬이고…….
옆에서 성현 심각하게 바라보던 희준, 성현 등을 친다.
희 준 괜찮아, 뭐. 그것보다 이제 너도 다음 장면 준비해야지. (광범 보며) 너도.
광 범 아, 그래.
성 현 그래야지…….
광범, 얼른 소리 없이 뛰어간다. 희준, 거칠게 숨 몰아쉬고 있는 성현을 응시한다.
★☆★☆★
무대 위. 집 안을 그린 배경이 뒤에 세워져 있다.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고,
미란(지훈母 役), 아람(가영母 役), 진태(지훈父 役), 동호(가영父 役)가 둘러 앉아 있다.
성현도 끄트머리에 앉아 있다.
미 란 여기는 가영이 부모님이시다.
성현, 영문을 모르며 인사한다.
성 현 안녕하세요.
아 람 듣자 하니 요즘 우리 가영이랑 같은 반애 정진이란 애 돕는다면서?
동 호 집안도 가난하고 아버지도 안 계시는 애라고 하던데. 수업에도 잘 빠지고.
미 란 (꾸짖음) 도대체 왜 그런 애랑 어울리는 거야? 그런 애랑 어울리면 너도 가영이도 물들어.
성 현 (발칵) 그런 애라뇨? 정진이 아주 좋은 애예요. 그리고 저랑 가영이, 친구들이 하는 일은 정진이를 위해서 산을 지키는 거라구요. 어떤 개발업체에서 정진이네 산을 막 허물고 맨션을 지으려고 해서, 그 걸 막는 걸 도와주는 거예요.
아 람 뭐? 산을 지켜?
진 태 아니, 근데 왜?
성 현 우린 친구니까요. 정진이 혼자 괴롭게 놔둘 순 없으니까요.
아 람 (통곡에 가까움) 아이고, 맙소사. 우리 가영이가 그런 일을 하고 다니다니...
동 호 (심각) 이젠 가영이 외출을 금지시켜야겠구먼.
미 란 (책망) 지훈이 너도 마찬가지야. 다시는 그런 위험한 짓 하지 마라.
성현, 의자 밀고 벌떡 일어선다.
미 란 지훈아!
진 태 이지훈!
성 현 전 친구가 어려움에 닥쳐 있는데 그냥 묵묵히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긴 싫어요. 그 건 가영이도 마찬가지구요.
부모님들 멍하니 놔둔 채, 성현 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
조명, 무대 한 쪽으로 이동해 탁자에 둘러앉은 사장과 간부들(싸바라)만 비춘다.
그 사이에 아람, 미란, 진태, 동호 등은 무대 담당 아이들과 함께 소리 없이 테이블과 의자를 치운다.
광 범 더 이상 그 녀석들 가만히 놔두면 안 돼. 지금 손해가 얼마나 났는지 알아?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서 결국 못하게 되면 어쩔 거야? 그러게 처음부터 좀 부드럽게 설득하면 좋았잖아? 괜스레 빨리 집 빼라구 으름장부터 놓으니까... 으휴...
호 다른 곳에 맨션을 짓는 게 어떨까요? 걔네 목숨 걸고 나오던데...
광범, 탁자 쾅 친다. 쫀 간부들.
광 범 그걸 말이라구 해!! 그렇게 하면 또 돈이 엄청 날아간단 말야! 걔네 중 주도자 한 명이라도 겁주면 간단한 일 아냐! 협박 편지라도 날려!
동 윤 이미 보냈는데, 신경도 안 씁니다.
광 범 (끓는다) 아이 씨팔... 그러고도 너희가 간부야?
광 헌 (잠시 후) 저기, 불을 놓는 건 어떨까요?
광 범 불?
무대 뒤에서, 커튼 사이로 지켜보고 있는 희준.
광 헌 요즘 날씨도 건조하고 한데 집 쪽에다 불 놓죠 뭐. 자연화재가 되니깐 우리는 꼬리 안 잡힙니다. 산과 집이 불타면 걔네도 포기하고 땅 팔겠죠.
광 범 좋은 아이디어야! 그런데, 정말 꼬리 안 밟히게 조심해야 돼. (음침)
동 윤 문제없습니다. 건달 녀석 하나한테 돈 좀 주고 일 시킨 다음 입 씻으면 끝입니다.
호 이 동네는 바람도 강하니까 불도 잘 옮겨 붙을 겁니다.
광 범 좋아. 그럼 그 문제는 자네들에게 맡기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프로젝트는 실행시켜야 돼. 잘만 되면 돈덩이가 굴러온다구. 몇 안 되는 시골 촌놈들은 신경 쓸 필요 없어. 자연 파괴? 웃기고 있네. 우리가 맨션 안 짓는다고 뭐 자연이 파괴 안 되나? 그 건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라구. 현실을 모르고 꿈만 꾸는 얼간이들이 하는 소리지.
사장과 간부들의 잔인한 웃음소리.
* ♬♩♪ Backstreet Boys - It's Gotta Be You ♬♩♪ *
싸바라, 지금까지 춰왔던 춤 중 가장 능청맞은 춤춘다.
중절모와 지팡이, 정장 차림으로 점잔 빼는 척 하다가 매우 능청맞고 우습게 춘다.
팝핀과 헤드뱅잉도 곁들인다. 희준과 반대쪽 무대 뒤, 커튼 사이에서 지켜보던 수연과 예은, 정호, 건우 웃음 짓는다. 관객들, 와하하 웃음 터뜨린다. 싸바라 춤 끝나자 조명 팍 꺼진다.
★☆★☆★
조명 밝혀진다. 정진이네 집 앞 풍경이다. 산과 집이 보인다.
뒤에는 밤풍경의 배경도 세워져 있다. 그믐달이 떠 있다. 조명, 희준만 비춘다.
희 준 (무대 위를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한다)
저기, 가영아, 할 말이 있는데…….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뭐냐면……. (망설) 그래, 나 너 사랑해. (머리를 긁적인다) 나, 널 사랑해. 네가 없었더라면 나 지금까지 견디지도 못했을 거야.
무대 옆에서 혜선 나타난다. 희준을 보고는 비웃음 흘린다. 희준, 눈치 채지 못한다.
혜 선 (혼잣말처럼) 아이구, 아이구, 여기도 한 사람 애태우고 있네.
혜선, 픽 비웃으며 사라진다.
희 준 네가 없었더라면 난 매일 매일이 막막했을 거구. …… 하루라도 널 보지 못하면 못 살 것 같애. 혼자 있으면 항상 네 얼굴이 떠올라……. 에잇… 그러니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어두웠던 무대 저쪽에서 불빛 튀는 소리가 난다. 희준, 고개를 돌린다.
희 준 누구…세요? 누구야? 당신 누구야? (버럭 소리 지름)
조명, 범우(건달 役)에게도 비춘다. 불을 지르고 있다. 불꽃이 튄다.
* ♬♩♪ HOT - Outside Castle 첫 부분 ♬♩♪ *
희 준 도대체 뭐하는 거야? 산 태워 먹으려고 작정했어?
관객석 사람들, 놀란다. 어머나, 세상에! 하고 중얼거리는 사람들도 있다. 희준 아주 흥분한다. 불을 끄려 하지만 범우가 막는다. 희준, 범우 멱살을 잡는다. 범우, 희준을 내팽개친다.
범 우 (거칠게) 제기랄, 꺼져 이 새끼야! 그러게 미리 미리 땅 팔지…….
희준, 일어서서 범우에게 달려든다. 극도로 화가 치솟은 희준에게 밀리는 범우.
범우, 마구 달려드는 희준의 배에 무언가를 꽂는다. 비명소리. 희준, 동작을 멈춘다.
불은 더 커진다. (영상실에서 쏘아 보내는 불길 영상: 굉장히 현실감 있다. 불꽃과 연기는 무대 위에서 직접 연출) 범우 재빨리 사라진다.
희준, 밑을 본다. 배에 칼이 꽂혀 있고(가짜칼이라네~) 피가 흘러나온다. 희준, 칼을 뽑는다.
쨍그랑거리는 소리 크게 울린다. 관객들, 긴장해서 바라보고 있다.
희준, 무릎이 꺾이며 주저앉는다. 희준의 독백 소리 흘러나온다.
희준소리 정신이 몽롱해져온다. 눈앞이 차츰 뿌예진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그렇게 지키고 싶었던 산도, 집도 아니다. …… 가영이가 …… 보고 싶다. 좋아했다고…… 만나서 행복했다고 ……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말하고 싶다……. 꼭 말하고 싶었는데…… 내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희준 얼굴 비춘다.
연기가 아닌, 가슴에서부터 우러나온 진짜 눈물이 희준의 얼굴에 흐르고 있다.
희준, 쓰러진다. 조금 후 혜선, 달려온다.
혜 선 (울먹이며) 정진아! 정진아!!!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아까 그냥 가지만 않았어도…… 내가 아까 그냥 가지만 않았어도…… 정신 좀 차려봐!!!
관객석, 긴장해서 보고 있다. 입에 손을 갖다 대는 사람들도 보인다.
혜선, 몸 일으켜 다시 뛰어간다. 조금 후에 수연과 인형, 성현과 같이 온다.
수 연 정진아! 정진아! 정신 차려!
성 현 정진아! 정진아! (불타는 산 본다) 이런, 내, 내가 앰뷸런스랑 소방차 부를게. 정진아, 조금, 조금만 기다려……. (지훈 달려간다)
정 우 형! 형! 정진이형! 혀엉…….
혜 선 정진아~!
음악소리 더 커진다. 정진을 부르는 비명소리…. 산은 더욱 불타오르고… 조명 어두워진다.
앰뷸런스 소리 들려온다.
음악소리는 계속되다 차츰 사그라진다.
★☆★☆★
무대 위. 병원 그림이 배경으로 세워져 있다. 희준은 침대 위에 누워 있다.
친구들과 정진母 役의 정현과 정우가 둘러서 있다. 울먹이고 있다.
의사복장의 민아도 옆에 서 있다. 희준, 힘겹게 조금 일어난다.
수 연 정진아, 정신이 들어?
희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고개를 끄덕인다. 신음소리 내는 희준.
희준, 셔츠를 들어본다. 칭칭 감긴 붕대에 피가 번져 있다. 친구들의 울음소리 커진다.
희 준 산은?
정 호 지훈이가 소방차를 불러서…… 그렇게 많이는 안탔어. 집 바로 옆까지 탔긴 했지만……. 괜찮아.
성 현 그 놈들이지? 불 지른 것도, 너 찌른 것도?
희 준 (힘겹게) 응, 그런 거 같애. 얼굴은 자세히 못 봤지만…… 꽤나 거칠어 보이는 게 깡패 같았어. 회사에서 고용한 거 같아.
수 연 맙소사…….
건 우 나쁜 놈들……. 그러고도 인간이냐?
미 영 (울먹) 너무 해……. 정말 너무 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예 은 (연희를 토닥이며, 분노에 젖어서) 그 치들 정진이 찔러놓고 멀쩡히 개발할 수 있을 거 같애? 우리도 소송을 걸어야 해. 따끔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정 호 씨바 진짜 어떻게 그런 놈들이 다 있냐……. 그런 새끼들은 대가리 변기통에 꼴아박고 죽어야 돼! 으유 씨바... (고개 숙이고 울먹인다).
혜 선 (조금 진정된 목소리, 하지만 아직 울먹이고 있다) 우, 우리 아빠가 변호사야. 내가…… 내가 부탁해 볼게. 방법이 있을 거야. (급히 퇴장)
정 현 (통곡) 아이고, 그깟 산 지키려다 내 아들 이게 무슨 변이냐, 아이고…….
희 준 그깟 산이라뇨……. 지킬 가치가 있는 걸요……. 힘내세요……. 정우하고 …… 행복하게 사시구요……. (힘을 내서 엄마 손을 잡는다) 나 이렇게 되어 버려서 어쩌죠……. 미안해요……. (아이들 울음소리 커짐)
관객석. 희준 어머니, 연극 보고 있다.
★☆★☆★
무대 위. 침대 위의 희준과, 희준 옆에 앉아 있는 수연만 남아 있다.
수 연 많이…… 아프지?
희 준 아니……. (고개 천천히 젓는다)
수 연 정진아……. (슬픔 치솟음)
희 준 가영아…… 나…… 정말로 하고 싶은 말 있었는데…….
수 연 뭐?
희 준 (말 막힌다) 그러니까…… 사실 나 오래전부터…….
수연, 무슨 말이냐는 표정. 희준, 큰 한숨 쉰다.
천천히, 수연을 껴안는 희준. 포옹이 끝나자 수연은 어리벙벙한 표정이다.
* ♬♩♪ 조성모 - 아시나요, 반주 흘러나온다 ♬♩♪ *
희준, 수연 얼굴 바라보다 천천히 일어선다.
무대 가운데로 가서 ‘아시나요’ 열창하는 희준.
슬프고 애탄 그의 마음이 노래에 그대로 묻어난다. 관객들, 숨 멈추고 희준의 열창 듣는다.
커튼 뒤에 숨어서 보고 있던 친구들도 아무 말 없이 희준만 빨려들 듯 바라본다.
아시나요 얼마나 힘겨웠는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듣지 못하는 병이라도 들면 그땐 말해 볼 수 있을까요
모르셨죠 이렇게 아픈 내 마음 끝내 모르셔도 난 괜찮아요
그댈 향한 그리움의 힘으로 살아왔던 거죠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죠
몇 번을 다시 태어나고 다시 떠나도 그댈 만났던 이 세상만한 곳은 없겠죠
여기 이 세상이 아름다운 건 그대가 머문 흔적들 때문에 아마...
슬픈 오늘이 같은 하늘 아래 그대와 내가 함께 서있는 마지막 날인 걸
그댄 아시나요....
희준입니다. 새벽에 공부하다가 공책에 낙서한 거예요...
프리라이팅이라구, 문법상관없이 막 자기 생각 표현하는 글이 있는데....
그 거 하다가 갑자기 희준이 낙서를.. -_-;
낙서라서... 그림이 많이 이상하지만... 이해해주시와요^________^
노래 끝나자 희준, 힘을 잃고 쓰러진다.
그 동안, 슬프고도 충격 받은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있던 수연, 깜짝 놀라 달려온다.
수 연 정진아! 정진아! (울음)
희 준 (가까스로 고개 들어서) 가영아, 사랑해…….
고개 떨군 희준, 수연 품에 안겨 움직이지 않는다. 절규하는 수연.
조명 fade out. 노래는 길게 이어진다. 여운남기며 끝나는 음악.
조명 꺼진 상태에서 이어지는 수연의 독백.
수연소리 바보……. 그 말이 그렇게도 어렵나……. 죽어가면서까지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어? 바보……. (잠시 후) 하지만, 진짜 바보는 바로 나인걸…….
★☆★☆★
무대 뒤. 희준, 서둘러 상의 벗고 있다. 빨간 물감을 담아 놓았던 봉지가 보인다.
성현과 정호가 얼른 옷 벗는 걸 도와준다. 희준, 심하게 콜록거린다.
성 현 괜찮아?
정 호 범우새끼 너무 세게 찌른 거 아냐?
희 준 (고개 저으며) 아냐, 괜찮아. 나 혼자 처리할 테니까 너흰 빨리 나갈 준비 해.
성 현 그럼 먼저 간다!
성현과 정호, 서둘러 달려간다. 벽에 기대 거친 숨 몰아쉬는 희준. 이마의 식은땀 닦는다.
★☆★☆★
무대 위. 조명 꺼진 가운데, 친구들의 독백.
* ♬♩♪ HOT - 815 (제2의 독립을 위하여) ♬♩♪ *
친구들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깨끗하고 맑은 한 영혼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그들을 우린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절대로…….
조명, 부분적으로 어둡게 켜져서 움직이며 서 있는 친구들 모습 훑는다.
전체조명 파악 켜지면서(그래도 어두운 조명) 춤추는 아이들 비춘다.
수연 성현 정호 혜선 인형 예은 건우 정미 찬우 미영 이훤.
특별하게 화려한 장기를 보여주는 춤보다는 분노와 슬픔을 표현하는 춤.
춤 끝나자 조명, 다시 움직이며, 멈춰선 아이들 비추다가 완전히 꺼진다.
★☆★☆★
관객석. 모두들 흥미진진한 얼굴로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양양군수와 그의 정장멤버들도 웃음끼를 띤 채 이야기하고 있다.
성현, 관객석 앞쪽에 앉아 있는 성진과 부모님에게 다가간다.
성현父 성현아!
성현母 너무 멋지구나.
성 현 아, 잘 보셨어요? (웃으며 목 긁는다)
성 진 Yo, bro!
서로 껴안고 등 두드리는 성현과 성진.
성 현 어땠어, 1부?
성 진 죽이는데. 엄청 연습했겠다.
성 현 당연하지!
성 진 너 노래실력도 많이 늘었다. 나보다 더 잘 하는데? 내년에 미국 와서 가수라도 하는 게 어떠냐?
성 현 농담하지 마!
성 진 농담 아냐, 내가 팍팍 밀어줄게. 그죠, 형?
매니저 그러엄~ 진짜야.
성 현 됐다니까.
성 진 아, 근데 그 수연이란 애는 어디 있냐? 디게 예쁘던데.
성 현 (눈 부라리며) 애인 없다고 남의 걸 노려?
성 진 어? 니 애인이야?
성 현 (당황해서 손 내저으며) 아니, 아니, 그냥 친구야, 친구.
성 진 의심스러워~ 이 자식~
성 현 아니라니까!!
뒤에서 희준과 수연 나타난다.
수 연 안녕하세요. 성현이 친구 배수연이라고 합니다.
성 진 (성현에게 속닥 속닥) 진짜 친구냐? 애인 아냐?
성 현 아/니/랬/지.
성현父 반갑다. 이야긴 많이 들었는데 이제야 만나네.
성현母 정말 잘 하던데. 희준이라고 했던가? 네 노래 정말 감동적이더라.
희 준 감사합니다. 아, 성현아, 우리 엄마 못 봤어?
성 현 아, 아까 탈의실 쪽으로 가시던데…….
희 준 그래? 너희 둘도 빨리 와. 조금 있음 2부 시작하니까.
희준, 재빨리 무대 뒤쪽으로 달려간다.
성 진 (수연 보며) 반갑다. 난 성현이 형 이성진.
수 연 안녕하세요. (악수) 유명하신 분 직접 뵈니까 영광이네요~
성 현 (웃으며 손으로 성진 가리킨다) 영광인 건 형이지. 형한테 니 자랑 많이 했거든. 형이 너 디게 많이 보고 싶어 했어.
수 연 어? 무슨 자랑?
성 진 착하다, 예쁘다, 똑똑하다, 노래 잘 한다, 춤 잘 춘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전화기만 들면 그 얘기만 했답니다.
수 연 (성현 보며 약간 의심스럽단 듯) 진짜아~?
성 현 (당황) 아, 그, 그러니까…….
성 진 (수연에게 다가서며) 근데 아가씨도 내년에 미국으로 오면 가수나 하지 않을래? 아까 그 남자애도 같이. 노래 정말 죽이던데.
수 연 네?
성 현 (수연이 밀면서) 우린 바쁘다고. 이상한 제안 하지 마! 빨리 좋은 사람 찾기나 하라고!
수 연 그럼 실례할게요!
성 현 2부 잘 봐!
약간 고개 숙이고, 성현과 함께 사라지는 수연.
성 진 (피식 웃으며) 저 자식 완전히 뿅 갔구먼. (고개 설레설레 젓는다)
이참에 두 사람을 엮어줄…….
★☆★☆★
회상.
* ♬♩♪“귀를 기울이면”에서 시즈크가 도서관에서 책 읽다가 아마사와 세이지의 교활한(?) 얼굴 상상하는 장면에서 나왔던 “Concrete Roads”같은 음악을 깔면 효과적 ♬♩♪ *
“빨리 좋은 사람 찾기나 하라고!” 를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성현의 얼굴.
(말 하지 않고 얼굴만 순간적으로 비춤) 회상 끝.1)
★☆★☆★
성진, 울컥. 들고 있던 음료수캔을 찌그러뜨리며 던져 버린다.
앞자리에 누군가가 갖다 놓은 검은색 비닐봉지에 골인한다. 성진, 이빨을 갈며 주먹을 쥔다.
성 진 싸가지 없는 놈 같으니라고……. 뭐 빨리 좋은 사람 찾기나 하라고? 애인 없는 데 보태준 거라도 있어??
매니저 아, 근데 성진아, 이번에 로지 씨가 데이트 신청 하던데. 한국 온 김에 만나자고…….
성 진 됐어요!!! 연극이나 보고 빨리 돌아가자구요.
성진, 모자 푹 눌러쓰고 자리에 앉는다.
★☆★☆★
무대 뒤. 아이들 교복으로 갈아입고 대기 중이다. 희준은 희준 엄마와 이야기 중이다.
희 준 수연이 3분 안에 옷 입혀줘야 돼요. 그 시간 넘으면 안 되니까 잘 하세요!
희준母 걱정 마. 모처럼 일본에서 왔는데 재촉만 하긴. 근데 너 괜찮아? 얼굴이 창백한데.
희 준 ......괜찮아요.
희준母 아, 시작할 시간 다 됐다. (몸 돌리며)
희 준 저기, 엄마!!
희준 엄마, 돌아서 희준 본다. 희준, 약간 망설이다가,
희 준 엄마 일본 돌아가기 전에, 말할 거 있으니까 잊어버리지 마요.
희준母 (영문 모르면서도) 알았어. 2부도 잘 해라!
희준 엄마, 몸 돌려 사라진다. 희준, 입술 깨물며 뒷모습 바라보다가, 아이들 본다.
희 준 자, 이제 나가.
아이들, 고개 끄덕이고는 차례로 재빨리 무대로 나간다.
★☆★☆★
* ♬♩♪ HOT - 영혼 ♬♩♪ *
무대 위. 커튼 걷힌다. 아직 어둡다.
갑자기 조명이 파악 켜지며 아이들 몇 명씩 춤추기 시작한다. 관객들 환호.
교복을 대충씩만 입고 있는 차림이다. 수연이도 긴 머리를 내려뜨리고 있다.
여자아이들은 교복치마 옆을 조금씩 찢어 춤추기 편하게 만들어 놨다.
노래가 빨라지면서 모두 같이 추기 시작한다.
격렬하고 복잡하며 화려함과 동시에 끝내주게 멋진 춤. 아이들 모두 아주 잘 춘다.
조금 후 희지(아나운서 役)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희 지 (능숙하게 아나운서의 말투 소화해낸다) 최근 서울 모 건설회사 본점 앞에서 모 건설회사의 불법개발 반대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고 분노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 대규모 반대 시위는 지금 현재 일반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되었습니다. 모 건설회사는 불법으로 개발을 지속하다 이정진 군과 친구들이 반대를 하자 산에 불을 지르고 이정진 군을 찔러 죽였다고 합니다. 이 반대 시위는 Y군의 고등학생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시위 현장에 있는 박영석 기자, 나와 주세요.
석 규 네, 시위 현장입니다. (시위, 함성 등 시끄러운 소리 깔린다) 지금도 시위는 불 번지듯이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 건설회사는 약 세 달 전부터 Y군의 한 산에 산주인의 동의도 없이 불법으로 고급맨션공사를 시작했음으로 밝혀졌습니다. 산에 살던 18세 이정진 군과 같은 학년 친구들은 그에 대항해 평화적으로 데모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계속 손실을 입은 회사 측에서는 깡패를 고용해 비밀리에 산에 불을 질렀습니다. 그러나 그 장면을 정진 군이 목격하자 깡패는 정진 군을 찌르고 도망쳤습니다. 이를 발견한 친구들이 빨리 정진 군을 병원으로 옮기고 소방차에 의해서 불은 가까스로 진화되었으나 정진 군은 결국 몇 시간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친구들은 계속 공사를 진행하려는 모 건설회사에 대항해 데모를 지속하면서 인터넷상에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참여를 끌어들였습니다. 시위의 주도자인 고등학생 몇 명을 만나보았습니다.
아이들, 각자 춤추다가 차례로 앞으로 나와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는 들어가 춤춘다.
수 연 우리는 친구 정진이를 잃었습니다. 그런데도 건설회사에서는 이 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발뺌하고 있습니다. 정진이의 홀어머니와 어린 동생에게 고개 숙여 사과는 못 할망정 말입니다. 사람을 죽이고 산에 불을 지르고서도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게 공사를 계속할 수 있습니까?
성 현 그 산은 정진이에게 생명 같은 존재였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비롯해서 모두 그 산을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고요. 하지만 건설회사는 전에 살던 사람이 개발을 허락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개발을 계속하려 합니다.
혜 선 자연은 쉽게 되돌릴 수 없습니다. 무차별적이고 이기적인 개발은 우리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황폐화시킬 뿐입니다. 산에 불 지르고, 착하고 적극적인 친구를 죽이면서까지 개발해서 고급 맨션 지으면 도대체 남는 게 뭡니까?!
친구들 물러가라! 물러가라! (다시 춤 계속)
석 규 한편 모 건설회사는 계속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모 건설회사 사장 마악덕 씨를 만나보았습니다.
광 범 아니, 우리는 정말로 불 놓은 적도, 찌르라고 한 적도 없다니까요. 저희는 그냥 건전하게 고급맨션을 건설하는 착한 기업입니다요. 거 참 우리는 합법적으로 개발하는 건데 원 기가 막혀서……. 아니 그런데 도대체 당신들은 열여덟 먹은 꼬맹이들 말을 곧이 곧이 믿습니까? 사람들 참…….
석 규 네티즌들과 시민들의 시위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경찰에서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상 시위현장에서, 정확한 뉴~스, 박영식이였습니다.
희 지 모 건설회사의 불법개발에 대한 반대 시위가 40일째에 접어드는 지금, 살해범T씨가 체포, 범행사실을 자백하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성희 기자, 나와 주세요.
윤 지 네, 이성희입니다. 경찰은 이정진 군을 찌른 칼에서 채취한 지문을 이용해 M시의 빈 집에 숨어 있던 깡패 T씨의 체포에 성공했습니다. 취조 결과 T씨는 모 건설회사에서 돈을 받고 산에 불을 놓았으며, 그 것을 목격한 정진 군을 홧김에 찔러버렸다고 자백했습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모 건설회사의 사장 마악덕씨와 간부 3명을 긴급 소환,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돈을 주어 산에 불을 지르게 한 사실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T씨와 회사 사장과 간부 3명에 대한 재판은 5일 후에 열립니다. 지금까지 정확한 뉴~스, 이성희였습니다.
음악 끝나고 아이들 멈춰선 상태에서, 조명 팍 꺼진다. 관객들 환호, 박수.
★☆★☆★
무대 위.
무대 가운데, 판사 役의 상범이 앉아 있다. 한 쪽에는 건달(범우)과 사장(광범), 간부 123(광헌, 동윤, 호) 이 앉아 있다. 다른 한쪽에는 주희 아버지(재용)가 서 있다. 방청객 쪽(양쪽)에는 정진母(정현)와 정우(인형), 친구들이 앉아 있다.
재 용 (전문적이고 능숙한 태도) 이것이 피고가 제출한 개발동의서입니다. 얼핏 보면 싸인과 도장이 동일하게 보이지만, 조사 결과 정교하게 조작된 위조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이정식 씨는 누구보다 산을 더욱 사랑하신 분입니다. 평생 산에서 사셨고, 돌아가시면서까지 산을 잘 보존하라고 유언을 남기신 분이 산을 무지막지하게 깎아내는 이 개발에 동의할 리 없습니다.
(증거자료들을 판사에게 건넨다. 조금 간격을 둔 후 지금과는 조금 다르게 진지하게 말을 잇는다)
만약 개발 예정인 산이 그 지역에서 유명한 지주의 소유였다면, 피고는 결코 이런 식으로 개발을 진행시키지 않았을 것입니다. 피고가 정진 군의 산을 택한 것은, 물론 산이 굉장히 아름답고 주변경치가 장관이기도 하지만, 정진 군이 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억지로 밀고 들어가도 된다고 생각한 거죠. 별 대항을 하지 못할 거라 예상한 겁니다. 대항하더라도 그냥 눌러버리고 계속하려 했죠.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 따윈 무시해 버린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쉽게 내주려 하지 않습니다. 산이 바로 정진 군에게 그런 존재였죠. (잠깐 말 멈추고 아이들을 돌아본다)
현수, 무대 밑에서 능숙하게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희준, 커튼 뒤에서 초조하게 재용을 바라보고 있다.
관객석에서, 준석이 재용을 빤히 보고 있다.
재 용 (다시 판사 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거창한 명분을 내세울 지라도, 누군가에게로부터 가장 소중한 것을 억지로 빼앗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입니다. 또한 힘이 없다고 해서, 혹은 돈이 없는 가난한 이들이라 해서 그들을 함부로 무시하고 짓밟는 것 역시 큰 죄입니다. 그러므로 존경하는 재판장님, 부디 이들에게 정당한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조용히 자리에 들어가 정현 옆에 앉는다)
상 범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피고 마악덕 외 4명에게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린다. 우선, 탁찔러는 모 건설회사로부터 부당한 사주를 받고 불을 질렀으며 이정진 군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20년에 처한다. 다음, 마악덕은 악~덕한 행동과 사기죄, 불법개발 등의 혐의로 30년의 징역에 처하며, 모 건설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개발의 일체중지는 물론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 건설회사의 간부 이간부, 저간부, 그간부는 각각 10년형의 징역에 처한다. 손해배상금의 액수는 3일 후에 발표한다. 이상.
망치로 친다. 땅, 땅, 땅 크게 울린다.
* ♬♩♪ HOT - 파랑새의 소망(??), 흘러나온다 ♬♩♪ *
친구들 튀어 올라 함성. 관객들도 박수를 보낸다.
죄인들은 질질 짜면서 간수(준혁:포크레인기사도 했음)에 의해 끌려 나간다.
판사 나간다. 혜선는 아버지인 재용에게 와락 달려든다. 건우가 기뻐하는 연기하다가 멈칫 하고 재용 본다. 혜선이 건우 보며 윙크한다. 그제서야 건우도 웃는다.
정현, 훌쩍인다. 인형, 엄청 기뻐 날뛰다가 어머니를 토닥토닥.
수연과 성현, 껴안고 좋아하다가 화들짝 놀라서 서로 몸을 뗀다. 그 모습 보며 혜선이 배시시 웃는다.
희준, 커튼 뒤에서 바라보며 입술 씹고 있다.
노래 차츰 fade out. 조명 fade out. 조금 있다 다시 fade in.
* ♬♩♪ 안재욱 - 친구(가사 필히 바꾸어야 함) ♬♩♪ *
수연, 성현, 정호, 혜선, 예은, 건우, 인형, 정미, 미영, 찬우, 이훤, 재용, 정현, 무대에 서서 별로 움직이지 않고 부른다. 재판소 세트는 치워져 있다.
각자 한 소절씩 부르다가, 합창하는 아이들. (노래 도중에 편집, 다음 씬으로 넘어간다)
★☆★☆★
무대 위, 주희의 집 씬이다. 재용와 혜선, 수연과 지훈이 식탁에 둘러 앉아 있다.
수연성현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
재 용 나는 그저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한 것뿐이란다. 처음엔 바빠서 거절하려 했는데, 주희가 하도 애기처럼 징징 짜면서 매달리는 바람에 마음을 바꿨지. (혜선 보며 웃음)
혜 선 (부끄러움) 아빠도 참…….
재 용 아, 그런데 너희 부모님들께서 정진이 어머님께 돈을 드렸다고 하시던데…….
성 현 사실은 부모님이 저희가 이 일 하는 거 반대하셨거든요.
수 연 그런데, 정진이 일 있고 나선 마음을 바꾸셨나봐요. 그래서 조금이지만 보탬이 되라고 주신 것 같아요.
재 용 정진이와 정진이 아버님도 하늘에서 기뻐하셨으면 좋겠구나.
수연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
수연과 성현만 나란히 걷고 있다. 성현이 멈춰 서서 수연을 본다.
성 현 (망설) 저, 가영아, 혹시 너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있니?
수 연 (걸음 멈춘다. 돌아본다. 의아함) 왜?
성 현 (머리 긁적인다, 더듬더듬) 그, 그냥 어디 같이 바람 쐬러 가면 어떨까 해서…….
수 연 (말없이 지훈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 돌린다) 미안해. 나 그냥 쉬고 싶어.
성 현 (멍, 실망) 아, 그, 그래?
수 연 (몸 돌린다) 잘 가.
성 현 어, 잘 가…….
수연, 사라진다. 성현, 수연을 바라보다 고개 숙이고 반대편으로 사라진다. 조명 fade out.
★☆★☆★
연못 씬이다. 성현, 바위 위에 앉아 있다.
바위를 쓰다듬다가 반주 없이 먼저 노래 시작한다.
* ♬♩♪ Aaron Carter - I'm All About You(가사 바꿔야 할지는 결정 안 했음) ♬♩♪ *
There's somethin' that I've got to say / You're always with me even though, you're far away
Talkin to you on my cell / Just the sound of your voice makes my heart melt
Oh girl well it's true
반주 들어간다. 원곡보다 훨씬 임팩트 있게(다시 말해 폼 나게) 편곡했음 하는 소망이 있다.
성현, 일어나 돌아다니며 애절하게 노래 부른다.
I'm all about you I'm all about us / No baby, you'll never have to question my love
And every night there's a new crowd / But it's always you I'm singing about
There is only one these words are going out to / Oh girl, I'm all about you
수연, 커튼 뒤에 기대어 말없이 성현만 응시하고 있다.
희준, 반대편 커튼 뒤에 기대어, 성현 보고 있다. 두 사람 표정이 전혀 다르다.
(중간생략)
When I close my eyes I can see you It's like you're right here
And this feeling's only getting stronger you're with me everywhere
최고음 막히지 않고 훌륭하게 이끌어내는 성현. 관객들 환호 커진다.
신경 쓰지 않고 열창하는 성현. 바라보는 수연.
I'm all about you I'm all about us / No baby, you'll never have to question my love
And every night there's a new crowd / But it's always you I'm singing about
There is only one these words are going out to / Oh girl, I'm all about you
I'm all about you.... (반복)
노래 부르며 무대 밖으로 나가는 성현. 관객들의 박수 소리 울린다.
수연 뒤에서 예은이 나와 툭 친다.
예 은 뭐 해, 준비해야지!
수 연 (정신 차리고) 어, 응.
★☆★☆★
연못 씬.
새소리, 물소리. 수연이 바위에 앉아 있다. 전번과 달리 고민이 많은 듯하다. 혜선 다가온다.
혜 선 가영아!
수 연 아, 주희야…….
혜 선 여기 디게 기분 좋다, 그지? 방학 했으니까 맨날 맨날 여기 와야겠다.
수 연 아, 응…….
혜 선 무슨 고민 있어?
수 연 아아니, 무슨…….
혜 선 무슨 일인데? 말해 봐.
수 연 아니야.
혜 선 지훈이…… 땜에 그래?
* ♬♩♪ 가을동화 OST - 기도, 깔린다 ♬♩♪ *
수 연 (놀란다. 잠시 후에) 어, 어떻게 알았어?
혜 선 연애, 하면 이 강주희 아니냐. 뭐 나 자신은 항상 짝사랑으로만 끝났지만. 하여튼, 지훈이 땜에 왜?
수 연 저, 사실은 정진이가…… 정진이가…… 죽기 전에…… 나한테 …… 사랑한다고 했어. 난 정말 몰랐다. 그냥 좋은 친구라고만 생각했지, 한 번도 이성으로서 대한 적은 없었거든. 날 그렇게 좋아한 줄 몰랐어. 그런데…… 그런데 난……. (고개 숙인다)
혜 선 지훈이 …… 좋아하니?
수 연 (고개 숙임)
혜 선 (말없이 수연 바라본다) …….
수 연 맨 처음에 지훈이 전학 왔을 때……. 그 땐 얼굴만 뺀질뺀질하고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희 너한테 이끌려 와서 우리랑 같이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서…… 나도 모르게 왠지 자꾸 마음이 끌리는 거야. 처음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거야. 마음은 계속 지훈이한테 기우는데……. 그런데…….
혜 선 그런데?
수 연 지훈이를 대할 때마다, 자꾸 정진이 얼굴이 떠오르는 거야. 지훈이를 좋아하게 되면, 정진이를 져버리는 것 같아서……. 마지막 순간에 내게 사랑한다고 고백한 정진이를 마구 밀어내는 것 같아서……. 지훈이가 좋아질수록 정진이를 미워하는 것 같아서, 자꾸만 내 자신이 싫어져. 지훈이에게 다가갈 수가 없어.
커튼 뒤에서 성현이 수연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수 연 하지만 난 지훈이 얼굴을 볼 수가 없어. 고맙다는 말조차 할 수 없어……. 지훈일 보기가 겁이 나……. 그래서 난 계속 지훈이를 만나지 않아……. 지훈이는 계속 기다리지만…… 내가 만나주지 않으니까…… 결국은 내일 또 올게, 그리곤 가 버려……. 그러면 난 또 슬퍼지는데, 그래도 만나기가 두려워……. (눈물 맺힌다. 고개 숙인다)
무대 반대쪽 커튼 뒤, 희준이 슬픈 얼굴로 서 있다.
혜 선 (말없다)
수 연 (울먹이는 미소) 나…… 바보 같지?
혜 선 (고개 들고 수연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래! 너 바보 같다! 너 정말 바보다! 야, 이 바보야, 너는 왜 매사에 그 모양이니? 왜 네 마음의 중심에는 네가 없는 거야? 정진이가 어려움에 닥치면 넌 네 걱정은 안하고 정진이만 생각해. 지훈이가 좋아져도, 넌 정진이가 너를 좋아했기 때문에 지훈이를 좋아하지 못해. 넌 너야! 이 바보야, 네 맘대로 하라구! 다른 사람이 어떻던, 그 건 상관없어. 도대체…… (감정이 이입되어 울먹거린다) 도대체 너란 애는 왜 이러는 건데? 너를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둘 씩이나 있었는데, 너는 그 걸 알지도 못했어.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넌 그걸 잘 몰라. 내가 지훈이하고 바보 같은 너 때문에 얼마나 마음 고생했는지는 알아? 그냥 니 꼴리는 대로 해, 이 바보야! 정진이는 죽었어!
커튼 뒤에서 바라보던 희준, 입술 깨물며 나오려는 눈물 참는다.
혜 선 넌 정진이를 진심으로 좋아하지도 않았으면서 정진이가 널 좋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고민하니? 정진이는 죽었다구, 이 바보야!
수 연 (어두운 얼굴) 나 갈께. (일어서서 나간다)
혜 선 (계속 울먹임) 그럼 네 감정은 어떡할 건데?
수 연 (멈춘다)
혜 선 지훈이는 계속 너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훈이가 널 너무 좋아해서 난 포기했는데, 네가 이러면 난 어쩌란 말야?
수 연 (망설이다 빨리 나간다)
혜 선 이 바보야…….
수연 바라보는 혜선. 커튼 뒤, 희준, 입술 깨물며 무대 쪽에서 돌아선다.
★☆★☆★
무대 위. 가영의 방 씬. 수연이 침대 위에 앉아 노래 부르고 있다.
희준, 문 옆에 기대 앉아 수연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는 친구들이 보인다.
* ♬♩♪ 이수영 - 마중 (가사 좀 바꿔야 할 듯..) ♬♩♪ *
...(생략)...,
제발 올 수 없어도 떠나간 곳에 그대로 멈춰서요 그대를 내가 찾아갈께요
아직 사랑이 많아서 내겐 잊는 게 어려워요 가슴이 아파와요
내 발길마다 눈물이 늘어가네요
반대편 커튼 뒤, 문 쪽에서 성현이 수연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수연, 침대에서 일어나 무대 가운데 쪽으로 온다.
별로 움직이지 않으며(손과 고개만 움직인다) 열창하는 수연.
이세상은 몰라요 모두 그대로예요 후회한다면 와도 돼요
미안해 못 오는 거라 여태 주저하나요 혹시 오는 길을 잃은 건가요
(생략하고 바로 넘어간다)
사랑했죠 그것만 대답해요 날 사랑했던 거죠
희준은 숨 거칠게 몰아쉬고 있다. 정호가 조용히 희준 어깨를 흔든다.
정 호 야, 이제 니 차례다.
희 준 아, 어……. (입술 깨물며 일어선다) 이제 시간이 됐네……. (중얼거린다) 제발 오지 않기만을 기도했던 시간이……. 언젠간 왔어야만 하는 시간이…….
★☆★☆★
무대 위. 수연, 노래하고 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그대를 찾지 못해도 괜찮아요 그대를 대신해
나 이대로 지난 사랑에 행복한 그대 기억에 머물게요 그래야 내가 가질...
침대로 다가와 앉는 수연.
긴 슬픈 날들이 조금은 줄어들 테니
수연, 몸을 기울여 침대에 옆으로 쭈그리고 눕는다. 훌쩍이는 수연.
* ♬♩♪ 가을동화 OST - Reason (Instrumental), 흘러나온다 ♬♩♪ *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안개가 무대 양쪽에서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수연, 몸을 일으킨다. 노랫소리가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살피는 듯,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린다.
무대 한 쪽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희준. 하얀 안개 속. 수연, 놀라 꼼짝도 못하고 희준 바라본다. 희준, 수연 옆에 앉는다. 애써 미소 짓는 희준. 수연은 울고 있다.
희 준 (미소) 잘 지냈어?
수 연 정진아……. (희준 얼굴을 만진다) 이 거…… 꿈이겠지?
희 준 (미소) 응. 꿈이야.
수 연 (손으로 입 틀어막고 울음을 터뜨린다)
열심히 보고 있는 관객들. 약간 시간이 지난 후다.
희 준 가영아, (수연, 희준 바라본다) 내가 수수께끼 하나 낼까? 음……. 사람은 세 가지 절대로 못 숨기는 게 있대. 그게 뭔 줄 알아?
수 연 (눈물을 닦으며) 뭔데?
희 준 첫 번째는 기침이래. 두 번째는 가난이구. 그런데 수연아, 세 번째가 뭔 줄 알아?
수 연 그게 뭔데?
희 준 사랑이래, 수연아, 사랑. 사람이 제일 못 숨기는 게 사랑이래. 숨길수록, 더욱 드러나기만 하는, 사랑.
수 연 사랑……?
희 준 (떨리는 목소리 애써 자제하며) 가영아……. 이 세상을 먼저 떠난 사람은…… 세상에 남은 사람이, 떠나버린 자신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바라지 않아. 가뜩이나 먼저 떠났다는 죄책감에 싸여 있는데, 하늘나라까지 가 있는 날 마음 아프게 할 거야?
수 연 정진아…….
희 준 (일어선다) 사랑은 숨길수록 더욱 드러나기만 해, 가영아. 그 걸 마음 속 깊이 꼭꼭 묻어 두고만 있는 사람이 바로 진짜 바보인 거야.
가영아. (돌아본다. 목소리가 어쩔 수 없이 떨린다) 나중에 다시 만날 때까지 행복해야 돼. 알았지?
수 연 (미소, 끄덕) 응, 알았어.
희준, 허리 숙여 수연 이마에 입을 맞춘다. 희준 눈에 눈물이 맺힌다. 눈물이 터져 나오기 전에 재빨리 몸을 돌리는 희준. 연기 속으로 들어간다. 희준을 비추던 조명 서서히 fade out. 희준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던 수연 쪽 조명도 fade out.
★☆★☆★
무대 조명 다시 켜진다. 성현이 기타를 치며 혼자 노래 부르고 있다.
* ♬♩♪ Don Moen - There Is None Like You ♬♩♪ *
성현) There is none like you
No one else can touch my heart like you do
I could search for all eternity long
And find there is none like you
문호가 뒤에서 드럼 연주 조용히 시작한다. 연채동윤 키보드 연주도 낮게 깔린다.
후렴 반복하는 성현.
성현) There is none like you
No one else can touch my heart like you do
I could search for all eternity long
And find there is none like you
There is none like you
수연의 노랫소리 합친다. 성현, 고개 돌려 무대 오른쪽을 본다.
수연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색 드레스 입고 걸어 나오고 있다.
천사를 연상시키는 수연. 굉장히 아름답다. 관객석에서 우와~ 오오~ 소리 인다.
미소 띤 채 다가오며 노래 부르는 수연.
성현, 한동안 말 잃고 수연만 빤히 바라보고 있다. 미소 띠며 같이 노래하는 성현과 수연.
성현수연) There is none like you
No one else can touch my heart like you do
I could search for all eternity long
And find there is none like you
노래하는 두 사람. 성현독백 깔린다.
성현소리 그제서야 난 깨달았다.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서 알게 모르게 자라오던 게 바로…… 사랑이었다는 것을. 내가 얼마나 수연이를 사랑하고 있는 지를.
수연, 피아노로 다가간다. 의자에 앉아서 피아노 연주를 곁들이는 수연.
성현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성현도 수연 보며 미소 짓는다.
성현) 오랜 시간 숨겨온 내 맘 아나요 내 삶의 전부인 그대
수연) 이제 다신 놓치지 않을 거야
성현수연) There is none like you
성현) There is none like you oh
성현수연) There is none like you
No one else can touch my heart like you do
I could search for all eternity long
And find there is none like you
성현) 내 평생 찾아온 그대만을 사랑해요 (수연:oh~)
수연, 일어서서 성현에게 천천히 다가온다.
성현) There is none
수연) There is none
성현) There is none
수연) There is none
성현수연) There is none like you
나란히 서서 마주 보는 두 사람. 미소 짓는다. 성현, 기타연주하며 수연 계속 바라본다.
성현) There is none like you
수연에게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키스하는 성현.
관객들 환호와 박수!!!! 커튼 뒤에 숨어서 지켜보던 연극부 아이들 우와~~♡ 웃음 짓는다.
인 형 성공이다!
정 호 (인형 입 막으며) 조용해, 새꺄!
미소 지은 채 바라보는 친구들.
희준 어머니와 수연 부모님, 삼촌, 성현 부모님과 성진의 표정도 잠깐씩 보여준다.
맨 앞에 교장 선생님과 교감t, 김향숙t 옆에 김영호t와 나란히 앉아 있던 이현아t도 미소.
희준, 맨 앞에, 문에 기대어 서서 잔잔한 미소 띠고 있다. 눈에는 약간 눈물이 어려 있다.
몸을 떼어내고 서로를 보는 수연과 성현.
수연, 수줍게 미소 짓는다. 성현, 환히 웃는다.
마주 미소 짓는 두 사람 앞에 커튼이 드리워진다. 관객들 환호한다.
★☆★☆★
성 진 이어 줄 필요도 없겠는 걸, 와, 아빠, 죽이죠?
성현父 연기 아니었어?
성 진 에이, 연기는 무슨 연기예요. 둘이 표정 못 봤어요?
성현母 쉿, 조용히!
커튼 다시 걷힌다.
* ♬♩♪ HOT - 빛 ♬♩♪ *
캄캄한 가운데, 아이들이 무대 양쪽에서 촛불을 하나씩 든 채로 천천히 걸어온다.
한 바퀴 돈 후, 가운데에 약간 일그러진 동그라미 모양으로 모이는 아이들.
관객들 감동 먹어 오오~ 한다. 촛불이 ♡,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몸을 약간 굽히는 아이들.
노래에 맞춰 촛불을 하트 바깥으로 일시에 쭈욱 빼내며 불을 끈다.
무대 위에 조명이 환히 밝혀진다.
모자 하나씩, 앞으로든 뒤로든 옆으로든 하여튼 하나씩 쓰고 춤추고 있는 아이들(희준, 싸바라 빼고). 모두들 행복한 미소.
연극부 전원이 춤추고 있다. 수연과 성현만 없다.
희준 정호 혜선 예은 건우 인형 광범 광헌 동윤 호 미영 정미 찬우 이훤 정현 미란 아람 진태 동호 재용 민아 상범 준혁 범우 진우 희지 석규 윤지.
희준, 앞으로 나와 노래한다. 미소 띠고 있다.
희준) 늘 함께 있어 소중한 걸 몰랐던 거죠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준 소중한 사람들을
가끔씩 내가 지쳐 혼자라 느낄 때 언제나 내게 힘이 돼준 사람들을 잊고 살았죠
싸바라+정호) 이제는 힘들어도 지쳐도 쓰러지지 말고 당신의 내일을 생각하며 일어나요
사업에 실패했어 사랑에 실패했어 그 어떤 것도 당신을 쓰러뜨릴 순 없어
알고 있죠 세상엔 당신 혼자가 아니란 걸 주저앉아 슬퍼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걸 아는걸 우리 모두 일어나요 손을 내밀어요 모두 다함께 해요
(중간생략) 희준) 주위를 둘러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죠 세상에 가득 차 있는 미움과 아픔들이 나를
서로를 미워하는 그런 마음들을 조금만 가슴을 열어 우리 서로의 사랑을 나누어 봐요
싸바라+정호) 우리가 서로에게 조금씩 사랑을 보일 때 서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 나갈 때
싸울 일도 없어 기분 나쁠 일도 없어 서로 찡그리며 다툴 필요 전혀 없어
우리가 꿈꾸는 눈부신 빛이 저기 있어 아름다운 세상이 바로 저기 보여
우린 여기 서서 이렇게 말하고 있어 나/무/하/나 Let's Party!!
희준) 다함께 손을 잡아요 그리고 하늘을 봐요 우리가 함께 만들 세상을 하늘에 그려봐요
눈이 부시죠 너무나 아름답죠 마주잡은 두 손으로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가요 wow baby
희준, 뒤로 물러난다. 가운데를 비우고 양쪽으로 물러나는 아이들.
무대 가운데서 (밑에 있는 문을 통해 계단을 올라와) 성현과 수연이 손을 잡고 뛰어나온다.
관객들 환호. 두 사람을 중심으로 춤추기 시작하는 아이들. 성현, 마이크 들고 노래한다.
희준, 수연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성현 뒤에서 사교댄스 추기 시작한다.
수연, 행복한 지 미소 띠고 있다. 희준, 수연 바라보며 잔잔한 미소 짓는다.
성현) 앞으로 열릴 당신의 날들을 환하게 비춰줄 수 있는 빛이 되고 싶어
이제 고개를 들어요 눈부신 빛을 바라봐요
희준, 수연과 춤추던 것 그만두고 다시 앞으로 나오며 노래한다.
성현과 수연은 미소 지으며 무대 가운데서 사교댄스 춘다. 양 옆, 뒤에서 춤추는 아이들.
희준) 다함께 손을 잡아요 그리고 하늘을 봐요 우리가 함께 만들 세상을 하늘에 그려봐요
눈이 부시죠 너무나 아름답죠 마주잡은 두 손으로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가요
희준+싸바라+정호) 모두 다 눈을 떠봐요 눈앞에 세상을 봐요 꼭 마주잡은 두 손으로 우리가 해냈어요
두려움은 없어요 슬픔도 이젠 없어 우리 마음을 여기에 모아 기쁨의 축제를 열어요 Yeah!!
함성 지르며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아이들. 성현도 수연을 공중에서 돌려 팔에 안아 올린다.
무대 아래에서 폭죽 터져 올라오고, 반짝이는 종이가 무대 위로 흩날린다.
커튼 양 옆에서 내려진다. 관객들, 일어나서 열심히 박수치고 환호한다.
★☆★☆★
조금 있다가 커튼 다시 오른다.
* ♬♩♪ 클래식 OST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흘러나온다 ♬♩♪ *
이현아 선생님이 무대 중앙에서 나타난다(문 통해 계단 타고 올라옴). 관객들 환호.
이현아t 감사합니다! 모두 잘 감상하셨나요? (관객들:네~) 저희 양양고등학교 연극부가 1년 동안 열심히, 정말 열심히 준비한 공연입니다. 영상실에 있는 친구들 포함해서, 땀 흘리며 애써 온 연극부원들 모두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현아 선생님, 무대 한쪽으로 가서 선다. 관객들 박수.
무대 중앙에서, 진우, 상범, 범우, 민아, 준혁 (각각 선생님, 판사, 건달, 간호사, 간수/기사) 뛰어올라온다. 꾸벅 숙이며 “감사합니다!!” 외치는 다섯 친구들.
관객들 박수 계속되는 가운데, 다섯 사람은 무대 양쪽으로 갈라져서 선다.
무대 중앙에서 희지, 석규, 윤지 (아나운서와 기자1, 2역) 뛰어올라온다. 감사합니다 외치며 무대 양쪽으로 갈린다.
미란, 아람, 진태, 동호 (가영과 지훈의 부모님들) 뛰어올라온다. 인사하며 무대 양쪽으로.
다음으론 재용, 정현, 인형 (주희 아버지와 정진 어머니, 정우), 인사하고 무대 양쪽.
광범, 광헌, 동윤, 호 (사장과 간부들), 인사하고 “싸바라 만세! 감사함다!!” 무대 양쪽.
관객들 환호, 박수.
무대에 동그랗게 선 친구들도 노래에 맞춰 박수치며 차례로 나오는 아이들 반겨준다.
예은, 미영, 정미 (여자친구들), 뛰어나와 인사하고 무대 양쪽.
건우, 찬우, 이훤 (남자친구들), 뛰어나와 인사하고 무대 양쪽.
아람은 눈물 흘리고 있다. 옆에서 달래 주는 미란. 서로 바라보며 미소 짓는 연극부원들.
정호와 혜선 (민호와 주희), 뛰어나와 인사하고 (정호는 ‘미간에 손가락대기’ 포즈 한 번 취해주고) 무대 양쪽. 관객들 박수 소리 더욱 커진다.
성현과 수연, 손잡은 채 뛰어올라온다. 환호. 미소 지으며 손들었다 내리며 인사.
수연 눈에 언뜻 눈물이 맺혀 있다.
무대 위에 주욱 둘러서서 음악에 맞춰 박수치는 아이들. 반원이 거의 다 완성되었다.
관객들 박수 소리 커진다. 성현, 무대 뒤를 보며, 오라고 손짓한다.
희준, 천천히 올라온다. 관객들 환호. 희준, 살짝 미소 지으며 인사한다. 옆에 서 있는 수연 보며 미소 짓는 희준. 모두들 손을 잡고 들어 올렸다 내리며 인사한다. 아이들 고개 숙인 채, 커튼이 닫힌다. 관객들 환호, 환호, 환호. Fade out.
*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fade ou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