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산은 모든 이들을 허용한다. 삶의 방식들이 서로 다르고 지향하는 가치들이 약간씩
다르더라도 산이 준 지혜는 한가지다. 그것은 발로 산이 내어준 물인데 한없이 밑으로
흐르다는 사실이다. 그가 가장 낮아질수록 넓은 바다로 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세상이라는 바다도 이와 마찬가지다. 서로 소통하기 위해 상대편 밑으로 들어가서 이해한다면
더 밝은 세상이 될 것이다. 한국사회는 오해와 편견으로 갈등비용이 높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배려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단다. 나이 40십이 넘기고서는
자연 속에서 삶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그 이전에는 머리로만 생각했지 가슴에 귀기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산을 찾고서는 가슴으로 듣는다. 산은 이전에 경험했던 것은 물론 현재와 미래까지 삶의 멘토링이
되어지고 있단다. 이렇듯이 자연은 마음의 지저에서 출발하게 한다. 산속에 자연은 겉치레할 것이 없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도 철저하게 배제하게 해 이 세상에서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삶을 느리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가 고향이다. 1995년에 귀촌해 19년째다. 그는 현재 문내면에서 LIG손해보험
목포중앙지점장인데 11년이 됐다. 그는 4남매 중에 위에 누님이 있고 바로 밑에 그가 장남이다.
아내와 인연이 맺어진 것은 누님이 목포여고 출신인데 누님 동창생인 친구 동생이란다. 누님과 누님 친구의 덕택으로
딸 둘을 낳았고 지금은 직장과 대학을 다니고 있단다. 아내와 함께 보험 업무를 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님이 고향에서 터를 공고하게 만들어 놓으셨다. 특히 그가 장손이라 할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교편을 잡았던 아버님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조부모님와 부모님의
터가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다. 후손을 위해 덕을 많이 쌓았다는 셈이다. 그가 지금 따뜻하게 지내고 있는 것도 집안 덕분이고
그가 또 자식들을 위해 그런 덕을 쌓아가고 있단다.
회사에 출근해 오전 한가한 시간을 통해 책을 읽는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마자 손때 묻은 책이 놓여있다. 그의 사려깊은 생각이
여기에 다 모여있는 듯하다. 작년에는 장편소설 100권을 읽었고 에세이와 교양서 등 여러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을 만큼 독서광이다. 물론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최근 들어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하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자연스레 그 시간이 기다리게 된단다.
고향에서 첫발부터 왕성한 사회활동으로 시작했다. 마을의 신부름꾼 이장을 10여년 하였고 지금은 나이가 52살인 그는 46살 때
이장단장과 체육회상임부위원장 등 많은 사회봉사에 할애했었다.
LIG손해보험 목포중앙지점장 김학용 씨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기가 높다. 인기가 높은 이유는 물론 영업도 있겠지만 그것만은
분명 아닌 듯싶다. 그가 자연 속에 산을 찾는 것은 오로지 그의 마음을 찾는 데에 목적이 있다. 산은 욕심을 버리라 한다. 진정한
내면은 자연과 교감한 데에서 비롯된다. 정상에서는 세상을 관조할 수 있고 숲속에서 물아지경에 이른다. 관조와 물아지경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할 수 있도록 너그러운 길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그의 산길은 뭇사람들의 마음이기도 하단다.
나이 50살이 넘으니 잔잔한 기다림이 있더라 한다. 그가 올해 가야할 사계는 작은 기다림이면서 행복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당장은 이 지역 명량산악회 중심으로 함평 고산봉의 산행이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보이는 세상이 다르다. 산행하는 사계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야생화도 보인다. 또한 지역에 따라 다르다. 백두대간 9정맥을 이르면서 "마음이 열려야
눈빛도 열린다"다는 사실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