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밤이 이슥하도록 사냥을 돌아 다니면서 써치를 비추어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으며 날씨는 춥고 배도 고프고
따뜻한 집이 한없이 생각난다
모두 지쳐있을 무렵 "어라" 차가 헛 바퀴만 돌아가고
앞으로 갈 생각을 하지않네
몇 번 악쎄레다를 밟아 보았지만 헛 바퀴만 돌뿐이고
다들 내려서 뒤에서 밀어보지만 점점 더 차는 빠지고
옆을 보니 낭떠러지에 시퍼런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찔하는 순간 이였다
여기가 어딜까 사방을 칠흑같이 어둡고
추리닝 입은 아랫도리는 추워서 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누가 하는 말 아직 아들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데...
도저히 추워서 참을 수가 없어서 불이라도 피어야 겠다고
손으로 주섬주섬 만져보니
볏짚이 서리가 내려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때는 폰도 없던시절)
시골에 대오 달린 경운기라도 있어야 차를 뺄 수 있는데
모두가 머리를 맞대보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이대로 얼어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있는 심정이였다
불빛이 보인다고 누가 소리친다
오 주님!! 저희를 버리시나이까 살려주십시오
멀리 가느다란 불빛이 생명 줄처럼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이 빤짝거리고 있었다
저 불빛을 찾아서 마을에 들어가 경운기를 빌려와야 한다
프란치스코와 실비스텔 두 사람이 경운기를 빌려오기로 하고 떠나고
기다리다 춥고 배고프고 동태 되어 아사되기 일보직전에 처한 상항이였다
멀리서 경운기 소리가 탈탈 나고 불빛이 보이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무인도에 조난 당한 사람처럼
그 야밤에 껑충껑충 뛰고 춤을 추고 환호성을 지르고 양산도를 하고 날리였다 ㅋ
어떤 할아버지가 경운기를 운전하고 두 사람이 경운기에 타고 도착하고
이제 살았다 모두 바쁘게 로프를 봉고 차에 걸고 경운기에 일부는 타고
일부는 뒤에서 밀고 경운기가 움직여 보지만 차가 얼마나 빠졌는지 요지부동이다
젖 먹던 힘을 다해 밀어보지만 헛 바퀴만 돌고
달리 대책이나 방법이 없다
다들 경운기에 타고 할아버지께서 허락하던 안하던 상관없이
할아버지 집으로 가기로 하였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하니 다들 염치도 없이 아랫목으로 파고들어 발을 드러민다
보기에도 딱 하던지 할머니께서 부엌에 나가서 방에 불을 지필 겸 라면을 끌이신다
윗목 벽에 가족사진을 보고 여쭈어보니 자식들은
다 도회지로 나가고 둘 부부만 계신다고 한다
라면이 들어오니 모두 따뜻한 아랫목에서 기걸이 들린 것 처럼 정신없이 먹고
그 와중에 실비스텔이
"어른요 죄송하지만 혹시 일하시면서 잡숫던 소주 남은 거 없습니까"
마음 좋으신 할아버지 조금 따라 마신 플라스틱 큰병 소주를 내어 놓으신다
라면 끌이면서 장작불은 부억에 지펴놓으니 방이 뜨근뜨근 하여
추위에 얼었던 몸이 풀어지는 속에 라면과 소주를 마시고는
병아리처럼 졸더니만 다들 염치불문하고 다들 큰 대자로 누워버린다
얼마 지나고 실눈으로 살짝 떠보니 노 부부은 윗목에서 웅크리고 앉자 계시고
다들 아랫목에서 뒤엉켜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애고 나도 모른척하고 고마 눈을 감고 정신없이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어른께 정중하게 큰절을 올리고 죄송하다고 열 번도 더 사과 드리고
돌아가면서 이 사람은 안동서 약국 합니다
이 사람은 어디 선생입니다 이 사람은 신시장에서 대성세탁소
이사람은 구시장에서 양장점 등등 소개 올리고 꼭
처갓집 온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안동 오시면 꼭 한번 들러주십시요
또 마음씨 좋은 할머니 놋쇠솟에 밥 끊려서 된장 씨레기 국에 시원한 김치
맛있게 아침까지 대접받고 한사코 받지 않으려고 하시는 것을 얼마간의 사례를 하고
돌아 나오니 벌써 프란치스코씨는 아침에 뻐스타고 시내에 들어가서 내까차 동원하여
차를 빼내서 대기하고 있었다
훗날들은 이야기지만 프란치스코와 실비스텔이 경운기 빌리러 마실에 들어가니
다들 불이 꺼져있고 한집에 제사를 지내고 있어서
이만저만 사정이야기를 하였더니
자기네 집에는 경운기가 없고 대오 달린 경운기 있는 집이
입구에 있다고 하여 그 집을 찾아서 문밖에서 곤히 자고 계시는
노부부를 깨워서 사정사정 이야기를 하여
경운기를 몰고 왔다고 하였습니다
근무중에 기억을 더듬으면서 한자한자 적어 봤습니다
앗 벌써 퇴근준비 해야 하네요...
첫댓글이 전설은 들어도 들어도 재미나요 하나같이 철없는 아빠들이여 어쩌면 코메디 코메디 시골의 노부부님께 이 지면을 통해서 또 다시 감사하지요 . 뭔 베짱으로 우리 신랑 아직도 그날의 역사적 사건을 생생히 즐기며 옛날 이야기 들려 주듯 합니다 . 영락없는 시골 장난 꾸려기가 되어서요 . 죽었다가 살아 왔다는 등 등 .
첫댓글 이 전설은 들어도 들어도 재미나요 하나같이 철없는 아빠들이여 어쩌면 코메디 코메디 시골의 노부부님께 이 지면을 통해서 또 다시 감사하지요 . 뭔 베짱으로 우리 신랑 아직도 그날의 역사적 사건을 생생히 즐기며 옛날 이야기 들려 주듯 합니다 . 영락없는 시골 장난 꾸려기가 되어서요 . 죽었다가 살아 왔다는 등 등 .
그런 저런 아름다운 추억들이 많으니 항상 하는 말 '' 대학 동기들 보다 인간적인 밀알회원 들이 난 훨 조아 '' 한답니다.후 후
대학 동기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겠는데요. 죽었다 살아 왔는데... 전우들 보다 더 끈끈한 정이 세월이 흘러도 더 생생할 것 같은데요...이런 추억이 있는 그대들은 행복하여라...^*^
그 이후 집수리 새마을 보일러 전문이던 푸란치스코씨는 처음으로 우리집을 신축하였고 신축하는 동안 구 박약국(경안고앞) 봉숭아 자매님집 3층에 우리집4식구 3~4개월동안 무료로 신세진일이 있습니다 항상 우리 조여사랑 고맙게 생각하지요
보따리가 얼마나 푸짐하고 다양한지...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얘깃거리가 줄줄 이어 나올지...믿음 공동체가 좋기는 좋습니다....과연!...후후
부족한 두서없는글 즐겁게 읽어주시니 부끄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 까마득 ~ 히 잊어었는데 말씀을 들으니 그런 것 같으네요 후 후 혹시 그당시 힘드시지나 않으셨는지 제가 혹 결례를 드리지나 않았는지 이제서야 실무시 걱정이드네요 힘드셨드래도 이미 지난 일이니 잊으소서^^*
결례라니요 무슨그런 말씀을 절대로그런일 없습니다 다만 그때 라우렌시오 스리빠를 신었다가 무좀이 올라서 한참 고생한다가 약달라고 해서 곤쳤지만 ㅋㅋㅋ그때 그르한 인연들 소중하게 간직하고 살아 갑니다...
트럼펫 소리가 아련한 옛 추억에 잠기게 하네요.삶이 힘들때 꺼내먹는 비타민처럼 지나간 추억은 달콤하고 새콤하게 다시 우릴 일깨우네요.
마음에 쏙 와 닫게 정리를 잘 하시네요 근데 요즘 봉숭아 자매님은 어디 가셨나? 보이던 사람이 않보이니 궁금해지네...
아 ~~ 추억은 아름다워라 ~~~~~~~~~~~~~~~~ㅎ 여기 대령이요 . 고맙니더 테스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