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부터 오늘까지 말라가에 일주일 정도 있네요. 영국 겨울이 기분 나쁘게 추워서 무조건 남쪽으로 가야한다는 말을 듣고 별 생각 없이 예약한 곳인데 이번 여행의 목적에 가장 부합했네요. 날이 덥고 햇빛이 쨍하고 해가 길고 탈 영국의 보람이 있었어요. 게다가 물가도 비교적 싸고
첫날 알카사바와 히브랄파로성을 오르고 나서 완전히 지쳐 버렸네요. 포르투랑은 날씨도 온도도 다르고 동행도 없어서 씩씩하게 걷다 보니 점심 반주와 함께 바로 현지인처럼 씨에스타를 청했어요.
런던 라이트에 깜짝 놀라고 포루투칼도 애썼다 했는데 말라가는 또 무엇. 다들 조명 경쟁인가요? 에너지빌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왜라는 꼰대같은 생각도 들지만 관광객 끌기 이만한게 없고 예쁘면 됐다 하지만 감흥은 없네 이런 양가 감정이 계속. 말라가는 특히 18:30에 점등하는데 사람들이 기다렸다 박수쳐요. 새해 된줄 알았네요.
유럽 아니 세상 사람 다 모인듯한 평일 저녁 풍경, 런던 보다 사람 더 많은듯 합니다.
말라가의 붐빔에 질려서 여기서 일주일 어찌 버티나 하고 찾아 보니 교외로 가는게 최선이다 해서 3일 연속 밖으로 나갑니다.
첫날은 네르하와 프리힐리아나, 어머나 여기 스페인에서 젤 이쁜 마을이래요. 네르하에서 20분쯤 버스타고 가면 나오는데 스페인의 산토리니랍니다.
여행 슬럼프다 했는데 셀카봉 들고 사진 찍고 투어 기차 타고 전망 좋은 식당에서 샹그리아 마시고 혼자 신났네요.
덕분에 네르하에서는 노을 사진 뿐
다음날은 누에보 다리가 있는 론다로.. 여기도 예쁘고, 열심히 걷고. 쇼핑도 하고.. 꾸질꾸질해진 핸드폰 리모델링도 하고, 영국보다 물가가 싸니 이런 부수적인걸 하게 되네요. 포루투칼이 약간의 낡음과 흐림에 의한 운치가 있다면 스페인은 쨍하고 정리된 느낌. 그래도 음식, 가격, 그리고 어울리는 맛을 생각하면 이번 여행은 포루투칼에 마음이 가네요.
그리고 카미니토델레이, 왕의 오솔길을 걸은 날, 영어투어에 벨기에 가족 7명에 혼자 낑겨서 투어 한 날.. 아저씨들 둘이 와이프 없이 애들 데리고 건강한 여행을 하더군요. 차속에서 90년대 팝 나오니 계속 흥얼 거리고 저도 덩달아 흥얼 ㅎㅎ 저 차 놓칠까봐 계속 챙겨주고 여행 다니면서 드는 생각은 여행지에서 각도 바꿔가며 사진 찍는 모습이나 애들과 노는 것, 노인분들 좋아하는 모습이 짠한 것들 보면. 어렸을 땐 콧대 높은 서양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랑 똑같은 사람이구나 싶어요. 구글 평점에 신경 쓰는 레스토랑 주인도, 비행기 놓쳐 울어버리는 여행객도..
가뿐하게 천상에 가까운 오솔길을 걷고
즉흥적으로 선셋 크루즈를 탑니다.
한시간 정도 15유로로 좋은 구경 했네요~
거의 마지막인 어제는 피카소 미술관을 가고 한식당에 츄러스에 해산물 먹으러 버스 타고 해변으로 간게 전부인 먹방투어만 했네요.
피카소가 태어난 곳, 바르셀에서 가봐서 갈까 말까 하다.. 갔는데 역시나 좋네요. 사람들이 많아 대기 하고 입장, 온라인 예약 안 빼 놓고 하는데 그냥 기다리는 것도 해보자 하는 시간 부자 여행자
음.. 영국에서 맨날 한식 만들어 먹다 못먹으니 땡겨서 찾은 곳
유명한 카스 아란다라는 원조 츄러스집 저렇게 해서 3.5유로인데 ㅎㅎ 츄러스는 영국에서 먹은게 더 맛있었어요. 가격은 반의 반정도 되지만. 초콜렛은 안달고 부드러우서 다 마셨네요.
시내에서 버스타고 나가면 해안가에 이런 해산물들을 파네요. 너무 관광지라 밥먹기 힘들어서 숨겨 놓은데 없나 했는데 거의 막날 찾았어요 ㅠ
너무 맛있어서 사진이 저꼴.. 사면이 바다인데 해산물이라곤 대구랑 칵테일 새우 밖에 구경 못하는 영국에서 있다 부드러운 오징어 구이랑 관자, 새우를 신선한 올리브유에 곁들인 식사를 샹그리아랑 하니 이곳이 천국. 정어리구이도 먹고 싶었는데 늦게 저녁을 시작하는 식당. 음료 먼저 먹겠다 부탁해서 앉으니 식사도 미리 주문 받고 스페인어 안되는 손님 계속 신경 쓰는 것 같아 추가 주문 포기하고 갑니다.
동행이 없어 원하는 만큼은 못먹었지만 그래도 궁금한 건 다 먹었네요. 지삼선 생각나는 가지 튀김, 순대국 같은 안달루시아 돼지 스튜. 이거 딱 고향의 맛
시에스타 때 들어 가니 음료에 기성 타파스만 되는데 그것도 좋은 초이스
이베리코에 왔으니 이베리코 포크를
프리힐리아나 전망 좋은 식당에서 1인용 빠에야에 샹그리아 시켰는데 우리돈 2만원 초반대였어요. 게다 무뚝뚝한 아저씨가 화장실 간다니 식탁 셋팅 먼저 해주겠다 해주고 수제 요거트 서비스로 주고.. 혼자 오니 뜻밖의 선의에 감사하더라구요.
첫날 먹은 양고기
점심쯤 이탈리아 비행기를 타는데 느적느적 스페인을 그렇게 보자 해도 열심히 걷고 먹고 보고 했네요.
이탈리아가 10일이 넘는데 중국발 코로나에 다소 비쌀것 같은 느낌에 소매치기 등 몇가지 걱정은 되지만
어디로 가도 여행은 걱정거리를 무색하게 하는 것들이 더 많더라구요. 그래서 고생 스럽더라도 또 속고 짐을 싸는 것 같아요.
행달님들 해피 뉴이어!
첫댓글 노을과 같이 찍은 사진 너무 이뻐용!! 이래서 여행을 다니나봐요. 행달님은 날씨복은 타고나신듯요!!
네 말라가도 지난 주에 비가 왔다 하더라구요. 근데 저는 비와도 괜찮다주의라 마음을 비우니 좋은 날씨가 오는 듯해요.
여행 사진만 봐도 넘 좋네요. 사진이 많아서 여행하는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너무들 잘 봐주셔서 나누고 싶어서 사진을 많이 올렸는데 또 좋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와 덕분에 너무 행복해요! 여행기와 사진 너무 감사해요^^
22년 끝자락에 행달님께 행복을 드려 저도 감사합니다.
첫번째 사진은 전망대에 오르셔서 찍었나봐요.
그림같이 멋져요 ♡
혼자 다니시니 피곤하시면 바로 쉬셔야 해요.
혼자 다니다 지치면 더 힘들고 재미도 없어지거든요.
노을도 하얀 마을들도 예쁘고
시나몬님의 여행 감상과 추임새도 좋아서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에요.
음식도 맛난걸로만 잘 드셨네요.
이탈리아 여행기 기다릴께요.
가방 앞으로 매시고 손에서 떼지 마세요.
그리고 베니스 가시거든 Trattoria pontini
저 대신 꼭 가주세요.
여기 다 맛있어요.
전망대 오른 다음에 완전히 뻗었네요 ㅎㅎ 이때 부터 말라가는 나랑 안
맞아 했는데 신나게 놀다 가요. 지금 밀라노 왔는데 깨끗하고 안전한 말라가가 그리워요. 또 이탈리아에 푹 빠질꺼면서 성급하게 그러죠? 좋게 평가 해주셔서 감사하고 오늘 피비님 댓글 보고 긴장 긴장 했습니다. 저처럼 방만한 여행자한테 자극이 필요합니다. 식당 추천 감사해요~ 베니스 물론 갑니다. 런던에서도 추천해주신 버거앤랍스터 먹은 기억이 런던 베스트 화이브에 들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