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헌 초입의 싱그러운 파초 !
망우헌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보니 거실에 앉아 있다보면 농기구 창고 양철지붕위로 툭툭 하며 종일 감 떨어지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 철렁 내려 않는 기분입니다.
어떤이는 감은 자가 결실율이 낮아 수정불량으로 낙과한다고도 하고 또 어떤이는 영양부족이니 비료를 주라고도 하고 또 어떤이는 감은 방제 안하면 수확을 못한다며 농약을 안쳐서 떨어진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같이 농약과 비료와는 담쌓은 입장에서는 몇개가 되든지 끝까지 살아 남은 감만 수확할 예정이지만 툭 툭 감 떨어지는 소리는 들을때 마다 마음이 아파옵니다.
요즘은 정말 일기가 고르지 못한것 같습니다.
낮에는 30도를 넘는 날씨가 계속되고 일기예보 조차 가늠할 수 없이 하루에서 한두번 소나기가 오다 말다합니다. 비만 오면 주차장으로 쏜살같이 쫓아가서 참깨 세워둔틀에 비늴을 덮는 일도 이젠 일상이 되어갑니다.
어제는 참깨를 수확할때 김장 비늴에 떨어진 것들을 모아 선풍기 바람에 날려 선별한 다음 물에 깨끗이 씻어서 건조시켜 한대접 정도의 햇참깨를 수확했는데 이맛에 참깨 농사 짓는구나 ! 할 정도로 기분이 좋더군요 !
앞마당 배롱나무
한송이 남은 씨받이용 해바라기
긴장마와 폭염탓인지 올해는 배롱나무(목백일홍)꽃이 예년만 못합니다. 해바라기 역시 너무 일찍 심었는지 한그루만 씨받이 용으로 남겨둔 상태입니다.
연당 복암바위곁에 핀 상사화 !
한달전 비 많이 오던날 종미골 산책길에서 길가로 기어나온 논우렁이를 한주먹 연당에 던저 놓았는데 여기 저기 알도 많이 낳아두었네요 ! 월동이 안되는 골뱅이라고 하던데 어쩌라고 저러는지 보는 내가 더 불안합니다.
* 봉화 축서사(鷲棲寺) !
엇그제 참깨 수확하던날 오후에는 가보고 싶었던 봉화 축서사에도 다녀 왔습니다.
망우헌에서는 72km 거리로 편도 1시간 반정도 걸리는 곳이었지만 소풍가는 기분으로 다녀 왔습니다 !
교동식당의 냉우동
소풍가는 날 점심은 당연히 외식해야지요 !
가끔씩 집밥이 지겨운 날 찾는 용궁 <교동식당>의 냉우동이 별미입니다. 나눔 공지한 목단씨앗을 우편으로 부치러 용궁까지 나가야 하기 때문에 겸사 겸사 우체국 들러 교동식당으로 갑니다.
순대국으로 유명한 용궁 <단골식당>과 출입문을 마주 보고있는 교동식당은 항상 줄을 길게늘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단골식당의 그늘에 가려있다가 얼마전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에 저 같이 현지인들이 자주 간다는 은둔식달 코너에 소개된 후 늦게 빛을 보게된 맛집입니다.
6.000원짜리 교동식당 냉우동이 망우헌 주변에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입니다.
예전에 한번 소개드린적이 있지요 !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2707147232
냉우동 먹고 축서사로 출발합니다.
축서사는 한국 정원기행때 소개드린 석천정사와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2975959857
경북 봉화군 물야면에 소재한 축서사는 문수산 기슭, 해발 800m 고지의 명당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입니다.
1천300여 년 전 신라 문무왕 13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의상이 이 터를 발견하고 좋아서 사흘간 춤을 췄다고 할 정도로 명당으로 꼽힌다고 하지요 !
축서사가 자리를 잡은 곳은 해발 1,205m 문수산(文殊山)의 800m 중턱. 축서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깎아지른 듯한 문수산의 산세가 풍수지리학적으로 독수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형국이라고 해서 이름붙여진 축서사 ! 불교에서 문수보살이나 독수리 모두 지혜를 뜻한다고 하네요.
대웅전
오래된 건물은 석등이 앞에있는 보광전 단 하나 !
이날 비로자나불 좌상이 모셔진 보광전에 가부좌를 틀고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만 그 큰 사찰을 찾는 이가 저 한사람 밖에 없는 느낌이라 적막하기까지 하더군요 !
보광전외엔 모두 근년에 새로 지은 건물이라 어쩔 수없겠지만 중국풍의 화려한 석물들은 왠지 따뜻하게 품어주는 온기 같은게 안느껴져 많이 아쉬웠습니다.
*. 흐린날 오후에는 낚시
2주 정도 되었나요?
비온 다음날 제가 자주 가던 근처 소류지에서 제법 많은 잉어 새끼들을 낚았던 생각이나 엇그제 다시 찾았으나 수위가 낮아 포기하고 산양에 있는 <평지지>라는 저수지에 잠시 낚시대를 드리웠으나 조과는 <꽝> 입질 한번 못보고 철수했네요 !
*. 김장배추와 무우 심을 준비 하기 !
다혜원 텃밭 - 수박.참외. 호박을 심었던 자리
다혜원 텃밭 - 작약을 캐낸 자리
호박이 너무 많아 주체를 못하겠네요. 이런것도 나눔하면 되나 ?
3년된 작약뿌리들 !
작년에 연당윗밭이 아닌 별채옆 <다혜원>에 김장배추를 심어 잘 가꿔 먹었습니다.
올해도 같은 곳에 자리를 옮겨 심을 예정입니다만 아직 고추가 자라고 있어 고추골 바로옆 작약심은 고랑 한곳의 작약을 모두 캤고 호박과 참외. 수박을 심었던 두고랑도 정리했습니다.
작약을 캐다보니 도라지도 같이 나오네요 !
도라지는 봉당 화단에 옮겨 심고 작약은 뿌리와 뇌두를 분리해 뿌리는 깨끗이 씻어 채반에다 말리는 중이고 뇌두는 양파망에 넣어 서늘한 곳에 매달아 보관중입니다. 9월에 주차장 한켠에 심을 예정입니다만 올 가을부터 망우헌에 오시면 유기농으로 기른 작약차 마실 수 있으실겁니다.
연당 윗밭
올해 옥수수를 심었던 연당 윗밭도 오늘 새벽 비늴을 모두 제거하고 로터리칠 준비를 마쳤습니다.
내일쯤 미니 관리기로 로터리를 치고 두둑을 만들어 이곳에는 쪽파와 무우를 심을 예정입니다.
불암3호
김장무우는 청두골드
예천 읍내에 가서 김장배추로 불암 3호 한판(약 100여포기)을 만원주고 구입하고 늘 그렇듯이 농약상이 추천해 주는 김장무우 <청두골드>를 한봉에 8.000원 주고 구입해 왔습니다.
목요일날 비가 온다고 하니 내일과 모레 이틀 사이에 거름주고 미니 관리기로 밭갈고 두둑 만들고 비늴 씌워서 배추와 무우 모두 심을 예정입니다.
*. 예천군 평생학습관 통기타 중급 등록
예천군민을 위한 평생 학습관 강좌하나를 신청했습니다. <통기타 중급>을 신청했습니다만 학창시절 어깨너머로 배운 기타실력이라 따라갈지 모르겠네요 !
월요일 아침에는 통기타 강좌
화요일 저녁에는 불교대학 ! 9월부터 많이 바빠질것 같네요 ! ㅎ
*. 매실청 포장하기
추석명절 지인에게 선물한다고 매실청을 미리 주문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가내수공업 수준이지만 제가 3년이상 정성드린 먹거리를 지인에게 선물하신다는 소식이니 정말 기쁘네요. 오늘 잘 포장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참 8월은 빨리 지나 가는 느낌입니다. !
저만 그런가요 ?
<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189521580 >
.
첫댓글 언제나 보아도 참 정결하고 좋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종산님의 사랑과 관심을 먹은
매실청을 먹을날이 있겠습니다.
더운 날 건강 잘 챙기시구요...^^
5도2촌 생활을 벗어나 망우헌에 상주하고 나니 한결 시간적 여유가 많네요 !
매일 매일 한나절씩만 일해도 여유있게 주변 가꾸기가 되거든요 !
오늘 내일 김장배추와 무우 그리고 쪽파만 심어 놓으면 당분간 여유있을듯 보입니다.
글을 보는 내내 저절로 미소가 생깁니다.
저도 다음 달 집이 완성되면 빠르면 내년, 좀 늦어도 2~3년 후면
종산님처럼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저의 시골 생활을 조금 미리 경험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작약 뿌리도 차로 마실 수 있나 봅니다.
이 또한 가까운 시일내에 경험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비로 꿀꿀한 아침 종산님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작약뿌리를 얇게 썰어 건조시킨 뒤 끓여서 차로 마시면 아주 좋더군요 !
시골에 내려오니 정말 먹거리가 지천이어서 호박잎과 깻잎이 지천인데 처다 보지도 않게 되더군요 !
요즘은 애동 호박 몇개 따서 거의 매일 새우젓 호박찌게 해서 먹는데 잘리지 않고 좋더군요 !
요즘들어 느끼게 됩니다만 시골에 정착할 계획이라면 하루라도 젊었을때 빨리 정착하는게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 볼때마다 그림같이 사십니다.. 모든 귀촌인들의 로망일듯 싶습니다
축서사?? 저도 시간날때 함 가봐야 겠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봉화는 제가 있는 곳에서도 꽤 거리가 있어 여간해서는 잘 가게 되지 않는 곳입니다.
큰맘 먹고 축서사를 다녀 왔습니다 만 가 볼만한 곳입니다.
얼마나 정갈하게 절을 가꿔 놓았는지 마당에 풀 한 포기 없더군요 !
겨울에 일부러 템플스테이라도 한번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다른것은 다 그렇다치고
저기 저 통기타 치고싶네요.
이 만년 돌(일석)이 부러운것중의 하나입니다.
돈많은 사람
사회적지위로 어깨를 펴고 사는 사람
이딴거 하나도 안 부러운데
부러운것은
학식이 높고 고매하고
하나의 악기라도 잘 다룰줄 아는 사람
혹은
한두개...
세네개 외국어를 막힘없이 하는 사람
이런분이 부러운데 종산님은 내가 부러운것을 전부 가지신것같습니다.
시골기차에서나마 종종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시지 않는 더운 날씨에 항상 건강하시기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예천에 내려와 하고싶은 문화 활동은 왠만하면 참여해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농사는 한나절만 일하는 원칙을 고수 중이라 시간도 있을 뿐만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보는 것도 괜찮은것 같아서요 !
고등학교 시절 세고비아 통기타를 하나 선물 받고 열심히 둘러메고 다닌 적이 있지요 !
기타책에 나온 코드 외워서 같이 노래 부를 수 있는 수준인데 제대로 기타 수업을 받은 적이 없어 이번에 제대로 한번 받아 보려구요. 중급반 신청했는데 따라갈지 모르겠습니다. ㅋ
외국어는 저도 절대 동감입니다.
저같은 경우 외국어는 회사의 덕을 많이 본편입니다.
회사에서 일본 유학을 보내주어 한국인 한 명 없는 일본 건설회사에서 24시간 이들과 같이 먹고 자며 근무했더니 저절로 일어가 몸에 달라 붙더군요 !
영어만해도 그렇습니다.
싱가포르 Marina Bay Sand Hotel Project 당시 발주처 감독관들이 200여명 되는데 모두 다국적 서양인 이었습니다. (영국.오스트리아.호주.스페인.뉴질랜드 등등) 거의 매일 이들과 싸움하다시피 회의를 하는게 일상인데 이 생활도 4년 정도 하니 귀가 트이더군요.
지금은 쓸 기회가 없어 다 까먹어갑니다.
제가 닉네임을 정하고 꿈꾸던 시골 생활을 하고 계신 종산님
시작이 이러하니 앞으로도 쭈욱 그리 지내시긴 바랍니다.
전 실패예요
우선 농장 옆으로 이사가는 걸 옆지기가 싫어해 출퇴근으로 시간 활용이 애매합니다.
혼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인데
그 역시 떨쳐내지 못하고요.
뫼비우스띠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나할까
언젠가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제 귀향의 큰 전환점은 김종철 선생님의 <녹색평론>과 헨렌과 스코트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이었지요 ! 이들이 쓴 책과 글들을 모두 섭렵하고 노후에는 꼭 따라해 보고 싶었습니다.
단순하면서 충족된 삶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진행중이구요 !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1989999372
니어링님이 실패라니요 !
전 늘 니어링님의 글들을 보며 부러워 하고 있는데요 !
누구나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게 인지 상정이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늘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 역시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이런 카페나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느끼는것 중의 하나입니다 만 내가 가지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면서 채울 수 있다는게 너무 좋은것 같거든요 !
저는 니어링님의 화목하신 가족과의 소소한 일상이 너무 너무 부럽고 그렇습니다.
파초의 꿈을 꾸면서
하늘만큼 부럽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ㅎ
요즘에는 파초만 처다 봐도 젊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새벽 파초 주변을 예초기로 말끔히 풀을 베었는데
조금 있으면 크라운을 쓴 빨간 석산이 고개를 내밀듯 합니다.
잘 계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