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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뒤에 누군가가 갑자기 극칙(極則)의 일을 물으면 그에게 무엇이라 대답하리까?" |
이에 선사가 사미(沙彌)를 불렀다. 사미가 대답하니, 선사가 말했다. |
"깨끗한 병에 물을 담아 두어라." |
그리고는 되레 석상에게 물었다. |
"아까 무엇을 물었던가?" |
석상이 아까와 같이 다시 물으니, 선사가 곧 일어나 자리를 떴다. |
|
선사가 산을 내려가 오봉(五峯)에 이르니 오봉이 물었다. |
"그곳의 노숙(老宿)을 아십니까?" |
"모른다." |
"어째서 모르십니까?" |
"모른다, 몰라." |
|
어떤 스님이 물었다. |
"어떤 것이 화상의 가풍(家風)이십니까?" |
선사가 평상에서 내려와 절하는 시늉을 하면서 말했다. |
"그대가 멀리서 온 것은 고마우나 아무것도 대답할 것이 없소이다." |
"만리에 구름이 없다 해도 이 역시 곁가지의 해[日]입니다. 어떤 것이 본래의 해입니까?" |
이에 선사가 대답하였다. |
"오늘은 보리 말리기에 딱 좋구나." |
|
위산이 운암에게 물었다. |
"보리(菩提)는 무엇으로 자리[座]를 삼습니까?" |
운암이 대답했다. |
"자리 없음을 자리로 삼는다." |
운암이 되레 위산에게 물으니, 위산은 이렇게 대답했다. |
"모든 법이 공함으로 자리를 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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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위산이 다시 선사에게 물으니, 선사가 대답했다. |
"앉을 때에도 그의 말을 듣고 앉으며 누울 때에도 그의 말에 따라 눕는다. 어떤 사람은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나니 빨리 말해 보아라." |
|
선사가 삿갓을 가지고 나가니, 운암이 물었다. |
"이것을 가지고 무엇 하려 하십니까?" |
"쓸데가 있다." |
"검은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어찌합니까?" |
"뚜껑을 덮는다." |
"그가 뚜껑을 덮으려 합니까?" |
"비록 그렇다 하나 오히려 새지는 않는다." |
|
어떤 이가 선사에게 물었다. |
"어떤 것이 지금 힘을 써야 할 곳입니까?" |
"천 사람이 불러도 고개를 돌리지 않아야 비로소 상응(相應)할 몫이 조금 있느니라." |
"갑자기 불이 났을 때엔 어찌합니까?" |
"온 누리를 다 태울 수 있느니라." |
비수(椑樹)가 불을 쪼이는데 선사가 물었다. |
"무엇을 하는가?" |
"화합을 합니다." |
"그렇다면 당장에 해탈을 얻겠구나." |
"막힌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
이에 선사가 소매를 떨고 나가 버렸다. |
|
선사가 운암에게 물었다. |
"천수천안(千手千眼)이란 어떤 것이오?" |
운암이 대답했다. |
"마치 어두운 밤에 베개를 잡고 있는 것과 같소. 당신도 아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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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선사가 말했다. |
"나도 압니다. 나도 알아." |
운암이 다그쳐 물었다. |
"어떻게 압니까?" |
"온몸이 눈입니다." |
이에 신산(神山)이 말했다. |
"온몸이 눈이었다." |
|
선사가 언젠가 대중에게 말했다. |
"세상에 나왔든 나오지 않았든 모두가 세상에 나온 쪽에서 하는 말이다." |
이에 어떤 스님이 말했다. |
"어떤 사람은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
선사가 말했다. |
"설사 인정하지 않더라도 역시 곁가닥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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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가 위산을 하직하니, 위산이 "지(智) 두타(頭陀)여" 하고 불렀다. 이에 선사가 말했다. |
"그 안의 일이 어떻습니까?" |
위산이 또 "지 두타여, 지 두타여" 하니, 선사가 말했다. |
"참으로 졸렬하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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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가 새로 참문 온 스님을 보자, 북을 치고 방장으로 돌아가니, 그 스님도 북을 치고 승당(僧堂)으로 들어갔다. 이에 주사(主事 : 책임자)가 선사에게 와서 책망을 했다. |
"화상께서 북을 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새로 온 이는 어째서 까닭 없이 북을 칩니까?" |
선사가 말했다. |
"법답게 차와 떡을 준비하라. 내일 내가 그를 감정해 보리라." |
이튿날 차와 떡을 준비해서 그를 불러 먹이다가 선사가 동자에게 지시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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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그 스님의 곁으로 가라 하니, 동자가 얼른 와서 그 스님의 곁에 섰다. 그 스님이 동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
"화상께서 부르십니다." |
이에 선사가 방장으로 돌아가 버렸다. 주사(主事)는 다시 화상에게 와서 말했다. |
"그가 어제 까닭 없이 북을 친 것만으로도 꾸중을 들어야 하거늘 어째서 아까 되레 동자의 머리를 때립니까?" |
이에 선사가 말했다. |
"나는 그대를 위해 꾸짖었고, 또 감정도 끝냈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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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승이 비를 무릅쓰고 상당하니, 약산이 웃으면서 말했다. |
"그대 왔는가?" |
고승이 대답했다. |
"오줌6) 속입니다." |
"흠뻑 젖었겠군." |
"그러한 북 피리 장단은 치지 않습니다." |
이에 운암이 말했다. |
"가죽도 없는데 무슨 북을 친다는 말인가?" |
이에 선사가 말했다. |
"뼈도 없는데 무슨 가죽을 친다는 것이오?" |
약산이 말했다. |
"매우 좋은 곡조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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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太和) 9년 을해(乙亥)의 9월 11일에 어떤 사람이 물었다. |
"화상이시여, 4대(大)가 고르지 못하면 몹시 아프실 터인데, 그 아픔을 줄일 수 있겠습니까?" |
"그렇게 해서 아프지 않은들 무엇하겠는가? 그러므로 옛사람이 말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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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뇨(
:尿와 같다)'의 오자(誤字)가 아닌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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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으로 다 갚을지언정 악도(惡道)에 드는 보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 했느니라." |
선사가 또 말했다. |
"갚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이가 있는 줄 아는가?" |
"그렇다면 물이 파도를 여의지 않고 파도가 물을 여의지 않았겠습니다." |
그러자 선사가 갑자기 얼굴에다 침을 뱉고 양구(良久)했다가 다시 대중에게 물었다. |
"몇 시경이나 되었느냐?" |
"미시(未時)입니다." |
"그러면 종을 쳐라." |
종을 세 번 치자 홀연히 입적하니, 춘추(春秋)는 67세였다. |
선사가 떠나면서 대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
"나는 비록 서쪽으로 가나 진리는 동쪽으로 옮겨가지 않으리라." |
다비(茶毘)한 뒤에 사리(舍利) 하나를 얻으니, 뛰어나게 맑고 밝았으며, 그 빛은 금과 같고 그 소리는 구리와 같았다. 석상산(石霜山)에 탑을 모시니, 시호는 수일(修一) 대사요, 탑호(塔號)는 보상(寶相)이었다. |
정수(淨修) 선사가 찬(讚)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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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도오(道吾) 선사는 |
대중을 거느리지 않았다. |
세상에 나오셨건 나오시지 않았건 |
나무 쓰러지면 등칡도 마른다. |
長沙道吾 多不聚徒 |
出世不出 樹倒藤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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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바위, 옛 소나무 |
푸른 은하수에 금까마귀 |
가르침을 내리심이 높고도 험준하나 |
석상(石霜)이 그것을 감당했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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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嵒古檜 碧漢金烏 |
垂機嶮峭 石霜是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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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평(三平) 화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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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전(太顚) 선사의 법을 이었고, 장주(漳州)에 살았다. 휘(諱)는 의충(義忠)이요 성은 양씨(楊氏)이며, 복주(福州)의 복당현(福唐縣) 사람이었다. 태전 선사에게 입실하여 깊은 계합을 얻은 뒤에 무종(武宗)의 사태(沙汰)를 만나 삼평산에 은닉해 있었다. |
나중에 선종(宣宗)이 다시 불법을 드높이는 때를 만났으나 그 바다 어귀에 찾아오는 도반은 아주 끊어졌다. |
나중에 서원(西院)의 대위(大潙)가 세상에 나오자 대중 가운데 일을 좋아하는 열 몇 사람이 가서 굳이 청하니, 비로소 현묘한 관문을 열게 되었다. 이 때 특별히 황대구(黃大口)라 불리는 어떤 스님에게 선사가 물었다. |
"대구(大口 : 입이 크다는 뜻) 화상의 소문을 들은 지 오래인데 스님이시오?" |
그 스님이 대답했다. |
"별말씀을요." |
선사가 말했다. |
"입이 얼마나 큽니까?" |
"온몸이 입입니다." |
"그러면 똥은 어디로 누시오?" |
그 당시 스님이 대답을 못 하자 이로부터 선사의 명성이 천하에 퍼져 진리를 배우고자 하는 무리들이 질병과 노고를 꺼리지 않고 멀리서 모여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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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가 대중에게 이렇게 설법하였다. |
"요즘 출가한 이들은 모두가 널리 구하는 재주만을 배워서 자기의 안목으로 삼으니, 상응(相應)할 시기가 어디 있겠는가? 그대들이 현묘한 진리를 배우고자 한다면 여러분 각자에게 본분의 일이 있으니, 직접 체험해 얻지 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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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무엇을 하는가? 마음을 분주히 하거나 입을 중얼거린다고 거기에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분명히 말하나니, 만일 수행하는 방법이나, 여러 성인들이 교화를 펴시던 길을 알고자 한다면 물론 대장경의 가르침에 그것이 있지만 종문의 일이라면 그대들 마음을 잘못 쓰지 말아야 한다." |
이 때 어떤 사람이 물었다. |
"배울 길이 있습니까?" |
"미끄럽기가 이끼와 같은 길이 한 가닥 있기는 하다." |
"학인(學人)도 밟을 수 있습니까?" |
"마음을 움직이려 하지 말고 그대 스스로 보라." |
다시 물었다. |
"3승의 12분교는 학인이 의심하지 않거니와 화상께서는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바로 보여 주십시오." |
이에 선사가 대답했다. |
"대덕아, 거북 털의 불자(拂子)와 토끼 뿔의 지팡이는 어디에다 숨겨 두었는가?" |
"거북의 털과 토끼의 뿔이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
이에 선사가 나무랐다. |
"살덩이는 천 근이나 되지만 지혜는 한 푼의 무게도 안 되는구나." |
이에 하옥(荷玉)이 송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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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털의 불자와 토끼 뿔의 지팡이를 |
들고 와서 아무 데나 둔다. |
옛사람의 일을 말끝에 알아들으면 |
유(有)뿐만 아니라 무(無)까지도 없어진다. |
龜毛拂兎角杖 拈將來隨處放 |
古人事言下當 非但有無亦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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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王) 시랑(侍郞)이 선사에게 물었다. |
"검정콩이 싹이 트지 않을 땐 어떠합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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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들도 모르신다." |
선사가 이에 대해 송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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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지혜의 해는 아침마다 비치고 |
반야의 시원한 바람, 저녁마다 분다. |
여기에는 잡된 나무는 나지 않나니 |
산에 가득한 밝은 달이 선법(禪法)의 나무라네. |
菩提慧日朝朝照 般若涼風夜夜吹 |
此處不生聚雜樹 滿山明月是禪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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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가 또 이렇게 말했다. |
"여러분이 아직 선지식을 만나지 못했다면 안 될 일이고, 만일 이미 만났다면 의당 조금이라도 그 의도를 알아차려 깊은 골짜기 우아한 봉우리 바위 밑에서 외로이 잠을 자고, 나무 뿌리를 먹고 풀 옷을 지어 입나니, 그렇게 해야만 조금 상응(相應)할 수 있으리라. 만일 여전히 설치면서 알음알이로 뜻과 말만 구한다면 만리 밖에서 고향을 바라보는 격이리라. 진중(珍重)하라!" |
선사가 게송 세 수를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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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견문이 견문이 아니고 |
그대에게 바칠 빛과 소리도 없다네. |
그 속에서 아무것도 없는 소식 분명히 안다면 |
체와 용이 나뉘든, 나뉘지 않든 무방하리라. |
卽此見聞非見聞 無餘聲色可呈君 |
个中若了全無事 體用無妨分不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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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 본래 티끌 아니나 |
심식(心識)의 바다에 파도가 일면 절로 자신을 잊나니 |
그 형상은 푸른 못이 얼음과 거품에 덮인 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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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특한 왕이 도리어 나그네 신세된 것과도 같네. |
見聞覺知本非塵 識悔波生自昧身 |
狀似碧潭氷沫覆 靈王飜作客中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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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 본디 요인이 아니니 |
그 자리는 비고 깊어서 망(妄)도 진(眞)도 끊겼네. |
성품 보아 어리석은 업 짓지 않으면 |
훤하게 밝고 희어서 자기의 소중한 보배이리라. |
晃聞覺知本非因 當處虛玄絶妄眞 |
見性不生癡愛業 洞然明日自家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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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가 함통(咸通) 13년 11월 6일에 입적하니, 춘추(春秋)는 92세였다. 이부시랑(吏部侍郞) 왕풍(王諷)이 탑명(塔銘)을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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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실(石室) 화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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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長髭) 화상의 법을 이었고, 담주(潭州)의 수현(攸縣)에 살았다. 휘(諱)는 선도(善道)이며, 사태(沙汰)가 일어나는 동안에 모습을 바꾸어 행자 노릇을 했는데, 사태가 지난 뒤에 대중이 모였으나 그 자신은 다시 스님이 되지 않고, 날마다 방앗간에서 쌀을 찧어 대중을 시봉하였다. |
이 때 목구(木口) 화상이 행자가 날마다 방아를 찧어 대중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고 방앗간에 와서 말했다. |
"행자가 고생하니 소화시키기 매우 어렵겠군." |
이에 선사(행자)가 대답했다. |
"속이 빈 그릇에 담아다가 큰 소반 위에 올려놓는 것인데 무슨 소화시키기 어렵다는 둥 쉽다는 둥 말씀을 하십니까?" |
이에 목구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어떤 스님이 이 일을 들어 운거(雲居)에게 말하니, 운거가 말했다. |
"얻은 사람이 겉모습을 바꾸고 안목을 바꾸었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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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 화상이 또 물었다. |
"행자는 오대산(五臺山)에 가 보신 적이 있는가?" |
"갔었습니다." |
"문수(文殊)보살을 뵈었는가?" |
"뵈었습니다." |
"행자에게 무어라 말씀하시던가?" |
"그대의 부모가 마을의 풀섶에 있다고 합디다." |
목구가 또 대답이 막히자, 장경(長慶)이 대신 말했다. |
"행자께선 그를 구제해 내실 수 있겠소?" |
나중에 조산(曹山)이 이 일을 들어서 강(强) 상좌에게 물었다. |
"그것은 상을 주는 말인가, 벌을 주는 말인가?" |
"벌을 주는 말입니다." |
"어디가 잘못되어 벌을 주는가?" |
"있음[有]을 알므로 벌을 줍니다." |
"어느 곳이 그가 있음[有]을 아는 곳인가?" |
"산중의 일답지 않게 문수(文殊)를 굳이 알아보았기 때문입니다." |
"어떤 것이 산중의 일인가?" |
"문수를 알아보지 않는 것입니다." |
이에 조산이 말했다. |
"그렇다, 그렇다." |
뒤에 목구가 세상에 나온 지 몇 해 후 입적하니, 주사(主事)가 두 사람의 스님을 보내어 동산(洞山)에게 비보를 전했는데, 스님이 서신을 가지고 동산에게 이르러 모든 인사 절차를 마치니, 동산이 두 스님에게 물었다. |
"화상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어찌했는가?" |
"다비(茶毘)를 했습니다." |
"다비를 한 뒤엔 어찌했는가?" |
"2만 8천 개의 사리(舍利)를 얻었는데, 1만 개는 관가에 바치고 1만 8천 개는 세 곳에다 탑을 세웠습니다." |
"이상한 상서(祥瑞)는 없었는가?" |